텍사스가 미국내 50개주 가운데 세 번째로 신앙심이 깊은 주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른바 미국 남부의 바이블 벨트에 속한 게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데이터를 사용해 자선 단체를 평가하고 기부자가 더 많은 정보를 쉽게 찾고 기부의 영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하는 비영리 기술업체인 ‘스마일허브’(SmileHub)가 최근 공개한 ‘2024 가장 신앙심 깊은 주’(Most Religious State in 2024)에 따르면, 텍사스는 전국 50개 주들 가운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마일허브는 연방센서스국, 미국 종교 인구 조사(U.S. Religion Census), 구글 트렌드, 그리고 연방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등의 각종 데이터를 사용해 미국 내 50개주를 ▲ 종교적 관심사 및 예배 장소 ▲ 종교 교육 및 직업 ▲ 종교 관련 기관 등 3가지 범주(11가지 지표)로 비교해 점수와 순위를 매겨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텍사스는 총점 61.44점을 얻어 전국 3위를 차지했다. 특히 텍사스는 종교 관련 기관수와 주민당 신앙 및 종교 지원 자선 단체수, 신앙 및 종교 용어에 대한 구글 검색 관심 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종교 교육 및 직업수는 전국 42위로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았다. 미국 종교 인구 조사(2020년)에 따르면, 텍사스 주민들에 가장 많은 종교는 가톨릭과 남침례교였다. 텍사스 북부 지역은 주로 남침례교이지만 달라스, 타란트, 콜린 카운티내 인구 밀집지역은 주로 가톨릭이었다. 텍사스 남부의 경우 대부분 카운티는 주로 가톨릭이고 몇몇 카운티는 주로 남침례교였다. 가장 신앙심이 깊은 주 전국 1위는 총점 64.50점을 획득한 앨라배마였고 버지니아가 2위(61.97점)였다. 텍사스 다음으로 테네시주가 4위(58.95점), 노스 캐롤라이나주가 5위(58.74점),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6위(56.97점), 인디애나주 7위(53.09점), 펜실베니아주 8위(53.02점), 조지아주 9위(52.76점), 뉴욕주가 10위(51.33점)에 랭크됐다. 반면, 총점 9.61점에 그친 메인주가 꼴찌인 전국 50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뉴햄프셔(12.39점/49위), 네바다(15.41점/48위), 버몬트(20.63점/47위), 알래스카(22.22점/46위) 순으로 신앙심이 가장 저조했다. 이밖에 캘리포니아는 12위(51.24점), 일리노이는 15위(50.36점), 플로리다는 19위(48.91점)였다. 스마일허브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는 어떤 종교도 가질 자유와 갖지 않을 자유를 보장하며 이러한 기본적 권리는 여전히 미국적 가치의 초석으로 남아있다”면서 “미국 성인의 68%는 종교를 그들의 삶에서 적당히 또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종교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종교적인 포괄성을 위한 가장 좋은 곳을 이해하는 것은 지역 사회 공동체를 찾는데 핵심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조사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매우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손혜성 기자신앙심 텍사스 텍사스 주민들 텍사스 북부 종교적 관심사
2024.08.09. 8:15
지난해 6월 초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지인의 소개로 투자 제안을 받았다. 커피숍에서 만난 존 김은이 모씨에게 'CMP'(Club Mega Plant)라는 온라인 투자 회사가 세계적으로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투자를 권했다. "자신의 직함이 무엇인지, 대표는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아 의심스러웠지만, 지인들도 투자하고, 그날 커피숍에서 한 노인분은 20만불을 가져오겠다고까지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홈페이지에 1만 포인트를 준다고 해서 투자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에 사이트가 폐쇄됐습니다 ." 피해자 이 씨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존 김과의 첫 만남을 다시 떠올렸다. 그는 존 김이 직간접적으로 운영했다고 알려진 온라인 투자업체 CMP가 폐쇄된 후 전산 문제 등의 핑계를 댔다고 말했다. "존 김이 CMP 문을 닫고 다른 가상화폐를 한다고 투자를 권유했다"며 이후에도 '코인' 투자자들을 모집했다고 이 씨는 덧붙였다. 버지니아에 사는 김 모씨는 지인의 부탁으로 CMP 투자 설명 모임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그가 참석함으로써 주민들이 투자에 신뢰를 갖는다는 이유에서다. 