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작은 교회에서 기도드리고 싶다
여행 중인이태리의 한 작은 중세 교회에서 기도드리고 싶다 성당의 종소리가 우렁차게 울리지 않아도 된다 멀리서 은은한 종소리가 울리고 예배당 안에서는 낡은 오르간 연주가 잔잔한 물결을 이루는 교회 작은 십자가가 하늘을 우러러보고 있으면 된다 나는 시골에서 태어난 작은 사람 평생 큰일을 해 본 적이 없다 큰 교회에서는 기도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아기를 안고 무릎 꿇고 기도하는 착하게 보이는 여인 허리 굽은 노인들과 함께 예배드리고 싶다 예수님은 초라한 교회의 주인도 되실 것이다 하나님을 섬기지 못하고 살아온 몸 주님은 늦게 올리는 기도도 받아 주실 것이다 부족한 이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해 주는 그 누군가와 함께 기도를 올리고 싶다 성전을 나오는데 Tuscany의 폭우가 쏟아져도 상관없다 어차피 비를 맞고 지내온 생이 아닌가 먹구름이 지나고 찬란한 해가 나오면 그 자리에 서서 젖은 몸을 말려야겠다 *Tuscany-이탈리아 중서부에 있는 지역. 인근에 몬테푸치아노, 시엔나 등 유적지가 있다. 2시간 반 거리에 플로렌스가 있다. 여름에는 거의 매일 한 낮에 소나기가 지나간다. 최복림 / 시인글마당 교회 기도 중세 교회 이탈리아 중서부 오르간 연주
2025.09.18.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