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친구들과 만남이 예정돼 있다.” 이런 식의 문장들이 은근히 있다. 읽을 때마다 걸린다. 글이 늘어지는 데다 괜한 격식까지 차렸다는 느낌도 준다. ‘만난다’고 하면 될 것을 ‘만남이 예정돼 있다’고 한다. 불필요한 ‘장식’이다. 거기다 ‘친구들과’는 연결되는 말까지 없다. ‘만남이’는 ‘친구들과’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관계가 있게 하려면 ‘친구들과의’가 돼야 한다. 친구들과의 만남, 이러면 ‘친구들과의’가 ‘만남이’를 수식하는 형태가 된다. “이번 주 친구들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어색함이 덜어진다. 다시 “이번 주 친구들과 만나기로 돼 있다”라고 하면 좀 더 편하게 읽힌다. ‘친구들과의’ 같은 표현은 피하려는 분위기가 있다. 이유는 ‘과(와)의’가 우리의 일상적인 말투가 아니고 일본어 번역투에서 비롯된 표현이라는 거다. 이런 지적이 잘못 전달돼 ‘친구들과 만남이 예정돼’ 같은 표현을 낳게 했을지도 모른다. ‘친구들과’와 연결되는 말이 보이지 않는 원인일 수 있다. ‘의’를 빼려면 ‘친구들과 만나는 일이’처럼 ‘친구들과’가 수식하는 서술어를 생각했어야 했다. 아니면 ‘의’를 빼지 말든가. ‘과의’는 간결함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치면 어색해지거나 오히려 늘어지게 할 때도 있다. 우리말 바루기 과의의 어색
2024.09.04. 19:41
우리말은 존댓말이 발달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상대에게 존대를 표현하는 방법이 다양하다. 그중에 하나가 ‘시’를 붙이는 것이다. ‘시’는 “사장님이 오셨다” “부장님은 키가 크시다” 등처럼 쓰인다. 그런데 요즘 이 ‘시’를 지나치게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유튜브 등 SNS상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전원을 켜시고 원하는 항목을 선택하신 다음 저장 버튼을 누르시면 편리하게 사용하실 수 있으십니다”와 같은 경우다. 동작 또는 상태를 나타내는 모든 낱말에 ‘시’를 붙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시’를 꼬박꼬박 붙이면 말하는 사람도 발음하기 몹시 힘들고 듣는 사람도 거북하게 느껴진다. 이는 언어의 경제성에도 위배된다. 이 문장에서는 ‘시’가 하나도 없어도 된다. “전원을 켜고 원하는 항목을 선택한 다음 저장 버튼을 누르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처럼 ‘있습니다’ 표현 하나로도 충분하다. 특히 불특정 다수에게 하는 말이기 때문에 존칭을 과하게 사용할 필요가 더욱 없다. ‘시’가 과하면 오히려 거부감을 줄 수 있다. 우리말 바루기 어색 존칭 불특정 다수 표현 하나 다음 저장
2022.02.24. 1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