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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늘 흐르는 별빛 은하수를 님과 함께

별이 빛나는 높은 곳을 우러러 보는 것은 이전 세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 현대인들도 하늘 높은 곳에 있는 별과 은하를 올려다 보는 신비로운 경험이 가능하다. 다만 우리 은하의 모습, 은하수는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도시의 불빛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은하수가 물 흐르듯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시니어 들은 아치스 국립공원 등에서 가능하다. 몇 곳을 알아본다.     은하수 '직관'은 도심의 인공 조명에 방해 받지 않고 어둠의 바다에서 별이 빛나는 밤을 보는 것이다. 미국인의 80%가 집에서 은하수를 볼 수 없는 광공해 때문에 흔치 않은 기회다. 미국에서 자연을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전국의 63 개 국립공원 중 16 곳이 밤 하늘 여행지로 꼽힌다.     직관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16곳의 국립공원이 제공하는 천문 축제, 레인저가 안내하는 보름달 산책, 별 파티, 천체 사진 워크숍 등의 전문적인 별보기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국립공원에서 직관을 원한다면 7x50 쌍안경, 야간 시력을 향상시키는 빨간색 손전등, 하늘의 별 배열을 보여주는 별자리표를 휴대하는 것이 좋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별을 바라보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경외감은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려면 어두운 하늘 공원에서 캠프를 차리는 것도 추천할 만 하다.         ▶아치스 국립공원(유타)   천문 애호가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 바로 유타주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밤 하늘 국립공원을 보유하고 있다. 아치스(Arches), 브라이스, 캐니언랜즈, 캐피톨 리프, 자이온 등 5개의 국립공원이다.     아치스는 2000개가 넘는 특별한 사암 아치로 두드러지며, 머리 위에서 펼쳐지는 천체 쇼를 위한 극적인 배경을 형성한다. 아치 아래로 별빛이 보이는 사진을 한번 쯤 봤을 법하다. 가장 좋은 관측 장소는 남쪽의 모압의 불빛을 피하고 북쪽의 밸런스드 록 피크닉 구역, 에덴 동산 전망대, 파노라마 포인트 또는 윈도 구역이 좋다. 적절한 조건이라면 표준 쌍안경으로 토성의 고리를 볼 수도 있다. 레인저가 방문객에게 밤하늘의 경이로움을 소개한 다음 별을 관찰하고 망원경을 관찰하는 레인저 주도의 천문 관측 프로그램은 여름에 진행된다. 이러한 이벤트는 아치스와 인근 캐니언랜즈에서 번갈아 가며 진행되고 있다.         ▶빅 벤드 국립공원(텍사스)   텍사스 남서부에 있는 이 광활한 공원은 외딴 사막 지역과 낮은 습도 덕분에 미국 본토의 모든 국립공원 중에서 광공해가 가장 적다.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이 모여 밤하늘을 관찰하는 빅 벤드의 별 파티에 참석하거나, 가이드와 함께 달빛 산책을 하거나, 쌍안경을 사용하여 유성우, 별자리 관찰 또는 은하수 직관을 즐길 수 있다. 맑은 밤에는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를 포함하여 수많은 별이 눈부시게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유타)   세계에서 가장 큰 후두(불규칙적인 바위 기둥) 컬렉션과 미국에서 가장 어두운 밤하늘을 결합하면 마치 마법처럼 보인다. 브라이스에서 은하수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빛 호를 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수천 개의 별이 공원의 암석 지대를 비춘다.     파크 레인저, 자원 봉사 천문학자가 매년 100개의 천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여기에는 레이저를 든 레인저가 밤하늘에 보이는 별자리를 가리키는 별자리 투어, 달빛이 후두에 빛을 더하는 1~2마일 보름달 하이킹이 포함된다.         ▶데스밸리 국립공원(캘리포니아)   미국에서 가장 건조한 국립공원인 340만 에이커에 달하는 사막은 별을 감상하고 운이 좋다면 유성을 관찰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다. 데스밸리의 밤은 너무 어두워서 최고다. 광공해가 매우 낮아 '도시가 생기기 전에 볼 수 있었던 것과 비슷한 경치'를 볼 수 있다.     데스 밸리에서 보이는 많은 천체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육안으로 볼 수 없다. 매년 봄에 열리는 다크 스카이 페스티벌이 있다. 특별 레인저 프로그램, NASA와 같은 기관의 초대 연설자, NASA, 캘텍, SETI 연구소 등의 과학자들이 방문객을 시범으로 참여시키는 탐험 박람회가 포함된다. 혼자 여행하는 경우 천체 사진작가들이 야간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인기 장소인 배드워터 분지, 하모니 보랙스 웍스, 메스키트 플랫 모래 언덕 또는 자브리스키 포인트로 가볼 수 있다.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애리조나)   세계 7대 자연경관 중 하나인 그랜드 캐년이 직관 명소임은 분명하다. 달이 없는 밤에 은하수를 보거나 별 구름, 성운, 유성우, 심지어 화성, 목성, 토성과 같은 행성의 광경에 스릴을 느껴볼 수 있다. 사우스 림의 주요 별 관찰 장소로는 은하수를 배경의 이미지를 찍을 수 있는 메카인 데저트뷰 워치타워(Desert View Watchtower, Mather Point), 데저트뷰 드라이브(Desert View Drive)가 있다.         ▶그레이트 베이신 국립공원(네바다)   그레이트 베이신 국립공원은 높은 고도와 낮은 습도로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미국 국립공원에 지어진 최초의 연구 등급 전망대인 그레이트 베이신 전망대에서 희귀한 심우주 관측을 제공한다. 방문객이 가장 적은 국립공원 중 하나로서 2022년 방문객이 14만2115 명에 불과했다. 주변에 사람이 거의 없는 가운데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맑고 달이 없는 밤에는 베이커 천문사이트(Baker Archaeological Site)와 마더 오버룩(Mather Overlook)과 같은 인기 있는 관측 장소로 가서 수많은 별, 행성 유성우, 인공 위성, 안드로메다 은하와 은하수를 감상할 수 있다.         ▶보야저스 국립공원(미네소타)   캐나다 국경 근처의 이 외딴 수상 공원에서 빛나는 것은 별 뿐만이 아니다. 운이 좋으면 오로라 보레알리스가 푸른색, 녹색, 보라색, 빨간색의 반짝이는 줄무늬로 밤하늘을 밝힌다 . 희귀한 빛 현상은 예측할 수 없지만, 겨울의 긴 밤은 현상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높아진다. 북극광을 관찰하는 동안 은하수, 위성, 국제 우주 정거장, 유성 및 기타 천체를 볼 수 있다.   장병희 기자은하수 하늘 하늘 국립공원 은하수 직관 모습 은하수

