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센터 이민사회 청소년센터 이민사회 대상 설문조사
2025.03.27. 21:20
불체자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영주권자까지 정확한 이유와 근거없이 구금하고 추방하면서 한인 이민사회가 불안해 하고 있다. 남가주에서는 미국 생활 35년째인 라틴계 부부가 지난달 21일 검거돼 루이지애나 구금 시설에서 추방 일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NBC 방송은 글레디스와 넬슨 곤잘레스로 알려진 이 부부가 전과도 없고, 미국에서 평범한 이민자로 살아왔는데 갑자기 알 수 없는 이유로 추방 위기에 처했다고 18일 보도했다. ICE 측도 이들이 범죄 기록이 없다고 밝히고, 다만 이민법을 위반해 추방이 결정됐다고만 밝혔다. 뉴욕데일리뉴스가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보스턴에서는 지난 7일 영주권자인 독일계 남성이 로건공항에서 검거돼 강력한 취조를 받았다. 가족들은 파비안 슈미트가 룩셈브루크에서 오던 길이었는데 ICE에 의해 수시간 동안 옷이 벗겨지고 차가운 물을 뒤집어썼다고 주장했다. ICE가 그에게 영주권 포기를 종용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그가 수 시간 동안 물과 음식은 물론 약도 먹을 수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후 슈미트는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독감 진단을 받았다. 가족들에 따르면 그는 현재 로드아일랜드의 연방 구금 시설에 수용됐다. ICE는 아직 그를 체포한 이유와 취조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주도했던 컬럼비아대 대학원생이자 영주권자인 마흐무드 칼릴이 학교 인근 아파트에서 체포돼 구금되기도 했다. 그는 영주권 취소와 함께 곧 추방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전문직 비자(H1-B) 소지자인 브라운대 교수도 추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국적인 라샤 알라위에는 신장이식 분야 전문가로 J1비자로 미국에서 의사 펠로십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다. 가족들에 따르면 미국으로 돌아오던 그는 구금됐으며 17일 레바논으로 추방됐다. 문제는 체포 및 추방 이유를 알 수 없어서 해외여행 자체를 가지 않는 게 안전하다는 내용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당국은 영주권자라고 해도 영구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당국은 법적인 이유가 있을 때 언제라도 영주권자 자격을 박탈할 수 있으며, 미국 체류를 제한할 수 있다. 특히 해외 거주가 6개월 초과할 경우 재입국 시 당국의 심문이 있을 수 있으며 1년 이상 해외 체류의 경우 영주권은 박탈될 수 있다. 하지만 연이은 영주권자에 대한 단속 행위가 해당 체류 기간 문제인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이민법 전문가들은 영주권이나 체류 신분 박탈 과정에는 반드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런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경우도 발생하면서 전문가들은 비자 소지자나 영주권 수속 중인 경우 당분간 미국의 출입국을 자제하라고 권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법을 집행하는 정부 기관에 재량권은 매우 넓은 것이 현실이다. 이민국적법(Immigration and Nationality Act)에 따르면 당국은 범죄에 대한 기소가 없어도 이민자에 대해 신분 박탈과 추방 조치가 가능하게 되어있다. 예를 들어 테러와 반국가 관련 범죄에 연관된 개연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추방 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주권자를 포함한 비시민권자들에 대한 체포와 조사, 추방 집행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포커스 영주권자 이민사회 루이지애나 구금 구금 시설 한인 이민사회
2025.03.18. 21:48
