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포함 아시아계 겨냥한 절도 기승…한인 가정·업소 표적
한인 등 아시아계를 겨냥한 범죄가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플로리다, 위스콘신, 오하이오, 콜로라도, 펜실베이니아, 오리건 등 전국 곳곳에서 아시아계 사업주와 이민자 가정을 표적으로 삼는 절도 조직이 활동 중이라고 14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용의자 상당수는 콜롬비아 국적의 비자 만료자 또는 불법체류자다. 이들은 아시아계 밀집 지역에서 단기 임대 숙소에 머물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다. 특히 유명 한인 마켓 등에서 대상을 특정한 뒤 몰래 뒤따라가 집 주소를 확인하거나 공공 데이터를 통해 신원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준비한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 8월 오리건주 유진에 거주하는 김종만·김병숙씨 부부는 일을 마치고 귀가한 뒤 집 전체가 뒤집힌 상태를 발견했다. 서랍과 옷 주머니는 물론 2층 깊숙이 숨겨둔 금고까지 열려 있었고, 또 다른 금고는 통째로 사라졌다. 부부가 수십 년 동안 여행도 제대로 가지 않고 모아온 현금과 결혼반지, 가족 유품까지 모두 도난당했다. 김씨는 유진 지역에서 40년 넘게 아시안 식료품점인 ‘라이스 앤 스파이스 오리엔탈 푸드’를 운영해왔다. 김씨는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다른 한인들도 피해를 입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아시아계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다 보니 낮 동안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고, 이를 절도범들이 알고 표적으로 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진 경찰국도 “포틀랜드를 포함한 오리건 전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범행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역 단체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리건아시안아메리칸협의회(AACO)에 따르면 2023년 말 이후 아시아계 가정과 사업장을 노린 침입 범죄가 최소 21건 보고됐다. 미신고 피해까지 포함하면 실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제니 조낙 변호사(AACO 이사)는 “절도범들은 아시아계가 집에 현금을 많이 보관한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다”며 “언어 장벽, 부끄러움, ‘신고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인식, 경찰에 대한 불신 때문에 아시아계가 신고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조낙 변호사는 “무엇보다 신고가 누적돼야 수사기관이 범죄 패턴을 명확히 파악해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LA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인들이 언어 문제 등으로 직접 신고하지 못하고 한인회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LA한인회 제프 이 사무국장은 “절도 피해를 입고 한인회를 찾아와 경찰 신고를 요청하는 문의가 한 달에 보통 10~15건 정도 들어온다”며 “한인들이 범죄 피해를 당하고도 언어 문제 때문에 신고를 잘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우리가 대신 온라인 신고 등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재 기자아시아계 한인 아시아계 표적 침입 절도가 아시아계 가게
2025.11.21. 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