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보다 보면 많이 듣는 용어가 있다. ‘뇌피셜’이다. 유튜버(유튜브를 운용하는 사람)가 무엇을 설명하면서 “이거 뇌피셜인데요” “그거 뇌피셜 아닌가요?”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뇌피셜’은 ‘뇌’와 ‘official’을 합성한 신조어다. 즉 자신의 상상이나 생각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뇌’와 ‘공식적’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가 결합한 형태다. 그러니까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주관적인 생각을 공식적이거나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믿고 주장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뇌피셜’은 ‘오피셜’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많이 사용된다. ‘지피셜’이란 말도 가끔 쓰인다. 지피셜은 ‘지인’과 ‘오피셜’이 결합한 용어다. 지인에게서 들었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얘기가 사실임을 주장하는 행위다. 유튜브에서 많이 듣는 용어 가운데는 ‘쉴드친다’는 것도 있다. 쉴드(shield)는 원래 방패·보호물·옹호자 등을 뜻하는 영어다. ‘쉴드친다’는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연예인(스타)을 감싸는 팬들의 일관된 행위나 옹호 글을 가리키는 말로 많이 쓰인다. 요즘은 정치적 신념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자기네 편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말로도 사용된다. “뇌피셜로 쉴드치고 있네”라고 한다면 자신의 생각을 객관적인 사실로 믿고 자기네 편을 무조건 감싸는 것을 가리키는 표현이 된다. 우리말 바루기 영어 단어 용어 가운데 정치적 신념
2023.03.12. 12:22
많이 듣는 용어 가운데 하나가 ‘콜라보’다. 음악·미술·공연 등을 비롯, 다양한 분야에서 이 말이 쓰이고 있다. “콜라보한 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와 콜라보한 제품을 선보였다” 등처럼 사용된다. ‘콜라보’는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팀을 이루어 함께 작업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영어로는 ‘collabo’이며 ‘collaboration’의 줄임말이다. ‘콜라보’란 말을 많이 쓰고 있지만 외래어표기원칙에 따른 표기는 ‘컬래버’다. ‘collaboration’이 ‘컬래버레이션’으로 발음되므로 줄임말인 ‘collabo’ 역시 ‘컬래버’로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콜라보’든 ‘컬래버’든 문제를 안고 있다. 영미권에선 이 말을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영어사전에 ‘collabo’를 입력하면 대부분 속어(slang)라고 나온다. ‘collaboration’의 정확한 약어는 ‘컬래버(collabo)’가 아니라 ‘컬랩(collab)’이라고 돼 있다. 왜 ‘콜라보’란 말을 사용하게 됐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コラボ(콜라보)’라는 일본식 영어 표현에서 온 말이라 보는 사람이 있다. 일본에서도 이 말을 우리와 똑같은 용법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정리하면 우선 ‘콜라보(collabo)’의 표기는 ‘컬래버’가 맞다. 그러나 이것은 영미권에서 쓰는 용어가 아니며 정확하게는 ‘컬랩(collab)’이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콜라보’나 ‘컬래버’를 ‘컬랩’으로 바꿔 쓰자고 하기도 뭣하다. 이러한 문제를 말끔히 해소하는 방법은 우리말을 쓰는 것이다. 국립국어원은 ‘합작’ ‘협업’ ‘공동작업’ 등의 대체어를 제시한 바 있다.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한 작품을 선보였다”처럼 우리말을 사용해도 의미를 전달하는 데 문제가 없다.우리말 바루기 협업 영어 표현 유명 디자이너 용어 가운데
2022.11.28. 18:26
코로나19는 수많은 외래어를 퍼뜨리기도 했지만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전문용어도 적잖이 등장시켰다. 그 가운데 하나가 ‘비말’이다. 비말(飛沫)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또는 말할 때 입에서 나오는 작은 물방울을 일컫는 말이다. 이것이 공기를 통해 날아다니면서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전염병을 막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는 것이 강제돼 왔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 예방과 관련해 ‘비말’이란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됐다. 국립국어원은 ‘비말’이 어려운 단어이므로 ‘침방울’로 바꾸어 쓸 것을 권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이 듣게 된 용어 가운데는 ‘검체’도 있다. 검체(檢體)는 검사·분석 등에 쓰는 물질이나 생물을 뜻한다. PCR 검사를 위해 콧구멍 깊숙이 면봉을 넣어 검체를 얻어내는 것을 ‘검체 채취’라 한다. 국어원은 ‘가검물’의 대체어로 ‘검사물’을 선정한 바 있다. 기저질환(基底疾患)도 코로나와 관련해 많이 듣는 말이다. ‘만성병’이나 ‘지병’으로 바꾸면 더욱 이해하기 쉽다.우리말 바루기 침방울 검체 채취 용어 가운데
2022.05.09. 19:38
2005년에는 통일부가 ‘탈북자’를 대신할 새로운 용어로 ‘새터민’을 선정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비판이 적지 않게 일었다. 자유를 찾아온 사람을 경제 난민 취급하는 것이냐는 등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 “탈북자가 새터민이면 우리는 헌터민이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급기야 통일부는 2008년 ‘새터민’이란 용어를 가급적 쓰지 말자는 입장을 내놓는다. 최근 들어 부쩍 사용 빈도가 늘어난 것이 ‘탈북민’이다. ‘탈북민’이 지금까지 나온 용어 가운데 가장 나아 보인다는 것이 대체적 견해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탈북민’의 ‘민’을 ‘국민’이란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무사히 한국에 들어와 정착한 사람들에게는 어울리지만 북한을 탈출해 아직도 중국 등지에서 떠도는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각 ‘탈북민’ ‘탈북자’로 부르자는 의견이 있다. 북한을 탈출한 사람을 부르는 용어는 어느 것이 적절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용어를 통일하면 좋지만 쉽지 않은 일이므로 상황에 따라 어울리는 말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우리말 바루기 탈북자 새터민 용어 가운데 사용 빈도 부정적 시각
2022.02.28.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