2024.10.0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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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은하수

어두운 하늘 너머 우주전쟁 있었을까   광대한 흑천(黑天)에 소금을 뿌린 듯   하얀 총알구멍 은하로 흐른다   무수한 총탄 자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서걱거리는 소금 빛   동짓날 밤, 잠 못 이루는 눈을 찌른다   폐부를 천공(穿孔)한다   총탄구멍 너머의 세계는   은빛의 나라일까   하얀 국수를 뽑아내듯   소금 구멍으로 새하얀 빛을 사출하고 있다   사람마다 꽃마다   세상이 어두울 때는   소금 빛줄기 눈동자에 담고   허리에 두르고     지난 한 어둠을 건너가라고   장대하게 장엄하게   소금강 흐르고 있는가. 조형식 시인글마당 은하수 총알구멍 은하로 소금 빛줄기 총탄구멍 너머

2024.05.31. 21:28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맑은 숲 내음·맛난 음식…은하수는 덤

가족, 친구들과 함께 자연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여름철이 다가온다. 잠자리, 화장실, 어두운 밤, 장비 준비 등 여러 불편함에 대한 선입견이 있지만 일단 캠핑에 맛을 들이면 평생을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될 수 있다. 캠핑의 즐거움과 유익한 점들을 살펴본다.   ▶캠핑, 즐거운 이유   1. 가족간의 대화: 스마트폰을 달고 사는 현대인들은 자녀나 배우자와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캠핑은 함께 텐트를 치고 음식을 나누며 모닥불 옆에 모여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2. 자연과의 동화: 캠핑을 통해 우리 몸과 마음은 자연에서 기운을 얻고 안정적인 평온함을 얻을 수 있다. 초록의 숲에서 맑은 공기를 접하고 호숫가 푸른 초장에서는 야생화를 발견하고 사막에서는 나지막한 짐승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생동감 넘치는 자연을 경험할 수 있다.   3. 캠핑 진미: 캠핑 음식은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된다. 간단한 레시피에서부터 캠핑 만찬까지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메뉴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집이나 식당에서 먹는 것과는 전혀 다른 최상의 분위기에서 식사 경험을 할 수 있다.   4. 행복감: 캠핑은 적은 비용으로 여행을 떠나 야외에서 경험하는 문제들을 풀면서 자녀들에게 문제 해결 방법도 습득하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풍족하지 못한 여건 가운데서도 조그마한 것으로부터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5. 추억: 캠핑의 추억은 즐겁고 오래 지속된다. 야외의 어드벤처를 경험하면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경험도 훗날 재미난 얘깃거리가 되고 웃음과 미소를 머금게 할 추억으로 간직된다.     ▶캠핑 꼭 알아야할 팁   캠핑은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그 즐거움이 배가 된다. 반드시 값비싼 장비를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텐트, 슬리핑백, 패드, 램프, 야외용 조리기구 등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장비들은 챙겨야한다. 캘리포니아에는 수백 마일의 해안선과 높고 깊은 산과 계곡이 있어 아름다운 비경을 경험할 수 있는 캠핑장들이 많다. 즐겁고 안전한 캠핑을 위해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되는 팁을 알아보자.   1. 캠핑장 선정   계절에 맞춰 캠핑장을 선택한다. 고도가 높은 산간지방은 추위에 대비해야하고 사막인 경우 뜨거운 여름철에는 삼간다. 미국의 국립공원과 주립공원 캠핑장들은 기본 시설이 잘 갖추어져있고 안전하다. 하지만 유명한 캠핑장소의 경우 성수기나 주말에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미리 예약을 하고 선착순으로 사용하는 경우 일찍 출발하는 계획이 중요하다. 