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1세대 한인 창업가이자 투자자인 마이클 양 대표(마이클양 어드벤처)가 모터사이클 대륙 횡단 여정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 ‘커밍 어라이브 온 더 라이드(Coming Alive on the Ride)’를 출간했다. 약 4만 마일에 이르는 라이딩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를 넘어 성공 이후 찾아온 번아웃과 인생 후반부의 의미를 성찰한 기록이다. 14세 때 캘리포니아 샌호세로 이민 온 양 대표는 UC버클리에서 전기공학·컴퓨터과학을 전공했으며 MBA 과정을 마친 뒤 컬럼비아대에서 컴퓨터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1998년 가격 비교 플랫폼 ‘마이사이먼닷컴(mySimon.com)’을 창업해 실리콘밸리 한인 창업가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후 창업과 투자 활동을 이어왔으며 현재 한미은행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60세 무렵 북미와 남미를 달리는 장대한 오토바이 여행을 시작했다. LA에서 캐나다 뉴펀들랜드까지 약 1만2250마일을 달리는 여정 속에서 그의 삶을 형성한 가치들, 즉 인내, 겸손, 감사, 그리고 끊임없는 경이로움을 재발견했다. 양 대표는 “로키산맥을 지나던 순간 ‘어떻게 이런 삶을 살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다”며 “그때부터 지나온 삶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 위에서 그는 이민자로서의 정체성, 한국적 뿌리, 신앙과 가족, 그리고 성공 이후의 번아웃을 차분히 성찰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긴 시간을 혼자 달리다 보면 결국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며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오토바이와의 인연은 유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 대표는 15세 때 200달러에 구입한 야마하 100cc 오토바이를 타고 등하교와 파트타임 일을 오가며 라이딩의 즐거움을 처음 경험했다. 중년에 들어 다시 라이딩을 시작한 그는 시애틀, 옐로스톤, 샌프란시스코 등 서부 지역을 여행하며 점차 장거리 여정에 도전했다. 이후 북미 대륙을 횡단하는 라이딩으로 이어졌다. 300페이지 분량의 책은 현재의 여행과 과거의 삶을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홀수 챕터에는 대륙을 가로지르는 오토바이 여정이, 짝수 챕터에는 한국에서 태어나 1976년 14세의 나이에 샌호세로 이민 온 뒤 실리콘밸리에서 기업가로 자리 잡기까지의 삶이 담겼다. 양 대표는 “일과 책임 속에서 자신을 신나게 만드는 일을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 책이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택하고 안락한 영역을 벗어나 도전과 모험에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책은 아마존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출간 기념회 및 사인회는 7일 오전 11시 LA 한인타운 EK갤러리(1125 Crenshaw Blvd, LA)에서 열린다. ☞마이클 양 대표는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UC버클리에서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가격 비교 플랫폼 ‘마이사이먼닷컴(mySimon.com)’을 창업했다. 이후 회사를 CNET에 약 7억 달러에 매각했다. 2016년부터 한미은행 지주회사인 한미파이낸셜 이사로 선임됐으며, 현재 투자회사 ‘마이클 양 어드벤처’ 대표를 맡고 있다. 송윤서 기자실리콘밸리 창업가 실리콘밸리 한인 오토바이 여정 오토바이 여행
2026.03.05. 22:01
기술혁신 선점·주도권 확보 못한 커뮤니티는 도태 불가피 1세대 스몰비즈니스 벗어나 벤처·창업 생태계 구축 시급 "AI 시대엔 구직자 아닌 기업가 정신으로 맞서 대처해야 ...타민족 비해 한인사회 저력 턱없이 부족·성숙도 낮아" 11살 때 가족이 시카고로 이민을 갔다. 세탁소와 공장에서 일하는 부모님을 보며 컸다. 주한미군으로 복무하다 펀드투자에 뛰어들었다. 쿠팡과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한국 굴지의 IT기업을 발굴한 벤처캐피탈(VC) 알토스벤처스 창업가 한 킴(한국명 김한준) 대표의 이야기다. 김 대표가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기업에 처음 투자했던 때가 20여년 전이다. 시간이 흘렀다. 미중갈등으로 중국 자본이 빠져나가고, 수백명 규모의 한인 창업 커뮤니티가 실리콘밸리와 뉴욕 등지서 생겨났다. 이젠 한국 기업 투자를 넘어 미국 내에서 차세대 한인 유니콘이 나와야 할 때다. 실리콘밸리 한인 VC인 A2G캐피탈의 공경록 대표 파트너와 한인 여성 최초 스탠퍼드 의대·공대 종신 교수이자 바이오 스타트업 엘비스(LVIS) 창업자 이진형 교수를 화상으로 각각 만났다. 