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온라인 학위 취득, 과연 바람직한가
나는 한국의 모교에서 객원교수로 강의를 했었고, 또 이곳 LA지역에 있는, 연관된 분야의 대학에서도 방문 교수로 강의를 했다. 물론 강의는 교실에서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하는 ‘대면’강의다. 그런데 현시대는 모든 분야가 급격히 변하는 시대이므로, 과거의 제도나 방법론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교육계 분야도 그런 추세를 따르고 있는 것 같다. 교육은 옛날부터 ‘학교’같은 특정한 장소에서, 지적으로, 인격적으로 수준이 있는 ‘선생님’이 학생들과 대면하여 가르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제도나 방법론에 변화가 오면서, 그중에 하나로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교육 방법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여러 대학교에서 온라인 강의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전통과 역사가 있는 대학교들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92년 역사를 자랑하는, ‘서던 뉴햄프셔 유니버시티(Southern New Hamphshire University)’는 100퍼센트 온라인교육으로 200여 종의 학사 및 석사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140년 역사의 애리조나 주립대학(Arizona State University)도 온라인교육으로 학위 및 증서(Certificate)를 주는데, 올해 가을학기 신입생 수는 무려 4만2900명이라고 한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컬럼비아 등 아이비리그 명문 대학들도 일부 과목에 대해 온라인 강의제를 시행하고 있다. 심지어 캠퍼스가 없고, 사무실 하나를 사용하면서 ‘대학’ 간판을 내걸고 온라인 강의방법으로 학위를 주는 부실 학교도 있다. 특정 신분의 ‘직책’ 양성을 위한 대학교들도 온라인 강의제를 채택하고 있다. 내가 방문교수로 강의를 했던 LA 지역의 한 신학대학교는 현재 강의실 대면 교육을 폐지하고, 전면 온라인 강의제를 시행하고 있다. 학생 수 감소 및 예산 절감 등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런 현상들이 바람직한 것일까. 교육기관으로서의 목적이 온라인 교육으로 달성될 수 있을까. 군과 국가의 지도층을 양성하는 사관학교를 생각해 보자. 교육 환경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사관학교가 온라인 강의를 채택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대학이 단순한 지식의 주입을 넘어, 그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리더를 양성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대학 캠퍼스에서의 대면 교육은 단순히 학문과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교수와 학생 간의 인격적 교류와 영향력, 그리고 학생들 상호 간의 소통을 통해 사회적, 인격적 ‘성장’을 이루게 했다. 오프라인 교육이 가진 이러한 중요한 가치들은 온라인 교육만으로는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 물론 온라인 교육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없애는 장점도 있지만, 대학 교육의 본질인 ‘인간적 교류’와 ‘사회적 성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는 대학 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해 다시 한번 성찰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김택규 / 전 서울감신대 객원교수·드루대학교,D.Min.열린광장 온라인 학위 온라인 강의방법 온라인 강의제 온라인 교육
2025.09.16.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