올해부터 캘리포니아에서는 예약 첫날 자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예약 전체가 취소되는 법이 시행된다. 일반적으로 국립공원 캠핑장은 연방 홈페이지(recreation.gov)나 캘리포니아 주립공원 홈페이지(reservecalifornia.com)에서 예약 가능하다.   2. 믿을만한 좋은 캠핑장비를 갖춘다   대부분의 캠핑장은 기본적으로 테이블, 화덕, 그릴, 수도, 화장실이 구비되어있다. 직접 구비해야하는 캠핑 장비들이 많은데 그중 텐트, 슬리핑백, 패드는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서 중요하다. 종류와 가격이 다양하므로 경험자들로부터 추천을 받거나 장비점에서 렌트해서 사용해본 후 구입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3. 목록 정리   캠핑에는 예상외로 많은 품목이 필요하다. 개인 장비로는 텐트, 슬리핑백, 패드, 헤드 랜턴, 의자 등이다. 공동 장비에는 조리기구, 식기, 가스통, 아이스박스, 랜턴, 천막 등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캠핑을 하면서 낚시나 하이킹 또는 물놀이도 겸할 수 있어 개인별 수영복, 샌들에서부터 음식재료 등 캠핑 준비시점에 자질구레한 품목의 목록을 작성해두면 많은 도움이 된다.   4. 여분의 옷과 담요준비   야외에서는 낮과 밤의 기온차를 심하게 체험한다. 특히 해가 지고 난 후 무척 추워질 수 있다. 여름이라도 털모자와 재킷은 반드시 챙기도록 한다.   5. 선크림 & 벌레 퇴치 스프레이   야외는 장시간 햇볕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선크림을 준비하고 벅 스프레이를 준비하여 모기나 하루살이들에 대비를 해야한다.   6. 음식 준비   캠핑에서는 평범한 일상 음식을 조리해 먹어도 맛이 더욱 좋다.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요리를 생각해두고 준비하면 좋다. 그리고 캠프파이어 하면서 먹을 수 있는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을 준비하면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7. 음식보관   캘리포니아 숲에는 다람쥐, 너구리, 곰들이 있고 사막에서는 여우가, 해안가에는 새들이 음식을 노린다. 캠핑장마다 음식을 보관해두는 음식 라커가 있는 경우 지정된 장소에 보관 하도 록 한다. 음식보관은 사람과 야생동물의 안전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게 간주하여 정부에서는 이를 엄격하게 관리한다.   8. 조용한 시간(Quite Time) 준수   캠핑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캠핑에서는 밤늦게 자고 아침 늦게 일어나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한 시간(Quite Time)을 준수하고 캠프파이어 불이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하는 등 자연을 보호하는데 모범을 보이면 더욱 유익하고 안전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9. 캠프파이어   캠핑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이 캠프파이어다. 모닥불 옆에 둘러앉아 포일에 싼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를 구우면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맛이 캠핑의 백미다. 또한 밤이 깊어지면서 밤하늘에 은하수가 빼곡히 들어찬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은하수는 깊은 밤에 더욱 또렷이 보인다. 취침하기 전 은하수를 살펴보거나 한밤중에 화장실을 가면서 둘러보아도 좋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바닷가, 깊은 산속, 사막에서 캠핑이 가능하다. 자연의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은 두고두고 잊지못할 추억이다. 올 여름에는 캠핑을 통해서 친구나 자녀와 함께 대자연의 웅장함을 만끽하는 기쁨을 누려보자.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은하수 음식 주립공원 캠핑장들 국립공원 캠핑장 캠핑 음식

