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앵그리맘(2)
지난번 칼럼부터 부모의 유형을 앵그리버드 캐릭터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블루스(The Blues)는 파란 쌍둥이 새 삼 형제로, 장난스럽지만, 화가 나면 날아가다 세 마리로 나뉘어 퍼지며 공격한다. 블루스형(The Blues) 부모는 가정 분위기가 무겁거나, 아이가 긴장과 스트레스에 눌려 있을 때 친구처럼 웃음과 놀이로 아이의 마음을 열어준다. 아이에게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장점이지만, 친구 같은 태도만 강조하고 동시에 규율이나 책임을 가르쳐주지 않으면, 아이가 부모를 ‘진짜 어른’으로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밤(Bomb) 검은 새로 참다 터지는 화산형이다. 겉보기엔 느긋하지만 화가 나면 폭발한다. 밤(Bomb)형 부모는 폭발형이다. 평소엔 차분해 보여도, 평소엔 참고 있다가 한 번 화가 나면 순간적으로 “펑!” 하고 크게 터뜨린다. 참을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한 번의 큰 폭발이 아이 마음에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다. 솔직한 표현을 통해 작은 감정을 미리 표현하고, 대화를 통해 풀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테렌스(Terence)는레드와 닮았지만 몸집이 훨씬 크고 무거운 큰 빨간 새로, 무게감 있는 냉담형이다. 말수가 거의 없고, 늘 무표정하거나 우울한 표정이다. 테렌스(Terence)형 부모는 말없이 무게감을 보여주는 부모다.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눈빛, 태도, 행동으로 아이를 이끄는 스타일이다.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지만, 말이 너무 적으면 아이가 감정을 읽기 어려워, 가끔은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 왠지 내게는 엄마보다는 아빠의 이미지가 떠올려지는 새다. 이 중, 나는 어떤 부모일까? 앵그리버드 캐릭터에 자신을 비춰보며 죄책감과 웃음이 왔다 갔다 할 부모들이 떠오른다. 나 역시 그중 하나다. 늘 ‘흠, 나는 마틸다 같은 좋은 엄마지’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이제는 성인이 된 두 아들이 ‘신나게 폭로’하는 나의 과거 모습은 참으로 한심하고 웃픈이야기투성이다. 내 몸과 마음이 여유로울 때는 난 마틸다처럼 온화했고, 블루스처럼 유머 있는 엄마였다. (대부분 시간을 그랬다고 믿고 싶지만, 아마도 방학 때만?) 그러나 남편의 목회와 여러 관계의 무게로 지쳐 있을 때의 나는 화를 잘 내는 레드였고, 때로는 폭발하는 밤이었다. 부모마다 기질이 다르고 아이의 성격도 각자 다르다. 그래서 진정한 좋은 부모란 어느 한 유형이 아니라, 아이의 필요와 상황에 맞게 다양한 성격을 균형 있게 품어낼 수 있는 부모다. 아이가 무너질 때는 레드처럼 꼼꼼하고 책임감 있는 부모, 게으를 때는 척처럼 에너지와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부모, 불안을 느낄 때는 마틸다처럼 따뜻하면서도 단호하게 품어주는 부모, 지쳐있을 때는 블루스처럼 유쾌하고 즐거운 동행자 부모, 감정이 쌓였을 때는 밤처럼 솔직하게 표현해주는 부모, 두려운 일을 앞뒀을 때는 테렌스처럼 말없이 든든히 곁을 지켜주는 부모, 이 모두가 꼭 필요한 ‘부모의 순간’들이다. 앵그리버드들이 늘 화가 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알을 지키기 위해서다. 돼지들이 알을 훔쳐가면, 새들은 그 알을 되찾기 위해 분노를 터뜨리고 끝까지 쫓아간다. 그들에게 알은 미래고, 생명이며,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화를 내는 순간도 마찬가지다. 소중한 보물인 우리 아이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위험에서 지켜내고 싶은 사랑 때문에 목소리가 커지고 감정이 앞서게 됨을, 그들은 알까? 김선주 / NJ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동행자 부모 부모 불안 아이 마음
2025.09.17.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