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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언제 표준말로 바뀐 거지?

“너는 내게 뭐든 다 이뻐~ 젤로 이뻐~” 이승환이 2015년 10월에 발표한 노래 ‘다 이뻐’다. 사랑에 빠진 연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노랫말이다.   가사에 반복해 나오는 ‘이쁘다’란 말은 곡을 발표할 당시엔 표준어가 아니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이쁘다’를 찾으면 ‘예쁘다의 잘못’이라고 나왔다. 어떤 지역의 사투리라기보다 발음상의 변이 또는 오류로 봤다. 이때는 ‘예쁘다’만을 표준어로 인정했지만 곡이 나온 그해 12월 복수표준어가 됐다.   생긴 모양이 아름다워 눈으로 보기에 좋다, 행동이나 동작이 보기에 사랑스럽거나 귀엽다, 아이가 말을 잘 듣거나 행동이 발라 흐뭇하다는 뜻으로 ‘예쁘다’와 함께 ‘이쁘다’도 사전에 올랐다.   국립국어원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을 수용하겠다며 일상생활에 뿌리내린 단어들을 표준어로 포함시킨 결과다. 그간 바르지 않은 말로 분류돼 왔지만 노랫말로 자주 사용됐던 것도 ‘이쁘다’가 표준어가 되는 데 한몫했다.   ‘예쁘장스럽다, 예쁘장스레, 예쁘장하다, 예쁘디예쁘다’만 표준말로 인정하던 것도 바뀌었다. ‘이쁘다’가 표준어가 되면서 ‘이쁘장스럽다’ 등 관련 낱말들도 당당하게 쓸 수 있게 됐다.   이들 단어가 사전에 오른 지 꽤 됐지만 언제 표준말로 바뀌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아직도 ‘이쁘다’를 잘못된 말로 알고 있는 이가 많다. 말은 생명력을 지닌다. 시간이 흐르면서 언중(言衆)의 말은 변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우리말 바루기 표준말 발음상의 변이 이들 단어 관련 낱말들

2025.07.03. 18:43

[우리말 바루기] ‘효과’의 발음 [효꽈] 괜찮다

말할 때 누구보다 발음을 정확하게 해야 하는 직업이 아나운서다. 그러다 보니 아나운서는 사전에 나와 있는 표준발음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발음하도록 훈련하고 방송에서도 그대로 구현한다. 문제는 일반인이 보편적으로 발음하는 것과 다른 표준발음을 사전에 맞추어 하다 보니 듣는 사람이 불편한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바로 ‘효과’다. 일반인은 대체로 [효꽈]라고 말하지만 아나운서들은 예외 없이 [효과]로 발음한다. 특히 TV에서 예전에 유도 경기를 중계할 때 아나운서가 “우리 선수가 효과[효과]를 하나 얻었습니다”고 소리치는 경우가 있었다. 유독 아나운서만 [효과]라고 하니 듣는 사람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이처럼 그동안 효과[효과] 발음이 일반인의 언어 생활과 동떨어진 것이어서 불만이 적지 않았다. 다행히 국립국어원은 이 발음을 [효꽈]로도 할 수 있다고 표준발음을 변경했다. 그러니까 이제 억지로 [효과]로 발음하지 않아도 된다.   ‘관건’과 ‘교과’도 마찬가지다. 이 역시 사전에는 [관건]과 [교과]로 발음한다고 돼 있었기 때문에 억지로 이렇게 발음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거북함이 따랐다. 국립국어원은 ‘효과’와 함께 이들 단어의 발음도 된소리를 인정해 사전에 추가했다. 앞으로는 아나운서든 일반인이든 이들 단어를 편리한 대로 [효꽈] [관껀] [교꽈]로 읽어도 된다. 우리말 바루기 발음 유도 경기 언어 생활 이들 단어