2024.05.3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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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100살 되신 푸른 하늘 은하수

“푸른 하늘 은하수… 첫 창작 동요가 100살이 됐어요.”   아동문학가 황영애 선생께서 카톡으로 알려주셨다. 아, 반달, 계수나무, 토끼가 어느새 100살이 되셨구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린 시절로 돌아가 ‘반달’을 흥얼거렸다. 어린 시절에 배우고 익힌 동요의 힘은 이렇게 강하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그루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윤극영(1903년-1988년) 선생이 노랫말을 쓰고 곡을 지은 ‘반달’은 1924년에 발표된 조선 최초의 동요다. 21세 청년 윤극영이 지은 이 노래는 일제강점기 나라를 잃고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방황하는 민족의 애달픈 운명을 달래주었다.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는 2절 끝부분 노랫말에서 알 수 있듯 일제강점기 어린이들에게 꿈과 용기와 희망을 주는 항일 동요다.   이 노래는 발표되자마자 전국 방방곡곡에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애창됐다. 당시 학교에서 우리말 노래를 부르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으나 ‘반달’은 워낙 호응이 컸던데다, 일본인들까지 따라 부르는 바람에 당국은 금지를 해제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한다. 한반도는 물론 일본과 중국에 있는 조선인들에게도 빠르게 보급되었다. 윤극영 선생조차도 그렇듯 짧은 세월에 그렇게까지 널리 퍼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훗날 회상했을 정도였다.   이 노래가 오늘날까지도 애창되는 ‘겨레의 노래’로 남은 이유를 좀 더 깊이 알고 싶어서 자료들을 열심히 찾아보니,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가령 ‘반달’ 작곡에 얽힌 사연도 그렇다.   윤극영 선생에게는 10년 위의 누님 한 분이 있었는데, 경기도 가평으로 시집을 갔다. 그런데, 그 누님의 시집이 가세가 기울어 늘 가난 속에서 힘든 시집살이를 하느라 10년이 퍽 넘도록 한 번도 집에 오지 못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토록 보고 싶던 누님의 죽음 소식을 들은 윤극영은 집 근처 공원으로 가서 밤새도록 울고 또 울었다. 그 새벽에 그가 하늘에서 본 것이 반달이었다. 은하수 같은 엷은 구름 너머로 하얀 반달이 비스듬히 걸려있고, 그 멀리로 샛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외롭게 뜬 달을 보니 누이 잃은 슬픔에, 우리 민족의 서글픈 운명까지 겹쳐서 눈물이 핑 돌았다. 그 순간 노랫말과 곡조가 떠올랐다고 한다. 나라 잃고 방황하는 민족적 비운을 그린 동요 ‘반달’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동요’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쓰인 것도 이때부터라고 한다.   방정환 선생은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는 윤극영에게 “자신만을 위한 음악 공부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장차 나라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이 부를 노래를 만들어라”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윤극영은 평생토록 뜻을 함께했다.   윤극영 선생은 자신의 이상을 펼치느라 해외 유랑생활도 많이 했고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그러면서도 어린이들의 꿈을 위해 동요를 만들어냈다.   ‘반달 할아버지’ 윤극영 선생은 ‘반달’을 비롯하여 ‘설날’ ‘고기잡이’ ‘고드름’ ‘따오기’ 등 400여곡을 작곡하였고, 방정환, 정순철 등 동료들과 어린이 문화재단 ‘색동회’를 조직하여 어린이운동을 전개하기도 하였다.   앞에서 말한 대로, 어린 시절 배운 동요의 기억은 늙지 않고 평생을 간다. 미주 한인사회에도 우리 아이들이 신나게 부르고 평생 기억할 좋은 동요가 많았으면 좋겠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반달’을 흥얼거리다 보니, 문득 권길상 선생이 떠오른다. 디아스포라의 쓸쓸한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줄 우리 노래 짓는 일에 힘쓰던 모습이 그립다. 내년 2025년이 권길상 선생 10주기다. 뜻깊은 행사들이 많이 열리기를 바란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은하수 하늘 하늘 은하수 윤극영 선생 반달 계수나무

