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온라인 플랫폼, 백인 우월주의자 자금줄 전락
캐나다에서 시작된 한 온라인 플랫폼이 백인우월주의 단체와 극단주의자들의 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혐오 발언과 폭력적 행동을 온라인 생중계로 내보내며 후원을 받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캘거리에서 출범한 스트리밍 사이트 엔트로피는 이용자들에게 수익화 안전지대를 표방해 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백인 우월주의자와 신나치 단체들이 혐오 콘텐츠를 방송하며 돈을 모으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엔트로피는 2019년 출시 이후 2년 만에 300만 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했다. 수십 개 극단주의 단체가 이 플랫폼을 주요 수입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남부빈곤법센터는 추적 중인 수백 개 혐오 단체 중 약 절반이 엔트로피를 통해 후원금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온라인 방송에서 사람들을 위협하거나 자극하는 내용을 내보내며 수익을 얻고 그 자금으로 활동을 이어간다. 일부 단체는 모금한 돈으로 해외를 오가며 홀로코스트 관련 장소에서 혐오 행위를 벌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인 고임 방위 연맹은 지난해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방문 당시 엔트로피를 통해 후원을 받았다. 이 기간에 단체 구성원은 유대인과 혼혈 남성을 폭행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거리에서 나치 문양이 담긴 깃발과 전단을 들고 행진하며 혐오 구호를 외쳤고 그 과정을 생중계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후원을 요청했다. 방송 화면에는 후원금이 들어올 때마다 표시가 나타나며 자금이 실시간으로 모였다. 이 단체의 존 미나데오 대표는 나치를 상징하는 숫자를 인용해 목표 모금액을 설정하고 한 번의 방송만으로 1,000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방송 채팅창에는 여성 혐오 표현과 인종차별 발언이 반복적으로 올라왔으며 이용자들은 5달러에서 50달러를 내고 이러한 댓글을 게시했다. 엔트로피는 유튜브 등 주요 플랫폼에서 퇴출당한 이용자들이 옮겨온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기존 플랫폼들이 혐오 발언을 금지하는 이용 약관을 적용하는 것과 달리 엔트로피는 이런 규정을 두지 않았다. 유튜브 측은 혐오 발언 정책 위반으로 수만 개의 채널과 영상을 삭제하고 고임 방위 연맹 관련 채널도 모두 차단했다. 엔트로피를 만든 캐나다인 운영진은 현재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로 거주지를 옮겼지만 앨버타주에 등록한 법인은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금융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조지아에서 최소 4개의 회사를 추가로 설립해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 플랫폼 운영진은 출범 당시 표현의 자유 보장을 강조하며 법적 기준만 충족하면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실제 범죄와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내슈빌 인근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가해자는 온라인에서 극단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았으며 그의 선언문에는 고임 방위 연맹이 제작한 반유대주의 전단이 포함되어 있었다. 사건 이후 해당 단체는 방송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언급하며 웃는 모습을 보여 사회적 공분을 샀다. 미국 테네시주 저스틴 존스 의원은 이런 단체에 돈을 보내는 행위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후원이 결국 폭력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자금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법적 대응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캐나다 형법은 혐오 발언 기준이 좁게 설정되어 있어 많은 콘텐츠가 불쾌하거나 해롭더라도 불법으로 판단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캘거리 대학교 에밀리 레이드로 법학 교수 역시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콘텐츠 상당수가 사회적으로 해롭지만 법적으로는 처벌 대상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연방 정부가 추진하던 온라인 피해 방지 법안은 지난 총선 전 의회 중단으로 폐기되었으며 정부는 관련 법안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증오로 돈을 버는 구조가 유지될 경우 공공 안전을 계속해서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밴쿠버중앙일보편집국우월주의자 온라인 온라인 플랫폼 온라인 방송 온라인 생중계
2026.03.20. 1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