2024.12.23. 19:06

[우리말 바루기] ‘요새’와 ‘금세’의 관계

‘요새’는 ‘요사이’의 준말이다. 이제까지의 매우 짧은 동안이란 의미다. ‘그새’란 말도 있다. ‘그사이’가 줄어든 것으로, 조금 멀어진 어느 때부터 다른 어느 때까지의 매우 짧은 동안을 이른다. 밤이 지나는 동안을 일컫는 ‘밤새’도 마찬가지다. ‘밤사이’가 줄어들었다. 이들 단어의 ‘새’는 모두 ‘사이’를 줄여 쓴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쯤 되면 ‘지금 바로’를 이르는 말로 ‘금새’가 옳다고 생각하기 쉽다. 바로, 곧을 뜻하는 ‘금(今)’과 사이가 줄어든 말인 ‘새’가 결합한 구조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금새 광고 효과가 나타났다” “입소문이 금새 퍼졌다”와 같이 흔히 사용한다. 한때로부터 다른 때까지의 동안을 나타내는 말 ‘새’에 이끌려 ‘금새’로 쓰기 쉽지만 모두 ‘금세’로 바루어야 한다. 의미상으로도 ‘바로 지금의 사이’가 돼 말이 안 된다.   ‘금새’는 시간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단어다.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물건의 값 또는 물건 값의 비싸고 싼 정도를 나타낸다. “금새만 잘 쳐 주면 당장 이곳에 넘기겠습니다”처럼 쓰인다.   시간과 관계있는 말은 ‘금세’다. 바로 지금이라는 뜻의 한자어 ‘금시(今時)’에 조사 ‘에’가 붙은 ‘금시에’가 줄어든 말이다.  “금세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금세 피로해졌다”와 같이 쓰인다. 무엇이 줄어든 말인지를 알면 헷갈릴 이유가 없다.우리말 바루기 관계 금새 광고 이들 단어

2024.08.28. 19:34

[우리말 바루기] ‘뒷심’을 발휘해 보자

어떤 일을 끝까지 견디어 내거나 끌고 나가는 힘을 ‘뒷심’이라고 한다. 혹 ‘뒷힘’이 맞지 않을까 생각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힘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언뜻 생각하면 ‘뒷힘’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사전에서는 ‘심’을 ‘힘’의 강원도 방언이라고 정의해 놓았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표준어는 서울말을 기본으로 삼기 때문에 서울말인 ‘힘’을 표준어로, ‘심’을 방언으로 규정해 놓았다. 그래서 ‘뒷심’ 또한 사투리라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힘’이 다른 단어와 결합해 합성어가 될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다른 낱말과 짝을 이룰 때 ‘힘’을 발음하기 힘든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뚝힘’ ‘밥힘’ ‘뱃힘’ ‘입힘’ ‘헛힘’을 한번 발음해 보면 알 수 있다. ‘힘’을 자연스럽게 소리 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들 단어는 소리 내기 쉬운 ‘심’이 붙은 ‘뚝심’ ‘밥심’ ‘뱃심’ ‘입심’ ‘헛심’을 표준어로 삼고 있다. ‘뒷힘’ 역시 ‘힘’을 발음하기 힘들어 ‘뒷심’이 표준어가 된 것이다.   ‘뒷심’은 “뒷심이 세다” “뒷심이 약하다” “뒷심이 좋다” 등처럼 쓰인다. ‘뒷심’은 남이 뒤에서 도와주는 힘을 뜻하는 말로도 사용된다. “뒷심이 든든하다” “누구 뒷심 믿고 삐딱하게 노느냐”가 이런 경우다.우리말 바루기 뒷심 발휘 누구 뒷심 소리 내기 이들 단어

