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전체

최신기사

[지식 재산 컨설팅] 보이지 않는 스톡옵션, 특허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특허 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특허의 가치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일종의 ‘재산세’ 개념이 논의되고 있다. 물론 정확한 특허 가치를 산정하는 데에는 본질적인 어려움이 있고, 제도가 실제 시행될 경우 건전한 발명 활동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어 실제로 시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특허를 단순한 기술 권리가 아니라 부동산처럼 과세 가능한 재산(property)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 특허청(USPTO)은 연방 정부에서 매년 흑자를 내는 거의 유일한 기관이다. 정부조차 특허를 국가 재정에 기여할 수 있는 자산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지식재산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많은 창업자는 투자 유치와 사업 확장에 몰두한 나머지 특허권·상표권 확보를 뒤로 미룬다. “비용이 부담된다”, “우선순위가 아니다” 등등의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는 훗날 가장 큰 자산을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유럽 특허청(EPO)과 EUIPO의 공동 연구(2023년)에 따르면, 특허와 상표를 동시에 출원한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투자 유치 성공 확률이 최대 10.2배 높았다. 이는 벤처캐피털이 기업 가치를 평가할 때 지식재산을 핵심 요소로 본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역사도 이를 증명한다. 에디슨은 수천 건의 특허로 명성과 부를 동시에 얻었고, 조지 셀든은 엔진 특허 한 장으로 막대한 로열티를 거뒀다. 코카콜라와 스타벅스의 기업 가치 역시 물리적 자산이 아니라 상표권에서 비롯된다.     한국의 분자진단 기업 ‘씨젠(Seegene)’은 진단키트 특허를 조기에 확보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세계 시장을 선도하며 단숨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에서는 오스틴 러셀이 15세에 개발한 라이다 센서 기술을 특허로 지켜낸 뒤 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센서 기업 ‘루미나(Luminar Technologies)’를 창업해 25세에 억만장자가 되었다. 이처럼 특허와 상표는 국경과 산업을 넘어 기업의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동력이 된다.   지식재산권은 스톡옵션과 닮았다. 초기에는 종이 한 장, 변리사 비용 몇천 달러에 불과해 보이지만, 기업이 성장하면 그 가치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뛴다.     다만 스톡옵션이 회사가 주는 수동적 권리라면, 특허·상표는 스스로 출원하고 확보해야만 얻을 수 있는 적극적 권리다. 지식재산은 기다린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쟁취해야 하는 자산이다.   다행히 정부는 기업이 지재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초기 비용 부담이 큰 현실을 고려해, 특허청과 지식재산보호원을 통해 다양한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특허·상표 출원비용 지원은 물론 분쟁 대응 비용 보조와 법률 서비스 연계까지 KOIPA가 수행하는 사업도 많다. 이는 기업이 비용 문제로 권리 확보를 미루지 않도록 돕는 장치다.     결국 지식재산을 확보하는 것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지금의 선택이 미래의 자산 가치를 결정한다. 미국이 특허를 국가 재정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재산으로 인식하며 제도를 개편하는 흐름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역시 지식재산을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국가와 개인의 미래 부를 창출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바라봐야 한다.   보이지 않는 스톡옵션, 지식재산. 권리를 먼저 확보하는 자가 결국 미래의 부를 선점한다. 기업인들은 더 늦기 전에 특허와 상표를 출원하고, 정부의 지원 제도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지식재산은 지금 손에 쥐어야 할 미래의 약속이다. 지은정 / 미국 특허변호사·KOIPA LA IP CENTER 센터장지식 재산 컨설팅 스톡옵션 특허 특허 가치 유럽 특허청 특허 제도

2025.09.09. 18:22

썸네일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