2024.05.0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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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마당] 은하수

어두운 하늘 너머 우주전쟁 있었을까   광대한 흑천(黑天)에 소금을 뿌린 듯   하얀 총알구멍 은하로 흐른다   무수한 총탄 자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서걱거리는 소금 빛   동짓날 밤, 잠 못 이루는 눈을 찌른다   폐부를 천공(穿孔)한다   총탄구멍 너머의 세계는   은빛의 나라일까   하얀 국수를 뽑아내듯   소금 구멍으로 새하얀 빛을 사출하고 있다   사람마다 꽃마다   세상이 어두울 때는   소금 빛줄기 눈동자에 담고   허리에 두르고     지난 한 어둠을 건너가라고   장대하게 장엄하게   소금강 흐르고 있는가. 조형식 / 시인문예 마당 은하수 소금 빛줄기 총알구멍 은하로 소금 구멍

2024.04.18. 19:31

[글마당] 은하수

어두운 하늘 너머 우주전쟁 있었을까   광대한 흑천(黑天)에 소금을 뿌린 듯   하얀 총알구멍 은하로 흐른다   무수한 총탄 자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서걱거리는 소금 빛   동짓날 밤, 잠 못 이루는 눈을 찌른다   폐부를 천공(穿孔)한다   총탄구멍 너머의 세계는   은빛의 나라일까   하얀 국수를 뽑아내듯   소금 구멍으로 새하얀 빛을 사출하고 있다   사람마다 꽃마다   세상이 어두울 때는   소금 빛줄기 눈동자에 담고   허리에 두르고     지난 한 어둠을 건너가라고   장대하게 장엄하게   소금강 흐르고 있는가. 조형식 시인글마당 은하수 총알구멍 은하로 소금 빛줄기 총탄구멍 너머

2024.03.01. 22:29

[문예마당] 은하수

어두운 하늘 너머 우주전쟁 있었을까   광대한 흑천(黑天)에 소금을 뿌린 듯   하얀 총알구멍 은하로 흐른다   무수한 총탄 자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서걱거리는 소금 빛   동짓날 밤, 잠 못 이루는 눈을 찌른다   폐부를 천공(穿孔)한다   총탄구멍 너머의 세계는   은빛의 나라일까   하얀 국수를 뽑아내듯   소금 구멍으로 새하얀 빛을 사출하고 있다   사람마다 꽃마다   세상이 어두울 때는   소금 빛줄기 눈동자에 담고   허리에 두르고     지난 한 어둠을 건너가라고   장대하게 장엄하게   소금강 흐르고 있는가.  조형식 / 시인문예마당 은하수 소금 빛줄기 총알구멍 은하로 소금 구멍

2024.02.15. 19:48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노을·은하수·반딧불…침묵의 향연