2024.02.07. 19:03

[우리말 바루기] ‘받다’의 띄어쓰기

‘버림받다’는 한 단어로 사전에 올라 있는데도 띄어 쓰는 경우가 많다. ‘받다’는 동사이므로 앞말과 띄어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받다’가 피동의 뜻을 더하고 동사를 만드는 접사일 때는 붙여야 한다. ‘버림받다’는 사전에 올라 있어 띄어쓰기에 대한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모든 낱말이 그런 건 아니다. ‘고통받다’ ‘눈총받다’의 경우 사전에 한 단어로 나와 있지 않다. 접사 ‘-받다’의 용례에도 없어 ‘고통 받다’ ‘눈총 받다’로 띄워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접사가 붙는 말은 확장 가능 범위가 넓어 사전에 전부 등재하지 못한다. 사전에 없어도 ‘고통받다’ ‘눈총받다’도 ‘버림받다’처럼 한 단어로 볼 수 있으므로 붙여야 한다. ‘감동받다·사랑받다·놀림받다·할인받다’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들 단어 뒤의 ‘받다’가 접사인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것이다. 앞의 단어가 구체적인 사물이냐 아니냐를 판단 근거로 삼는다. ‘감동·사랑·놀림·할인’은 실제 주고받을 수 있는 사물이 아니라 추상적인 개념이다. 이러한 단어 뒤의 ‘-받다’는 접사이므로 앞말에 붙인다.   ‘상·편지·월급·선물’ 뒤에 ‘받다’가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 받다’ ‘편지 받다’ ‘월급 받다’ ‘선물 받다’로 띄어야 한다. ‘상·편지·월급·선물’은 구체적인 형태가 있어서 실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사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말 바루기 띄어쓰기 이들 단어 확장 가능 판단 근거

2023.09.27. 19:15

[우리말 바루기] ‘요새’와 ‘금세’의 관계

요즘 세대는 길면 부담스러워한다. 그만큼 소비자의 눈길을 빼앗을 시간이 짧아졌다. 요새 다른 영상으로 넘어갈 때 나오는 6초 광고가 대세인 이유다.   ‘요새’는 ‘요사이’의 준말이다. 이제까지의 매우 짧은 동안이란 의미다. ‘그새’란 말도 있다. ‘그사이’가 줄어든 것으로, 조금 멀어진 어느 때부터 다른 어느 때까지의 매우 짧은 동안을 이른다. 밤이 지나는 동안을 일컫는 ‘밤새’도 마찬가지다. ‘밤사이’가 줄어들었다. 이들 단어의 ‘새’는 모두 ‘사이’를 줄여 쓴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쯤 되면 ‘지금 바로’를 이르는 말로 ‘금새’가 옳다고 생각하기 쉽다. 바로, 곧을 뜻하는 ‘금(今)’과 사이가 줄어든 말인 ‘새’가 결합한 구조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금새 광고 효과가 나타났다” “입소문이 금새 퍼졌다”와 같이 흔히 사용한다. 한때로부터 다른 때까지의 동안을 나타내는 말 ‘새’에 이끌려 ‘금새’로 쓰기 쉽지만 모두 ‘금세’로 바루어야 한다. 의미상으로도 ‘바로 지금의 사이’가 돼 말이 안 된다.   ‘금새’는 시간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단어다.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물건의 값 또는 물건 값의 비싸고 싼 정도를 나타낸다. “금새만 잘 쳐 주면 당장 이곳에 넘기겠습니다”처럼 쓰인다. 시간과 관계있는 말은 ‘금세’다. 우리말 바루기 관계 금새 광고 이들 단어

2023.03.28. 18:37

[우리말 바루기] ‘밥힘’? ‘밥심’?

