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북서풍
                                    세차고 푸른 바람 소리   외진 모퉁이에 서성이고   우윳빛 하늘 아래   눈 덮인 회색의 음영   헤아릴 수 없이   적막하기만 한   광대한 이 고요       새 한 마리 날아와 앉지 않는   깡마른 겨울나무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작고 가녀린 존재로 서 있다.       하늘에서 떨어진 하얀 빛덩어리   노란빛, 주홍빛, 보랏빛 되는마법의 순간들   은색의 부드러운 그늘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내 안에 녹슨 삶에의 집착   메마른 나무와 죽은 풀, 썰물과 밀물   모두 다 하나 되는 느낌   쓰지 않은 페이지 사방으로 흩날린다.       인간이 번역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겨울의 언어 이춘희 / 시인·롱아일랜드글마당 북서풍 우윳빛 하늘 노란빛 주홍빛 페이지 사방 
                                    2022.01.07.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