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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1200명서 매년 급감 이젠 겨우 명맥만

(1) 사라지는 노병과 조직    (2) 한국 전우들의 현주소  (3) 한미 보훈 당국 대책은     75년 전 6·25에 참전했던 한인 참전용사들, 삶의 터전을 미국으로 옮긴 그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2019년 남가주에만 한인 6·25 참전용사가 1200명 이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숫자는 현재 약 150명으로 줄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고령화로 최근 5년 동안 유명을 달리한 숫자가 급격하게 늘었다. 요즘도 매달 3~5명씩 세상을 떠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지난 21일 LA 새한교회에서 열린 ‘6·25 한국전쟁 75주년 행사’ 현장. 6·25 참전 유공자회(회장 이재학), 육군협회(회장 최만규), 6·25 기념사업회가 주최한 행사였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한인 참전 유공자는 16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20명 이상 참석했지만 올해는 숫자가 또 줄었다.     미국 파견 근무중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강지원 대한민국 육군 중령은 “참전용사는 원래 행사에 초청받아야 하는 분들인데, 본인들이 직접 사람을 부르고 행사를 준비하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참전용사들은 이제 행사 참석조차 쉽지가 않다. 대부분이 90세를 넘겼고, 일부는 행사장까지의 이동 수단이 없어 참석을 포기하고 있다.     행사 현장은 더욱 쓸쓸했다. LA 한인회, LA 한인상공회의소 등 주요 한인 단체에도 초청장을 보냈지만 대부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최만규 육군협회 회장은 “요즘 한국전쟁은 한인 사회에서도 ‘옛날 이야기’처럼 취급된다”며 “한인 단체들도 관심을 끊었다. 누가 알려주지도 않고, 누가 기억하지도 않으니 전체가 무관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가면 정말 한국전쟁은 잊힌 전쟁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학도병으로 6·25에 참전했던 이재학 회장은 “미국에서는 길에서 ‘Thank you for your service(나라를 지켜줘 감사하다)’라고 인사해 주는 사람이 꽤 많았다. 하지만 한인에게서는 그런 인사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감사 인사까지 바라는 건 아니지만 조국을 위해 싸웠는데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서운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해외 거주 한인 참전용사에게도 월 45만원 상당의 참전 명예수당을 연 1~2회 일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인 용사들은 한국 주소가 없어 지방자치단체의 추가 지원은 받을 수 없다. 일부 지역은 최대 60만원까지 추가 지급하고 있으나, 해외 거주자는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또 한국의 보훈병원 진료와 각종 의료 혜택도 받을 수 없다.     한국 정부와 한인단체의 무관심, 차세대 대상 교육의 부재, 사회적 거리감이 맞물리며 이들을 잊어가는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참전용사 강영근(90) 씨는 “1952년 국경선을 넘던 날,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고, 전우들은 거의 다 죽었다. 이제는 나이가 많고, 이렇게 모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배려와 관심이 절실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인 참전용사들에 대한 배려와 처우는 너무나 열악하다. 6·25가 잊힌 전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처럼 한인 참전용사들이 ‘잊힌 영웅’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관련기사 무관심에 방치된 고령의 전쟁 영웅들 강한길 기자 [email protected]참전용사 시리즈 한인 참전용사 한국전쟁 참전 요즘 한국전쟁 미국 LA뉴스 LA중앙일보 강한길 미주중앙일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6·25전쟁

2025.06.2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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