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디저트를 통해 한국의 미감을 전하는 전시회가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렸다. 한미문화예술재단(KACAF, 이사장 이태미)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 아카데미(KCCA)가 주관한 제19회 ‘찾아가는 한국문화교실’의 일환으로, ‘박송희 셰프의 한식 세계화 디저트 전시회’가 지난 20일 KCCA 본원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한식 도시락 전시’로 현지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박송희 셰프(KACAF 이사, 한국21세기자연음식연구원)의 두 번째 개인 기획이다. 올해는 약과, 유과, 다식, 경단, 과편, 정과 등 전통 한식 디저트를 중심으로 구성돼, 한국 고유의 간식문화를 그대로 재현했다. 박 셰프는 “한식은 보는 순간 감탄을 자아내는 미적 감각과 건강한 재료 본연의 맛이 강점”이라며, “현지인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전통 간식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한식 세계화 의 보편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디저트는 별도의 현지화 없이 한국의 전통 방식 그대로 조리됐다. 천연 재료의 색감과 질감을 살려 낸 유밀과, 정갈한 모양의 다식, 고운 색의 과편 등이 정성스럽게 준비됐고, 연꽃차를 비롯한 전통 차도 함께 제공돼 미각과 시각을 모두 만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통 간식 중 대표적인 약과는 ‘약이 되는 과자’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명절이나 제례, 경사스러운 자리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박 셰프는 “매년 한국 전통 음식의 아름다움과 철학을 담는 한식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시간들이 결실을 맺어 가고 있다”며, “이제는 미국 현지인들도 한식을 ‘익숙한 맛’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이태미 KACAF 이사장은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사로잡는 한식 디저트는 한국 문화의 품격을 보여준다”며 “내년에도 더욱 알찬 컨텐츠로 한국문화교실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박송희 셰프의 한식 세계화 디저트 전시회’는 오는 30일(수)까지 KCCA 메릴랜드 본원에서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된다. 문의: 703-200-9390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디저트 약과 한식 디저트 이사 한국21세기자연음식연구원 한국문화예술 아카데미
2025.07.22. 12:07
요즈음 뉴욕 날씨가 불볕더위의 연속이다. 삼복 더위 속에 화씨 94도까지 올라간다. 그런데 사실 이쯤 더위야 약과다. 며칠 전 캘리포니아 동부 Death Valley는 화씨 134도, 섭씨 54도까지 올라가 멀쩡한 타이어가 터지고 더위에 사람이 죽었다고 한다. 심지어 선인장까지 말라 죽었다고 하니 더위가 짐작이 간다. 그러니 94도야 약과 아니겠나. 그럼 약과 약과 하는데 약과가 무엇인가. 약과는 조선 시대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 먹던 과자이다. 영어로는 Cookie. 지금은 약과를 만들거나 팔지 않아 좀처럼 볼 수 없다. 나는 초등학교 때 동네 노친네들이 약과 만드는 것을 보기도 했고 먹어 보기도 했다. 약과 반죽을 약과 틀에 넣고 건조해 만든다. 그럼 왜 하찮은 일, 기대에 못 미치는 일, 큰일에 비해서 훨씬 적은 일들을 말할 때 “그건 약과다”라는 말이 생겼을까. 이 말은 구한말 영의정 이최응의 뇌물 탐닉에서부터 비롯된 말이다. 이최응은 뇌물을 어찌나 좋아했는지 대소 간에 뇌물을 받지 않고는 일을 처리하지 않았으며 받은 뇌물을 쌓아 놓을 창고를 지었다고 한다. 영의정이 이러하니 뇌물 바치러 온 사람이 줄을 섰고 영의정은 하인을 시켜 뇌물을 받게 하고 뇌물을 비싼 것과 하찮은 것으로 분류하게 하였는데 뇌물 중 제일 하품이 약과였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돈 있는 사람이야 금이나 비단을 준비했겠지만 돈 없는 사람은 고작 집에서 약과를 만들어 바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인이 뇌물 보따리를 받으면 즉시 열어 보고 약과가 나오면 크게 실망하여 “겨우 약과 따위를 갖고 와서 무슨 벼슬을 구하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뇌물 운반하는 하인에게 이르기를 “이보게, 이거 약과일세. 저 멀리 갖다 놓게” 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유래되어 그까짓 것, 아무것도 아닌 것 또는 감당하기 어렵지 않은 일 등을 말할 때 “그건 약과다”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런 웃지 못할 일이 속어가 되어 속담 아닌 속담으로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그 의미도 모른 채 그냥 쓰고 있으니 좀 씁쓸하다. 이최응은 대원군 이하응의 형이었는데 대원군은 이런 형의 비리를 알기에 상종을 하지 않았다고 하며 결국에는 임오군란 때 성난 군중들에게 매 맞아 죽었는데 그의 손자 이지용은 이완용과 함께 을사오적의 한 사람이다. 할아버지는 영의정으로 벼슬을 팔아 치부하고 손자는 역적으로 나라를 팔아먹은 것이다. 그 할아버지에 그 손자가 아닐 수 없다. 지금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더위가 심하기는 하다. 특히 나와 같이 세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더 힘들다. 그러지 않아도 더운데 기계에서 나오는 열기가 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쯤 더위야 아무것도 아니다. 약과다’라고 생각하고 이겨내기를 바란다. 8월 8일은 입추, 10일은 말복이다. 입추는 가을이 시작되는 날이고 말복은 삼복더위의 끝이 시작하는 날이다. 그 날을 생각하며 더위를 이겨내자. 영어에도 약과라는 표현이 있다. 한번 외쳐보고 힘을 내자. It’s a piece of cake. Fighting ! 이강민 / 뉴저지삶의 뜨락에서 약과 더위 약과 반죽 약과 따위 삼복 더위
