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을학기 입학을 위한 대입원서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2개 공립대학 시스템인 UC와 캘스테이트 대학(CSU)은 총 32개(UC 9개, CSU 23개) 캠퍼스에서 신입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제일 먼저 UC·CSU 원서 마감일이 언제인지 알아보자. UC 및 CSU의 모든 학부 캠퍼스에 대한 2025년 가을학기 신입생 원서접수 마감일은 2024년 12월 2일이다. 기존 마감일인 11월 30일이 주말인 토요일인 관계로 다음 평일에 마감되는 것이다. 둘째, 기본적인 지원 자격은 무엇일까? UC 시스템에 지원하려면 캘리포니아 거주민 학생은 소위 A~G 과목에서 최소 C 이상의 학점을 취득하고, 10학년과 11학년 때 GPA를 3.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A~G 요구사항에는 다음의 내용이 포함된다. 4개의 영어수업, 3개의 수학 수업(4개 권장), 2개의 과학 수업(3개 권장), 2개의 역사 수업, 2개의 외국어 수업(3개 권장), 1개의 시각 또는 공연예술 수업, 1개의 대학 준비용 일렉티브(선택과목) 수업 등이다. 한편 CSU 시스템에 캘리포니아 주민이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은 A~G 요구사항과 비슷하며, 지원자의 GPA는 2.50 이상이어야 한다. GPA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지만 2.0보다 높은 성적을 받은 학생이라면 대학이 다른 보충적 요소를 심사해서 입학을 허락할 수 있다. 보충적 요소는 수학 및 과학 수업에 대한 GPA부터 가구소득, 과외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CSU의 개별 캠퍼스는 자체적인 보충 자료를 가지고 있다. 2025년 가을학기 입학을 기준으로 UC 또는 CSU 시스템에 지원하기 위해 SAT, ACT 점수는 필요하지 않다. 셋째, 몇 개의 원서를 내야 할까? UC 시스템과 CSU 시스템은 각각 자체적인 단일 원서를 제공한다. 그래서 지원자들은 한 개의 원서로 UC·CSU의 모든 캠퍼스에 지원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많은 사립 대학들은 커먼앱 같은 공통 지원서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MIT나 조지타운 등 일부 대학은 자체적인 원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커먼앱은 자체적으로 보편적인 에세이 토픽들을 제공한다. 8개 토픽 중 하나를 택하면 된다. 커먼앱 에세이를 ‘메인 에세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더해 각 대학이 요구하는 추가 에세이와 단답형 질문 등이 있으며 개수는 대학마다 다르다. 또한 추천서를 포함한 다른 요구사항도 대학마다 다르다. 넷째, 원서에는 무엇이 포함될까? UC 원서는 지원자의 고등학교 성적 외에도 개인적인 통찰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다. 짧은 에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8개 에세이 토픽 중 4개를 선택해서 에세이를 제출해야 한다. UC는 과외활동 및 성취목록을 원서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지원자들이 고등학교 시기에 경험을 확장하도록 독려한다. 이에 비해 CSU의 원서는 훨씬 간단하다. 심사 과정에서 고려되는 주요 요소는 9학년 이후 수강한 대입준비 수업의 성적이다. 일반적으로 CSU 시스템은 에세이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립대들은 커먼앱 메인 에세이와 함께 추가 에세이와 2개의 교사 추천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다섯째, 얼리 액션(EA)과 얼리 디시전(ED)이 좋은 선택일까? EA와 ED는 지원자들이 정시지원(RD)보다 일찍 대학에 지원하고 결과를 일찍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A와 ED는 사립대에서 더 일반적인 옵션이며, 지원자가 일찍 원서를 낼 준비가 되었다면 해당 대학에 진지한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ED의 경우 구속력이 있어 지원자가 합격할 경우 해당 대학에 등록하고, 다른 대학에 낸 원서를 철회해야 한다. 이에 비해 EA는 일반적으로 구속력이 없다. 따라서 EA로 일찍 합격 결과를 받아들더라도 RD로 다른 대학에 지원한 뒤 5월 1일까지 최종적으로 등록할 대학을 결정할 수 있다. UC에 지원하려면 캠퍼스당 80달러가 든다. CSU는 캠퍼스당 70달러이며 사립 대학은 50달러에서 100달러 사이다. ▶문의:(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대입 들여다보기 마감일 액션 대입원서 마감일 공통 지원서 원서 시스템
2024.11.17. 17:00
미국 고교12학년생들의 대학 입학 지원 시즌은 조기 지원 전형(Early Application)부터 시작된다. 정기(regular) 전형과 시기, 목적과 결과는 다르다. 대학입학 전형에 대한 이해와 종류, 고려할 사항을 살펴본다. 대입 지원에 나선 미국 고교 12학년생은 1학기를 입학 원서를 쓰면서 보내게 된다. 원래는 12월 정기 전형 뿐이었지만 이에 앞선 10월 조기 전형이 생기면서 더 복잡해졌다. 캘리포니아 학생의 경우, UC계 대학 전형이 11월말에 마감되므로 한시름 덜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준비가 잘 된 학생이라면 조기 전형을 이용하면 합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신의 성적과 실력 등을 냉정하게 살펴보고 자신이 꼭 가고 싶은 대학에 조기 전형으로 지원해 볼 만 하다. 왜냐하면 명문 대학의 조기 전형 지원자 합격률은 15~25%에 이르고 심지어는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전체 합격률에 비해서 5배 정도는 높다. 조기 전형 결과는 늦어도 12월 15일 쯤에는 대부분 알려지므로 설령 원하는 대학에 합격이 안됐더라도 다른 대학의 정기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조기 전형 합격자의 경우, 또한 연말 연휴 전에 대입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있다. 조기 전형 합격 학생이 정기 전형 합격생보다 평균적으로 재정 보조 혜택을 적게 받는다는 통계가 있기 때문이다. 재정 보조가 절실하다면 조기 전형으로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웹사이트에 두 전형 합격생들에게 똑같은 재정보조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을 밝힌 곳도 있다. 원래 하나였던 전형제도가 복잡해진 이유는 대학들의 자구책이기 때문이다. 조기 전형제도를 이용해 최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선점 방안이다. 그래서 조기 전형은 일부 특급 명문대 때문에서 시행되고 있고 명문일수록 단순하게 운영된다. 일부 주립 등 공립대를 제외하고는 사립 대학들은 입학사정관들이 자기들만의 원칙대로 합격생을 뽑는다. 그래서 대학 입장에서는 훌륭한 인재를 확보해야 하는 절실함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버드를 비롯한 아이비리그 대학들에게 훌륭한 신입생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 그래서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한 상위권 대학들이 훌륭한 신입생을 타대학에 뺏기지 않으려 정기 전형에 앞서 조기 전형을 도입하게 된 것이다. 