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차로 20분 거리, 5분만에 배달 완료”… 월마트 드론 배송 체험
8일 오후 12시 조지아주 월마트 우드스탁 지점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 한 공원. 스마트폰 앱 ‘윙’을 내려받아 6개들이 계란 1팩과 유리병 커피 1병을 주문했다. 배달요금은 0원. 계란(1.13달러)과 커피(3.28달러) 값만 합쳐 4.41달러를 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 ‘위잉’하는 모터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드론 한 대가 비행고도를 가시권 높이로 낮춰 모습을 드러냈다. 애써 깨지기 쉬운 제품을 고른 건 헛수고였다. 배송된 플라스틱 가방 속에는 방금 앱으로 고른 상품이 온전하게 들어있었다. 주문한 지 30분, 드론이 이륙한 지 불과 5분만이다. 교통체증도, 신호 대기도, 출입문 통과도 없이 AI 계산상 최단거리로 날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월마트가 지난 5일부터 조지아주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6곳 매장에서 알파벳 자회사 윙(Wing)과 함께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장에서 6마일 내 거주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2.3파운드 상품을 150피트 고도에서 시속 60마일로 배송한다. 소요시간은 평균 19분이다. 시범 사업 수준에 머물던 드론 배송 서비스가 애틀랜타에서 본격 상용화 궤도에 올랐다. 윙은 2022년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지역에 이어 두번째 사업 지역으로 애틀랜타를 택했다. 보통 교통 체증이 심하고 운전을 기피하는 고령자 비중이 높을수록 드론 배송 수요가 높다. 윙 측은 “악명높은 애틀랜타 교통 정체 속 차량 20분 거리를 드론은 5분 안에 도착한다”고 설명했다. 이곳 교외지역은 고층건물 등 장애물이 거의 없고, 기상 변덕이 심하지 않아 드론 배송 적합성이 높다. 11파운드 무게의 드론은 프로펠러 16개로 난다. 비행 소음은 꽤 큰 편이다. 케블라(방탄복에 쓰이는 질긴 합성섬유) 소재 케이블에 화물을 매달아 내려보내는 방식으로 착륙하지 않고 정지비행(호버링)을 하며 배송을 완료한다. 12피트에서 떨어뜨려도 망가지지 않는 물건만 공중에서 던지는 아마존의 방식과 다르다. 앱을 통해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한데 초단위 도착 시간도 표기된다. 각 월마트 매장은 12~18대의 드론을 운행 중이다. 통상 1~2시간 이내 배송을 뜻하는 ‘퀵 커머스’는 땅이 넓고 인구가 분산돼 있는 미국 특성상 실현이 어려웠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 온라인의 힘이 점점 더 커지자 오프라인 매장이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내세운 자구책이 근거리 신속 배달 카드다. 현재 윙은 모든 드론을 전기로 가동하고 무인화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해 무료배송 혜택을 주고 있지만, 월마트는 향후 드론 배송 옵션을 건당 19.99달러로 매기거나 프리미엄 유료회원에 한해 제공할 방침이다. 그렉 캐시 월마트 혁신 담당 부사장은 “드론 배송은 소매업계를 재정의하는 기술”이라며 “소비자에게 그 어느때보다 빠르고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현장 드론 애틀랜타 애틀랜타 교통체증 이날 배송시간 조지아주 월마트
2025.12.09. 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