‘이민와서 갖게 되는 직업은, 공항에 누가 마중 나오는지에 따라 정해진다’ 한인 이민사회에서 전해지는 유명한 말이다. 언어도 안 통하는 낯선 땅에서 어떻게든 경제생활을 해야 했던 ‘생계형 한인 이민자’의 삶을 압축해놓은 것이기도 하다. 먼저 미국에 도착한 지인이 도움을 주고, 그 지인을 곁눈질하며 열심히 일한 돈으로 결국은 마중 나왔던 사람의 직업세계에 깊숙이 발을 디디게 된다는 뜻이다. 1970~1980년대 이후 뉴욕으로 건너와 30~40년 이상 살아남은 한인들은 특히 여기에 공감한다. 그렇게 형성된 뉴욕 한인사회의 대표적 산업이 봉제·식품·식당·미용·네일·세탁 등의 산업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인 이민사회의 근간이 된 주요 산업에서 한인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민 1세대가 줄줄이 은퇴하고 있는 데다, 2·3세 한인은 물론 새롭게 유입된 이민자들이 주로 종사하는 업종도 크게 바뀐 탓이다. 센서스국에 따르면, 뉴욕주 한인(혼혈포함)의 자영업 종사자 비율은 2012년 9.0%에서 작년 7.7%까지 줄었다. 리테일업계 한인 종사자 비율은 15.5%에서 11.7%로, 홀세일 종사비율은 6.5%에서 3.0%로 하락했다. 과거 많은 비율을 차지했던 업종 대신, 최근 한인들은 교육·헬스(26.4%)·금융(9.5%)·전문직(15.2%) 분야로 눈을 돌렸다. 박광민 뉴욕한인식품협회장은 “한때 뉴욕시 한인 델리·그로서리는 5000개에 달했던 반면 현재 1000개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중에서도 한인커뮤니티, 협회 등과 소통하는 업체는 100여개 수준”이라고 밝혔다. 알고 지내던 한인 업체에 전화를 걸면 이미 주인이 타민족으로 바뀐 경우도 허다하다. 박 회장은 “뉴욕 델리·그로서리에서 타민족 비율이 30%였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한인 비율이 30%로 급감했다”며 “손님으로 온 한인들과 대화해보면, 신규 이민자들은 생계형보다는 유학·취업·자녀교육을 위해 미국에 온 경우가 많은 것을 체감한다”고 전했다. 이렇게 자영업 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명맥을 유지하는 한인 업체에서 일할 한인도 부족한 모습이다. 통상 1세대 이민자들은 사업체 직원으로 한인 직원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업주와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으면서도 기술도 좋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영환 북미주한식세계화총연합회 회장은 “식당 서빙이나 음식 조리 등의 경우, 한인 직원이 점점 줄어 빠른 속도로 히스패닉으로 대체되고 있다”며 “히스패닉은 고르고 골라 채용한다면, 한인 직원의 경우 선택의 여지 없이 채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인 업계의 대표적 산업인 네일업계도 마찬가지다. 과거 뉴욕주에만 5000개 한인 업체, 관련 인구는 3만명으로 추산됐었지만, 이제는 업체 2000개, 네일 종사인구는 1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중국계와 타민족들이 네일살롱 매물을 빠르게 사들이고 있는 데다, 가격경쟁에도 밀리는 상황이다. 뉴욕 일원의 많은 한인 여성들이 종사했던 봉제산업도 쪼그라든지 오래다. 봉제산업은 ‘패션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특히 한인 사회의 근간이 된 산업이기도 하다. 맨해튼 34~42스트리트, 5~9애비뉴 사이 블록에 집중됐던 봉제산업은 공장이 자동화하면서 빠르게 축소됐다. 90년대 초까지 봉제산업을 운영하는 한인은 400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40~50명으로 줄었고, 1세대 이민자는 거의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대해 많은 한인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세대의 은퇴 러시가 이어지고 있고, 젊은 층은 주류사회로 편입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지만, 과거 한인사회를 단단히 쌓아 올린 역사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사회의 근간을 잊지 않기 위해서는 한인들이 단단하게 뭉치면서도, 특유의 폐쇄적 문화는 개선해 타민족과 함께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이민사회 산업 박광민 뉴욕한인식품협회장 한인 이민사회 뉴욕 한인사회
2023.09.21. 21:41