엄마는 전화할 때마다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느냐?”고 묻는다. 요즘 밥 못 먹고 사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바쁘다 보면 제때 끼니를 챙겨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밥은 한국인의 주식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다.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밥심’이 맞을까, ‘밥힘’이 맞을까?   밥을 먹고 나서 생긴 힘을 이르는 말이므로 ‘밥힘’으로 쓰는 사람이 많다. 발음은 [밥심]으로 나지만 표기할 땐 ‘밥힘’으로 적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이런 사람들은 ‘밥심’은 ‘밥힘’의 사투리라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밥힘’이 아니라 ‘밥심’이 바른 표기다. 발음은 [밥씸]으로 난다.   사전을 찾아보면 ‘심’ 자체는 ‘힘’의 강원도 방언이라고 나와 있다. 서울말을 표준어의 기초로 삼다 보니 ‘힘’을 표준어로, ‘심’을 사투리로 규정했다. 하지만 ‘힘’이 다른 단어와 결합할 때는 이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힘’이 다른 단어와 합성어를 이루는 경우 ‘힘’을 발음하기가 매우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 ‘뒷힘, 뚝힘, 뱃힘, 입힘, 헛힘’ 등이다.   이처럼 ‘뒤, 뚝, 배, 입, 헛’ 뒤에 ‘힘’이 붙으면 소리 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들 단어는 ‘뒷심, 뚝심, 뱃심, 입심, 헛심’과 같이 발음하기 편한 ‘심’이 붙은 형태를 표준어로 삼고 있다. ‘밥힘’도 발음이 편한 ‘밥심’이 표준어다.우리말 바루기 밥심 이들 단어 제때 끼니 소리 내기

2023.01.31. 19:21

[중앙시론] 사라져야 할 단어 ‘혼혈아’

세상이 좋은 쪽으로 바뀌는지 그 반대인지 알 길은 없지만 타인을 배려하는 면에서만은 좋은 쪽으로 바뀐다고 본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굉장히 둔감하던 시절, 우린 가사도우미를 식모·가정부라고, 공장노동자를 공돌이·공순이라고 불렀다. 이들 단어 속엔 멸시와 냉대의 의미가 담겨 있다. 다행히 세상은 이에 대해 자정 작업을 해왔고 이제 그 단어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몇몇 단어들은 아직도 생각 없이 사용되고 있고 놀랍게도 일부 언론조차 버젓이 쓰고 있다. 얼마 전 미주지역의 한 유명 인사를 소개하는 한국 언론의 기사를 읽던 중 혼혈아라는 표현이 눈에 들어왔다.  혼혈아? 이 세상 사람들은 모두 피와 피가 섞여서 태어나는 게 아니던가?  ‘배달의 겨레’ 한민족의 피는 빨간색이고 타인종, 타민족의 피는 다른 색이라서 나온 말인가?     혼혈아라는 표현은 한국전쟁 이후 한국에 온 미군과 한국 여성 사이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이 늘면서 많이 쓰이게 된 말이 아닌가 추측된다. 글쎄 몽골의 침입이나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수 많은 국난 때마다 거쳐 간 외국 군인들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당시 혼혈아라고 불렀는지는 모르겠다.  혼혈아라는 단어의 의미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우리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굳이 이런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듣기 거북한 혼혈아라는 말 대신 그냥 한인 또는 한국계라고 불러도 될 일이다.       혼혈아와 함께 우리가 귀가 따갑게 듣고 자라난 단어가 양공주, 국제결혼이다. 이것도 멸시와 냉대가 가득한 단어들이다. 다행히 요즘 양공주라는 말은 거의 사라졌다. 그런데 한인들 가운데서도 한인이 타인종과 결혼하면 이를 국제결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어 안타깝다.   필자는 나름 민족주의 역사우파라고 생각하지만 배달겨레 한민족은 결코 하나의 민족 집단이 아니라는 역사적 현실을 받아들인다. 우리 한민족은 시작부터 동북아, 만주, 시베리아, 몽골지역의 여러 유목민족과 대만, 동남아쪽에서 한반도로 온 민족들이 뒤섞이면서 출발했다. 청동기 고대국가시대를 거쳐 중세, 근세, 현대로 이어져 오면서 수많은 전쟁이 있었고 외국과의 교류도 있었다.  고려시대 후기 고려왕실은 사실상 ‘몽골반, 고려반’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는 지금으로치면 미주 한인동포 6세쯤 되는데 고려말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높고 심지어 이성계가 고려인이 아니고 여진인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성계가 지휘하던 가별초엔 고려인 외에도 몽골, 여진인들이 많았고 이들은 이성계를 따라 조선건국에 참여했고 조선에 정착했다. 임진왜란 때 조선 땅에 들어왔던 일본, 명나라 군인이 족히 30만명은 되고, 한국전쟁 이후에도 미군을 비롯한 많은 외국군이 들어왔다. 체모가 많고 콧대가 높은 필자는 고려에 들어왔던 몽골군 소속 터키계 병사의 후손일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듣는다.       한인 이민역사가 깊어지면서 가족 중 타인종이나 외모가 다른 구성원이 있는 한인 가족이 흔해지고 있다. 그들의 자녀는  혼혈아가 아니고 그냥 한인, 한국계다. 새해부터는 혼혈아란 말이 사라지길 바란다. 김윤상 / 변호사중앙시론 혼혈아 단어 배달겨레 한민족 이들 단어 미주 한인동포

