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온 구글의 셀프 드라이빙차는 차량 자체가 면허를 소지했다. 따라서 운전면허증을 취득하지 않아도 운전석에 탑승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차를 소유하지 않는 이상, 아직도 운전 면허증을 가져야 차를 운전한다. 운전을 하지 못하니 항상 아빠가 학교와 직장으로 라이드와 픽업을 했다. 서로 스케줄이 맞지 않으면 두어 시간씩 먼저 가서 기다리곤 했다. 그렇게 지낼 수만은 없었다. 나의 자유를 위해 또 중고라도 내 차를 갖고 싶은 열망에 운전면허증이 꼭 필요했다. 마침내 필기시험에 합격한 후 운전 퍼밋을 받았다. 서너 번 아빠와 운전 연습을 한 경험이 전부였지만, 어느 날 밤에 천천히 차를 몰고 집 근처에 있는 몽고메리 워드 백화점으로 향했다. 1980년대에 그 백화점은 지금의 메이시스 정도로 컸고, 주차장은 학교 운동장처럼 넓었다. 그날 밤은 주차 공간에 환한 전등불만 켜있었고 다섯 대의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하는 운전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처음에는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지 않고 거의 브레이크만으로 직진과 후진을 했다. 비상등을 켜보고 사이드와 룸미러로 주변도 둘러봤다. 앞으로 가는 것에 익숙해지자, 좌회전과 우회전과 유턴을 했다. 하지만 항상 한 바퀴를 돌고 서 있는 곳은 대형 쓰레기통 옆이었다. 뒤로 가다가 ‘이제 쓰레기통이겠지’ 하면 너무 늦었다. 여러 번 가장자리에 세워둔 철제 쓰레기통을 들이박았다. 쓰레기통에 묻은 차의 페인트를 보자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어차피 들통날 일이니, 혼날 것을 각오하고 집에 가서 이실직고했다.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어깨가 다 뻐근했다. 그날 밤은 그렇게 깊어져 갔다. 사달은 다음 날 일어났다. 아침에 크라이슬러 르브론을 살피던 아빠가 곤히 자는 나를 깨웠다. “이리 나와.” 화난 아빠를 거의 본 적이 없지만 이날은 예외였다. 밝은 날에 보니, 쇠로 만든 차 범퍼는 덴트나 흠집 정도가 아니라 여기저기 찌그러졌다. “쓰레기통을 박았다고? 가만히 있는 쓰레기통은 왜 박았니? 파킹랏 맨 끝에 있는 쓰레기통이 와서 부딪치던?”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차 옆문은 어디서 박은 거야. 그것도 쓰레기통이니? 아무튼 기술도 좋다.” 차 문을 열지 않는 이상 직사각형의 쓰레기통에 조수석 프런트 도어가 박혀서 찌그러질 일은 없었다. 이것은 운전 기술이 매우 능숙한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다. 난 그 일을 해냈다. 어두운 구석에 위치해서 까만 밤에는 잘 보이지 않도록 위장하고, 완강한 공격에도 꿈적하지 않은 탱크 같던 나의 맞수. 그날은 쓰레기통의 완승이었다. 이리나 / 수필가이 아침에 운전 운전 면허증 운전 기술 철제 쓰레기통
2024.10.07. 18:57
나는 사람은 물론 사물과의 관계에서도 인연은 존재한다고 믿으며, 그 인연을 소중히 생각한다. 주 정부 산재보험기금에서 31년 일하고 퇴직했는데, 실은 입사 1년 만에 다른 부처로 승진되어 그곳을 떠났었다. 승진하게 되면 승진시험 합격자 명단에서 이름이 빠져야 하는데, 누군가의 실수로 내 이름이 계속 남아 있었다. 두 달 후, 산재보험기금에서 자리가 있으니 오라는 연락이 왔다. 다행히 승진시켜 주었던 부처에서 별문제로 삼지 않아 다시 돌아가 30년 근속을 하게 되었다. 운전 면허증이 아직 종이로 발행되던 시절의 일이다. 면허증을 주머니에 넣어 둔 채 옷을 빨아 면허증이 휴지가 되고 말았다. 면허증을 재발급받기 위해 DMV에 갔다. 까다로운 직원에게 걸렸던 모양이다. 면허증 뒷면에 장애인 운전장치가 설치된 차량만 운전할 수 있다는 제한 문구가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내 면허증에는 그런 문구가 없어 무효라 다시 주행시험을 보아야 한다며 면허증을 발급해 주지 않으려 했다. 시험을 보려면 약속을 잡아 다음날 다시 오라고 했다. 