더군다나 조기 전형 중 입학 허가를 받으면 꼭 입학해야 하는 구속력이 있는 '얼리 디시전'을 통해 입도선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상당수 대학이 얼리 디시전을 통해서 정원의 거의 절반을 확보한다. 그러면 정기 전형에서 여유 있게 더 좋은 인재를 합격시킬 수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합격자 정보인 SAT점수, GPA 등은 조기 전형 및 정기 전형의 합산 결과다. 조기 전형이 있는 대학에 지원할 때는 조기 전형 결과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기 전형에는 크게 얼리 디시전(Early Decision)과 얼리 액션(Early Action)으로 나뉜다. 합격 결과에 따라 등록 구속력이 있는 의무 입학(binding)이냐 구속력이 없느냐(nonbinding)로 구별한다. 표 참조〉 ▶얼리 액션=크게 3종류로 나눌 수 있다. 리스트릭티브(restrictive) 얼리 액션, 싱글 초이스(single choice) 얼리 액션, 일반 얼리 액션이다. 리스트릭티브 얼리 액션은 구속력은 없으나 지원시 대학에 따라 다른 대학 지원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각 대학의 가이드라인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스탠포드는 리스트릭티브 얼리 액션으로 사관학교를 포함해 다른 공립학교 얼리 액션은 지원할 수 있으나 다른 사립대 얼리 액션과 얼리 디시전을 함께 지원할 수 없다고 제한하고 있다. 다만 USC의 메릿 장학금 얼리 액션만은 예외적으로 지원이 가능하다. 조지타운, 노터데임이 여기에 속한다. 싱글초이스 얼리 액션은 구속력은 없으나 오직 같은 시기에 한 개의 대학만을 지원할 수 있다. 이 전형은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만 시행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중 하나만 지원할 수 있고 12월에 합격증을 받더라도 얼리 디시전 제도와 달리 구속력이 없기에 정기 전형을 통해 다른 대학에 지원할 수 있고 등록 결정은 다른 정기 지원 통지를 받은 후에도 가능하다. 최근 USC도 채택한 일반 얼리 액션은 여러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구속력도 없고 다른 사립대학 지원 제한도 없다. 12월에 입학 허가를 받고 정기 지원을 할 수도 있으며 4월이 돼 모든 대학의 합격 통지를 받은 후 심사숙고하여 어느 학교를 진학할 지를 결정할 수 있다. USC의 경우, 메릿장학금 신청자는 꼭 얼리 액션으로 지원해야 한다. MIT, 미시간 주립 등이 채택하고 있다. 싱글 초이스 얼리 액션과 다른 점은 여러 대학에 지원 가능 여부다. ▶얼리 디시전=바인딩이라서 '무조건 등록' 구속력이 있으므로 꼭 가고 싶은 대학을 정해서 지원해야 한다. 얼리 디시전은 11월 1일까지 한 대학에만 지원해서 12월에 입학이 허가되면 그 대학을 반드시 가야 한다. 따라서 입학 유무의 결정은 바꿀 수 없다. 만약 얼리 디시전에서 합격 통지를 받는다면 정기 전형에 지원할 수 없다. 얼리 디시전도 마감일 시기에 따라 일반 얼리 디시전과 얼리 디시전 I/II 로 구분된다. 일반 얼리 디시전과 같은 얼리 디시전 I은 마감일이 11월1일 또는 15일이다. 얼리디시전II와 정기 전형은 마감일이 1월 1일이나 15일이다. 얼리 액션과 얼리디시전을 동시에 시행하는 대학도 상당히 많다. ▶조기 전형제도의 이해 대입을 앞둔 훌륭한 인재가 딱 1만명만 있다고 가정해보자. 최상위권 대학들은 1만명을 나눠 가져야 한다. 실제 정원과 상관없이 하버드-프린스턴-예일은 자기 학교에 지원하면서 다른 학교의 조기 전형에 지원하지 못하게 하는 '싱글 초이스 얼리 액션'을 채택하고 있다. 만약 얼리 디시전이라면 12학년생이 조기 지원을 망설일 수 있기에 사용하는 방법이다. 하버드가 싱글초이스얼리액션을 수년 전 그만뒀다가 부활시킨 이유도 프린스턴이나 예일에 훌륭한 신입생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지원자들에게 기회를 줘서 인재를 확보해 보자는 취지다. 스탠포드의 리스트릭티브 얼리 액션도 같은 취지다. 이들 아이비 상위 세 학교의 빛에 가려 있는 다른 아이비리그급 대학은 얼리 디시전을 채택한다. 다트머스, 브라운, 코넬, 컬럼비아, 유펜, 듀크 등이다. 결국 최상위권 1만명은 아이비 상위 세학교와 스탠포드, 이외 나머지 5곳의 아이비리그나 뉴아이비에 분산돼 지원하게 된다. 결국 얼리 디시전은 상위 세 학교에 훌륭한 신입생을 뺏기지 않으려고 만든 제도라고 보는 것이 옳은 해석이다. 반면 얼리 액션은 얼리 디시전은 채택하고 있지 않지만 나름 명문으로 훌륭한 인재를 뽑으려는 학교들의 제도다. 만약 얼리 디시전이면 지원조차 하지 않았을 학생이 구속력이 없기에 얼리 액션에 지원할 수 있다. 훌륭한 인재가 지원하느냐 아니면 기회 조차 못 갖느냐는 명문대를 지향하는 학교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주립 대학이 다수다. UC의 경우 아예 시기를 앞당겨 일종의 변형된 얼리 액션을 채택하고 있는 셈이다. 조기 전형과 정기 전형을 보면 대학들의 눈치 싸움이 엿보인다. 최우수대학들의 조기전형 마감은 대개 11월1일, 정기 전형 마감은 1월1일을 시작으로 1월7일, 1월15일, 1월31일, 2월1일 순으로 잡혀 있다. ▶조기 지원시 고려할 사항 조기 전형이 합격률이 높다고 해서 자격이 미흡한 지원자까지 욕심을 내서 지원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조기 지원 전형 제도를 만든 취지를 모르기 때문에 저지르는 잘못이다. GPA나 SAT등 표준 시험 성적이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서 만든 얼리 지원을 채택할 만한 명문 대학 수준에 못 미치면 당연히 합격될 리가 없다. 일부 학생은 자신이 명문 대학에 지원서를 내는 것이 목적이지 합격할 가능성의 여부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은 어느 명문 대학을 지원했다는 것으로 만족해 한다. 그런데 현실은 명문 대학에 합격한 학생의 평균 성적을 보면 10년 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학을 검색하여 전략을 세워야 한다. 계획을 세우기 위해 자녀의 학교 성적, SAT, ACT 점수를 체크하여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입학 자격의 안정권에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 지원 대학에서 충분히 인정해 줄 만한 재능이나 특기가 있으면 더욱 좋다. 또한 독특한 여름 방학 활동이나 뛰어나게 튀는 봉사 활동을 했다면 합격할 기회가 더 있다. 조기 지원 전형에 지원해서는 안 되는 학생도 있다. 재정 보조가 꼭 필요한 경우라고 입시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또 확실히 성적과 스펙이 자격이 안 되는 학생, 특히 11학년까지의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연습삼아 해서는 안된다. 성적이 충분해서 자격이 넘치는 학생으로 정기 지원을 해도 충분히 합격할 가능성이 있고 재정 보조가 필요한 학생이다. 아울러 대학 선택을 위한 검색을 늦게 시작했거나 아직 전공 선택 같은 것에 대한 결심이 서지 않은 상태의 학생도 조기 전형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 조기 전형으로 12월에 대학으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는 경우 정기 지원으로 같은 학교에 다시 지원할 수 없다. 한 학교에서 2번의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조기 전형 결과 입학 보류(defer)통보를 받은 후 정기 지원의 대기자 명단에 남아 있기를 원한다면 일단 합격한 다른 대학 중 한 곳을 선택해서 등록을 통보해줘야 한다. 장병희 기자액션 지원 조기 전형제도 대학입학 전형 전형 지원자
