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앞두고 며칠 전부터 옷장을 비우기 시작했다. 해마다 마음만 먹고 미뤄 두었던 일이었는데, 배우 윤석화의 부고를 접한 뒤 마음이 급해졌다. ‘내일 일을 모른다’라는 평범한 진리가 갑작스러운 실체로 다가왔다. 죽음은 늘 남의 이야기처럼 멀리 있다가도, 어느 날 불현듯 일상의 문을 두드린다. 내가 떠난 뒤, 남은 옷들과 물건을 누가 정리할까. 한국에는 고인의 유품을 전문적으로 정리해 주는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이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내게 그런 도움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멀리 떨어져 사는 아이들이 과연 내가 남긴 물건을 하나하나 정리해 줄 수 있을까. 내가 살아있을 때 스스로 정리하는 것이야말로 남겨진 이들에 대한 마지막 책임이자 배려일 것이다. 그때 마침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런 나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내가 사는 동네에 ‘세컨드 스트리트(Second Street)’라는 중고 상점이 있음을 알려 주었다. 입던 옷과 구두, 핸드백을 가져가면 그 자리에서 값을 매겨 사고, 매입하지 않는 물건은 자선단체에 기부해 준단다. 멀쩡한 물건을 버리는 부담도, 괜한 죄책감도 덜 수 있는 구조였다. 무엇보다 물건에 ‘두 번째 생명’을 부여한다는 이 상점의 철학이 마음에 들었다. 한 사람의 옷장에서 역할을 다한 물건이 또 다른 누군가의 일상으로 건너가 다시 쓰이는 일, 그것은 이별이 아니라 조용한 환승처럼 느껴졌다. 은퇴한 지도 어느덧 3년이 되어간다. 은퇴는 인생의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라는 말을 자주 떠올린다. 반환점, 혹은 ‘세컨드 라이프’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여행하러 다니고, 춤을 배우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면서 일하느라 미뤄 두었던 일들을 몰아서 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바쁘고 풍요한 나날이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공허함이 있다. 옷장을 비우는 일은 단순한 정리가 아니다. 그것은 내 첫 번째 삶의 속도와 역할을 되돌아보며, 새 삶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이다. 필요 없는 물건을 보내며 한때의 나와 작별 인사를 한다. ‘세컨드 스트리트’의 계산대 위에서 새 주인을 기다리는 물건처럼, 나 역시 두 번째 삶의 형태를 천천히 그려 나간다. 오늘도 나는 형사 콜롬보가 되어 옷장을 열어본다. 사건의 결정적 단서가 늘 사소한 곳에 숨어 있듯, 내 두 번째 삶의 방향 역시 이 조용한 비움 속에 숨어 있으리라 믿는다. ‘세컨드’는 결코 차선이 아니다. 다시 살아 볼 기회이자, 다르게 살아 볼 가능성이다. 비워낸 옷장에서 개운함과 후련함을 느낀다. 물건에 두 번째 생명이 있듯, 나에게도 아직 살아갈 시간이 남아있다. 은퇴 후에도 배우고 움직이며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비워낸 만큼 새로움으로 채워질 시간, 그건 과거의 연장이 아니라 새로 시작할 나의 이야기다. 최숙희 / 수필가이아침에 옷장 세컨드 스트리트 세컨드 라이프 마음 한구석
2026.01.15. 19:23
오늘도 정리 정돈과 버리기를 시작한다. 눈만 뜨면 되풀이되는 일과다. 추억이 담긴 옛 사진을 하나씩 들여다보듯, 옷들을 꺼내 한 가지씩 입어본다. 몇 해 전까지 잘 맞던 블라우스의 앞 단추가 채워지지 않는다. 탐욕과 욕심으로 세월 속에 몸이 불은 탓일까. 그런가 하면 소우주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이으며 교량 역할을 하던 허리는, 신세대에 밀려난 구세대같이 균형을 잃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량한 살과 절제 못 한 나잇살까지 더해지며, 옷이 상체에서 하체로 내려가지를 않는다. 두꺼워진 허리는 아날로그 세상에서 디지털 세계로 옮겨가지 못하는 내 영혼을 닮았나 보다. 사람 모양의 마네킹에 인조 조명으로 혼을 불어넣으면 마네킹이 새 생명을 얻은 듯이 보이듯, 옷장 안에 불을 켜자 나의 지난 삶들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 지난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며, 험한 세상 속에서 나를 날게 해준 때 묻고 정든 옷들이 애틋해진다. 문득, 지나간 세월의 흔적을 지우고 버려야만 하는 생명체의 한계가 슬픈 강물처럼 가슴에서 흘러내린다. 