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접어야 할 것 같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일 6번째 금리동결을 발표하며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말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했다. 이로써 올해 초 유력했던 ‘5월 인하설’은 이미 물 건너 갔고, 이후 등장한 ‘하반기 3차례 인하’ 전망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올해 남아있는 금리회의가 다섯번 뿐이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 매체 CNBC가 월가 대형 투자은행 1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투자은행 가운데 4차례나 3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한 은행은각각 1곳에 불과하다. 반면 절반이 넘는 6곳이 한 번의 인하를 예상했다. 금리동결 발표 후 시장에서는 실업률, 개인소비지출(PCE) 등 최근 경제 지표를 고려할 때 파월 의장이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는 중립 금리 수준을 2.00~2.50%로 보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고금리 상황’이 1년 반 넘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2022년 9월 기준금리가 3.00% 수준을 넘어선 이후 계속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수준인 5.25~5.50%는 2001년 1월 이후 23년 만에 최고다. 그런데 이런 고금리 상황이 내년에도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 인플레를 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지만 경제 주체들이 받는 고통은 크다. 더구나 장기간 저금리 상황에 익숙했던 탓에 ‘금리 면역성’도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고금리의 충격이 큰 곳 가운데 하나가 은행권이다. 중견 은행인 리저널 뱅크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다. 몇몇 리저널 뱅크는 견디지 못하고 파산 사태를 맞기도했다. 그런데 고금리 환경이 길어지면서 대형 은행과 커뮤니티 은행들에도 여파가 미치는 양상이다. 한인 은행권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한인 은행권 영업 실적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인 경제권의 상황을 반영하는 지표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가주 6개 한인 은행의 올해 1분기 성적표를 보면 우려스러울 정도다. 우선 6개 은행 전체의 순익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9%나 급감했다. 2곳은 1년 새 순익 규모가 반 토막이 났다. 전체 자산,대출,예금 규모도 줄었다. 한인 은행권의 자산 규모가 준 것은 드문 현상이다. 더 눈에 띄는 부분이 대출 감소, 무수익성자산 비율 증가다. 대출이 줄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한인 경제권의 투자나 창업이 위축됐다는 것을 반영한다. 반면, 무수익자산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영업 부진으로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한인 업체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한 마디로 한인 경제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주 비교되는 중국계 은행들의 상황은 어떨까? 중국계 자산 규모 1,2위 은행은 이스트 웨스트와 캐세이의 사정은 한인 은행보다는 나아 보인다. 이들 은행도 1년 전보다 순익은 줄었지만 자산, 대출, 예금 규모는 모두 늘었다. 물론 은행 실적만으로 양 커뮤니티 경제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현재의 대략적인 감 정도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고금리’라는 동일하게 어려운 상황이지만 중국계 경제권의 충격 흡수력이 더 뛰어나 보인다. 한인 경제권은 어려움이 생기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 전통이 있었다. 동일 업종은 물론 다른 업종 간에도 상부상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실질적인 효과는 차치하더라도 그런 노력이 장기적으로 커뮤니티 경제력 성장의 동력 구실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지 않는다. 나서려는 단체나 기관도 없다. 서로 단절된 채 신음만 하는 느낌이다. 한인 경제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각개약진에만 의존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은행권 성적표 한인 은행권 고금리 상황 경제 전문가들
2024.05.02. 20:22
주식시장은 이번 주도 엇갈렸다. 2주 연속이다. 지난주 불과 9포인트 차로 나홀로 약세를 모면했던 나스닥은 이번 주도 유일하게 0.4% 올랐다. 3주 연속 상승한 주를 기록했다. 반면 다우지수와 S&P 500은 최근 4주 동안 3주를 하락했다. 특히 그중 다우지수는 최근 10일 동안 9일을 하락하며 이번 주 내내 즉 5일 연속 떨어졌다. 올해 들어두 번째다. 주식시장은 6주 동안 크게 오르지도 크게 떨어지지도 않은 채 3주를 엇갈렸다. 그야말로 사이드 라인에서 횡보하는 움직임을 이어갔다. 이번 주는 1794개 기업이 실적발표를 완료한 어닝시즌 기간에 가장 바쁜 주였다. 그런데도 장은 이번 주 하루도 오르지 못했다. 탄력받지 못한 것이다. 지역은행들의 불안도 부각됐다. 지난주 폭락과 폭등을 반복했던 지역은행들은 또 다른뱅크런 가능성에 몸서리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목요일(5월 11일) 팩웨스트 은행은 전 주 예금이 9.5% 나 빠져나간 것 때문에 연방준비은행에 51억 달러 추가대출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역은행들의 ETF인 KRE는5월 4일 찍었던 2년8개월 최저치 수준에서 전혀 반등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이번 주 발표된 소비자 물가지수와 생산자 물가지수는 모두 예상치보다 낮았다. 소비자 물가지수는 10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갔다. 그런데도 전년 대비 식품과 주거비용은 각각 7.7%와 8.1%가 여전히 높은 상태이다. 생산자 물가지수 역시 2년 3개월 만에 최소폭 상승을 나타냈다. 반면 서비스 물가지수는 전달보다 0.3% 올라 작년 11월 이후 5개월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2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예상보다 늘어난 18개월 최대치를 기록했다. 빅테크와 금융기업들의 대량 해고의 여파가 드러나기 시작했음을 암시했다. 물가압력이 낮아지면서 금리가 동결되거나 인하될 거라는 기대감과 다시금 부각된 은행권 혼란으로 인해 닥쳐올수 있는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투자심리는 이번 주 내내 심하게 요동쳤다. 6월 금리 동결과 인상 가능성은 각각 82% 와 18%에 달했다. 7월 동결은 82%, 인하는 33% 그리고 인상은 11%다. 9월 동결은 29%, 인하는 67% 그리고 인상은 4%이다. 석 달 모두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다음주는 580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다. 이번주의 1/3수준이다. 막바지에 접어든 어닝시즌이지만 타깃, 홈디포, 월마트를 비롯 유통기업들의 실적이 나온다. 또 화요일에는 소매판매지수가 발표된다. 3월달은 0.4% 감소 예상치의 두배 반에달한 1.0% 감소를 기록했다. 4월 예상치는 0.7% 증가다. 소비가 또다시 위축됐는지 혹은 살아났는지가 판가름날것이다. 김재환 아티스 캐피탈 대표 [email protected]주간 증시 브리핑 은행권 불안 소비자 물가지수 은행권 혼란 생산자 물가지수
2023.05.12. 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