미국 서부 애리조나와 유타 경계에는 앤틸롭캐년, 호슈 벤드, 레인보우 브릿지, 파리아캐년, 벅스킨 걸치, 더 웨이브, 화이트 포켓 등 수많은 비경이 숨어 있다.   이곳은 컬러풀 하면서도 은은한 샌드스톤 지형들로 유명하다. 호수나 강물이 흘러가면서 깊은 계곡을 만들어놓고 좁은 슬롯 계곡을 빚어 놓았는데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을 실제로 경험하고 카메라에 담노라면 감회가 색다르다.   사진이나 동영상에 관심이 있다면 이 많은 풍경들 중에서도 알스트롬 포인트(Alstrom Point)를 놓칠 수 없다.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의 배경 무대이기도 했던 알스트롬 포인트는 1968년 영화 '혹성 탈출'에서 주인공 찰튼 헤스튼과 동료들이 그들의 우주선이 도착한 장소가 지구인지 다른 행성인지 몰라 헤맸던 장면을 연출할 만큼 경이로운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알스트롬 포인트는 콜로라도강에 글렌캐년 댐(Glen Canyon Dam)이 건설되면서 샌드스톤 계곡 사이로 호숫물이 차오르면서 형성되었다.   많은 방문자가 이곳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경험한다. 특히 아침 저녁으로 햇살을 받으며 협곡 전체가 붉은빛을 발하는 신비한 경관은 숨막히는 감동 그 자체이다.   알스트롬 포인트로 들어가는 비포장 도로는 잘 닦여져 있고 안내판도 설치가 되어 있다. 무엇보다 구글 지도에 표시가 되므로 길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다만 마지막 1마일 정도가 일반 차량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험로여서 바닥이 높은 4륜 구동 차량이 필요하다. 만약 일반 자동차로 들어간다면 1마일 전에 주차를 하고 하이킹을 해서 다녀 오면 된다.   알스트롬 포인트에서 하룻밤을 묵는 캠핑은 특별한 경험이다. 텐트를 치고 저녁을 끓여먹고 커피나 차를 들면서 계곡을 바라보는 기분은 아무리 설명해도 충분하지 않다.   캠핑을 하면서 노을을 즐기고 밤하늘의 은하수를 바라보며 아래편 호수에 정박한 보트에서 반딧불처럼 비치는 빛을 보노라면 정말 외계의 행성에 와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곳 캠핑은 퍼밋이 필요하지 않다. 아무런 시설이 없으므로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즐긴다. 주변은 조용하고 아무도 방해하는 사람이나 동물은 없다. 장작을 싣고 들어와 캠프파이어를 하는 그룹도 보인다. 평화로운 밤하늘을 보면서 태고적부터 아득하게 전해오는 침묵의 향연을 듣는 것 같다.   LA에서 유타주 캐납(Kanab)을 통해서 오면 알스트롬 포인트까지는 약 9시간 운전거리이다. 아침에 출발하면 알스트롬 포인트에 저녁 노을이 질 시각에 도착할 수 있다. 물론 계절에 따라 변수가 있으므로 해지는 시각을 미리 점검하는 게 좋다.   이곳은 애리조나주 페이지(Page)시 북쪽으로 약 18마일 거리인 빅 워터(Big Water) 마을에서 비포장 도로를 23마일 운전해 들어가서 만나게 된다.   알스트롬 포인트 방문에는 바닥이 높은 차량이 꼭 필요하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여분의 옷과 음식물을 준비하는 게 좋다. 또한 길이 유실되거나 닫힌 경우에 대비해 빅 워터 방문자 센터에 현지 도로 상태를 미리 알아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절대 하지말아야 할 것은 밤중에 이곳에 들어가고 나오는 것이다. 아무런 인위적인 빛이나 건물이 없는 지역이어서 어두운 밤길에 이곳을 운전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다른 행성에 온 기분을 맛보고 태고적 신비를 경험하는 알스트롬 포인트는 잊지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미국 서부 유타와 애리조나 관광의 허브인 캐납과 페이지에 많은 숙박 시설이 있으며 빅 워터에도 모텔이 있다. 단지 휴가 시즌이나 연휴에는 매우 비싼데 그나마도 예약을 해야만 한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반딧불 은하수 저녁 노을 애리조나주 페이지 샌드스톤 계곡

2023.08.3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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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은하수