이진형 교수는 "선점 효과와 승자독식 구조의 첨단기술 업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한 커뮤니티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술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대기업도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다. 그는 "부모세대는 의사, 변호사하면 성공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인공지능(AI)이 대다수 직업군을 대체하는 시대에는 모두가 구직자 정신이 아닌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빠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업의 안정성은 낮아졌지만, 잠재력은 무한하다. 특히 미국 테크산업이 그렇다. 공경록 대표는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화되며 인터넷 인프라 분야에서 중국기업이 대거 빠져나갔다"며 "트럼프 2기엔 해외기업 견제가 더 강화될텐데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오히려 안전지대인 태풍의 눈(미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한국 내 기업에 투자하는 알토스벤처스와 달리 미국 내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VC 3세대 A2G캐피탈을 만든 배경이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국내 창업 후 한국을 연구개발(R&D) 기지로 활용하는 이스라엘 모델이 더 보편화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실제 이진형 교수의 스타트업 엘비스는 AI 기반의 뇌파 검사(EEG)를 통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같은 뇌질환을 진단하는데, 대구에 연구센터를 두고 있다. 이 교수는 "본국(한국)과의 관계를 레버리지삼을 수 있는 것은 한인만의 특권"이라며 "인력 조달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부족한 네트워크 해결이다. 한국계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임인 팔로알토 리더십’포럼을 이끌기도 한 이 교수는 "타 민족에 비해 커뮤니티의 저력이 턱없이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코리안 커뮤니티 전체의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는 일꾼이 나오곤 있지만 한인사회 전반의 성숙도가 부족하다"는 성찰이다. 삼성 주재원으로 처음 미국생활을 시작했다는 공 대표는 "주재원 2~3년 파견으로는 실리콘 밸리 네트워크에 속할 수 없다. 커뮤니티 일원이 되기까지 꼬박 7년이 걸렸다"며 "그래도 1세대 한인 로우테크 사업가들이 후배 성공을 돕자는 마음으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10년안에 한인 스타트업 생태계가 탄탄히 자리잡힐 것"으로 전망했다. 첨단기술 분야가 아니더라도 이민 1세대 창업 경험이 신산업 분야의 교재로 쓰일 수 있다. 소 폐사율을 줄이는 축산 데이터 AI 한국기업이 미주 한인 농부들과 협업에 나서면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바야흐로 AI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전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혁신과 변화 속에서 대기업의 가려운 곳을 신생기업이 긁어주는 식으로 파트너십이 활성화될 여지도 커졌다. 이 교수는 "덩치가 큰 대기업은 오히려 미국 진출 후 사업 변화가 더디다는 점에서 취약점이 노출될 수 있다. 이때 민첩한 신생기업과 지식, 자원 교류를 늘린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서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며 전진하는 데 매우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한인사회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할 때다. 차세대 인재들이 더이상 고소득 전문직종에만 몰려 안주하지 않고 AI혁명 시대에 걸맞는 시대정신과 벤처 마인드,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하고 한인경제의 새로운 생태계 구축을 위해 도전해야 한다. 세탁소, 부동산, 융자, 뷰티, 리커 등의 업종에서 밤낮없이 일하며 이뤄온 이민 1세대의 '아메리칸 드림'이 새로운 차원의 한인경제로 발전하고, 미국 사회에서 '코메리칸 파워'(Komerican Power)로 우뚝 서길 기대해본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실리콘밸리 드림 실리콘밸리 한인 한인 창업 차세대 한인
2025.01.31. 1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