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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9. 20:00
최근 양자역학의 대가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읽었다. 대학때 전공이 화학공학이라 물리와 열역학 등의 기본과학을 공부했지만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책이다. 우연히 요즘 여러 양자역학 책을 접하면서 기독교와 불교에서 얘기하는 교리들과 비슷한 공통점을 발견하고 있다. 로벨리는 인간이 인지하는 시간은 과거-현재-미래이지만 물리학에서는 시간이 일관되게 흐르지 않으며 특히 상대성 이론과 양자 중력 이론에서는 시간의 성질이 훨씬 복잡해 진다고 한다. 인터스텔라 영화에서처럼 중력의 영향으로 시간은 다르게 흐르고 강한 중력장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며 이는 블랙홀 근처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과거와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영원한 현재만 존재하며 사물들은 존재했다가 없어진다. 결국 '사건'만이 남아있게 된다. 그나마 그 사건들도 사람의 인지하는 기억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요즘 나이가 들면서 필자의 기억력이 예전같지 않다. 그나마 기억도 없어진다면 그나마 그 사건도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불교에서의 색즉시공 공즉시색 처럼 있으면서 없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뇌에 마이크로 칩을 심어 컴퓨터에 연결해서 우리의 기억력을 올려놓으면 인간이 영생을 얻을까 생각하니 무섭다. 시간은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로 이루어지는데 크로노스의 시간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물리적 시간으로 객관적 정량적 시간이다. 반면 카이로스의 시간은 질적인 시간으로 주관적 정성적 시간이다. 성경에는 여호수아가 전쟁 중에 해가 지지 않도록 기도해서 해가 멈추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마 카이로스처럼 일초일초가 아까웠을 것이다. 바쁜 현대인의 삶도 정신없이 시간의 노예로 쫓기듯 크로노스의 시간을 사는 사람들도 있고 주체적으로 시간관리와 우선 순위를 세우며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시간의 주인으로 카이로스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양자역학에서 빛의 파동설과 진동설은 아주 중요한 이슈이다. 빛은 두 개의 속성을 가졌으나 우리가 관찰할 동안에는 하나의 속성을 보여준다. 둘 다의 속성을 가졌으나 관찰자의 시점에만 보이는 것은 하나의 속성이다. 기독교 삼위일체도 연상된다. 기독교에서 구원을 두고 예정론 자유의지 등의 논쟁에서 딱 하나를 정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우연과 필연 사이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두 개의 속성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불교에서 중요한 '연기' 개념은 양자역학에서 '얽힘'과 유사하다. 멀리 떨어진 장소 시간에서도 사건과 사물은 연결되어 있다. 심리학자 칼 융의 '동시성'의 이론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런 머리아픈 양자역학을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결국 내일 죽을 것 같이 해야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을 지금 하는 것이다. 오늘에 충실하라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메멘토 모리! [email protected] 이종찬 / J&B 푸드 컨설팅 대표종교와 트렌드 양자역학 신앙 카이로스 시간 물리적 시간 최근 양자역학
2024.06.24. 22:10
허공에 돌을 던져 보자. 돌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알갱이다. 다음에는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진다. 수면 위에 돌이 떨어진 곳에서 생긴 원이 점점 커지며 호수 가장자리로 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때 생기는 동그라미는 흐름이다. 신기하게도 빛은 알갱이(입자)의 성질도 갖고, 흐름(파동)의 성질도 갖는다. 그런데 우리가 관찰하는 순간 그 정체가 변한다. 쉬운 예를 들어 본다. 잠복근무하는 형사들 앞에 용의자가 나타났다. 철제 대문을 부수고 침입한 것으로 미루어 기운 센 근육질 남자라고 추측했는데 범인을 잡아서 쇠고랑을 채우려다 보니 웬걸,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였다. 양자도 관찰 당하는 순간, 마치 그 사실을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성질이 바뀐다. 말도 안 되는 이 이론(불확정성의 원리)을 발표한 사람은 그 업적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또 세 가지 각기 다른 값을 가진 입자들이 합쳐지면 투명해져서 보이지 않게 된다는 이론(양자색역학)으로 노벨상을 받은 사람도 있다. 원자핵 주위를 공전하는 전자는 그 속력을 알면 위치가 불분명해지고, 반대로 전자의 위치가 파악되면 그 속력을 알 수 없게 된다. 양자역학은 그런 전자를 기존 방식대로 다루지 않고 확률로 계산했다. 그러자 아인슈타인이 화를 내며 말했다. "하나님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으신다!" 과학은 100% 있거나 아예 없는 것이지, 확률로 결정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투덜거렸다. 그 무렵 '딩거'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있었다. 딩거는 독성 물질과 함께 상자 속에 갇혀 있었는데, 상자의 뚜껑을 열었을 때 딩거가 살아 있을 확률과 이미 죽었을 확률은 딱 반반씩이라고 한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고양이의 생사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오늘 밤에 뜰 달이 보름달인지 반달인지는 해가 진 후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을 때 비로소 정해진다는 말을 들은 아인슈타인이 또 화를 냈다고 한다. "그렇다면 달을 보지 않으면 달이 없다는 말인가?" 관측하지 않아서 알 수 없다는 것이 양자역학적 해석이다. 전자의 위치도 관찰하는 순간의 확률이고, 백두산이 항상 그곳에 있다는 사실은 절대적이 아니라 99.99999%의 확률로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이 우주는 어쩌면 허상인지도 모른다는 것이 양자역학적 입장이다. 위치를 바꾸려면 당연히 힘이 필요한데 양자는 제멋대로 위치를 바꾼다. 도무지 과학적이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출신이 같은 양자끼리는 공간의 차이에도 상관없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예를 들어 형은 서울에, 동생은 부산에 사는 쌍둥이가 있다. 서울에 사는 형이 감기에 걸리자 부산에 사는 동생도 기침하고 열이 나며 아프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이르면 양자역학은 과학의 경계를 넘어, 철학을 지나쳐서, 마술인 것 같다. 그것은 우리의 과학 수준이 양자역학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서 그렇다. 여태껏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흠 없이 작용했던 기존 물리학 법칙이 원자의 세계에서는 들어맞지 않았고, 그것을 다루는 학문이 바로 양자역학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양자역학 양자도 관찰 과학 수준 호수 가장자리로
2022.05.27.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