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가 그토록 바라던 ‘원 빅 뷰티풀 법’이 지난 4일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법은 하나도 아름답지 않은 추악한 ‘원 빅 어글리 법’이다. 트럼프가 공약했던 팁과 시간외 수당에 대한 세금 면제는 이뤄졌다. 하지만 미국 역사상 최대 액수인 1조3000억 달러 복지혜택 예산 삭감으로 당장 1180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는다. 10년 뒤에는 4000만 명 이상이 무보험자가 된다. 오바마케어 메디케이드 확대 수혜자는 일을 해야 보험이 적용된다. 난민 등 일부 합법 이민자가 받는 메디케이드, 차일드헬스플러스 연방정부 지원도 끊어진다. 푸드스탬프에 대한 주 정부 부담이 생겼고, 수혜자의 근로 요건이 확대된다. 이 또한 이민자에 대한 제한 조항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수백만 명이 혜택을 못 받게 될 수 있다. 이렇게 복지혜택을 삭감하는 탓에 일부 주어진 면세 혜택은 서민들의 주머니에 들어가더라도 바로 털린다. 그리고 어차피 대다수 서민은 소득세 신고를 할 때 항목별 대신 기준(스탠다드) 공제를 택하기 때문에 팁과 시간외 수당 세금 면제가 소용이 없다. 빌 클린턴 대통령 때 노동부 장관이었던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지난 50년간 미국인 90%의 자산이 최고 부자 1%에게 무려 80조가 옮겨갔다고 밝혔다. 이른바 ‘낙수효과 이론’이라는 속임수의 결과다. 이번에도 감세 혜택의 70%는 상위 부자 20%에게 돌아간다. 1조3000억 달러를 복지혜택에서 깎아 부자들에게 바친다. 한편 이민자 단속 예산은 1700억 달러로 늘어난다. 옛 예산의 80배다.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는 잔인한 정책은 더 거세질 것이다. 이민단속국은 올해 1~6월 20만 명 이상을 추방했다. 범죄 이력이 없는 이민자 체포가 807% 늘었고 30%만 범죄에 연루돼 있다. 폭력 범죄자는 7% 남짓이다. 예산이 늘어나면 체포, 구금, 추방은 폭증할 전망이다. 다수의 국민들은 이 법에 반대했다. 여론조사 결과 반대 59%, 찬성 38%였다. 그래도 법은 제정됐다. 법 제정 전부터 현 정부의 예산 삭감은 한인사회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 제공 노인 취업 프로그램으로 한인 시니어 단체에서 일하던 어르신들의 임금 지급이 끊어졌다. 한인 장애인 단체의 취업 프로그램도 지원금이 모두 삭감됐다. 메디케어 규정이 바뀌어 어르신들의 약값이 수십 배 치솟았다. 트럼프를 지지한 많은 유권자들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한반도 평화에 힘써줄 것으로 믿은 한인들도 후회한다. 미국에서 인권과 평등, 평화를 파괴하는 대통령에게 어떻게 국제 평화를 기대할 수 있나? 곳곳에서 잔인한 폭력을 휘두르는 정권에게 우리만 선물을 받겠다고 고개를 조아리는 비겁한 마음은 버려야 한다. 차라리 한반도와 관련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바라며 하더라도 반대한다. 지금 정부는 평화를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 트럼프는 최근 악어가 사는 플로리다주 습지 안에 지어진 이민자 수용소 ‘앨리게이터 앨커트래즈’를 찾았다. 그리고 “이민자들에게 도망치는 법을 가르쳐야겠다”고 했다. 그는 “악어는 빠르다. 도망치려면 직선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달려야 한다. 그러면 살 확률이 1% 높아질 것”이라고 이곳에 갇힐 이민자들을 조롱했다. 이런 사람에게 이 세상 어느 곳의 평화도 기대해서는 안 된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어글리 복지혜택 예산 이민자 체포 이민자 단속
2025.07.10. 18:04