김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약 7만5000달러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동네에 소문이 나 자녀들과도 사이가 안 좋아졌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존 김이 체포되기 직전까지 버지니아, 메릴랜드 지역에 와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거래를 계속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단계 구조에서 상대적으로 윗단계를 차지했던 각 지역 '담당책' 또는 '중간관리책'들도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박 모씨는CMP 초창기에 친구 소개로 존 김을 만났다. 그는 자신이 1000명 넘는 사람들에게 투자를 소개했으며, 자신 아래에 3만 '어카운트(한명이 다수 만들 수 있음)'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소개한 한국 투자자들만 200명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라인에 이처럼 많은 투자자를 보유하며 이익을 봤으나 존 김을 만난 것이 후회된다고 전하며 "마지막으로 6월 초 11만불을 존 김에게 건네고 CMP가 폐쇄됐다. 이 투자금에 대해서는 내가 현재까지 투자자들의 돈을 갚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메릴랜드 지역에서만 피해 금액이 100만 달러가 넘으며, 대부분의 피해자가 65세 이상 시니어들이다. 그렇다면 피해자들은 존 김의 무엇을 보고 돈을 건넸던 것일까. 투자 초반 투자자들에게 포인트 또는 이익금을 전달해 믿음을 사고 고수익을 약속했다. CMP는 투자자들에게 매달 투자금의 30%를 준다고 현혹하고 초반에는 약속을 이행, 그러나 후에는 "투자자들을 더 데려와야 '배당금'을 준다"고 하며 다단계 구조를 유지했다. 또 피해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김씨가 언변이 뛰어났다고 증언했다. 여기에 더해 피해자들의 신앙심을 이용했다. 로스앤젤레스 이 씨는 "하나님 얘기를 많이 했다. 식사기도도 항상 하고, 가난한 사람을 돕고 싶다고, 선교 사업을 하고 싶다고 얘기하고 다녔다. 홈리스에게 100불을 주는 것을 봤다더라"라고 전했다. 조지아주 피해자의 가족 A씨도 존 김이 선교사업을 빌미로 투자자를 모집했다고 주장했다. 조지아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도와줬다는 A씨는 "피해자들 대부분이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노인분들이기 때문에 신고 의지가 약했다.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면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어려워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세금을 내고 사는 만큼 신고해서 본인의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피해자라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윤지아 기자신앙심 인터뷰 온라인 투자업체 언변 신앙심 한국 투자자들
2023.06.13. 15:34
종교의 신앙심과 폭력 사이의 갈등은 인류의 오랜 질문 중의 하나다. 역사의 갈피마다 만나는 질문이기도 하다. 종교는 폭력을 적극 부정하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십자군전쟁처럼 많은 전쟁이 종교 때문에 일어난 것이 현실이다. 천주교신자인 안중근 의사의 거사도 그렇다. 김훈의 신작 ‘하얼빈’도 그런 갈등을 그리고 있어서 감동적이다. 나는 읽는 내내 깊이 공감하면서도, 쉽게 술술 읽을 수는 없었다. 내 젊은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같이 연극을 하던 동료 중에 신부가 되려고 소신학교를 다녔지만, 이런저런 형편으로 대학은 법대를 나오고, 외교관이 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안중근 도마의 신앙심과 나라를 위한 애국심으로 사람을 쏴 죽여야 하는 인간적 고뇌를 연극으로 만들고 싶어서, 희곡으로 썼다. 안타깝게도 공연이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덕분에 큰 공부를 했다. 그 뒤로 내가 존경하는 출판인인 ‘열화당’ 이기웅 사장의 안중근 의사에 대해 각별한 존경과 사랑을 보면서 또 많은 것을 배웠다. 이기웅 사장은 안중근 의사의 공판기록을 꼼꼼히 챙겨 책으로 펴냈고, 파주에 출판단지를 조성하면서 ‘응칠교’라는 다리를 만들기도 했다. (응칠은 안중근의 어린 시절 이름이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는 그동안 소설, 연극, 영화, 뮤지컬로 끊임없이 소개되었다. 대부분이 찬양 일색의 영웅적 서사로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었다. ‘대한국인’이라는 서명의 힘찬 붓글씨도 유명하다. 하지만, 안중근의 인간적 고뇌를 그린 작품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김훈의 ‘하얼빈’이 더욱 반갑다. 한국 천주교는 안중근 의사의 거사 이후 긴 세월 그를 ‘살인하지 말라는 교리를 어긴 죄인’으로 규정해왔다. “악을 악으로 무찌른 자리에는 악이 남는다”는 생각을 암묵적으로 고집해온 것이다. 그런 생각의 벽이 깨진 것은 1993년이었다. 김훈의 ‘하얼빈’은 이 사실을 후기에서 슬그머니(?) 언급한다. “1993년 8월 21일 서울 대교구장인 김수환 추기경은 안중근 추모 미사를 집전했다. 이 미사는 한국 천주교회가 안중근을 공식적으로 추모하는 최초의 미사였다. 김 추기경은 이 날 미사의 강론에서, …(중략)… 안중근의 행위는 ‘정당방위’이고 ‘국권 회복을 위한 전쟁 수행으로서 타당하다고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려 80년도 넘게 걸렸다. 긴 세월 한국 천주교회는 공식적으로 안중근의 행위를 ‘역사 속에서 정당화하지 않았고, 교리상으로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 안중근의 생각은 어떤 것이었을까? 