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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외로우면 심혈관 질환 늘어

태생적으로 인간은 세상에 홀로 고립되면 자연재해나 맹수의 위협을 극복하기 힘든 나약한 존재다.     인간에게는 다른 생명체가 범접할 수 없는 고유하고 탁월한 장점이 많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협동을 통해 ‘대규모 공동체’를 형성하고 공존하는 능력이다. 덕분에 사피엔스는 최상위 포식자들을 제압하고, 직립보행을 했던 여러 고대 인류 중 유일하게 눈부신 문화를 꽃피우며 건재하는 호모(Homo)속이 됐다.     마지막 빙하기에 인류와 공존했던 네안데르탈인은 사피엔스보다 강인한 체력과 근육질을 가진 뛰어난 사냥꾼이었다. 언어로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도구를 이용해 맹수를 사냥했다.   반면 사피엔스는 사회적 유대감이 뛰어나 수렵-채집 시대 때도,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도 자연스레 공동체를 만들 경우 구성원 숫자는 네안데르탈인의 열 배 이상인 150명 정도다.   인간은 공동체 일원으로 소속감을 느낄 때 마음이 안정된다. 반면 혼자라는 생각이 들면 고독감과 더불어 면역력 감소,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사고력 감퇴 등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다.   실제 실험 대상자에게 고립감을 느끼게 한 뒤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해 보면 신체적 통증이 있을 때와 동일한 부위에서 같은 반응이 나타난다. 외로울 때나, 몸이 아플 때나 당사자가 느끼는 고통은 매한가지인 셈이다.   외로움은 인간을 불안하게 만들어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통제력을 떨어뜨려 공격성을 띠게 한다. 문제는 선사시대 석기인과 달리 문명사회에 사는 현대인은 혼자 있더라도 맹수의 위협이나 자연재해를 직면해야 할 위험성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홀로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면 본능적으로 외롭고 고독감을 느끼게 된다.   과연 현대인이 느끼는 외로움과 고독감은 해롭기만 한 감정일까. 우선 고독감이나 외로움은 혼자 있을 때 크게 느껴지고 여러 사람과 어울린 상황에서는 없어지는 감정이 아니다.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의 지적처럼 특히 현대인은 많은 사람에 둘러싸여 살아가면서도 내적인 고독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고독을 즐기면서 내면세계를 성숙시키려는 사람도 적지 않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도 ‘고독을 통해서만 영감을 얻는다’고 말한 바 있다. 종교계의 묵언 수행, 여름과 겨울에 세상과 단절된 채 수행에 전념하는 하안거, 동안거 등은 모두 고독을 찾아 떠나는 영성 여행인 셈이다.     똑같은 상황에 부닥쳐도 고독감을 느끼는 정도는 개인차가 크며 객관화시킬 방법도 없다. 자연 고독에 관해서는 오해가 많다. 영국의 BBC방송은 전 세계 5만5000명을 대상으로 외로움을 조사해 외로움을 가장 자주 느끼는 연령층은 노인이 아닌 청년층이라고 밝힌 바 있다(16~24세 40%, 75세 이상 27%). 또 외로움을 가장 많이 느끼는 계절도 겨울이 아닌 다른 계절이라고 답한 사람이 3분의 2 이상이었다. ‘고독’하면 상식처럼 떠올렸던 노인이나 추운 겨울 이미지는 상상 속 신화였던 셈이다.   개인주의가 심화하는 현대사회를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외로움과 고독이 수시로 찾아올 수 있다. 새해에는 좋은 친구와 우정을 가꾸는 것과 더불어 고독을 느낄 때마다 본질을 정확히 파악한 뒤 장기적으로 공존하면서 지낼 방법도 모색해 봐야 할 것 같다.  황세희 진료교수 / 한국 연세암병원 암지식정보센터건강 칼럼 심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 자연 고독 질환 위험