2023.08.07. 20:54
맑은 봄날은 풍경을 바라만 봐도 좋다. 하지만 약을 사용 중이라면 조심해야 한다. 햇볕에 예민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먹는 약이든 바르는 약이든 광과민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항생제를 먹었는데 입에서 쓴맛이 느껴질 때가 있듯이 삼켜서 흡수된 약은 몸 전체에 퍼지므로 피부에도 일부 전달된다. 이렇게 피부로 간 약성분이 햇빛에 노출되면 광과민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약을 사용 중인 사람은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 지나친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특히 항생제, 이뇨제, 콜레스테롤 저하약, 소염진통제, 피부과약을 사용 중에는 가급적 햇빛 노출을 피해야 한다. 햇빛이 강렬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가급적 직사광선 노출을 피하고, 야외 활동 중에는 될 수 있는 대로 그늘에서 중간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 양산, 긴 팔과 긴 바지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옷이 젖으면 자외선이 거의 차단되지 않는다. 위의 방법으로도 모든 자외선이 차단되지는 않는다. 평소에도 바깥에 나갈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어야 하지만 약 사용 중에는 더 주의해서 꼼꼼히 바르는 게 좋다. 어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게 좋을까. 자외선에는 UVA·UVB 두 종류가 있는데,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것은 주로 UVA, 햇빛 화상을 일으키는 것이 UVB이다. 약으로 인한 광과민성 반응은 이 둘에 의해 모두 나타날 수 있다. UVA는 약으로 인한 광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한다. 약 사용 중에는 UVB로 인한 햇빛 화상 위험도 커진다. 그러니 둘 모두를 막아줄 수 있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는 충분한 양을 자주 발라주는 게 중요하다. 조금 지나치다 싶게 바르는 게 아껴 바르는 것보다 낫다. 물리적으로 빛을 반사하는 방식의 자외선 차단제는 바르면 바로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자외선을 흡수하여 열에너지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에 보호층을 형성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외출 15~30분 전에 미리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게 효과적이다. 2시간 간격으로 다시 발라주는 게 원칙이지만 땀을 많이 흘려서 지워졌을 때는 그보다 더 자주 발라야 한다. 모든 약이 광과민성을 유발하진 않는다. 하지만 광과민성과 관련되는 약이 수백 가지가 넘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 유통되는 자외선 차단제는 안전성이 검증된 것이지만 드물게 자외선 차단제 자체로 인해 광과민성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사용 중인 약이 자외선 차단제가 필요하진 않는지 약사와 확인해보는 게 안전하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자외선 약과 자외선 차단제 약과 자외선 화학적 자외선
2023.04.19. 21:36
맑은 봄날은 풍경을 바라만 봐도 좋다. 하지만 약을 사용 중이라면 조심해야 한다. 햇볕에 예민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먹는 약이든 바르는 약이든 광과민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항생제를 먹었는데 입에서 쓴맛이 느껴질 때가 있듯이 삼켜서 흡수된 약은 몸 전체에 퍼지므로 피부에도 일부 전달된다. 이렇게 피부로 간 약성분이 햇빛에 노출되면 광과민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약을 사용 중인 사람은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 지나친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포털 사이트에 오늘 자외선 지수를 검색하면 그날그날 자외선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항생제, 이뇨제, 콜레스테롤 저하약, 소염진통제, 피부과약을 사용 중에는 가급적 햇빛 노출을 피해야 한다. 햇빛이 강렬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가급적 직사광선 노출을 피하고, 야외 활동 중에는 될 수 있는 대로 그늘에서 중간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 양산, 긴 팔과 긴 바지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옷이 젖으면 자외선이 거의 차단되지 않는다. 