2024.10.13. 18:00
소수계 우대 대학 입학제도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 위헌 판결 이후 처음 맞이하는 입학 시즌인 올해, MIT의 아시안 입학생 비율이 상승했다. 21일 MIT가 공개한 2024~2025학년도(Class of 2028) 신입생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학년도 아시안 입학생 비율은 47%로 2023~2024학년도 40% 대비 7%포인트 증가했다. 즉 아시안 학생이 신입생의 약 절반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반면 아시안 학생 외 유색인종 입학생 비율은 줄었다. 이번 학년도 흑인·히스패닉·아메리카 원주민 및 태평양 섬 주민 신입생 비율을 합한 수치는 약 16%로, 최근 몇 년간 이 비율이 평균적으로 약 25%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낮아졌다. ▶흑인 신입생 비율은 지난 학년도 15%에서 5%로 ▶히스패닉은 16%에서 11%로 줄었고, ▶백인 학생 비율도 38%에서 37%로 소폭 감소했다. MIT 입학처는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은 미적분과 물리학, 컴퓨터 과학 등을 가르치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MIT가 공과대학인 만큼, 고등학교에서 위 과목을 배울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흑인·히스패닉 학생들의 입학 가능성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퍼머티브 액션으로 인해 백인과 아시안 지원자들이 차별받았다'며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 연합(SFA)'은 "이 데이터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번 학년도 MIT 입학생들은 인종이 아닌 뛰어난 학업 및 과외활동 성취도에 따라 합격한 것"이라고 전했다. SFA는 2014년 소송을 시작할 당시 각 대학이 표준화된 시험 점수 외에 인종·가정환경·소득 수준 등을 반영하면서 성적이 우수한 백인과 아시안 학생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연방대법원은 "학생은 인종이 아닌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인종을 고려한 입학 전형이 사라짐에 따라 평균적으로 SAT 등 표준화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온 흑인 학생들의 입학 비율은 감소하고, 높은 점수를 기록한 아시안 학생들의 비율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저스틴 드라이버 예일대 로스쿨 교수는 "미국 최고의 대학에 흑인 학생이 부족하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미국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액션 폐지 입학생 비율 아시안 학생들 유색인종 입학생
2024.08.22. 20:46
최근 연방 대법원은 소위 ‘어퍼머티브 액션’으로 불리는 소수인종 대입 우대 정책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판결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으나 이는 다분히 정치적인 판결이다. 연방대법원은 역사적으로 줄곧 정치적 판결을 해왔다는 것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연방대법원은 1978년 바키 (Bakke) 판결을 통해 UC 데이비스 의대 입학 심사에서 ‘인종’은 입학의 한 평가 기준이 될 수 있으나 소수인종 입학을 따로 두는 쿼터제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했다. 그런데 2023년 연방대법원은 1978년 판례를 뒤집고 ‘인종’을 대학 입학 평가 기준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결해 어퍼머티브 액션의 원래 취지마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소수인종 학생들의 대학 입학에 큰 타격이 예상되며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는 미국 대학 정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먼저 어퍼머티브 액션의 역사적 기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1964년 민권법이 통과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대학, 기업, 공공기관의 주요직은 거의 백인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아시아계 등 소수계들에게는 지원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백인 남성들이 사회의 주요 직책을 모두 장악하고 소수계에게는 입학, 고용 그리고 승진 기회를 주지 않는 정책이 미국 건국 이후 거의 200여년 동안 지속하여 왔던 것이다. 1960년대 불기 시작한 흑인 민권운동과 여성운동, 그리고 소수계 운동으로 인해 소수계에게도 균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퍼머티브 액션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이다. 즉, 어퍼머티브 액션의 가장 큰 목적은 소수계에게 입학, 고용, 그리고 승진에 대한 ‘동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 주목적이다. 특히 연방정부 기금을 받는 모든 기업, 교육기관 그리고 단체는 반드시 ‘동등한 기회’를 주는 기관임을 명시해야 하는 규정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시행되었다. 그 결과 백인 남성 중심이었던 많은 기업, 대학, 공공 기관들에 여성과 소수계 진출이 늘었다. UC도 예외는 아니다. 1980년대 초까지 UC는 백인 학생이 주류를 이루었고 아시아계 학생은 극소수였다. 필자가 다녔던 UC버클리도 1980년대 초 한인 학생 숫자가 200명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소수계에 대한 동등한 기회를 주는 입학 정책이 시행된 이후 한인 등 아시아계 학생이 급증했다. 지금은 UC를 비롯해 명문 대학에 재학 중인 아시아계 학생이 많지만 1980년대 초까지 아시아계 학생들도 차별의 대상이었다. 아시아계 학부모들은 어퍼머티브 액션 프로그램으로 아시아계 학생들이 명문대 입학에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정작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절대 불리한 ‘레거시’ 입학 정책은 문제 삼고 있지 않다. 미국 사립대들은 동문 자녀들에게 특례 입학을 허용하는 소위 ‘레거시’ 입학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것이 아시아계에게는 가장 불리한 입학 정책이다. 