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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가장 빛나는 순간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다. 사람 이야기를 다룬 영화에 점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대부분 영화는 감동적이지만 소설처럼 허구다. 올림픽에는 진짜 휴먼스토리가 넘쳐난다. ‘2026년 25회 동계 올림픽(Milano Cortina 2026)’에도 감동적인 사연들이 있었다.   지난 2월 6일 있었던 개막식은 이탈리아 밀라노가 패션의 중심이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데 손색이 없었다. 참가국 93개국, 빙상종목은 밀라노에서, 나머지 종목은 코르티나와 그 주변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다. 나는 매일 저녁 8시부터 TV 채널을 올림픽 경기에 맞춰 놓았다. 경기를 보느라 다른 일을 미룰 정도였다.   올림픽 중계 채널에서는 각 종목에 출전할 메달 후보 선수들을 상세히 보도했다. 본선 경기를 앞둔 며칠 전부터 TV 화면을 통해 차곡차곡 이 순간을 준비한 그들의 긴 여정을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특별한 사연들이다. 이들의 고생담은 다음 단계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함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번에도 놀라운 사건들이 있었다. 브라질 스키 선수가 브라질 최초의 동계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브라질은 물론 주변의 열대 나라들도 삼바 축제에 빠졌다.   또 사상 처음으로 일본 남녀 혼성 피겨 스케이트 팀이 금메달을 땄다. 그런데 파트너 남자 선수의 눈이 사시(斜視)였다. 카메라에 잡힌 그의 눈동자는 평행이 아니었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그는 다른 선수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렸다.   내가 사람 이야기에 감격하고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다. 선수가 되기까지, 메달을 따기까지, 상상할 수 없는 부담감을 뛰어넘은 그들의 도전정신은 정말 놀랍다. 거기에는 가족의 따뜻한 사랑과 격려가 함께 있었다.   유난히 내 시선을 끈 선수가 있었다. 바로 미국 봅슬레이 대표선수 일라나 마이어스 테일러다. 전에 나는 봅슬레이는 물론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그녀는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주 오션사이드에서 태어나 조지아주 더그라스빌이라는 곳에서 자랐다. 프로 축구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일라나는 2007년부터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땄지만 금메달은 없었다. 방송에서는 그녀가 이번에는 금메달을 거머쥘 것인가를 조명하고 있었다. 그녀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날, 그녀의 일상이 TV 화면을 통해 전국에 소개되었다.   올해 마흔한 살인 그녀에게 다섯 살 난 아들 니코와 세 살인 노아, 두 아들이 있었다. 화면에 비친 아이들은 엄마의 메달들을 목에 걸며 놀고 있었다. 일라나가 옆에서 따뜻한 눈길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 아이가 그녀와 수화로 대화를 시작했다.   순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일라나는 세 살, 다섯 살 된 아이들이 있기는 좀 늦은 감이 있어 보였다. 그녀는 2014년, 코치이자 동료 봅슬레이 선수인 닉 테일러와 결혼했다. 7년 후 첫아들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런데 둘째도 같은 장애를 가졌다.   일라나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라고 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녀에게 말 못하는 청각장애를 가진 아들을, 하나도 아닌 둘을 안겨주었다. 그녀를 대신해 내가 신을 향해 원망을 터뜨렸다. 왜 이런 가혹한 일이 세상에 존재하느냐고 하늘을 향해 소리라도 치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화면 속 아이들은 웃고 있었다. 고개를 들고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이들이 손가락으로 엄마와 소통하고 있었다. 소리는 없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만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그녀의 소식이 전해졌다. 그녀가 금메달을 따냈단다. 나는 그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TV 앞에 앉았다. 그녀에게 축하를 보내야 했다. 그녀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얼음 트랙의 전체 길이는 1445m,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속력으로 봅슬레이가 달렸다. 메달은 0.01 초의 간격으로 금과 은으로 달라진다.   경기가 끝났다. 그녀가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소식이 전광판에 떴을 때, 그녀는 아이들을 끌어안고 환호했다. 한 여성이 달려와 그녀와 아이들을 끌어안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금메달을 목에 건 일라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남편, 그리고 두 아들과 자신의 아이들을 보살피는 유모, 메이시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일라나와 메이시에게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바쁜 선수 생활을 하는 그녀가 아이들을 맡길 믿을만한 유모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직업을 가지고 있는 엄마들의 어려움이다.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엄마의 무거운 마음을 유모 메이시가 헤아렸으리라는 것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나는 두 여자의 끈끈한 관계를, 서로를 향한 사랑과 신뢰를 느꼈다. 그들이 함께 아이들을 돌보았을 힘든 세월을 그려 볼 수 있었다.   누구의 인생이든 가장 빛나는 순간이 있다. 별처럼 ‘반짝’하는 순간이. 봅슬레이 미국 대표선수, 일라나 마이어스 테일러는 2026년 동계 올림픽에서 생애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그녀만의 빛나는 순간이었다. 그녀가 빛을 발할 때 나는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다. 어떤 엄마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보낸 순간을 나 또한 잊지 못할 것이다. 마야 정 / 수필가문예마당 수필 봅슬레이 대표선수 올림픽 경기 동계 올림픽

