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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세상의 근원은 물질에서 시작

아무리 유능한 천재라도 타인의 도움 없이 성과를 낼 수는 없다. 아무리 위대한 정복자라고 해도 혼자 힘으로 이룬 대업이 아니다. 헤겔은 이것을 세계정신 또는 세계영혼이라고 했다.     가령, 알렉산더 대왕의 제국주의를 '세계정신의 자기실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다시 말해서 세계사는 이미 신의 존재가 만들어 놓은 시나리오라는 얘기다. 예전에 라이프니츠의 예정조화설을 인용한 듯, 너무도 형이상학적인 말이다. 헤겔의 이러한 사상은 칸트가 형성한 관념론을 뛰어넘는 폭넓은 사상이다. 이러한 헤겔 정신을 마르크스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헤겔의 변증법 추종자인 그가 세계정신 같은 관념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얘기다. 마르크스는 대신 종교가 인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종교를 만들었다는 포이어바흐의 유물론을 더 신뢰했다. 그로 인해 신들의 전쟁은 폐기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포이어바흐도 엥겔스로부터 비판을 받는다. 그는 기독교의 본질을 알면, 인간의 본질도 알 수 있다는 형이상학적인 논조 얘기를 해서 공산주의자들을 실망하게 만든다.   마르크스는 헤겔의 변증법과 포이어바흐의 유물론을 결합하여 유물론적 변증법을 완성한다. 이것이 공산주의자들의 체제 이론의 바탕이 되었다. 유물론적 변증법이란, 세상의 근원은 물질이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즉, 인간이라는 물질은 신이 창조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두고 진화한 결과라는 것이다. 변증법에서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첫째로, 대립물들은 상호투쟁 과정을 거쳐서 새로운 진화된 개체가 나타난다는 것이고, 둘째로, 점진적인 양적 변화에서 급작스러운 질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부정이 또 다른 부정을 낳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반합(正反合)'의 원리로 세상은 정반합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헤겔이 주장한 중요한 사상이다.   찰스 다윈은 모든 인간과 동물들은 투쟁을 통하여 우월한 유전자를 확보할 수 있고, 이 우성 유전자는 또 다른 유전자와 투쟁하여 더 좋은 유전자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자연선택 또는 적자생존이라고 한다. 이와 비슷한 이론은 기원전 6세기에 헤라클레이토스가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세상은 늘 변화하므로 고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투쟁에서 승리한 자들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런 그의 사상을 헤겔, 니체, 다윈이 따른다. 그러나 기원전 5세기에 파르메니데스는 진리는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고정불변에 불생 불멸(不生不滅)한다고 했다. 이 사상을 플라톤과 칸트 등이 따랐다. 마르크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사상을 따른 셈이다.   마르크스의 유물론에 힘을 보탠 것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1859년)'이었다. 마르크스는 당시 다윈에게 찬사를 보냈다. 마르크스는 노동자 편에 서서 공산주의를 실현하려고 했다. 사유재산을 없애고, 토지와 운송 수단 그리고 은행을 국유화시키려고 했다. 노동시간을 평등하게 하고, 도시와 농촌의 차이를 줄이고, 어린이들에게 무상교육을 하려고 했다. 신흥 부르주아적 계급인 부유한 상공인들은 투쟁을 통하여 봉건귀족을 몰아내고, 막대한 자본을 쟁취했다. 그러나 그들도 그 자본을 이용하여 노동자들의 잉여노동을 착취하자, 이들을 해방해 주려는 의도에서 마르크스주의가 시작됐다. 즉, 소수의 부르주아에 맞선 다수의 가난한 노동자들이 궐기하면, 질적 변화를 유발하여 노동자 천국인 사회를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헤겔의 변증법을 이용한 것이다.   박검진   단국대 전자공학과 졸업.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기술경영학(MOT)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반도체 특허협상팀 팀장, 하이닉스반도체 특허분석팀 차장, 호서대 특허관리어드바이저,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 교수를 거쳐 현재 콜라보기술경영연구소 대표.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근원 물질 유물론적 변증법 우성 유전자 상호투쟁 과정

2025.11.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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