서른 개 이상의 큰 도네이션 백이 채워지자, 마침내 옷장은 비워졌다. 돌아보면 장에 걸린 옷들에는 네 계절이 춤추고 있었다. 꽃 피는 봄과 푸른 여름이 있는가 하면, 낙엽 흐느끼는 가을과 눈꽃 피어나는 겨울이 숨어 있었다. 삶을 동반하며 내가 누구인지를 드러내 보여주던 나의 분신들. 어쩌면 삶은 옷과 내가 만든 찰나의 팬터마임들이 이어져 탄생한 것은 아닐까. 텅 빈 옷장은 허공이 되어 침묵하고 있다. 이제 온갖 삶이 자취를 감추자 빈 벽만 남아 무한대의 우주와 연결된 빈 옷장,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어쩌면 수많은 언어를 뱉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것은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듯, 세간의 모든 실체는 쉬지 않고 변하는 것이라고 얘기하며, 그러기에 모든 실체는 머무름 없이 흐르는 것이고 삶은 순간의 연속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광활한 하늘과 통한 옷장에는 머지않아 구름과 달과 태양이 뜨게 되리라. 그리하여 그것은 낮의 밝음과 밤의 어두움을 품게 되리라. 밝은 희망과 선, 밤의 어두움과 악(惡)을 간직하게 될 옷장, 활짝 열린 그것은 밝음과 어두움 그리고 선과 악을 품은 작은 우주로 변하리라. 어찌 보면 옷장은 나의 마음을 닮았는지도 모른다. 삶의 모든 것을 품을 수 있지만, 어느 날 비워지면 품었던 존재조차 사라지는 옷장, 그것은 온갖 삶과 삼라만상을 품을 수 있지만 비우려 들면 찰나에 비울 수 있는 내 마음과도 흡사하지 않을까. 영혼의 비움과 채움. 둘은 썰물과 밀물처럼 한 몸이기에 비워짐은 또 다른 채워짐을 의미할 것도 같다. 삶이 담겼던 옷장에서 쓸모없는 것들을 비워내듯, 생에 독이 되는 사념들을 매 순간 마음에서 지워 내리라. 아집과 아만, 집착과 욕심 그리고 오만과 편견을 제거해 버리면, 마음은 출렁대는 자유와 풍성한 여유로움으로 물밀듯 채워질 것 같다. 김영애 / 수필가이 아침에 옷장 옷장 그것 윗부분과 아랫부분 순간 마음
2022.08.23. 19:08
2500갤런 용량의 물탱크는 지름 96인치, 높이 95인치의 원통형인 경우가 많다. 성인 남성의 키를 훌쩍 넘고 빈 탱크라도 360파운드에 달하는 무게로 설치할 때는 지게차가 필요하다. 캘리포니아 가정의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조사 기관에 따라 100~360갤런이다. 2500갤런이면 한 가정이 7~25일 쓸 수 있는 양이다. 이런 거대한 탱크에 가득 채운 물이 있어야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이 있다. 바로 청바지 ‘한 벌’이다. 영국의 환경보호 비영리기관인 엘런 맥아더 파운데이션은 청바지를 만들며 염색, 탈색, 워싱에 쓰이는 물의 양이 막대하다고 설명했다. 월드뱅크는 의류업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의 10%라며 전 세계 항공편과 해상 운송에서 배출되는 것을 합한 것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소비 이후에 실제로 사용되지 않는 상품이 지나치게 많은 점이다. 최대 온라인 중고품 할인점 스레드업은 매년 미국에서 판매된 뒤 소비자가 입지 않고 방치되는 의류가 90억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소비자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사서 입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서 과잉 생산되는 세태를 꼬집은 것이다.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CBS 방송과 인터뷰한 캘아츠 패션디자인 학과의 린다 그로스 교수는 “지난 30년간 패션 업계는 더 많은 제품을 파는 데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환경주의자들은 “지금 당장 옷장 안을 살펴보라”고 일침을 날린다. 일본과 영국에서 주재원 생활을 한 뒤 현재 LA에서 2년째 근무 중인 한 지인도 “다른 곳에서는 안 그랬는데 미국에서 좀 살다 보니 옷장에 입지도 않는 옷이 무더기로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경제를 말하며 환경을 걱정하는 건 ‘삼겹살 좋아하는 채식주의자’처럼 말이 안 되는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미 여러 의류업체는 지속가능한 소재 개발과 원단의 재활용 및 중고 재판매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동참한 브랜드들은 룰루레몬, 아크테릭스, 리바이스, REI, 메이드웰, 노스페이스, 타미힐피거, 스텔라 매카트니 등 다양하다. 특히 여성복 에일린피셔는 2009년부터 ‘테이크 백 프로그램’을 시행해 180만점 이상을 재활용했다. 