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 후안 카피스트라노 수도원’ 에서
땅이 흔들리고 치까불어 무너진 하늘 벽 벽 속의 굵은 돌들은 햇볕에 나와 절단난 허리를 설명하고 파랗게 뚫린 네 개의 담장 안에 걸린 종들 이 백 년 전 종소리 소리없이 날린다 돌무더기 밑의 비명들이 빨강 파랑 보라 주황색 꽃잎들로 환생한 뜰 안 양귀비 비비추 트럼펫꽃 공작선인장의 숨결 사이 젊은 수도사들의 마귀같은 한 때의 사랑도 증발하고 바로셀로나 소년시절 눈빛으로 선연하다 몇 십년 나를 길러온 성전의 헐린 담을 넘어 외벽이 벗겨진 아치 기둥 낡은 벤치에 앉으면 흐린 마음 갈피에서 빠져나가는 부유물들. 투명한 나무 바퀴 수레가 지나가고 난 뒤 미사를 올린 나무들과 세상 바깥 이야기를 나눈다 *산 후안카피스트라노수도원 (San Juan Capistrano mission): 스페인에서 온 선교구가 켈리포니아에 세운수도원. Great stone church 는 1797년부터 9년에 걸쳐 완공했으나1812년에 지진으로 42명이 사망함. 가장 오래된 ‘세라 성당’이 있음 권정순 / 시인시 카피스트 수도원 바로셀로나 소년시절 양귀비 비비추 나무 바퀴
2023.02.09. 2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