2023.01.25. 20:15

[우리말 바루기] ‘효과’의 발음

말할 때 누구보다 발음을 정확하게 해야 하는 직업이 아나운서다. 그러다 보니 아나운서는 사전에 나와 있는 표준발음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발음하도록 훈련하고 방송에서도 그대로 구현한다. 문제는 일반인이 보편적으로 발음하는 것과 다른 표준발음을 사전에 맞추어 하다 보니 듣는 사람이 불편한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바로 ‘효과’다. 일반인은 대체로 [효꽈]라고 말하지만 아나운서들은 예외 없이 [효과]로 발음한다. 유독 아나운서만 [효과]라고 하니 듣는 사람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이처럼 그동안 효과[효과] 발음이 일반인의 언어 생활과 동떨어진 것이어서 불만이 적지 않았다. 다행히 국립국어원은 최근 이 발음을 [효꽈]로도 할 수 있다고 표준발음을 변경했다. 그러니까 이제 억지로 [효과]로 발음하지 않아도 된다.   ‘관건’과 ‘교과’도 마찬가지다. 이 역시 사전에는 [관건]과 [교과]로 발음한다고 돼 있었기 때문에 억지로 이렇게 발음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거북함이 따랐다. 국립국어원은 ‘효과’와 함께 이들 단어의 발음도 된소리를 인정해 사전에 추가했다. 앞으로는 아나운서든 일반인이든 이들 단어를 편리한 대로 [효꽈] [관껀] [교꽈]로 읽어도 된다.우리말 바루기 발음 언어 생활 이들 단어

2022.12.18. 16:22

[우리말 바루기] ‘요새’와 ‘금세’

요즘 세대는 길면 부담스러워한다. 그만큼 소비자의 눈길을 빼앗을 시간이 짧아졌다. 요새 다른 영상으로 넘어갈 때 나오는 6초 광고가 대세인 이유다.   ‘요새’는 ‘요사이’의 준말이다. 이제까지의 매우 짧은 동안이란 의미다. ‘그새’란 말도 있다. ‘그사이’가 줄어든 것으로, 조금 멀어진 어느 때부터 다른 어느 때까지의 매우 짧은 동안을 이른다. 밤이 지나는 동안을 일컫는 ‘밤새’도 마찬가지다. ‘밤사이’가 줄어들었다. 이들 단어의 ‘새’는 모두 ‘사이’를 줄여 쓴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쯤 되면 ‘지금 바로’를 이르는 말로 ‘금새’가 옳다고 생각하기 쉽다. 바로, 곧을 뜻하는 ‘금(今)’과 사이가 줄어든 말인 ‘새’가 결합한 구조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금새 광고 효과가 나타났다” “입소문이 금새 퍼졌다”와 같이 흔히 사용한다. 한때로부터 다른 때까지의 동안을 나타내는 말 ‘새’에 이끌려 ‘금새’로 쓰기 쉽지만 모두 ‘금세’로 바루어야 한다. 의미상으로도 ‘바로 지금의 사이’가 돼 말이 안 된다.   ‘금새’는 시간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단어다.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물건의 값 또는 물건 값의 비싸고 싼 정도를 나타낸다. “금새만 잘 쳐 주면 당장 이곳에 넘기겠습니다”처럼 쓰인다.시간과 관계있는 말은 ‘금세’다. 바로 지금이라는 뜻의 한자어 ‘금시(今時)’에 조사 ‘에’가 붙은 ‘금시에’가 줄어든 말이다. 구어체에서 많이 사용한다. “금세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금세 피로해졌다”와 같이 쓰인다. 무엇이 줄어든 말인지를 알면 헷갈릴 이유가 없다.우리말 바루기 금새 광고 이들 단어