안중근 의사와 함께한 동지 우덕순(1879-1950)이 지었다는 시(詩) ‘보난대로 죽이리라’는 매우 뜨겁지만, 살벌하고 섬뜩하기도 하다. 하지만, 신앙인 안중근의 생각은 그런 단순한 증오심이 아니었다. 평화를 위한 폭력… 그래서 인간적 고뇌에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그대가 믿는 천주교에서도 사람을 죽이는 것은 죄악이 아닌가? -그렇다. 그러나 남의 나라를 탈취하고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자를 수수방관하는 것은 더 큰 죄악이다. 나는 그 죄악을 제거했다. 일본인 수사관의 질문에 대한 안중근 의사의 대답이다. 생각이 뚜렷하고 당차다. 또, 신부님에게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제가 이토의 목숨을 없앤 것은 죄일 수 있겠지만, 이토의 작용을 없앤 것은 죄가 아닐 것입니다. 교회 안의 종교적 진리와 교회 밖 세상의 정의는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신앙과 폭력, 불의에 맞서는 힘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지금 우리에게도 절실하다. 남의 얘기나 옛날의 문제가 아니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신앙심 폭력 한국 천주교회 안중근 의사 안중근 추모
2022.09.21. 20:30
종교의 신앙심과 폭력 사이의 갈등은 인류의 오랜 질문 중의 하나다. 역사의 갈피마다 만나는 질문이기도 하다. 종교는 폭력을 적극 부정하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십자군전쟁처럼 많은 전쟁이 종교 때문에 일어난 것이 현실이다. 천주교신자인 안중근 의사의 거사도 그렇다. 김훈의 신작 ‘하얼빈’도 그런 갈등을 그리고 있어서 감동적이다. 나는 읽는 내내 깊이 공감하면서도, 쉽게 술술 읽을 수는 없었다. 내 젊은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같이 연극을 하던 동료 중에 신부가 되려고 소신학교를 다녔지만, 이런저런 형편으로 대학은 법대를 나오고, 외교관이 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안중근 도마의 신앙심과 나라를 위한 애국심으로 사람을 쏴 죽여야 하는 인간적 고뇌를 연극으로 만들고 싶어서, 희곡으로 썼다. 안타깝게도 공연이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덕분에 큰 공부를 했다. 그 뒤로 내가 존경하는 출판인인 ‘열화당’ 이기웅 사장의 안중근 의사에 대해 각별한 존경과 사랑을 보면서 또 많은 것을 배웠다. 이기웅 사장은 안중근 의사의 공판기록을 꼼꼼히 챙겨 책으로 펴냈고, 파주에 출판단지를 조성하면서 ‘응칠교’라는 다리를 만들기도 했다. (응칠은 안중근의 어린 시절 이름이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는 그동안 소설, 연극, 영화, 뮤지컬로 끊임없이 소개되었다. 대부분이 찬양 일색의 영웅적 서사로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었다. ‘대한국인’이라는 서명의 힘찬 붓글씨도 유명하다. 하지만, 안중근의 인간적 고뇌를 그린 작품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김훈의 ‘하얼빈’이 더욱 반갑다. 한국 천주교는 안중근 의사의 거사 이후 긴 세월 그를 ‘살인하지 말라는 교리를 어긴 죄인’으로 규정해왔다. “악을 악으로 무찌른 자리에는 악이 남는다”는 생각을 암묵적으로 고집해온 것이다. 그런 생각의 벽이 깨진 것은 1993년이었다. 김훈의 ‘하얼빈’은 이 사실을 후기에서 슬그머니(?) 언급한다. “1993년 8월 21일 서울 대교구장인 김수환 추기경은 안중근 추모 미사를 집전했다. 이 미사는 한국 천주교회가 안중근을 공식적으로 추모하는 최초의 미사였다. 김 추기경은 이 날 미사의 강론에서, …(중략)… 안중근의 행위는 ‘정당방위’이고 ‘국권 회복을 위한 전쟁 수행으로서 타당하다고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려 80년도 넘게 걸렸다. 긴 세월 한국 천주교회는 공식적으로 안중근의 행위를 ‘역사 속에서 정당화하지 않았고, 교리상으로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 안중근의 생각은 어떤 것이었을까? 안중근 의사와 함께한 동지 우덕순(1879-1950)이 지었다는 시(詩) ‘보난대로 죽이리라’는 매우 뜨겁지만, 살벌하고 섬뜩하기도 하다. 하지만, 신앙인 안중근의 생각은 그런 단순한 증오심이 아니었다. 평화를 위한 폭력… 그래서 인간적 고뇌에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그대가 믿는 천주교에서도 사람을 죽이는 것은 죄악이 아닌가? -그렇다. 그러나 남의 나라를 탈취하고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자를 수수방관하는 것은 더 큰 죄악이다. 나는 그 죄악을 제거했다. 일본인 수사관의 질문에 대한 안중근 의사의 대답이다. 생각이 뚜렷하고 당차다. 또, 신부님에게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제가 이토의 목숨을 없앤 것은 죄일 수 있겠지만, 이토의 작용을 없앤 것은 죄가 아닐 것입니다. 교회 안의 종교적 진리와 교회 밖 세상의 정의는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신앙과 폭력, 불의에 맞서는 힘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지금 우리에게도 절실하다. 남의 얘기나 옛날의 문제가 아니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신앙심 폭력 한국 천주교회 안중근 의사 안중근 추모
2022.09.15.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