'푸른 하늘 은하수'로 시작하는 반달이란 유명한 동요가 있다. 그 노래의 첫 소절에 등장하는 은하수가 바로 우리가 속해 있는 은하의 이름이다. 은하수 말고도 이 우주에는 과학적으로 추측해서 약 2조 개나 되는 은하가 있다고 한다. 그런 각각의 은하 속에서 수천 억 개의 별이 반짝거리고 있다. 아무리 상상의 나래를 펴도 얼른 머릿 속에 들어오지 않는 숫자다.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수를 천문학적 숫자라고 한다.   아까 말한 총 2조 개의 은하 중 우리가 속한 은하수 은하와 가장 가까이 이웃한 안드로메다 은하에는 1조 개 정도 되는 별이 있다. 은하수에서 안드로메다까지는 빛의 속도로 250만 년이 걸린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안드로메다 은하의 250만 년 전의 모습이다. 두 은하는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약 45억 년 후에는 완전히 합쳐질 것이라고 한다. 성급한 사람들은 합쳐진 두 은하의 이름을 '밀코메다'라고 지어 놓았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먼 미래의 일이니 걱정 안 해도 된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은하의 중심부에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우리 은하 역시 그 한가운데에 블랙홀이 있다. 이 초거대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약 450만 배나 된다고 한다. 우리 은하를 바로 위에서 보면 두 개의 나선 팔을 가진 원반 형태지만, 옆에서 보면 가운데가 볼록하고 끝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접시 모양이다. 가운데 두께가 약 1만 5천광년이고,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의 지름이 약 10만 광년 정도 된다고 한다.     달은 한 달 걸려서 지구를 공전하고, 지구는 일 년 걸려서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돈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우리 태양도 은하 중심부를 기준으로 한 번 공전하는데 2억 3천만 년이 걸린다. 우리가 태양 주위를 한 번 도는데 1년이라고 정한 것처럼 태양이 은하 중심을 공전하는 기간을 은하년이라고 한다. 참고로 은하수의 나이는 우주의 나이와 거의 같은 약 132억 년 정도 된다.   은하수는 우유를 쏟아 놓은 것 같다고 하여 영어로 Milkyway라고 부르고, 순우리말로는 미리내라고 한다. 은하수은하 속에는 약 4천억 개나 되는 별이 있다고 추정하는데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별이 바로 우리 태양이다. 우리 별인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 별은 알파 센타우리인데, 40년을 날아서 지금 태양계를 막 빠져나가고 있는 보이저호가 알파 센타우리에 도착하는데 4만 년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그러니 더는 어떤 추측이나 상상도 소용없다.   태양은 비교적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은하수의 외곽에 자리잡고 있어서 생명체가 발현하여 문명을 가질 정도로 진화하는데 필요한 긴 세월 동안 안정되어 있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 인류가 생기고 이 정도 진화하여 문명을 이루었다. 은하의 규모로 미루어 은하수은하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 문명이 존재하겠지만, 서로 너무 멀어서 은하의 수명이 끝날 때까지 어떤 식의 왕래라도 불가능할 것이다.     이상에서 우리 은하를 설명하면서 많은 천문학적인 숫자를 예로 들었다.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수가 아니어서 감도 잡히지 않을 것이다. 그냥 엄청나게 많거나, 멀거나, 큰 숫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은하수 하늘 은하수로 은하수 은하 안드로메다 은하

2023.05.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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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은하수

은하수는 우리 태양계가 속한 은하의 이름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태양이라는 별 주위를 돌고 있다. 태양은 지구와 같은 행성을 여덟 개나 거느리고 있는 항성, 즉 별이다. 별이란 핵융합 반응을 하여 스스로 빛과 열을 내는 천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그런 별이 은하수에 약 2천억 ~ 4천억 개 정도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한 세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가 속한 은하가 우주 전체인 줄 알았는데 에드윈 허블이 최초로 외부 은하의 존재를 밝혀낸 후로 우주에는 약 1조에서 2조 개에 이르는 은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평균값을 잡아 우주에 산재한 별들의 총수를 계산해 보니 3천억 곱하기 1조 5천억 개나 되는 실로 천문학적인 수의 별이 있다. 놀라지 마시라. 밤하늘에는 지구 표면에 널린 모래 알갱이의 총수보다 훨씬 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다.   그렇다면 은하수가 얼마나 큰 지 대충 감이라도 잡아보기로 하자. 은하수의 모양은 가운데가 볼록한 피자 형태인데 그 지름이 약 10만 광년이다. 그러니까 은하수 끝에서 끝까지 빛의 속도로 10만 년이 걸린다는 말이다.     우리 태양은 은하수 중심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변두리에 있는데 은하 중심부에 가깝게 갈수록 별들의 활동이 활발하지만,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그런 활동이 약해지며 생명체가 발현하여 진화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지금 우리 인류가 번성하고 있다고 한다.   우주에 널린 많고 많은 은하 중에서 우리가 속한 은하를 은하수라고 하는데 순우리말로는 미리내이다. 우리 은하수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 은하의 이름은 안드로메다인데 그 크기가 은하수의 두 배쯤 되고 우리 은하로부터 빛의 속도로 약 250만 년 떨어져 있다. 지금 이 두 은하는 시속 40만km의 속력으로 가까워지고 있는데 45억 년 후에 하나의 은하로 합쳐질 예정이라고 한다.   허블 이전의 시절에 하늘을 보면 별의 모임이라고 생각되는 뿌연 성운이 여기저기 보였다. 사람들은 그런 별의 집단 역시 우리 은하 안에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허블은 안드로메다 성운을 관찰하다가 깜짝 놀랄 사건을 발견했다. 안드로메다 성운 속에 있는 별 하나가 태양으로부터 93만 광년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때까지 알려진 우리 은하의 지름이 10만 광년 정도 되는데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인천까지의 거리가 27km인데, 서울과 인천 사이에 있는 부천까지 90km 나왔다면 말이 안 되는 것과 같다. 정말 그 거리가 맞는다면 부천은 서울과 인천 사이에 있는 도시가 아니라 인천을 한참 지나 서해 어딘 가에 있어야 옳다.     그때까지 우리는 은하와 우주를 동일시해왔다. 그런데 허블이 안드로메다 성운이 우리 은하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은하 바깥에 있는 또 다른 독립된 은하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외부 은하의 존재가 밝혀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별들의 집단인 은하가 수천억 개가 모여 비로소 우주가 된다는 사실은 실로 엄청난 발견이었다. 허블은 하룻밤 사이에 우주의 크기를 수천억 배나 늘려버렸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어렸을 적 따라 불렀던 동요 ‘반달’의 가사다. 세월이 흘러 그 은하수의 정체가 낱낱이 밝혀졌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은하수 하늘 은하수 은하수가 얼마 우리 은하수