최근 프랑스 파리에 세미나 참석차 다녀왔다. 처음 가봐서 마음도 설레었고 많은 예술품을 보고 낭만의 도시를 느낄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최근에 일어난 파리에서의 젊은 이민자들의 폭동으로 출발 전까지 조마조마하였다. 마침 세미나차 머무른 지역이 공항 옆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였다. 세미나가 열린 곳은 다수의 아랍인과 아프리카 흑인들이 사는 지역이었다. 이곳이 중동인지 아프리카인지 분간할 수 없을 만큼이었다. 물론 다민족 도시인 LA에 사는 필자도 다양한 인종에 익숙했지만 파리엔 너무나 많은 아랍계 무슬림과 흑인들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프랑스는 역사적으로 북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을 식민지로 삼았고 많은 이주민이 프랑스의 노동력을 위해 대거 유입되었다. 1,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이러한 전쟁 복구에 노동력이 필요했고 많은 이주자가 오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프랑스 주류사회에 적응하지 못했다. 프랑스도 이들을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데 실패하였다. 최근 발생한 폭동도 젊은 이민자 청소년의 불심 검문 사건으로 촉발되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프랑스 내 이민자와 사회 사이의 갈등 표출이다. 파리에서 수많은 예술품을 보았다. 이면에는 전쟁과 식민지로 인한 약탈품이라는 불편한 진실 역시 담고 있다. 보통 프랑스 식민지들은 독립해도 영국 식민지에 비해 못 사는 나라가 많다. 가까운 아이티만 해도 프랑스 식민지이지만, 수탈만 할 뿐 사회 인프라를 전혀 깔아놓지도 않았고 병원, 학교 등도 지어주지 않았다. 아이티 지역에 선교를 가보면 인프라가 전혀 없음을 알 수 있다. 우아한 문화국가라는 프랑스는 이러한 부끄러운 역사가 있다. 미국에 돌아와 보니 코로나 이후에 더욱 심해진 인종간 갈등과 혐오가 만만치 않다. 그나마 미국은 프랑스만큼 이민자들이 슬럼가나 게토지역에 몰려서 살지 않는다. 미국 이민자들은 사회에 잘 적응하고 노력한 만큼 이루어지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산다. 수년간 난민을 돕는 사역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선교팀에서 아프간과 베네수엘라에서 넘어온 부모 없는 청년들을 돌보고 있다. 이들이 직장을 찾고 교육을 이어가게 해서 미국생활에 적응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이러한 젊은이들 중에 애플의 스티브 잡스(시리아계 이민자)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우리는 그들이 미국사회에 잘 적응하고 좋은 시민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한인 이민자들도 먼저 온 이민 선배로서 미국이라는 사회에 이바지해야 한다. 교회마다 여름 단기선교를 나가느라 바쁜 시즌이다. 그러나 멀리 가지 않아도 이미 많은 무슬림이 우리를 위해 난민으로 찾아오지 않았나. 미국에 온 아프간 난민들은 사회고위층이 많다. 단기선교를 가도 이러한 고위층 무슬림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선교는 이벤트가 아니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총체적인 신앙이 필요한 때다. [email protected] 이종찬 / J&B 푸드 컨설팅 대표종교와 트렌드 이민사회 프랑스 프랑스 이민사회 프랑스 주류사회 프랑스 식민지들
2023.07.31. 18:21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년과 2021년 2년간 캐나다 시민권 처리가 지체 됐는데, 작년에 다시 속도를 내며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인은 대유행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연방이민난민시민부(Immigration, Refugees and Citizenship Canada, IRCC)의 작년 10월까지 부여한 새 시민권자 통계에 따르면, 총 31만 5397명이 캐나다의 새 시민이 됐다. 코로나19로 시민권 업무가 축소됐던 2020년 10월 누계 10만 4503명에 비해 3배 이상, 그리고 2021년 8만 8265명에 비해 약 4배 가량 크게 늘어난 것이다. 대유행 이전인 2019년 10월까지 21만 2228명보다도 10만 3169명 즉 48.6%가 늘어났다. 작년 10월까지 새로 캐나다 시민권을 받은 한인 수는 2211명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10월까지 2904명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약 700명 가량 줄어들었지만 2020년의 1180명이나 2021년의 1391명보다는 늘어났다. 주요 유입국가 순위에서 한국은 작년 10월까지로 볼 때 33위에 그쳤다. 10위권을 보면 5만 9명의 인도, 3만 4766명의 필리핀, 1만 7484명의 시리아, 1만 2938명의 파키스탄, 1만 11184명의 이란, 1만 45명의 나이지리아, 9099명의 중국, 7738명의 미국, 7176명의 프랑스, 그리고 6497명의 이라크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월 누계로 한국은 18위를 기록했었다. 2020년 10월까지는 19위로, 그리고 2021년 10월까지는 17위로 올라섰다가 다시 크게 순위가 크게 추락한 것이다. 시민권자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복합 이민 사회 속에서 그만큼 정치, 사회, 경제 발언권이 강해진다는 의미다. 작년 10월까지 영주권을 신청한 한인 수도 주요 유입국 순위에서 한국은 23위에 그쳐 미래 캐나다 시민권을 받을 가능성에서도 점차 밀리고 있다. 작년 10월까지 북한 국적자로 시민권을 받은 수는 11명이었다. 2019년 한 해 동안은 3명, 2020년에는 2명, 그리고 2021년에는 3명 등이었다. 표영태 기자한인사회 이민사회 한인사회 캐나다 캐나다 시민권 미래 캐나다