한참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데, 낯익은 얼굴이 다가왔다. 내게 운전을 가르쳐 주었던 운전학교 선생이었다. DMV에 인원이 부족해 임시직으로 주행 시험관을 하고 있었다. 전후 사정을 듣더니 나보고 따라 나오라고 해, 그 자리에서 주행시험을 치르게 해 주었다. 인연은 사람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물건과 맺어지는 것도 있다. 아내의 차를 사던 때의 일이다. 집 근처 도요타 딜러에 가니 마음에 드는 은색 캠리가 있었지만, 직장 동료가 잘 아는 딜러가 있다고 도요타를 사려면 자기에게 연락하라던 말이 생각났다. 다음날 그가 잘 안다는 딜러에 갔다. 아내가 원하는 색의 차는 리버사이드에 있어 가져와야 한다고 해서 한참을 기다렸다. 차가 준비되었다고 해 나가 보니, 컵 홀더에는 커피가 흘러있고 세차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집 근처 딜러에 전화하니 은색 캠리가 아직 팔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산 캠리를 아내는 10년 넘게 탔다. 그런가 하면, 애를 써도 이어지지 않는 인연도 있다. 엘튼 존과의 인연이 그러하다. 10년 전의 일이다. 엘튼 존의 어바인 콘서트 티켓을 사놓고 학수고대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연 전날, 갑자기 어지럼증이 찾아왔다. 하룻밤 잘 자고 나면 괜찮겠지 했는데, 다음날은 더 심해져 결국 약을 먹고 잠에 빠져 콘서트장에 가지 못했다. 힘들게 구했던 표 두 장이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2022년, 은퇴를 앞둔 엘튼 존이 미국 공연을 하며 다저스 구장에 온다고 했다. 1년 전에 티켓 두 장을 일찌감치 사 두었다. 이번에는 아내가 코로나에 걸렸다. 금요일 오후부터 목이 좀 칼칼하다고 하더니 아무래도 불안했던지, 한밤중에 일어나 감기약을 찾아 먹고 마스크를 끼고 잤다. 다음 날 아침, 검사해 보니 음성. 늘 주말에 하는 집 안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점심에는 월남 국숫집에 가서 국수도 한 그릇 먹고 왔는데, 오후에 앓아눕고 말았다. 다시 검사하니 선명하게 두 줄이 나타났다. 양성이다. 인연도 악연도 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주어진 인연에 감사하고, 악연에 상처받지 않으며 살려 노력할 뿐이다. 고동운 / 전 가주 공무원이 아침에 인연 운전 면허증 면허증 뒷면 승진시험 합격자
2023.08.23. 18:48
코로나19로 인해 수 차례 연장됐던 일리노이 주 면허증 및 신분증의 기한 연장이 이달 말로 만료된다. 일리노이 주 총무처장관실은 만료일이 연장됐던 운전 면허증, 신분증, 각종 허가증의 만료가 오는 31일 종료된다고 전했다. 주 총무처는 애초 지난 3월 31일까지 최종 만료일을 설정했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안 좋은 날씨 속에서 주민들이 한꺼번에 운전자서비스시설(DMV)을 방문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7월 31일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운전면허증•신분증의 기한이 만료된 일리노이 주민들은 오는 31일이 이전까지 DMV를 방문해 면허증•신분증을 갱신해야 한다. 이와 함께 주 총무처는 주민들이 온라인(cyberdriveillinois.com)을 통해 면허증 및 신분증 갱신을 더 많이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상업용 운전 면허증(CDL)과 상업용 운전 허가증(Permit)은 기한 만료일 연장에 포함되지 않아 정상적인 경신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편, 연방정부 규정에 따라 제작된 단일 신분증 '리얼 ID' 시행일은 내년 5월 3일로 연기된 상태다. Kevin Rho 기자기한연장 면허증 운전면허증 신분증 신분증 기한연장 운전 면허증
2022.07.11. 1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