2023.01.10. 20:02

심혈관·관절까지 해치는 건선…생물학 제제로 치료

 피부가 좋아졌다 나빠지길 반복하는 건선은 삶을 갉아먹는 병이다.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가을 환절기에는 피부 발진, 가려움증 등 피부증상이 심해진다. 다행히 최근엔 건선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다양한 생물학 제제가 개발되면서 완전히 깨끗한 수준까지 피부 상태를 개선한다. 치료 편의성을 높이면서 각종 건선 합병증 발생도 억제한다.   건선은 단순 피부 질환이 아니다. 면역 체계 이상으로 일반인보다 피부 각질 형성 세포가 빨리 분화해 생긴다. 정상 피부 세포는 약 30일을 주기로 재생하지만 건선 피부는 재생 주기가 3~6일 정도로 매우 짧다. 팔꿈치·무릎·두피 등 전신에 각질이 겹겹이 쌓이면서 피부가 하얗게 일어난다. 피부 염증으로 빨갛게 발진이 돋고 극심한 가려움증에 피가 날 때까지 긁는다.   시간이 지나면 피부가 괜찮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병을 키울 뿐이다. 염증은 겉으로 보이는 피부는 물론 심혈관·관절 등을 자극한다. 건선을 오래 앓으면 비만·고혈압·당뇨병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염증이 관절까지 침범하는 건선성 관절염을 앓기도 한다. 손가락·발가락 같은 작은 관절에서부터 염증이 나타나 붓고 뻣뻣해지다가 관절 변형으로 악화한다. 피부 스트레스로 우울증도 유발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이나 팔다리 피부가 매끈하지 않아 자신감을 잃고 위축된다. 염증이 관리되지 않으면 건선의 모든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돼 악화한다.   건선은 중증도, 병변의 형태 등에 따라 최적의 치료법이 다르다. 경증일 때는 건선이 생긴 부위에 연고·로션·겔 형태의 치료제를 발라 증상을 완화한다. 하지만 전신으로 퍼진 증증 건선에는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다행히 건선 발병의 주요 원인인 면역 체계에 작용해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다양한 생물학 제제가 등장하면서 진일보했다. 매년 4~12회가량 꾸준히 주사를 맞으면 완치 수준 피부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 관절 변형을 억제하는 데에도 좋은 효과를 보인다.   여러 종류의 생물학 제제로 환자 특성을 고려한 치료제 선택도 가능하다. 2017년 6월부터는 중증 건선에도 산정 특례가 적용돼 비용 부담도 줄었다. 최근엔 12주마다 한 번씩, 연간 4회 투여해 투약 편의성을 높이면서 피부가 보다 깨끗해지는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도 나왔다.   건선은 더는 불치병이 아니다. 제대로 치료하면 지긋지긋한 건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다만 피부 증상이나아졌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치료·관리가 중요하다. 부산대학교병원 피부과 김병수 교수는 “생물학 제제로 장기간 깨끗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게 된 만큼 중증 건선 환자도 적극적인 치료로 평범한 일상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심혈관 생물학 건선성 관절염 건선 치료 건선 피부

