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노인 잔혹 살해 진실 묻히나… 유족 “한인들 힘모아 재수사 요구해야”
2024년 조지아주 벅헤드 90세 한인 노인 살인사건은 지난달 27일 유일한 용의자가 무죄 석방되면서 미제사건으로 남게됐다. 풀턴 카운티 검찰은 사건 17일만에 용의자를 특정, 법정에 세웠지만 배심원 설득에 실패하면서 재수사를 포기했다. 또 다른 결정적 단서가 나오기 전까지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게 될 공산이 커졌다. 초동 부실수사로 증거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무리한 기소를 몰아붙인 검찰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13일 피해자 딸 박영비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처음 사건을 배정받은 담당 형사가 수사에 미온적이었고 연락도 잘 안됐다. 1년 반이 지나 수사관이 교체됐지만 그땐 이미 재판을 준비하기에 시간이 턱없이 모자랐다”며 “설득력 있는 스토리와 증거를 바탕으로 기소했어야 하는데 검찰의 부실 수사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자를 놓친 것이 너무나 억울하고 원통하다”고 전했다. 본지가 입수한 법원기록에 따르면 벅헤드 노인아파트에 혼자 거주 중이던 김준기씨는 치매를 앓고 있었다. 70대 간병인이 주5일 아침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방문해 그를 돌보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 아파트 문이 열려있었다. 152cm 45kg의 작은 체구인 김씨는 2024년 9월 25일 아침 7시께 칼에 찔려 숨진 채로 간병인에 의해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흉부 자창. 범인은 김씨의 얼굴을 포함한 상체를 50~60차례 칼로 찔렀다. 검찰은 건물 안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CCTV 녹화화면만을 근거로 아파트 경비원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사망 전날 오후 3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김씨 집이 있는 5층을 방문했다는 이유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지 6분만에 다시 탈 때 옷에 얼룩이 묻고 바지가 찢어졌으며, 쓰고 있던 안경과 마스크가 사라진 점을 바탕으로 피해자와 몸싸움 끝에 모습이 흐트러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손에 든 쇼핑백이 불룩해졌다는 점을 들어 불리한 증거를 현장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행 동기는 파악하지 못했다. 이에 피고인 측은 “입주민 민원에 따라 5층 쓰레기를 치우고 돌아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용의자는 오후 3시에 출근해 밤 11시까지 야간 근무를 수행했다. 피고인 변호를 맡은 저스틴 쇼왈터 국선변호인은 “살인을 저지른 뒤 태연히 범죄 현장에 수시간 머무를 수 있는 사람은 적다”며 “수사당국이 확보한 증거는 경비원이 순찰 업무를 수행하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평범한 모습에 불과하다. 형편없는 수사 끝에 사건 현장에 있던 이들 중 누군가를 임의로 붙잡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모의 한을 풀지 못한 억울함은 고스란히 유가족의 몫이 됐다. 박 씨는 “노인이고,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매스컴 관심을 받지 못했고 그 결과 미진한 수사로 결정적 단서를 찾는 데 실패했다”며 “여러 한인들에게 단체 재판 참관을 통해 법원과 수사당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재판 날짜가 수시로 변동되는 탓에 허사로 돌아갔다. 이제라도 한인들이 힘을 모아 엄정한 재수사를 요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한인 커뮤니티 한인 노인 유가족 한인 아파트 경비원
2026.03.13. 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