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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추수감사절에 배우는 행복

또다시 찾아오는 추수감사절이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많은 것에 감사하는 시기다. 바쁘게 흘러간 일상을 잠시 멈추고, 올 한 해 어떤 삶을 살았으며 우리의 삶은 과연 행복했는가를 잠깐 짬을 내어 자신을 점검하는 ‘휴먼 도크(Human Dock)’ 시간이다. 한 해 동안 마음속에 쌓아두었던 근심과 바람, 기쁨과 아쉬움을 조용히 꺼내어 들여다보는 아주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고 싶다. 이것은 보편적인 소망이자 세대를 넘어 반복되는 인간의 꿈이다. 그래서 저마다 열심히 한 세상을 살아간다. 어떤 이는 돈을 행복의 기준이라 믿고, 어떤 이는 명예와 지위 속에서 안정과 만족을 찾으려 한다. 또 어떤 이는 자신의 재능과 성취를 통해 행복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각자의 방식으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가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 의심치 않기에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성공 하나에 온 힘을 기울인다.   하지만 인생길은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 사력을 다해도 성공하기가 쉽지않고, 성공한다 해도 행복이 보장되란 법도 없기에 말이다. 그렇다면, 인생길엔 분명 우리가 깨우치지 않으면 놓치게 되는 무서운 ‘함정’이 숨겨 있는 건 아닐까?   신기하게도 성서 창세기에는 인류의 첫 조상 아담과 이브의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간 그 함정이야기가 등장한다. 바로 ‘비교 의식’. 비교는 인간의 마음에서 감사와 평화를 빼앗아가는 사탄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저 먹음직스러운 금단의 과일을 따 먹으면 너도 눈이 밝아져 하느님처럼 선과 악을 알게 되리라”는 사탄(뱀)의 유혹 말이다. 만족을 모르는 불완전한 인간에게 더 좋고 나쁜 것에 마음이 빼앗기게 되면, 더이상 인간은 평화로워질 수도, 감사를 느낄 수도 없음을 교활한 사탄은 알고 무기로 삼은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자기 삶에 만족하다가도, 자신보다 더 좋아 보이는 친구나 이웃의 처지를 보는 순간 비교의식에 사로잡혀 감사를 잃고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속성을 지니게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SNS가 비교의식을 더 부추기며 사람들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비교는 행복을 앗아가는 가장 교묘하고도 오래된 유혹이다.   그러나 삶은 우리에게 중요한 진리를 보여준다. 진정한 기쁨과 행복은 크고 대단한 것에서 오지 않는다. 작은 것이라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가진 것, 누리고 있는 것, 건강, 가족, 그리고 오늘 하루의 평범한 안정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스스로 체험할 수 있다. 아마도 창조주께서 ‘비교의 과일’만은 금하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하느님은 오늘도 성서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일깨워주신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러내신 아버지 하느님의 뜻은 항상 감사하고 기뻐하라! 그리고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기도하라”(데살로니카 전서 5:16-18). 비교의 함정에서 벗어나 현재의 삶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다.   현재 삶에 감사하고,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알며, 그리하여 행복하게 살 줄 아는 지혜로운 자 되게 하소서. 추수감사절은 단순한 명절이 아니라, 감사의 마음을 다시 회복하는 은총의 날이다. Happy Thanksgiving! 김재동 / 가톨릭 종신부제·의사열린광장 추수감사절 행복 동안 마음속 아버지 하느님 순간 비교의식

2025.11.2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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