위의 방법으로도 모든 자외선이 차단되지는 않는다. 평소에도 바깥에 나갈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어야 하지만 약 사용 중에는 더 주의해서 꼼꼼히 바르는 게 좋다. 어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게 좋을까. 자외선에는 UVA·UVB 두 종류가 있는데,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것은 주로 UVA, 햇빛 화상을 일으키는 것이 UVB이다. 약으로 인한 광과민성 반응은 이 둘에 의해 모두 나타날 수 있다. UVA는 약으로 인한 광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한다. 약 사용 중에는 UVB로 인한 햇빛 화상 위험도 커진다. 그러니 둘 모두를 막아줄 수 있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는 충분한 양을 자주 발라주는 게 중요하다. 조금 지나치다 싶게 바르는 게 아껴 바르는 것보다 낫다. 물리적으로 빛을 반사하는 방식의 자외선 차단제는 바르면 바로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자외선을 흡수하여 열에너지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에 보호층을 형성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외출 15~30분 전에 미리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게 효과적이다. 2시간 간격으로 다시 발라주는 게 원칙이지만 땀을 많이 흘려서 지워졌을 때는 그보다 더 자주 발라야 한다. 모든 약이 광과민성을 유발하진 않는다. 하지만 광과민성과 관련되는 약이 수백 가지가 넘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 유통되는 자외선 차단제는 안전성이 검증된 것이지만 드물게 자외선 차단제 자체로 인해 광과민성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사용 중인 약이 자외선 차단제가 필요하진 않는지 약사와 확인해보는 게 안전하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자외선 약과 자외선 차단제 약과 자외선 자외선 지수
2023.04.13. 18:51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 영양제에 대한 기사를 자주 본다. 모든 상호작용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진통제 복용 중에 항생제를 처방받아도 대개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펜타닐이라는 강력한 진통제를 투여 중인 사람이 클라리스로마이신이라는 항생제를 복용하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항생제 성분이 진통제 성분의 대사를 막아 혈중 농도를 높이고 이로 인해 독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약과 약의 상호작용은 복잡하다. 약 이름이 어렵고 약물 대사, 혈중 농도와 같은 전문용어도 만만치 않다. 약사도 약물 상호작용을 전부 외우기 힘들다.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라는 시스템을 통해 한 번 거르고 약사가 처방전을 검수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거른다. 캐나다 같은 나라에서는 약사가 약을 정기적으로 리뷰해주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약을 제대로 복용 중인지 모르고 지나간 상호작용은 없는지 약국으로 자신이 복용 중인 약을 가져가서 점검받는 것이다. 동일성분의 약을 모르고 과잉 복용하면 약물 중독으로 응급실에 실려 갈 위험이 크다. 의사의 권고대로 약을 복용하지 않고 건너뛰거나 적게 쓰면 증상 악화로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커진다. 만성질환이 집에서 잘 관리되는 경우와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는 환자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차이가 크다. 방송에서 약의 상호작용에 대해 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문제는 화제성을 좇는 대중매체의 속성이다. 뭔가 새로운 위험을 알리는 내용이어야 주의를 끈다. 너무 어려워도 안 된다. 이런 기준에 맞추다 보니 틱톡· 유튜브부터 라디오·TV까지 가짜 건강뉴스가 판을 친다. 친숙한 성분에 그럴듯한 상호작용이 결합한다. 아연과 철분, 칼슘과 철분을 함께 먹으면 흡수가 저해된다는 식이다. 맞는 말인데 아무 의미가 없다. 이들 미네랄은 장에서 비슷한 경로를 통해 체내로 흡수된다. 고용량으로 함께 복용하면 서로 경쟁하여 흡수가 줄어든다. 하지만 평소에 영양제로 복용하는 정도의 양에서 그런 상호작용은 무시해도 될 정도이다. 종합비타민제에 다양한 미네랄이 함께 들어있지만 흡수율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칼슘·마그네슘도 함께 섭취하면 각각을 따로 먹을 때보다 흡수가 줄어든다. 그렇지만 보충제에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칼슘은 변비·마그네슘은 설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둘을 함께 복용하면 그런 부작용이 덜하기 때문이다. 상호작용이 없는 약도 있고, 상호작용이 있긴 하지만 별 의미 없는 경우도 있으며, 정말 주의해야 할 약과 약의 상호작용도 있다. 인생은 짧다. 유용한 지식과 불필요한 지식을 구분하며 살자.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상호작용 약과 진통제 복용 항생제 성분 진통제 성분