2022.12.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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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동굴 천장에 펼쳐진 은하수

뉴질랜드는 두 개의 큰 섬으로 이뤄져 있다.     크기는 얼추 비슷하나 북섬은 아래위로 길게 뻗었고 남섬은 상대적으로 통통한 모양이다. 북섬은 빙하와 피요르드가 워낙 유명하며,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북섬은 동굴, 온천, 마오리족 문화 등 독특하고 신비로운 명소들을 가득 품고 있다.   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마오리어로 물을 뜻하는 '와이(Wai)'와 '동굴(Tomo)'이 합쳐진 와이토모다. 푸른 초원 아래 무려 3000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굴과 지하 수로가 미로처럼 촘촘히 얽혀 있는 곳이다. 여러 석회암 동굴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동굴은 단연 와이토모 반딧불이 동굴로 천장의 종유석과 바닥에서 자라난 석순들이 마치 숲을 이루듯 늘어서 있다.   와이토모 동굴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는 무궁무진하다. 블랙 워터 강을 따라 보트를 타거나, 심지어 수영을 해서 동굴을 통과할 수도 있다. 동굴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천장에서 깜빡이는 반딧불이들이다. 수천 마리 반딧불이들이 빛을 내면,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어두운 동굴을 환히 밝히며 신비로운 광경을 연출한다. 1997년 영국 탐험가인 프레드와 마오리 추장에 의해 발견됐으며 자연적으로 형성된 신비로운 모습에 영국의 극작가인 버나드 쇼가 세계 8대 불가사의라고 극찬했던 곳이기도 하다.   인접한 로토루아 지역은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자리한다.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지열 지대로 세계 10대 온천인 폴리네시안 온천을 경험해 볼수 있다. 수 천년에 걸쳐 형성된 오묘한 빛깔의 온천들부터 하늘로 솟는 간헐천, 온천샘, 진흙이 끓어오르는 머드풀, 거대한 분화구 등 진귀한 광경을 마주하며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온천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지하에서 분출되는 라듐과 프리스트가 첨가된 광천수는 근육통이나 관절염, 피부 미용에 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또한 로토루아에서는 마오리족의 전통가옥과 각종 공예품 등 생활문화를 관찰할 수 있으며 전통 조리법인 항이 요리도 맛볼 수 있다. 각종 고기, 채소, 옥수수 등을 땅속에 묻어서 지열의 증기로 찌는 것으로 재료의 순수한 맛과 깊은 풍미를 선사한다.   그 외에도 로토루아에는 뉴질랜드의 전형적인 농장을 재현, 소젖 짜기부터 먹이 주기, 양쇼, 양털 깎기 시범, 목양견들의 양몰이 쇼도 즐길 수 있는 350에이커 규모의 아그로돔, '반지의 제왕'과 '쥬라기 공원' 촬영지로 알려진 레드우드 수목원 등이 자리해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뉴질랜드 최대 도시이자 북섬 여행의 관문인 오클랜드도 빼놓을 수 없다. 한때는 인구 3명 중 1명이 요트를 소유하기도 했던 요트의 도시다. 특유의 여유로움이 배어 있는 오클랜드 투어는 대자연의 경이가 살아있는 뉴질랜드 남섬으로 이어진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은하수 동굴 동굴 온천 동굴과 지하 동굴 투어

2022.10.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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