하버드 대학 졸업생의 28%가 동문 자녀라는 통계는 그들이 입학은 물론 졸업 후 전문직이나 정관계 진출, 그리고 취업과 승진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들 대부분은 백인들이다. 그런데 어퍼머티브 액션은 대학 입학에만 유효한 것이 아니라 고용과 승진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퍼머티브 액션이 없어지면 아시아계가 고용과 승진에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소수계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형 로펌이 백인을 차별하고 있다며 소송을 당했는데 만약 이것도 위헌 결정을 받게 되면 모든 분야에서 소수계의 고용과 승진이 절대적으로 불리해질 것이다. 아시아계는 미국에서 가장 고학력 집단이다. 그런데도 아시아계의 대기업 임원, 대학 총장 등의 비율은 낮다. 아시아계 학생들은 소수계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으로 인해 졸업 후에도 고용과 승진 기회를 얻었는데 이런 정책이 없어지면 장벽이 더 높아질 게 뻔하다. 앞으로의 과제는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가 한인 등 소수계의 취업 및 승진 기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이다. 미국에서 명문대 입학이 곧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어퍼머티브 액션이 아시아계에게 불리하다는 오해를 하지 말아야 한다. 장기적으로 소수계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는 정책은 한인을 비롯해 아시아계 차세대들이 미국에서 동등한 기회를 얻고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데 꼭 필요한 정책이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장태한 / UC 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중앙시론 액션 오해 아시아계 학생 입학 정책 소수인종 입학
2023.09.04. 18:00
지난 6월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 논란 당시 소수계 가운데 유독 중국계와 함께 한인들의 찬성 비율이 높았다. 소수계에 대한 배려가 오히려 한인 학생들의 명문대 입학에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방대법원의 ‘성적순 선발’ 판결은 반길 일이었다. 당장 한인 학생들의 명문대 입학에 유리해질 것이라는 발 빠른 예상도 나왔다. 대학 입학 시즌이 끝나면 “성적은 합격하고도 남았는데”라며 아쉬워하는 부모들이 많다. 주로 아이비리그 등 소위 명문대 입학이 좌절된 학생의 부모들이다. 뛰어난 학업 성적에 과외 활동까지…. 도무지 낙방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으려고도 한다. 그런데 전국의 고등학교 숫자가 2만6000개가 넘는다는 사실을 알면 조금은 위안이 될 것이다. 매년 각 학교 수석 졸업생만 2만6000명 이상이라는 의미다. 이들 대부분이 명문대에 지원할 것이고, 그들의 성적 역시 ‘합격하고도 남을 ’수준일 것이다. 여기에 이른바 이른바 레거시·기부 입학생, 해외의 지원자까지 합치면 입학 경쟁은 그야말로 바늘구멍이 된다. 소수계를 배려한다고 해도 성적이 떨어지는 소수계 학생을 뽑을 리도 만무하다. 애초부터 지원자의 성적은 입학 심사 과정에서 변별력이 떨어지는 항목인 셈이다. 대부분이 올 에이 성적표를 제출하는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성적순 선발’ 방식이 된다고 해서 한인 학생들의 합격률이 높아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우려했던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 속편이 나왔다. 대학 입학에서 취업 문제로 버전만 달라진 것이다. 속편의 첫 장면은 어퍼머티브 액션 위헌 소송을 이끌었던 AAER(American Alliance for Equal Rights)이라는 단체가 대형 법률회사 2곳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들 법률회사가 운영 중인 소수계, 장애인, 성 소수자 펠로우십 프로그램이 공정성과 통합 정신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이 펠로우십 프로그램은 졸업 후 취업에까지 연결이 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인종에 기반을 둔 취업 프로그램으로 인해 ‘장애가 없는 백인 지원자’가 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제소된 법률회사들은 소속 변호사만 각각 1000명이 넘고 세계 곳곳에 사무실을 둔 글로벌 업체들이다. 평소 다양성과 공정성, 사회적 통합에 관심을 갖고 앞장서 실천하는 업체라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AAER가 타깃으로 삼은 이유다. 주요 대기업에도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13개 주 검찰총장들은 지난달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 사실을 주지시키는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이들 기업이 소수계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운영하는 다양성, 형평성, 통합 관련 프로그램들의 위축이 뻔해 보인다. 문제는 이것이 완결편이 아닐 것이라는 데 있다. 소수계 배려 중단 요구가 공공기관 취업이나 정부 조달사업 분야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AAER을 이끄는 에드워드 블럼이라는 인물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5년 이내에 최소 두 가지 케이스는 연방대법원까지 갈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AAER처럼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를 주장하는 쪽은 공정성을 주장한다. 평가는 전적으로 개인의 능력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종이나 민족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말한다. 일면 타당한 주장이긴 하지만 과연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상황인가는 의문이다. 한인들에게 이민 이유를 물어보면 ‘자녀 교육’을 가장 윗부분에 둔다. 그만큼 교육열이 높다 보니 대학 진학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하지만 대학 입학이 종착 지점은 아니다. 오히려 그다음 무대가 더 중요하다. 계속되는 ‘속편’ 탓에 한인 후세들이 ‘유리천장’을 뚫는 일이 더 어려워질까 우려된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액션 폐지 액션 폐지 기부 입학생 소수계 학생
2023.08.24. 19:57