2023.01.12. 15:36
2022년 한인 이민 사회 백년대계 포럼이 오는 20일 오후 4시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개최된다. 포럼은 좋은이웃되기운동본부(회장 박선근)가 주최하고 애틀랜타한인회가 후원한다. 포럼은 미주 한인 이민자의 현재의 위상을 확인하고, 앞으로 미국 사회의 주역으로 발전하기 위한 백년대계를 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준비됐다. 흑인계의 래리 엘리스 예비역 육군대장과, 유대계의 샘 올렌스 전 조지아 법무장관 등이 초청 연사로 나와 미국 사회 경험을 나눌 예정이며 사회는 김인구 변호사가 맡는다. 패널로는 이홍기(애틀랜타 한인회장), 김백규(식품협회장), 은종국(전 애틀랜타한인회장), 김명희(시인), 김승웅(전 재외동포재단 이사), 김태형(시인), 박종옥(회계사), 백연수 (이노바이오 회장), 송종규(산부인과 전문의), 신복룡(건국대 석좌교수), 신우재(전 청와대 홍보수석), 양종석(전 한국 국회 예산처 팀장), 조광동(언론인), 천양곡(정신과 전문의), 홍경삼(화가) 등이 참여한다. 박선근 회장은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 우리 한인 후세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고 한인 이민사회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발전을 모색하고자 지난 2003년부터 3년~5년 간격으로 본 포럼을 개최해 왔다”며 포럼 취지를 밝히고 “한인 2세들의 미래와 한인사회의 100년 대계를 고민하는 분들이 많이 참석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주최측은 식사 준비를 위해 사전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770-457-9019 로 전화해 이름을 녹음하면 된다.미국 이민사회 한인 이민사회 백년대계 포럼 애틀랜타 한인회장
2022.06.08. 15:56
해마다 가을이면 서너 시간을 운전해서 밤을 따오는 성도가 있다. 그분은 글을 읽지 못했다. 가까운 곳이야 익숙한 길이니 쉽게 다닐 수 있고 또, 길을 잃더라도 금세 다시 찾겠지만 도로 표지판도 읽지 못하면서 그 먼 곳까지 가서 밤을 따 온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분은 자신만의 이정표를 머릿속에 넣고 다녔다. 프리웨이에 들어서서 한참을 가다가 큰 병원이 보이면 다른 프리웨이로 바꿔 타고, 산을 두 개 넘고 다리를 건너 다섯 번째 출구에 내려, 세 번째 신호등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다음에 나오는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만나는 숲에서 밤을 따고, 그 이정표를 되짚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날도 밤을 따러 간다고 하길래 잘 다녀오라고 인사했다. 이튿날 새벽이면 어김없이 달려와 “목사님 햇밤 좀 드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갓 따온 밤을 한 아름 안겨주어야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소식이 없었다. 궁금한 마음이 걱정으로 바뀔 때쯤 그분이 햇밤 한 봉지를 들고 나타났다. 늦게 나타난 영문을 묻는 나에게 그분은 밤나무 숲이 있는 마을이 개발되면서 1년 만에 건물이 들어서고 신호등이 생기고 길이 바뀌는 바람에 밤나무 숲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결국 차에서 밤을 지내고, 이튿날 겨우 밤나무 숲을 찾아 밤을 따왔다면서 넋두리를 쏟아냈다. 그분의 푸념을 떠올릴 때마다 이정표의 중요성을 생각한다. 우리도 길 위에 선 수많은 이정표를 만난다. 그 이정표는 육로에만 난 것이 아니라 하늘에도 있다. 하늘에 난 이정표를 ‘웨이포인트(Waypoint)’라고 한다. ‘웨이포인트’는 위도와 경도로 이뤄진 특정한 좌표에 고유 명칭을 붙인 것으로 이를 기준으로 조종사와 관제사가 위치 확인을 하면서 비행기의 경로를 확인한다. 부르기 쉽고 겹치지 않는 로마자 알파벳 다섯 글자로 된 ‘웨이포인트’가 미국에만 3만7000개 정도 있다고 한다. 