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이야기] 과도기 장세
주식시장은 지난주를 11주 만에 가장 크게 폭등한 주로 마무리했다. S&P 500이 1.91% 상승했고 다우지수와 나스닥의 주간 상승 폭은 각각 2.2%, 2.31%에 달했다. 이달 초 초토화 수준의 폭락세는 한 주간의 반짝 숨 고르기로 끝났고 V자 모양의 회복세는 불과 2주 만에 완성됐다. 3대 지수는 28일까지 4주 만에 4일 연속 상승했다. 다음날인 29일에는 개장 초 4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초반 강세는 혼조세로 뒤집히며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 상호 관세를 발표한 ‘해방의 날 (Liberation Day)’ 폭락 이후 6개월째 이어진 고공행진은 멈출 기미가 없다. 이번 10월까지 다우지수와 S&P 500은 6개월, 나스닥은 7개월 연속 상승했다. 팬데믹 이후 5년 만의 기록이다. 매그니피선트 7의 상승 모멘텀은 여전히 돋보였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은 28일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개월 만에 최고치를 새로 쓴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과 나란히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했고 엔비디아는 29일까지 5일 연속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7월 4조 달러 돌파 후 불과 16주 만이다. 실로 경이로운 모습이다. AI 테마주의 중심에 선 이들 3종목의 폭등세는 전체 기술주 랠리를 견인하고 있다. 현재 매그니피선트7 전체 시가 총액의 60%를 차지한다. 역대 두 번째로 긴 셧다운이 30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심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간헐적 매도세에도 영향은 미미했다. 셧다운 우려는 현실화 후 점차 무뎌졌고 고용지표를 포함한 지연된 주요 경제지표 역시 큰 부담을 주지 않았다. 다만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예정보다 늦은 지난 24일 발표됐다. 사회보장연금 산정을 위해 노동통계국이 일부 인력을 복귀시킨 덕분이다.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는 헤드라인과 근원 모두 예상치를 밑돌며 전달 대비 둔화세를 보였다. 이 결과는 매수 심리에 불을 붙였고, 3대 지수는 3주 만에 같은 날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상승 모멘텀은 이번 주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장이 모멘텀을 유지하려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호재를 확대하여 해석하고 악재조차 호재로 둔갑시키며 매수 심리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모든 자산이 동반 상승했던 ‘everything rally’는 다소 진정됐다. 금값은 온스당 4000달러 밑으로,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치 대비 약 11% 하락한 상태다. AI 거품론은 여전히 논쟁거리다. 그러나 빅 테크 기업들은 AI 관련 파트너십을 활발히 체결하며 성장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8일 열린 기술 행사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AI 거품 속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이 전해질 때마다 관련주는 급등했고 패닉 바잉이 반복됐다. 결국 지금의 장은 거품 우려와 성장 기대가 공존하는 과도기적 국면이다. 하락이 두려워 투자를 미루는 것도 상승에 취해 무리하게 쫓아가는 것도 위험하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 아니라 리듬감 있는 대응이다. 기다림보다 균형 잡힌 행동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추가 매수나 추격 매수가 최선인지, 아니면 꾸준히 수익을 실현하는 신중한 접근이 현명한지는 투자자 각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 ▶문의: [email protected] 김재환 아티스 캐피탈 대표주식 이야기 과도기 장세 상승 모멘텀 사상 최고치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2025.10.29. 2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