연방대법원이 얼마전 대학입학에서 소수계를 우대하는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 판결을 내렸다. 나는 이 뉴스를 접하면서 21년 전 큰아들 앤드루가 겪었던 마음의 상처가 생각났다. 당시 아들은 하버드대 합격이 충분할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 생각해 보니 아들의 불합격이 혹시 ‘어퍼머티브 액션’의 영향 아니었을까 싶다. 아들은 성적은 물론 과외활동도 뛰어났다. SAT학원 한번 가지 않고 SAT 만점을 받았으며, 10학년 때는 PSAT에서 만점을 받아 주지사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가주 수학경시대회에 참가해 2위에 입상했고, 모든 AP 과목 A학점, 가버먼트 클럽서 4년간 봉사활동, 수많은 검도대회에서의 입상 경력도 화려하다. 또 5년간 존스홉킨스대학 초청으로 열리는 영재 서머스쿨에도 참석했다. 11학년 때는 하버드대 초청으로 10주 과정의 서머스쿨에 참석해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했다. 이때 하버드대 입학을 결심한 듯하다. 아들은 하버드대 조기전형에 지원했다. 하지만 이런 뛰어난 성적과 과외활동에도 ‘대기입학’ 통지서를 받는 아픔을 맛봤다. 본인이 좋아서 한 공부지만 애쓴 노력이 다 소용이 없었단 말인가? 당시 아들의 상심은 얼마나 컸을까. 2002년 캘리포니아 아카데미를 졸업한 아들은 UC버클리에 밀레니엄 장학생으로 진학했다. 다행히 대학 입학 후에는 마음이 많이 진정됐던 모양이다. 캠퍼스 숲속 나무터널 아래서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읽는 낭만의 시간도 많이 가졌다고 한다. 아들은 대학 졸업 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지금은 영국 런던에서 6년째 일을 하고 있어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시련을 잘 극복한 아들이 대견하다. 김정희·토런스독자 마당 액션 아들 큰아들 앤드루 당시 아들 얼마전 대학입학
2023.07.25. 20:22
지난 1961년 소수민족 우대법이 발표된 후 그 적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면서 사회적 혜택을 받은 이들이 많았다. 지난 반세기 동안 배출된 소수계 지도자 가운데도 수혜자가 적지 않다고 본다. 나도 수혜자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감사와 감회를 느낀다. 연방대법원의 ‘소수계 우대' 위헌 결정 파장이 지속하고 있다. 어퍼머티브 액션이 폐지된 상황에서 대학 진학의 갈급함을 가진 소수계 혹은 장애 청년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우려된다. 더 나아가 대학입시는 물론 기업의 고용 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지켜보게 된다. 이번 판결과 관련 대학 입학의 공평성을 추구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소수계와 장애 청년들에게 주어지는 기회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혹시 이번 판결이 잘 준비된 환경에서 자라는 학생을 위한 성벽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소수계나 초기 이민자 자녀가 그들과 평등하게 입학 경쟁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그렇다. 어퍼머티브 액션에는 약자를 돕는 정신이 담겨있다. 소수계 청년들이 최상의 고등교육 기회를 받고 가정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촉진했다. 경험의 렌즈로 본다면, 나 역시 어퍼머티브 액션의 혜택을 받았다. 이민자이자 소수계로 여러 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했지만 미국 신학대학에서의 교육 기회, 230년 역사의 교단에서 목회 활동, 임상목회훈련 후 병원 원목, 80년 역사의 채플린본부 디렉터 등을 역임할 수 있었다. 나 이외에도 어퍼머티브 액션의 혜택을 받은 한인들은 많다. 그런데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 후에도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스럽다. 이번 어퍼머티브 액션 위헌 결정은 아쉽기는 하지만 한시적이요 가변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수혜자의 한 사람으로서 새로운 형태의 소수계 우대 법안이 상정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 각 분야에서 소수계 지도자들이 많이 배출되면 이민자와 소수계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공정성과 사회 정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성서에서 이 정신을 읽어본다.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며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 너희도 나그네이었음이니라. 너는 과부나 고아를 해롭게 하지 말라. 네가 만일 그들을 해롭게 하므로 그들이 내게 부르짖으면 내가 반드시 그 부르짖음을 들을지라.' 미국의 건국과 헌법정신이 이런 정신에 닿아 있기에 세계의 지도자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한인을 비롯한 소수계 후손들이 가정을 든든히 세우고 사회적 경쟁력을 갖춰 굳건히 설 수 있도록 축복을 기원한다. 김효남 / HCMA 디렉터·미주장신대 교수열린광장 지도자 액션 소수계 지도자들 액션 위헌 소수계 청년들
2023.07.17. 18:30
연방대법원이 하버드대 등의 입학 기준과 관련 ‘어퍼머티브 액션’ 적용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많은 한인들이 이를 반긴다. 한인 학생들이 더 많이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다는 기대 탓이다. 이 문제를 따지기에 앞서 우리말 용어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어퍼머티브 액션을 ‘소수계 우대정책’이라고 흔히 쓰는데 이는 적절하지 않다. 차별을 없애는 것이 결코 ‘우대’가 아닌 까닭이다. 오히려 ‘소수계 평등정책’ 또는 ‘소수계 차별 철폐 정책’이라고 써야 어울린다. 소수계가 아직도 구조적 차별 속에 살아가는 까닭에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학업에 불이익을 당하는 현실이 어퍼머티브 액션 적용의 배경이다. 그렇기에 일부 대학들이 보다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시행해온 것이다. 위헌 판결의 근거는 이렇다. 학업 능력만 따지면 훨씬 더 많은 백인과 아시안 학생들을 입학시켜야 하지만 흑인, 라틴계와 인종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입학을 못하는 이른바 ‘역차별’을 당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이를 경험했다고 느끼는 한인들이 많다. 하지만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가 과연 한인을 비롯 아시안 커뮤니티에게 큰 이득을 줄까? 최근 여론 조사 발표에 따르면 한인들은 어퍼머티브 액션 지지가 50%(반대 21%)에 이른다. 하지만 유독 대학 입학에만 72%가 반대한다. 하지만 이미 주법으로 어퍼머티브 액션을 폐지한 캘리포니아 주립대(UC)의 경우 아시안 비율은 크게 늘지 않았다. 폐지 직전인 1995년 아시안 비율은 35%, 그리고 폐지 뒤 1998년 38%였고 지금도 35% 안팎이다. 이렇게 큰 변화가 없는 반면 흑인과 라틴계 학생 수는 40%나 줄었고, 백인이 늘었다. UC 버클리는 2021년 백인 19%(고교 졸업생 비율23%), 아시안 40.7%(9.7%), 라틴계 18.8%(54%), 흑인은 3.7%(5.4%)였다. 