2022.10.28. 20:19

[우리말 바루기] '힘'이 '심'이 된 까닭

“힘들지만 끝까지 뒷심을 발휘해 보자!”   이처럼 어떤 일을 끝까지 견디어 내거나 끌고 나가는 힘을 ‘뒷심’이라고 한다. 혹 ‘뒷힘’이 맞지 않을까 생각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힘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언뜻 생각하면 ‘뒷힘’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사전에서는 ‘심’을 ‘힘’의 강원도 방언이라고 정의해 놓았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표준어는 서울말을 기본으로 삼기 때문에 서울말인 ‘힘’을 표준어로, ‘심’을 방언으로 규정해 놓았다.     그러나 ‘힘’이 다른 단어와 결합해 합성어가 될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다른 낱말과 짝을 이룰 때 ‘힘’을 발음하기 힘든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뚝힘’ ‘밥힘’ ‘뱃힘’ ‘입힘’ ‘헛힘’을 한번 발음해 보면 알 수 있다. ‘힘’을 자연스럽게 소리 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들 단어는 소리 내기 쉬운 ‘심’이 붙은 ‘뚝심’ ‘밥심’ ‘뱃심’ ‘입심’ ‘헛심’을 표준어로 삼고 있다.     ‘뒷힘’ 역시 ‘힘’을 발음하기 힘들어 ‘뒷심’이 표준어가 된 것이다.우리말 바루기 까닭 소리 내기 이들 단어

2022.06.21. 18:40

[우리말 바루기] 줄임말의 '정체'

요즘 세대는 길면 부담스러워한다. ‘요새’는 ‘요사이’의 준말이다. 이제까지의 매우 짧은 동안이란 의미다. ‘그새’란 말도 있다. ‘그사이’가 줄어든 것으로, 조금 멀어진 어느 때부터 다른 어느 때까지의 매우 짧은 동안을 이른다. 밤이 지나는 동안을 일컫는 ‘밤새’도 마찬가지다. ‘밤사이’가 줄어들었다.     이들 단어의 ‘새’는 모두 ‘사이’를 줄여 쓴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쯤 되면 ‘지금 바로’를 이르는 말로 ‘금새’가 옳다고 생각하기 쉽다. 한때로부터 다른 때까지의 동안을 나타내는 말 ‘새’에 이끌려 ‘금새’로 쓰기 쉽지만 모두 ‘금세’로 바루어야 한다. 의미상으로도 ‘바로 지금의 사이’가 돼 말이 안 된다.   시간과 관계있는 말은 ‘금세’다. 바로 지금이라는 뜻의 한자어 ‘금시(今時)’에 조사 ‘에’가 붙은 ‘금시에’가 줄어든 말이다. 구어체에서 많이 사용한다. “금세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금세 피로해졌다”와 같이 쓰인다.     무엇이 줄어든 말인지를 알면 헷갈리지 않는다. 줄어든 단어의 어원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우리말 바루기 줄임말 정체 이들 단어

2022.03.04. 18:47

[우리말 바루기] '힘'과 '심'