2022.09.21. 20:53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 영양제에 대한 기사를 자주 본다. 모든 상호작용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진통제 복용 중에 항생제를 처방받아도 대개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펜타닐이라는 강력한 진통제를 투여 중인 사람이 클라리스로마이신이라는 항생제를 복용하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항생제 성분이 진통제 성분의 대사를 막아 혈중 농도를 높이고 이로 인해 독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약과 약의 상호작용은 복잡하다. 약 이름이 어렵고 약물 대사, 혈중 농도와 같은 전문용어도 만만치 않다. 약사도 약물 상호작용을 전부 외우기 힘들다.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라는 시스템을 통해 한 번 거르고 약사가 처방전을 검수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거른다. 캐나다 같은 나라에서는 약사가 약을 정기적으로 리뷰해주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약을 제대로 복용 중인지 모르고 지나간 상호작용은 없는지 약국으로 자신이 복용 중인 약을 가져가서 점검받는 것이다. 동일성분의 약을 모르고 과잉 복용하면 약물 중독으로 응급실에 실려 갈 위험이 크다. 의사의 권고대로 약을 복용하지 않고 건너뛰거나 적게 쓰면 증상 악화로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커진다. 만성질환이 집에서 잘 관리되는 경우와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는 환자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차이가 크다. 약사와 환자가 함께 약을 리뷰하면 불필요한 입원을 줄일 수 있다. 방송에서 약의 상호작용에 대해 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문제는 화제성을 좇는 대중매체의 속성이다. 뭔가 새로운 위험을 알리는 내용이어야 주의를 끈다. 너무 어려워도 안 된다. 이런 기준에 맞추다 보니 틱톡· 유튜브부터 라디오·TV까지 가짜 건강뉴스가 판을 친다. 친숙한 성분에 그럴듯한 상호작용이 결합한다. 아연과 철분, 칼슘과 철분을 함께 먹으면 흡수가 저해된다는 식이다. 맞는 말인데 아무 의미가 없다. 이들 미네랄은 장에서 비슷한 경로를 통해 체내로 흡수된다. 고용량으로 함께 복용하면 서로 경쟁하여 흡수가 줄어든다. 하지만 평소에 영양제로 복용하는 정도의 양에서 그런 상호작용은 무시해도 될 정도이다. 종합비타민제에 다양한 미네랄이 함께 들어있지만 흡수율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칼슘· 마그네슘도 함께 섭취하면 각각을 따로 먹을 때보다 흡수가 줄어든다. 그렇지만 보충제에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칼슘은 변비·마그네슘은 설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둘을 함께 복용하면 그런 부작용이 덜하기 때문이다. 상호작용이 없는 약도 있고, 상호작용이 있긴 하지만 별 의미 없는 경우도 있으며, 정말 주의해야 할 약과 약의 상호작용도 있다. 인생은 짧다. 유용한 지식과 불필요한 지식을 구분하며 살자.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J네트워크 상호작용 약과 진통제 복용 항생제 성분 진통제 성분
2022.09.14. 18:22
약은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약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우유와 약을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그렇다. 모든 약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부 약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를테면 변비약 장용정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 장용정은 위가 아니라 장에 가서 녹도록 코팅이 되어 있는 약이다. 이걸 우유와 함께 먹으면 위에서 코팅이 녹아버린다. 대장 운동을 촉진해야 할 약이 위장 운동을 촉진하게 되면 위에 경련이나 통증이 올 수 있다. 불필요한 부작용을 피하려면 장용정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듣고 모든 약을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우유와 함께 먹는 게 나은 약도 있다. 소염진통제가 대표적이다. 통증 완화를 위해 약을 얼른 먹어야겠는데 빈속일 때가 있다. 이때 공복임을 무시하고 맹물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위장장애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우유와 함께 먹으면 그나마 속이 덜 불편하다. 우유 속 젖당 때문에 복통이나 설사가 생기는 사람이라면 우유 대신 가벼운 간식이라도 먹고 나서 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하지만 소염진통제라도 예외는 있다. 장용코팅이 된 소염진통제 알약은 식전 30분에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우유 때문에 흡수가 덜 되므로 조심해야 하는 약도 있다. 일부 항생제는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우유 속 칼슘과 같은 미네랄과 결합하여 흡수가 저해된다. 하지만 이 또한 일부 예외에 한정된다. 대부분의 약은 우유와 함께 먹든 물과 함께 먹든 무방하다. 