이번 판결을 앞두고 UC 총장들은 대학의 인종 다양성이 심각하게 손상됐다며 연방대법원에 어퍼머티브 액션 유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보내기도 했다. 여러 아시안 단체들도 백인 우월주의 세력이 아시안들의 교육열을 이용해 소수계를 분열시키고, 결국 어퍼머티브 액션을 모든 분야에서 쫓아내려는 시도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이번 판결에서 큰 승리를 거둔 뒤 앞으로 더 거세게 소수계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공격 대상에는 아시안 커뮤니티도 포함될 것이 분명하다. 한편 명문대 입학에서 더 심각한 문제는 이른바 ‘레거시’ 제도인데 이 문제는 절대 건들지 않는다. 학교에 기부를 많이 한 졸업생 자녀를 받아주는 ‘레거시’로 지난 2019년 하버드대 백인 입학생의 43%가 혜택을 받았다. 이 때문에 밀려나는 학생들에 대한 차별이 더 심각한 것 아닌가? 민권센터가 소속된 한인 전국 단체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는 이번 판결을 규탄하며 “백인 우월주의 사회에서 피부색을 무시하는 이른바 ‘색맹’ 사회를 이루려는 노력은 소외된 커뮤니티에 대한 무관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다양하고 포괄적인 학습 환경은 모든 학생과 사회에 혜택을 준다”며 “판결에 매우 실망했지만 앞으로도 인종 정의를 위해 모든 소외된 커뮤니티와 연대하며 한인, 아시안, 이민사회를 위해 활동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액션 위헌 위헌 판결 액션 폐지 아시안 학생들
2023.07.06. 17:56
미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아들과 이야기를 할 때 조심스러운 소재 한 가지가 있다. 인종에 관한 내용이다. 나름 객관적이라고 한 말도 듣기에는 편견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 모양이다. 돌이켜보면 이런 부딪힘은 아들의 중학생 시절부터 시작된 듯하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이지만 새로운 친구 얘기를 하면 ‘한국 사람이니?’라고 묻곤 했다. 아니라고 하면 그다음엔 다른 인종을 언급했다. 정말 별 생각 없이 한 말인데 “인종차별주의자냐?”는 예민한 반응이 돌아왔다. 연방대법원이 소수계 우대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대학에서 신입생을 선발할 때 지원 학생의 인종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은 ‘인종에 따른 차별대우’를 금하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위헌 결정에 찬성표를 던진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을 통해 “출신 지역에 따라 차별하지 말아야 하듯, 피부색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는 것이 평등권의 원칙”이라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원자들은 인종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에 따라 평가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어찌 보면 이번 판결은 미국 초중고에서의 ‘인종적 색맹(Racial Colorblindness)’ 교육 이념과 맥이 통한다. 옳은 얘기다. 피부색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인종차별주의자들이나 하는 짓이다. 미국 같은 다인종 국가에서 인종차별주의는 독버섯 같은 존재다. 사회 구성의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경쟁의 형평성 문제다.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를 주장했던 쪽에서는 연방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공정 경쟁’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정 경쟁’에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출발선이 동일해야 한다는 점이다. 애초 출발선이 다른 상황에서 공정한 경쟁이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의 출발선을 동일하게 한다는 것 역시 비현실적인 주장이다. ‘어퍼머티브 액션’이라는 제도가 탄생한 것은 이런 배경이다. 1960년대 민권운동을 거치며 흑인 등 소수계의 열악한 경쟁력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1978년 ‘어퍼머티브 액션’ 시행으로 결실을 본 것이다. 사회적 약자인 소수계의 출발선을 조금이라도 앞으로 해 주자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불과 한 세대 만에 출발선이 비슷하게라도 되었을까 궁금하다. 사실 상대적으로 이민 역사가 길지 않았던 한인들도 ‘어퍼머티브 액션’의 혜택을 받았다. 1996년 가주에서 ‘어퍼머티브 액션’을 폐지하자는 ‘주민발의 209’가 상정됐을 때 다수의 한인들이 반대표를 던진 이유다. 그런데 퓨리서치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는 다소 의외다. ‘어퍼머티브 액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한인 응답자는 50%나 됐지만 대학입학 과정에서의 ‘인종적 고려’에는 72%가 반대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불과 한 세대만에 한인들의 생각도 크게 달라진 셈이다. 아니면 자녀의 대학입시에 관련 것만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일까? 가주에서는 이미 1996년 ‘어머퍼티브 액션’이 사라졌다. 그런데 한인 등 아시아계 부모들의 우려처럼 ‘어퍼머티브 액션’이 아시아계 학생들의 UC 입학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UC계열 입학 자료를 보면 ‘어퍼머티브 액션’이 폐기되기 직전인 1995년 UC 신입생 중 아시아계 비율은 35%가량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어퍼머티브 액션’이 폐지된 1998년의 아시아계 신입생 비율을 38%로 3%포인트가량 올랐다. 최근 UC계열의 아시아계 신입생 비율은 35% 안팎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흑인과 라틴계 학생들의 입학률은 폐지 후 크게 하락한 것이 사실이다. 정작 우려되는 것은 다음 단계다. ‘어퍼머티브 액션’이 대학 입학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공정 경쟁’과 ‘평등권’을 명분으로 소수계를 위한 정책들도 하나둘씩 사라질지 모를 일이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액션 위헌 위헌 결정 결정 배경 인종적 고려
2023.06.29. 18:48
[설문 조사] 관련기사 美대법원 "대입 때 소수인종 우대정책 위헌" 판결…파장 예고(종합)그냥 궁금 대법원 액션 위헌 결정 설문 조사
2023.06.29. 10:35
