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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업] 겨울방학을 책과 함께

짧은 겨울방학을 어른이든 아이들이든 책의 세계에서 보내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오래전 뉴욕타임스는 ‘사람들은 왜 책을 읽는가(A Good Mystery: Why We Read)’라는 기사에서, 유튜브에 빠진 요즘 미국인들이 예전보다 책을 덜 읽는다고 미국예술기금(NEA, 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 보고서를 인용해 전한 바 있다. 그러나 USC 명예교수 스티븐 크래신(Stephen Krashen) 박사는 이와는 달리 미국인들이 오히려 과거보다 더 많은 독서를 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그는 “미국 사회에서 독서 능력(literacy)에 대한 불평은 아주 오래된 이야기”라며, 1874년 하버드대 입시에서도 지원자의 절반이 독해력 부족으로 탈락했다는 기록을 예로 든다. 미국 언론은 그때부터 줄곧 ‘미국인은 책을 안 읽는다’는 탄식을 반복해 왔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독서를 좋아해 몇몇 친구들과 무려 세 개의 북클럽(book club)에 참여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일 년이면 네 번 이상 함께 모여 각자 읽은 책을 나누고 토론한다. 내가 즐겨 찾는 패서디나의 브로먼스(Vroman‘s) 서점에 가면 언제나 서점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미국인들은 여전히 책을 읽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뉴욕타임스는 “제때에 맞는 한 권의 책이 평생 독서 습관의 불을 지핀다(The right book at the right time ignites a lifelong habit)”고 말한다. 또 어떤 이들은 책 속 주인공의 생각이 자신과 닮았을 때 더 깊이 빠져든다고 한다. 즉, ’책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할 때(finding yourself in a book)‘ 독서의 즐거움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베스트셀러 『테헤란에서 로리타를 읽다(Reading Lolita in Tehran)』의 저자인 이란 작가 아자르 나피시(Azar Nafisi)는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고 싶은 흥분이 사람들을 책으로 이끈다(It’s that excitement of trying to discover that unknown world)”고 말한다.   신학년이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2월이다. 연휴는 자신을 돌아보고, 가족을 돌아볼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추억에 잠기고, 빠르게 지나간 시간을 잠시라도 붙잡아 음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2~3주 남짓한 짧은 겨울방학은 자녀가 차분히 배움에 집중할 수 있는 귀한 기회이기도 하다. 독서를 취미로 삼기에도 겨울방학만큼 좋은 때는 없다. 늘 강조하지만, 우리의 자녀는 18세가 되면 부모의 곁을 떠나 대학으로 향한다. 지금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살아갈 때 자녀와 시간을 보내며 어른들의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전해주어야 할 이유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자녀들이 다양한 장르의 책 가운데에서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 좋겠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읽느냐’보다 ‘스스로 고르게 하는 경험’이다.  수지 오 / 교육학 박사·교육컨설턴트오픈업 겨울방학 이번 겨울방학 right book 독서 능력

2025.12.1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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