그중 미국 워싱턴 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내리려면 ‘USAAY WEEDU SUPRT OOURR TRUPS’라는 ‘웨이포인트’를 통과해야 한다. ‘USA, we do support our troops(미국은 우리의 군대를 지지한다)’라는 뜻의 이정표가 미국의 수도로 들어오는 비행기를 맞는다. 다른 쪽에서 들어오는 비행기는 ‘WEEEE WLLLL NEVVR FORGT SEPII’라는 이정표를 지나야 한다. ‘우리는 9·11을 절대 잊지 않겠다 (We will never forget Sep. 11)’라는 뜻이다. ‘웨이포인트’라는 보이지 않는 이정표가 하늘에 있는 것처럼 이민사회가 걸어온 길에도 보이지 않는 이정표가 서 있다. ‘DOSAN’ 도산 안창호 선생과 얼마 전 우리 곁을 떠난 도산의 막내아들 ‘RALPH’ 랠프 안 선생도 이민사회의 이정표다. 30년 전 이민자들의 눈물과 땀이 깃든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태운 ‘4·29 폭동’, 즉 ‘SAIGU’도 이민사회가 지나온 이정표다. 이민사회를 만들어가는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있다. ‘TODAY’ 바로 오늘이라는 이정표다. 다음 세대가 따라올 이민사회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해서라도 오늘을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기고 이민사회 이정표 도산 안창호 위치 확인 로마자 알파벳
2022.05.10. 19:10
하루가 남았다. 9일(한국 시각) 한국에서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특히 이번 대선은 '무속' 등 종교적 이슈가 화두가 됐다. 한인 10명 중 7명(퓨리서치센터 조사)이 교회에 출석중일 정도로 기독교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인 이민사회에서는 한국 대선이 더욱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이번 대선에서 종교와 관련된 이슈 교인 간의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인한 갈등 등을 알아봤다. 미신, 무속 행위 부정하는 기독교 무속 논란 일면서 후보 찬반 논란 SNS 등에 기독교인들 견해 다양 정치 이슈로 대화 나누다 갈등도 교회 내 정치적 대화 자제하기도 "신앙적 성숙함으로 갈등 피해라" 최근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경남 거제 유세에서 리본이 묶인 건대구를 들어올리자 주술 논란이 재점화됐다. 무속식 상차림에 통북어가 오른다는 점 때문에 건대구가 북어로 대중에게 잘못 인식된 탓이다. 특히 기독교계 내에서는 윤 후보를 둘러싼 '무속 논란'에 대해 상당히 불편해 한다. 미신 무속 행위 등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박충구 전 감신대 교수는 이에 대해 "어떻게 선거판에서 대놓고 '액막이' 짓을 하느냐"고 비판하고 나섰다. 액막이는 액.액운을 미리 막기 위해 행하는 의례를 의미한다. 이후 윤 후보가 들어올린 대구는 거제 지역의 특산물로서 한 청년 어부가 선물한 것임이 알려지면서 다시 반대 목소리가 제기됐다. UCLA 옥성득 교수(한국기독교학)는 거제가 고향이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거제 장목의 명산 말린 대구를 들어올리니 명태 북어로 굿판을 벌였다고 선동한다"며 "교수도 목사도 기자도 속아 넘어간다. 나도 유세 장소를 확인하지 않고 잠시 속았다"고 전했다. 역대 대선에서 무속 자체가 이토록 화두가 된 적은 없었다. 도대체 무속 논란은 왜 발생했을까. 발단은 윤 후보가 대선 경선 토론 당시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를 새긴 모습이 포착되면서부터다. 윤 후보가 미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종교계에서부터 제기됐다. 이후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한 기자와 나눈 통화 녹음 내용이 보도되면서 논란은 커졌다. 김씨는 당시 녹취록에서 "도사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웬만한 무당보다 잘 본다" 등 무속인과 밀접한 발언을 했다. 이후 한 도사의 말에 따라 청와대 영빈관을 옮길 것이라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파장이 일었다. 무속 논란이 커지자 한국 내 20여 개 기독교 단체가 잇따라 "한국 교회여 이 나라를 주술에서 구하라"며 성명 등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역시 "무속이 중대한 공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정말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말한 이재명 후보도 곧바로 논란에 휩싸였다.