여기에 ‘한 번 입은 옷은 다시 입지 않는다’로 한때 유명했던 힐튼 호텔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의 고백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지난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지금 입은 옷은 중고다. 새 옷 대신 중고를 사면 의류 탄소 발자국을 82%까지 줄일 수 있다”며 “의식 있는 소비자가 되기 위해 결심을 다진다”고 적었다. 얼마 전 ‘지구의 날’이었다. 누구나, 언제나 그랬듯이 이런 특별한 ‘날’들은 지나고 나면 잊힌다. 솔직히 이런 날들의 수명은 그날 하루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환경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기 쉽다. 북극의 빙하가 많이 녹아 북극곰은 불쌍하지만 당장 더욱 급한 건 코앞에 닥친 페이먼트이고, 생활비 마련이며, 투자 수익률과 은퇴준비이기 때문이다. 스레드업은 ‘지속가능한 옷장 만들기 7대 챌린지’를 제안했다. 중고 옷 입기, 빌려 입기, 친환경 브랜드 구입하기, 건조기 대신 널어서 말리기, 입었던 옷 다시 입기, 고쳐서 입기, 버리는 대신 기부나 재판매하기 등이다. 올해 지구의 날은 벌써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지구와 경제와 후대를 위해 당장 옷장을 열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 또 한인 의류업체들에는 아직 말 같지 않게 들리겠지만, 중고 의류 판매와 기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 기후변화로 매년 꾸준히 오르는 기온처럼 이들 시장은 앞으로 5년 지금의 2배인 770억 달러로 커지며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류정일 / 경제부 부장중앙 칼럼 옷장 지구 중고 재판매 당장 옷장 온실가스 배출량
2022.04.25. 17:46
겨우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 다시 넣어 둘 봄이 돌아왔다. 아무리 정리를 해도 항상 어수선하고 산만해 보이는 곳이 바로 옷장이다. 필요없는 옷들을 속시원히 버려야 하는데 혹시나 한번 정도는 다시 입지 않을까 하는 미련 때문에 옷장에는 늘 옷을 걸어 둘 때가 마땅치가 않다. 대충 걸어 놓기 시작하면 더더욱 엉망이 되어 결국에는 입어야 할 옷조차 못 찾을 때가 있다. 우선 옷장 정리를 하려면 옷걸이가 필요하다. 그런데 옷걸이들도 옷처럼 디자인과 모양이 제각각이라 옷을 걸어도 옷장 속은 잘 정돈되지 않는다.어떤 옷들은 길고 어깨가 넓고 두툼해서 옷걸이에 걸어도 가지런한 모양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옷장 속 공간활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아예 아무렇게나 걸게 되는 일이 반복된다. 깔끔한 옷장 정리를 위해선 우선 옷걸이부터 바꿔보는 게 권장된다.일본과는 전혀 무관한 대한민국 온라인 쇼핑몰 업체로 다양한 생활용품을 개발 제조하는 ‘가쯔’의 멀티 논슬립 옷걸이만 있으면 옷장 정리는 쉽고 간편하게 끝낼 수 있다. 우선 옷걸이에 걸어도 잘 흘러내리는 넥타이,스카프,벨트 등을 걸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제작돼 눈에 확 들어온다. 그리고 끈으로 된 민소매를 걸어둘 수 있는 홈이 파진 걸이도 있다. 디자인이 심플해 보기에도 좋고 얇은 두께지만 내구성이 강해 휘거나 잘 부러지지 않는다. 탄력성 및 충격강화성을 지닌 PP소재로 만들어져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 고리부분은 녹슬지 않는 재질이며 고리와 PP소재가 닿는 부분은 더욱더 강하게 처리됐다. 특히 어깨 부분에 논슬립 처리가 되어 있어 옷이 흘러내려 떨어지는 불편을 줄였다. S모양의 넥 라인을 이용하여 목 부분이 잘 늘어나는 상의도 늘어날 걱정 없이 옷걸이 사용이 가능하다. 보통의 옷걸이들에 옷을 걸으면 어깨 부분이 튀어나오기도 하는데 가쯔 논슬립옷걸이의 경우는 어깨 부분의 라인을 그대로 살려주기도 한다. 양복바지나 일반 청바지를 걸어도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옷걸이 디자인이 통일되어 깔끔한 옷장 인테리어 효과도 한몫 거두게된다. 옷걸이를 바꾸면 옷장정리 뿐만 아니라 아침이 상쾌해 진다. 핫딜에서는 가쯔 멀티 논슬립옷걸이 30개 1팩을 17.99달러,100개는 35.99달러에 판매한다. ▶상품구매 바로가기 ▶문의 : 213)368-2611 hotdeal.koreadaily.com 옷걸이 옷장 멀티 논슬립옷걸이 옷걸이 디자인 옷걸이 사용
2022.03.18. 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