대학 입학 시 소수계 우대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의 위헌 여부 판결이 이달 예정되어 있다. ‘어퍼머티브 액션’이란 역사적으로 차별받거나 교육기회를 받지 못한 소수계 학생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입 전형시 인종을 어느 정도 고려하는 것이다. 가주를 비롯해 이미 어퍼머티브 액션을 폐지한 주들도 있다. 보수 측에서는 어퍼머티브 액션이 ‘역차별’ ‘이중잣대’라며 반대하고 있다. 대학이 암묵적으로 소수계에 가산점을 주기 때문에 백인 학생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대학 내 백인 학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다지 설득력은 없다. 시민단체인 ‘공정한 대학입시를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 SFFA)’은 2020년 하버드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단체의 설립자 에드워드 블럼은 교묘하게도 백인 학생 대신, 익명의 중국계 이민자 학생을 소송 원고로 내세웠다. 이 학생은 자신이 최고 수준의 GPA와 SAT 만점을 받았지만 ‘어퍼머티브 액션’ 때문에 하버드대 입학에 실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소송은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갔으며 곧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이같은 ‘불공정’ 주장은 교육열이 높은 한인 등 아시아계 학생과 학부모를 자극하고 있다. 필자의 주변에도 “성적이 뛰어난 한인 학생 대신, 실력이 떨어지는 흑인, 라티노 학생이 명문대에 간다”고 말하는 한인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인 등 아시아계 학생이 흑인, 라티노 학생 때문에 불이익을 당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센터(AAAJ)의 존 C 양 CEO는 “올해 하버드대 아시안 학생 비율은 28%를 차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시아계가 미국 인구의 7%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아시아계의 명문대 합격 비율이 높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어퍼머티브 액션’이 폐지되면 오히려 백인 학생들의 숫자가 늘어나 아시아계 학생들의 명문대 입학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한 대만계 학생은 자신이 아시안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성을 신(Shin)에서 쉰(Sheen)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보수파가 장악한 연방대법원이 ‘어퍼머티브 액션’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토머스 사엔즈 멕시칸권익보호교육기금(MALDEF) 회장은 “어퍼머티브 액션의 위헌 판결 가능성이 크다”며 “그로 인해 소수계 채용, 비판적 인종 이론 교육 등 인종과 관련된 모든 배려사항이 철폐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평등정의협회(EJS)의 리사 홀더 변호사는 “어퍼머티브 액션이 폐지되면 대학은 백인 전용 학교가 돼 유색인종들은 교육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다양한 인종이 공부하는 교육환경이 특정 인종에 집중된 것보다 35% 더 생산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지적한다. ‘어퍼머티브 액션’이 없어지면 이른바 ‘레거시 입학( legacy admissions)’ 제도 역시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부모 등이 해당 대학 출신이면 자녀 입학에 유리하고, 대학에 거액의 기부금을 내면 역시 합격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비영리단체인 ‘대학기회를 위한 캠페인(The Campaign for College Opportunity)’의 미쉘 시퀘로스 회장은 “레거시 입학처럼 대학 입시 과정에서 부당한 것들이 많은데 유독 어퍼머티브 액션만 표적으로 삼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필자 역시 ‘어퍼머티브 액션’은 아직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흑인 등 소수계가 제대로의 교육기획을 갖게 된 것은 1960년대 흑인민권운동 이후다. 아직 60년도 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앞으로 몇십년 후 대학 교육을 받은 소수계가 많아지면 어퍼머티브 액션을 폐지해도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폐지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한인 학생들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액션 아시아계 학생들 소수계 학생들 한인 학생
2023.06.06. 20:10
소수계 우대 대학 입학제도인 '어퍼머티브 액션'의 위헌 여부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심리가 시작된 가운데, 한인 학생·학부모들 간에도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반대 측은 제도가 아시안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인 학부모는 "어퍼머티브 액션이 인종 평등과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소수계인 아시안은 정작 역차별을 받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 입학제도가 정말 공정한 기회를 위하는 제도라면 높은 점수,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학생들이 아시안이라는 이유만으로 명문대에서 떨어질 수는 없는 법이다"고 말했다. 2018년 연방법원 매사추세츠 지법에서 진행됐던 하버드대 아시안 입학지원 차별 소송 재판 당시 공개된 통계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3년까지 하버드에 지원한 아시안 학생들의 합격률은 8.1%로 인종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은 11.1%, 흑인은 13.2%, 히스패닉은 10.6%로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또 하버드대 아시안 합격자들의 SAT 과목당 평균 성적이 767점인 반면, 흑인은 704점, 히스패닉은 718점, 백인은 745점인 것으로 밝혀져 아시안들의 성적이 타인종에 비해 좋지만 인종별 합격률은 낮았다. 레오니아 고등학교 졸업생 제이든 최(19·럿거스대)씨는 지역매체 레코드와의 인터뷰에서 "한 학생이 붙으면, 다른 학생은 떨어지는 것"이라며 결국 명문대 입학 인원은 제한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어퍼머티브 액션을 옹호하는 한인들도 있다.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홍은주 포트리한인회 전 회장은 "포트리 학생들을 위해 유스카운슬을 운영하면서, 가정형편이 어렵지만 학업과 과외활동, 봉사 등 여러 방면으로 열심히 하는 학생들을 많이 봤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도 어퍼머티브 액션은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 대법원은 하버드·노스캐롤라이나대(UNC) 등 명문대학들이 학생 선발 때 적용해온 소수계 대입 우대정책이 아시안 학생들을 차별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원고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 연합’(SFFA)과 피고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 양측의 입장을 들었다. 이날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제도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내년 6월 최종판결에서 위헌 판결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이 어퍼머티브 액션 판례를 뒤집으면 지난 6월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 폐기 이후 또 한 번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심종민 기자 [email protected]액션 한인 아시안 학생들 하버드대 아시안 홍은주 포트리한인회