사실 ‘한인 망신’이다. 남가주 지역 골프장 티타임을 불법 선점해 이득을 챙기는 한인 브로커들로 인해 한인 골프 애호가 전체가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브로커들은 카카오톡에서 ‘골프 티타임 예약 대행’ ‘김 실장’ 등 익명의 아이디를 만들어 활동 중이다. 영업 방식은 간단하다. 한인들이 자주 찾는 골프장을 중심으로 티타임을 대거 확보한 뒤 문의가 오면 수수료를 받고 티타임을 준다. 이들의 티타임 확보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예약 우선권이 주어지는 시니어 회원권을 차용해 예약을 대거 선점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램 ‘봇(bot)’을 이용해 한꺼번에 티타임을 싹쓸이하는 방식이다. 일반인이 브로커를 당해낼 재간은 없다. 새벽부터 일어나 골프장 웹사이트에서 아무리 클릭을 해도 프라임 시간에 예약한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이런 구조가 자리 잡은 건 벌써 수년째다. 일반 골퍼들로서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프라임 시간 예약이 워낙 어렵다 보니 브로커에게 웃돈을 주고서라도 골프를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완전히 울며 겨자 먹기다. 한인 브로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건 LA지역 유명 골프 코치이자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인 데이브 핑크(채널명·Dave Fink Golfs) 때문이다. 그가 한인 불법 브로커의 활동 행태와 그들과의 통화 내용 등을 영상으로 공개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처음에는 이슈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뻔했다. 핑크가 브로커와 이를 애용하는 골퍼들을 모두 ‘한인’으로 특정하면서 자칫 인종 문제로 비화할 뻔했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 조차 한인 브로커들의 활동 및 티타임 예약과 관련해 한인을 성토하는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물론 활동 중인 브로커와 이를 이용하는 골퍼 대부분이 한인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슈가 불거지기 전부터 여러 한인 골프 애호가들이 골프장 측에 불법 브로커들의 존재를 알리며 문제를 제기했고 대응 방안도 촉구했었다. 불법 브로커와 그들의 배를 불리는 한인 골퍼들도 있지만, 문제를 바로 잡으려고 애쓴 한인들도 많았다는 얘기다. 영상이 공개되자 일부 한인 골프 동호회 회원들은 핑크에게 “한인을 모두 도매금으로 묶어 매도해서는 안 된다”며 SNS 등을 통해 우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핑크는 즉각 해당 영상 내용을 수정하고 한인들과 손잡고 브로커들의 불법 활동을 폭로해 나갔다. 이러한 과정에서 본지는 불법 브로커 논란을 한국어 뿐 아니라 영문으로도 기사화했고, LA시의 골프장 관리 담당 기관은 심각성을 인지한 뒤 조사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한인 브로커들은 카카오톡 아이디 등을 변경하는가 하면, 웃돈을 받아온 온라인 송금 애플리케이션의 거래 내용도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렇다고 해서 브로커들이 활동을 멈춘 건 아니다. 잠시 몸을 숨겼을 뿐 다른 아이디 등을 이용해 계속 활동 중이다. 골프장 관리 업체들은 “문제를 알고 있다”고 밝혔지만, 골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심지어 기사 보도 후 골프장의 일부 직원들이 브로커와 손잡고 눈을 감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독자도 있었다. 티타임 불법 거래는 골프 애호가들의 기회 균등 권리를 빼앗는 행위다. 이 문제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무엇보다 골퍼들의 결단이 중요하다. 지금부터라도 브로커를 통해 티타임을 예약해선 안 된다. 그들에게 웃돈을 줄 때마다 이 굴레에서 벗어나는 건 더욱 힘들어진다. 급기야 지난 14일에는 ABC7뉴스도 이 문제를 보도했다. 만약 이런 행태가 지속된다면 골퍼들 사이에서 ‘어글리 코리안(Ugly Korean)’이라는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장열 / 사회부 부장중앙칼럼 골프 어글리 한인 애호가들 한인 브로커들 불법 브로커들
2024.03.17.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