2022.03.01. 18:49

조금만 걸어도 숨차고 어지럽다면 심혈관 의심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져 선선하다. 환절기에는 건강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두어야 하는 시기다. 특히 혈행 건강과 면역력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류가 느려지면서 심장마비, 심부전, 뇌졸중 등 심장 관련 질환의 위험률이 올라간다. 아침저녁의 급격한 일교차는 심장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심혈관 질환은 한국의 사망 원인 2위다.     계절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혈압이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말초동맥들이 수축하고 혈관 저항이 상승하면서 혈압이 올라간다. 이로 인해 심장의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고혈압 환자의 경우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면서 뇌출혈의 위험에 노출되기도 하고 심장발작이나 협심 흉통이 악화하기도 한다. 또 밤새 교감신경 작용이 줄어들어 우리 몸은 이완 상태에 있다. 그러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심장의 부담이 갑자기 커진다. 하루 중에서도 아침에 돌연사가 자주 발생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고령 등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이나, 심혈관질환을 가진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차가운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심혈관 질환이 갑자기 악화하거나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이 유발될 수 있다. 하지만 심혈관계 질환도 일찍 발견하고 병원을 찾으면 악화를 막거나 예방할 수 있다. 다음의 증상들은 무심코 넘기기 쉽지만, 심장ㆍ혈관질환의 전조 증상이다.   1.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다   협심증과 심근경색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은 ‘죽을 것 같은 혹은 쥐어짜는 듯한 뻐근한’ 흉통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심근경색이 발생해도 흉통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시니어나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흉통이 생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협심증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생기는 질환이다.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으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다.     특히 시니어들은 기력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가 잘 안 되고, 갑자기 숨이 차다고 하면서 쓰러지는 경우도 있다. 허혈성 심장질환의 진단을 위한 심장검사를 시행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기력이 없고, 입맛이 없고, 소화기능이 저하된다거나, 폐활량이 적으니 숨이 찰 것이라는 편견은 버리고 증상 호소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2. 감기는 아닌데 기침이 오래간다   높은 열이나 인후통과 콧물 등의 감기의 증상은 없는데 기침만 지속한다면 심장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보통 기침이 오래 지속하는 경우 감기나, 천식, 기관지염, 폐렴, 위식도역류장애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심부전 같은 심장질환의 경우 마른기침과 천명(쌕쌕거리는 소리)을 동반할 수 있다. 심부전증에서 발생하는 기침은 대체로 마른기침이며, 잠자는 중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고, 자세를 바꾸면 기침이 다소 완화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흉부 X선 검사와 심장 초음파 검사 등의 정밀 진단을 받는 게 이롭다.   3. 앉았다 일어나는데 ‘핑’ 돈다     귀의 전정기관의 문제가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심장질환의 경우에도 어지럼증이 흔히 나타난다. 기립 저혈압이나 부정맥도 고려 대상이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장시간 서 있을 때, 혹은 화장실에서 소변이나 대변을 보다가 갑자기 속이 메스껍거나 어지럽고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쓰러지는 경우가 기립 저혈압의 대표적인 예다. 기립 저혈압이 발생한 경우에는 옆으로 누워서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증상이 회복된다. 저혈압을 일으킬 수 있는 이뇨제, 혈관확장제 등의 약물 복용을 금해야 한다. 부정맥이란 맥박이 너무 빠르게 뛰거나 느리게, 불규칙하게 뛰면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증상이 자주 재발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4. 턱·잇몸이 아픈데 이는 문제가 없다   턱과 잇몸이 아파 치과를 찾았는데 이상 소견이 없거나 치과 치료를 받았는데도 증상이 지속한다면 허혈성 심장질환인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가능성을 검토하는 게 좋다. 허혈성 심장질환의 전형적 증상인 흉통은 “방사통”이 특징이다. 허혈성 심장질환에서의 방사통은 왼쪽 어깨 및 겨드랑이 부분으로 이어지는 것이 통상적인데, 가끔 턱이나 목 혹은 등으로 퍼지는 경우도 있다. 가슴이 아닌 다른 부위의 통증이 발생하더라도 증상을 간과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5. 잘 먹지 못하는데 체중이 늘었다   발이나 발목 등 하지의 부종이 있거나, 몸이 붓고 체중이 급격히 증가한 경우 심부전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심부전이란 심장이 몸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는 것으로 심부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 원인으로는 허혈성 심장질환, 고혈압, 부정맥, 심장판막질환, 선천성 심질환, 심근증, 바이러스 감염과 당뇨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심부전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급격한 체중 증가, 피로감, 목의 혈관들이 불거져 나오는 경정맥 팽창, 누웠을 때 심해지는 호흡곤란, 식욕부진 등이 심부전의 증상이다.   6. 다리의 찌릿한 통증, 디스크는 아니다.   심장이나 뇌뿐만 아니라, 팔, 다리, 목의 혈관에서도 동맥경화로 인해 혈관이 막힐 수 있다. 막힌 혈관으로 인해 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걷거나 운동할 때 특히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특히 65세 이상에 서는 걸을 때 다리 통증이 있거나 쉬는 상태에서도 다리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말초혈관질환이 있는지 검사가 필요하다.   비슷한 증상의 허리디스크, 손목터널증후군, 당뇨 등의 질환과 구분이 필요하다. 말초혈관질환은 자가 진단법은 본인의 손목, 무릎 뒤, 발등, 발 안쪽 복숭아뼈 아래의 맥박을 측정해 맥박이 잘 뛰고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맥박이 약하거나 박동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진성철 기자심혈관 의심 허혈성 심장질환 심장질환 발생 심혈관계 질환

2021.10.2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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