2026.04.09. 18:23

[2024 파리올림픽] 지구촌 스포츠 축제 열기 속으로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파리 올림픽이 시작된다.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진행될 이번 올림픽은 프랑스 파리가 100년(1924년) 만에 개최하는 대회다.     이번 대회를 위해 ‘빛의 도시’ 파리는 또 한 번 탈바꿈했다.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에서 프랑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에펠탑 아래서 비치 발리볼이 진행되고, 베르사유 궁전에서 승마 경기가 치러진다. 혁명 광장으로 불리는 콩코드에서는 브레이킹 댄스 경기가 열린다.   이번 파리 올림픽은 의미가 크다. 팬데믹 사태 종식 후 처음으로 열리는 하계 올림픽이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이후 6년 만의 유관중 올림픽이기도 하다. 게다가 프랑스 파리는 영국 런던과 함께 올림픽을 세 번 개최하게 된 유일한 도시가 됐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는 AI 기술이 올림픽 경기에 접목된다. 선수 식별, 판정, 데이터 분석, 하이라이트 영상 등에 도입된다. 첨단 기술이 뒷받침되는 올림픽 경기에 온몸을 내던질 스포츠 스타들의 열정을 함께 즐겨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파리 올림픽은 친환경 올림픽으로 진행된다.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일회용 플라스틱이 없는 대화가 될 전망이다. 또 관중들 모두가 자동차 없이 100% 대중교통으로만 이동할 수 있게 교통 인프라를 대거 확대했다.   그동안 파리에서는 공공 화장실이 부족했다. 파리시는 이번 대회를 위해 센 강 주변에 1400여개의 간이 화장실까지 만들었고, 인근 상점 화장실들도 올림픽을 보러 온 이들을 위해 모두 개방할 예정이다.   보는 재미, 체감하는 재미 … 이 모든 게 바로 파리 올림픽이다.  장열 기자2024 파리올림픽 지구촌 스포츠 스포츠 축제 올림픽 경기 스포츠 스타들

2024.07.2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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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미·중 대립, ‘제로섬 게임’의 서막

지난 13일 양회 폐막 당일 중국 신화통신은 신임 지도부 인사 결정 과정을 담은 7000자 이상의 장문 기사를 실었다. 2022년 4월부터 6월까지 시진핑 주석과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이 300명 이상의 의견과 건의를 들었으며 시진핑 사상의 전면 관철과 정치 경력, 청렴도를 주요 항목으로 선발했다는 내용이었다.     주요 간부는 5년 이상 장관급 직책을 맡아야 한다는 구체적인 규정도 포함돼 있었는데 예외가 친강 외교부장이었다. 그는 외교부장 취임 3개월 만에, 전임 왕이 부장과 비교해 5년 빨리 국무위원으로 선발됐다. 전임 주미대사였던 그에 대한 시 주석의 신임이 그만큼 절대적이라는 신호로 해석됐다.   양회 기간 가장 주목됐던 건 친강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이었다. 현장에서 지켜보는 건 발언 내용 이상의 느낌이 있다. 표정과 어조, 제스처는 때로 말보다 많은 것을 암시한다. 그는 질문을 듣거나 말을 할 때 표정 변화는 없었다. 전임 왕이 부장이 다소 활기차게, 강조해야 할 대목에 강하게 제스처를 썼던 것과 비교해 시종일관 차분함을 유지했다. 그러나 표현은 날이 서 있었고 특히 미국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인식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친강 부장은 “미국이 말하는 ‘경쟁’은 전면적인 봉쇄와 진압이며 사활을 건 ‘제로섬 게임’”이라고 했다. “중국과 경쟁하지만 갈등 관계는 아니다”라는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정면 반박이었다. 그가 신중하게 선택했을 ‘제로섬 게임’이란 표현은 승자독식 구도로 고착화한 미국에 대한 중국의 판단을 드러냈다.   그는 현 상황을 올림픽 경기에 빗대기도 했다. “미국은 올림픽 육상 경기에 나온 상대를 넘어뜨리고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참가시키려 한다. 이는 공정이 아니라 악의적인 반칙”이라고 일갈했다. 그리고 다다른 결론.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로 폭주하면 충돌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필연적으로 갈등과 대결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이 계속 압박한다면 중국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란 백악관을 향한 경고였다.   회견 전날 시 주석의 발언 역시 중국이 더 이상 양국 관계 호전에 대한 환상을 품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 주석은 정협 회의에서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국가들의 전면적인 봉쇄와 탄압이 중국의 발전에 유례없이 엄중한 도전을 가져왔다”고 했다. 시 주석이 직접적으로 미국을 언급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시진핑 3기 미·중관계가 더 혼란에 빠져들 조짐이다. 당장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이달 말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지가 관건이다. 박성훈 / 베이징 특파원J네트워크 제로섬 대립 제로섬 게임 외교부장 취임 올림픽 경기

2023.03.1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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