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에서 비극적 최후를 맞은 마리 앙투아네트는 음악을 좋아했다. 음악의 도시인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인 음악교육을 받은 덕분에 음악에 대한 소양이 남달랐다. 특히 오페라를 좋아했는데, 당대에 유행하는 오페라는 거의 꿰뚫고 있었다. 프랑스로 시집을 온 이후에도 요즘 젊은이들이 유행가를 따라 부르듯이 늘 오페라 아리아를 흥얼거렸으며, 틈만 나면 베르사유에서 파리까지 오페라를 보러 가곤 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궁정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음악만이 유일한 해방구였는데, 그 해방감을 만끽하기 위해 그녀는 베르사유 궁의 후미진 곳에 자신만의 도피처를 만들었다. 트리아농 근처에 오페라나 음악회를 열 수 있는 자신만의 작은 극장을 지은 것이다. 극장이 완성된 후, 그녀는 수시로 왕족이나 귀족들을 불러서 함께 놀았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객석에 앉아 구경하는 것보다 직접 무대에 서는 것을 좋아했다. 궁전의 과도한 호사스러움에 권태를 느낀 것일까? 무대 위에서는 허름한 옷을 입고 양치기 처녀나 하녀, 농촌 처녀를 연기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그녀뿐만 아니라 왕의 동생인 프로방스 백작도, 절친한 친구인 폴리냑 백작 부인도 모두 배우나 가수가 되어 무대에 섰다. 그렇다면 객석에는 누가 앉아 있었을까? 바로 하인들이었다. 하인들이 객석에 앉아 무대에서 자기들을 ‘연기하는’ 높으신 분들의 하인 놀이에 박수를 보내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객석에 앉아있던 하인들은 하녀로 분장한 왕비가 무대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것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물론 지금은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게 알고 있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왕비가 궁정 생활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선택한 방식 그 자체가 허구이자 유희일 뿐이라는 것을.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놀이터 왕비 오페라 아리아 프랑스 궁정 하인 놀이
2024.12.16. 18:43
뉴욕시 맨해튼의 ‘먹자골목’이라고 할 수 있는 미드타운 32스트리트. 그 거리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 3층짜리 한식당으로, 수년째 미국 본토에서 한국의 맛을 제일 잘 재현한 식사류와 바비큐 구이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난 ‘안토야 모던 코리안 BBQ(Antoya Modern Korean BBQ·이하 안토야)’. 유명 미디어인 ‘시크릿 NYC(Secret NYC, https://secretnyc.co/)’는 지난달 15일 ‘뉴욕시 일원 최고의 한국 BBQ 식당 10곳’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안토야를 가장 먼저 소개하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슐랭 가이드 ‘빕 그루망’에도 선정된 안토야는 매일 새롭게 나오는 4가지 반찬과 젓갈 그리고 스페셜 요리까지, 가득 준비된 런치 한상 세트를 22~35달러의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이며 또 한번 뉴요커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기세에 힘입어 안토야의 오너인 토니 박 대표는 한국의 전통을 더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셰프 카운터 레스토랑 ‘왕비(Wangbi.王妃)’를 안토야 식당 2층에 야심차게 새로 오픈한다. 모던함과 전통이 겸비된 인테리어에서부터 최상의 식재료까지, 12석이 준비된 왕비는 조선시대 수라상 음식을 모티브로 하여 7코스 요리를 138달러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왕비는 셰프들이 직접 담근 밑반찬 겉절이부터 메인 요리로 나오는 들깨사골수제비, 최고급 고기 구이류, 솥밥, 된장찌개 그리고 디저트까지, 모든 음식의 과정들이 손님 앞에서 이루어진다. 셰프 카운터를 맡는 셰프들의 리더인 김태우 수석(이그제큐티브) 셰프는 서울·호주·미국의 유명 식당에서 한국 음식에 관한 전문적인 경험을 쌓았는데, 뛰어난 리더십과 요리 개발, 메뉴 계획 등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음식 경험을 제공할 것을 자신하고 있다. 또한 왕비는 기존의 와인 페어링 대신, 한국음식에 좀 더 적합한 전통소주 페어링을 제공함으로써, 손님들에게 한국의 미(美)와 미(味)를 동시에 선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아름다움과 맛을 선사하는 왕비의 주류 프로그램 리더는 김경문 매스터 소믈리에(최고 주류 서비스 전문가로 전세계 247명 중 한 명)로, 김 소믈리에는 한국과 뉴욕의 ‘정식’ 레스토랑 등에서 최고 수준의 대 고객 주류 서비스를 제공해 온 경험을 갖고 있다. 왕비는 이러한 음식과 주류 분야의 최고 수준에 걸맞게 ▶셰프 카운터 옆에 소형 경복궁 모형(목조) 설치와 눈에 반사되지 않는 우아한 ‘알토(ALTO)’ 조명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의 식품명가 ‘안동제비원’의 간장과 된장 등 각종 장류 ▶한국 도자기의 고장 이천의 명가인 ‘토토공방’의 각종 도자기 용기 ▶한국 금속공예의 뛰어난 미와 실용성을 상징하는 방짜(유기) 그릇들을 사용하는 것도 각별하다. 왕비는 이를 통해 면면한 세월을 이어 온 한국의 정신, 왕가의 성찬, 그리고 뉴욕 식탁의 품격 상승까지, 귀한 손님들께 한국의 미(美)와 미(味)를 동시에 선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왕비 관련 정보는 웹사이트(wangbinyc.com) 참조.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왕비 안토야 레스토랑 2층 맨해튼 한식당 김태우 김경문 소믈리에
2023.09.14.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