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는 '오살 의식' 문제가 불거졌다. 민주당 선대위 산하 위원회 한 인사가 소셜미디어에 상대 측인 윤 후보를 향한 '저주 의식'을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 인사는 짚으로 인형을 만들어 벽에 걸어놓고 이를 훼손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게재하며 "이제부터 오살(五殺) 의식을 시작하겠노라. 윤쩍벌(윤 후보를 지칭하는 용어)을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한다"고 썼다. 또 지푸라기 인형 얼굴을 죽장처럼 보이는 도구로 찌르는 모습도 보여줬다. 오살은 죄인의 머리와 팔다리를 훼손하는 처형 방식이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선대위 입장과 무관하다. 본인의 사의 표명에 따라 선대위직에서 해촉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지난 연말 한국의 유명 대형 교회인 분당우리교회(담임목사 이찬수)의 등록 성도 여부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분당우리교회측은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발표 "이재명 성도는 우리 교회에 등록을 했으며 현재 제적되어 있는 상태"라고 했다. 이 가운데 윤 후보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초등학교 때 장래희망은 목사였다"고 말했다. 아내 김씨는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를 만나 신앙 상담을 하고 영접기도(예수를 믿겠다는 고백)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바인 지역 교인 주은영(37)씨는 "역대 이런 대선이 있었나 싶다. 21세기 경제 문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에서 대통령을 뽑는데 '무속'이 이슈가 된다는 게 정말 어이가 없다"며 "교회에서도 한국 대선을 위해 단체로 기도하는데 그 누구에게도 마음이 가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각 기독 단체들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반면 무속 논란 등을 개의치 않는 기독교인들도 있다. 지난달 19일 워싱턴DC에서는 미주한인기독교총연합회 워싱턴교역자협의회 미주기독교애국총연합회 등 미주 지역 기독교 단체 관계자 200여 명이 '워싱턴에서 진단하는 한국 대선'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통일기도회를 이끈 이중인 목사는 "이번 대선에서 하나님에 합당한 대통령이 세워져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주체사상이 물러가고 사탄의 계획이 무너지게 해달라"고 말했다. 교인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견해에 따라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다. 구역 모임 등에서 정치 이슈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감정이 상하는 경우도 있다. 토런스 지역 교인 김모씨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하나님'을 믿는 교인들이 무속에 빠진 후보를 지지한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며 "구역 모임에서 그 이슈 때문에 논쟁이 있었는데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대선을 앞두고 교회 내에서 정치적인 이슈로 대화하는 것을 자제시키는 목회자도 있다. 오렌지카운티 지역 한 중형교회 이모 목사는 "교인들이 서로 상대의 정치적 견해를 존중해주면 좋은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며 "차라리 발언을 자제하는 것이 실보다 득이 많은 것 같아서 신앙적인 성숙함을 가져줄 것을 교인들에게 당부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일 한국 아크(ARCC) 연구소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개신교인의 54%가 교회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반대했다. 장열 기자기독교인 이민사회 무속 논란 기독교인들 견해 한국 대선
2022.03.07. 1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