식사와 약 복용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식전에 복용하라는 약은 식전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된다. 식후에 복용하라는 약은 식후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되거나 위장 관련 부작용이 줄어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약은 식전, 식후에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다. 커피도 약 복용 중에 절대 금기는 아니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 속에 카페인이 들어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세심한 사람이라면 대개 큰 문제 없이 커피를 마셔도 된다. 두통약이나 감기약에도 카페인이 들어있고 커피에도 카페인이 들어있으니 카페인 과잉 섭취가 되지 않게 주의하면 된다. 카페인 음료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약효가 줄어드는 리튬 같은 약도 있다. “약 복용 중에 커피를 마시면 안 되나요?”는 좋은 질문이 아니다. “이 약” 복용 중에 커피를 마시면 안 되는가를 물어봐야 한다. 약에 관한 한 일반적 주의사항보다 내가 복용 중인 약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아두는 게 요긴할 때가 많다. 건강을 지키는 지식의 힘은 그런 디테일까지 아는 데 있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약과 우유 약과 우유 장용정은 우유 우유 때문
2022.03.21. 20:15
약은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약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우유와 약을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그렇다. 모든 약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부 약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를테면 변비약 장용정(위에서 녹지 않고 장에서 녹도록 만든 알약)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 장용정은 위가 아니라 장에 가서 녹도록 코팅이 되어 있는 약이다. 이걸 우유와 함께 먹으면 위에서 코팅이 녹아버린다. 대장 운동을 촉진해야 할 약이 위장 운동을 촉진하게 되면 위에 경련이나 통증이 올 수 있다. 불필요한 부작용을 피하려면 장용정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듣고 모든 약을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우유와 함께 먹는 게 나은 약도 있다. 소염진통제가 대표적이다. 요즘 오미크론 유행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어 목이 아프다는 사람이 많다. 통증 완화를 위해 약을 얼른 먹어야겠는데 빈속일 때가 있다. 이때 공복임을 무시하고 맹물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위장장애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우유와 함께 먹으면 그나마 속이 덜 불편하다. 우유 속 젖당 때문에 복통이나 설사가 생기는 사람이라면 우유 대신 가벼운 간식이라도 먹고 나서 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하지만 소염진통제라도 예외는 있다. 장용코팅이 된 소염진통제 알약은 식전 30분에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우유 때문에 흡수가 덜 되므로 조심해야 하는 약도 있다. 일부 항생제는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우유 속 칼슘과 같은 미네랄과 결합하여 흡수가 저해된다. 하지만 이 또한 일부 예외에 한정된다. 대부분의 약은 우유와 함께 먹든 물과 함께 먹든 무방하다. 식사와 약 복용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식전에 복용하라는 약은 식전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된다. 식후에 복용하라는 약은 식후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되거나 위장 관련 부작용이 줄어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약은 식전, 식후에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다. 커피도 약 복용 중에 절대 금기는 아니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 속에 카페인이 들어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세심한 사람이라면 대개 큰 문제 없이 커피를 마셔도 된다. 두통약이나 감기약에도 카페인이 들어있고 커피에도 카페인이 들어있으니 카페인 과잉 섭취가 되지 않게 주의하면 된다. 카페인 음료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약효가 줄어드는 리튬 같은 약도 있다. “약 복용 중에 커피를 마시면 안 되나요?”는 좋은 질문이 아니다. “이 약” 복용 중에 커피를 마시면 안 되는가를 물어봐야 한다. 약에 관한 한 일반적 주의사항보다 내가 복용 중인 약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아두는 게 요긴할 때가 많다. 건강을 지키는 지식의 힘은 그런 디테일까지 아는 데 있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전문가 기고 약과 우유 장용정은 우유 약과 우유 우유 때문
2022.03.17.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