2022.11.01. 21:11
소수계 대입 우대정책의 향방을 가를 연방대법원의 심리가 오늘(31일) 시작된다. 2023년 6월까지 펼쳐질 법정 공방의 결과에 따라 '어퍼머티브 액션'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연방대법원은 하버드·노스캐롤라이나대 등 명문대학들이 학생 선발 때 적용해온 소수계 대입 우대정책이 아시안 학생들을 차별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원고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 연합’(SFFA)과 피고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 양측의 입장을 들어볼 예정이다. 원고 측은 2014년 각 대학이 어퍼미티브 액션을 통해 입시 과정에서 객관화된 시험 점수만 아니라 인종·가정환경·소득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성적이 우수한 아시안 학생들이 차별받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하급심에서 모두 기각됐다. "각 대학이 캠퍼스 다양성 증진을 위해 제한적으로 인종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는 2003년 대법원 판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게 하급 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바키 대 UC데이비스 ▶그루터 대 볼린저 ▶피셔 대 텍사스대학교 등 현재까지 3번의 판례를 통해 성적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소수 인종 지원자들에게 다른 입학 전형 요소들과 함께 인종을 하나의 요소로 고려해서 우대하는 입학 정책이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이후 대법관 구성이 6대 3 보수 우위로 재편된 현 대법원이 원고 측의 상고 요청을 받아들이고 심리가 열리게 되면서, 내년 6월 대법원이 최종 판결에서 어떤 판결을 내릴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심종민 기자 [email protected]액션 심리 액션 심리 이날 연방대법원 대법원 판례
2022.10.30. 17:32
배우 장혁이 LA에 왔다. 지난달 20일 한인타운 라인호텔 루프탑에서 만난 장혁은 13일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개봉하는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의 주인공의 강이처럼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20대에는 인기 드라마 ‘학교’로 스타가 되고 30대에는 ‘추노’로 배우가 되고 40대에는 ‘더 킬러’로 액션 디자이너·영화 기획자로 발전한 영화인 장혁을 만났다. -주연뿐 아니라 액션 디자인을 직접 담당했다. “액션 디자인에 참여는 많이 했지만, 크레딧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영화 ‘짱’ 촬영 때 스턴트맨이 액션 장면 촬영 중 다쳐서 기절했는데, 30분 정도 있다가 깨어나더니 촬영을 바로 마쳤다. 그 직업 정신에 감동해 액션 연기에 대한 로망이 생겼다. 그때부터 연기의 합과 블로킹(Blocking)이 중요한 액션 연기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이번에 액션 디자인을 담당했다.” -블로킹에 대해 설명해 달라. “연극에서 흔히 무대 위 ‘동선’을 의미하는 말이다. 블로킹을 잘 사용하면 몸의 움직임만으로도 상황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대사 호흡이나 배우의 눈빛만큼 중요하다. 액션 장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릴 때 배운 기계체조나 무용을 전공한 아내와 같이 봤던 현대무용 관람 등이 블로킹을 잘하는 배우가 되는 데 도움이 됐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브루스 칸과 1대 1 액션 장면은 마치 왈츠를 보는 듯했다. “의도가 전달돼서 기쁘다. 블로킹을 잘 구성한 액션 장면은 무대에서 댄스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 CG(컴퓨터 그래픽)를 쓰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촬영한 것도 그런 이유다. 그 이전에 나오는 액션 장면은 모두 이 장면으로 가기 위한 전주곡이다.” -차태현 배우가 카메오로 등장한다. “용띠 클럽 멤버로서 태현이가 요청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는 편이다. 내 부탁도 흔쾌히 들어줬다.” -기획에도 참여했다. “영화 ‘검객’ 촬영 때부터 영화 기획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시나리오 선정부터 색감, 캐릭터 디벨롭먼트 모두 참여했다. 평소에 라테를 즐겨 마시는데, 청부살인업자 의강이 범죄자들을 응징할 때 라테를 가지고 다니는 캐릭터로 만든 것은 내 아이디어다. 궁합이 잘 맞는 형이 영화 제작을 해 앞으로도 같이 작품 기획을 할 예정이다.” -스크린 쿼터제 등을 겪어온 세대로서 현재 한국 영화의 인기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10년 후 한국 영화의 위상을 어떻게 내다보나. “2000년대 초반 스크린 쿼터제 영화배우 사수 농성에 선배들과 함께 참여했던 때를 떠올리면 지금 한국 영화 시장이 풍요로워진 것이 사실이다.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으로 전 세계 관객을 만날 기회가 많아진 덕도 있다. 다른 선진국 시장과 비교하면 투자 비용 대비 작품의 퀄리티가 좋은 것이 한국 영화의 장점이다. 기획 단계부터 미국에서 제작비 투자를 받는 기회를 넓히면 한국 영화 산업은 다양한 관객들에게 더 큰 인기를 얻을 것이다.” -10년 후 영화인 장혁의 미래와 할리우드 진출 여부가 궁금하다. “좋은 제안을 거절하지는 않겠지만,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 미국 시장에서 스타가 되려고 노력하고 싶지는 않다. 영화인으로서 미국 시장에서 제작비를 투자받도록 네트워크를 쌓고 싶다. 또 다른 계획은 감독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미 기획하고 있는 작품도 있다.” 김수연 기자액션 디자인 액션 디자인 액션 장면 액션 연기
2022.06.30. 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