새해에는 달라지겠지 하면서 “힘들지만 끝까지 뒷심을 발휘해 보자!”고 외치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어떤 일을 끝까지 견디어 내거나 끌고 나가는 힘을 ‘뒷심’이라고 한다. 혹 ‘뒷힘’이 맞지 않을까 생각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힘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언뜻 생각하면 ‘뒷힘’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사전에서는 ‘심’을 ‘힘’의 강원도 방언이라고 정의해 놓았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표준어는 서울말을 기본으로 삼기 때문에 서울말인 ‘힘’을 표준어로, ‘심’을 방언으로 규정해 놓았다. 그래서 ‘뒷심’ 또한 사투리라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힘’이 다른 단어와 결합해 합성어가 될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다른 낱말과 짝을 이룰 때 ‘힘’을 발음하기 힘든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뚝힘’ ‘밥힘’ ‘뱃힘’ ‘입힘’ ‘헛힘’을 한번 발음해 보면 알 수 있다. ‘힘’을 자연스럽게 소리 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들 단어는 소리 내기 쉬운 ‘심’이 붙은 ‘뚝심’ ‘밥심’ ‘뱃심’ ‘입심’ ‘헛심’을 표준어로 삼고 있다.우리말 바루기 소리 내기 이들 단어

2022.01.20. 18:53

[우리말 바루기] '드러나다'

“그이 예전 행각이 낱낱이 들었났다.” 이 표현에서 ‘들어났다’가 아니라 ‘드러났다’를 써야 한다. 자주 쓰면서도 의외로 많이 틀리는 것이 바로 이 ‘드러났다’다. 언론에서도 ‘들어났다’로 잘못 쓰는 곳이 있다.   ‘드러나다’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되거나 숨겨진 사실이 밝혀지는 경우에 쓰이는 단어다.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다”처럼 사용된다.     ‘드러나다’가 원래는 ‘들다’에서 온 단어이기는 하다. ‘들+어+나+다’로 구성된 합성어이지만 어간의 원래 의미가 유지되지 못해 발음이 더욱 자연스러운 ‘드러나다’로 적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것이 표준어가 됐다.     이와 유사한 변화를 거친 단어로는 ‘사라지다’와 ‘쓰러지다’가 있다. 학자들은 이들도 ‘살아지다’와 ‘쓸어지다’가 변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원래는 ‘살아지다’나 ‘쓸어지다’였지만 어간의 의미가 유지되지 못함으로써 소리 나는 대로 ‘사라지다’ ‘쓰러지다’로 적게 된 것이다.     빈도가 높은 이들 단어를 생각하면 ‘드러나다’로 바르게 적는 데 도움이 된다.우리말 바루기 이들 단어 그이 예전

2021.12.03. 18:59

[우리말 바루기] 요새, 그새, 금세

‘요새’는 ‘요사이’의 준말이다. 이제까지의 매우 짧은 동안이란 의미다. ‘그새’란 말도 있다. ‘그사이’가 줄어든 것으로, 조금 멀어진 어느 때부터 다른 어느 때까지의 매우 짧은 동안을 이른다. 밤이 지나는 동안을 일컫는 ‘밤새’도 마찬가지다. ‘밤사이’가 줄어들었다.     이들 단어의 ‘새’는 모두 ‘사이’를 줄여 쓴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쯤 되면 ‘지금 바로’를 이르는 말로 ‘금새’가 옳다고 생각하기 쉽다. 바로, 곧을 뜻하는 ‘금(今)’과 사이가 줄어든 말인 ‘새’가 결합한 구조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금새 광고 효과가 나타났다”와 같이 흔히 사용한다. 한때로부터 다른 때까지의 동안을 나타내는 말 ‘새’에 이끌려 ‘금새’로 쓰기 쉽지만 모두 ‘금세’로 바루어야 한다.   금세는 바로 지금이라는 뜻의 한자어 ‘금시(今時)’에 조사 ‘에’가 붙은 ‘금시에’가 줄어든 말이다. 구어체에서 많이 사용한다. “금세 피로해졌다”와 같이 쓰인다. 무엇이 줄어든 말인지를 알면 헷갈릴 이유가 없다.우리말 바루기 그새 금새 광고 이들 단어

2021.11.2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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