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카운티미술관(이하 LACMA) 측이 최근 전시된 한국 유명작가들의 작품이 위작일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사실상 번복했다. LACMA 측은 위작 의혹 작품들에 대한 간행물 제작 강행 의사까지 밝혀 예술계에 다시 파문이 일 전망이다. LACMA 측은 ‘한국의 보물들·Korean Treasures’ 전시회의 위작 논란과 관련한 본지의 이메일 질의에 나흘만인 지난 6일 답신을 보내왔다. 먼저 LACMA 측은 “현재까지 연구를 통해 얻은 과학적 요소들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고 (기증자인 체스터 장의 작품들에 대한) 추가 연구를 위해 계속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해당 작품들에 대한 미술사적 중요성과 맥락 등은 추후 온라인과 인쇄물 등을 통해 ‘LACMA 간행물(LACMA publication)’에 게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LACMA 측이 지난달 26일 간담회를 열어 한국 미술계 관계자들에게 이중섭, 박수근 그림 4점을 포함, 조선 시대 회화, 도자 등에 대해 위작 가능성을 인정한 것과 완전히 상반된 입장이다. 이날 간담회를 마친 뒤 마이클 고반 LACMA 관장은 “계획된 전시 도록 발행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본지 7월1일자 A-1면〉 관련기사 “이중섭 그림, 타일에 베낀 위작”…LA미술관 전시 초유의 사건 [사설] LACMA 위작 논란 명성에 타격 LA카운티미술관 LACMA 위작 전시…문제 제기에 ‘묵묵부답’ LACMA 제시카 윤 홍보 디렉터는 “이 전시회에서는 ‘도록(catalogue)’ 제작을 계획한 적조차 없다”고 까지 주장했다. 즉, LACMA 관장은 도록 발행을 계획 했었다고 언급했으나, 윤 디렉터는 애초에 계획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LACMA 측은 6일 본지에 보내온 답변에서 ▶기증자인 체스터 장 등이 지난 2015년과 2017년 예술자료분석센터(CAMA)에 의뢰한 2건의 과학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작품은 이중섭, 박수근의 화풍과 일치하고 ▶작품에 쓰인 재료의 제작 시기는 작가들이 활동하던 시기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동일한 기증자가 기부한 20세기 중반 한국 유화 작품을 조사했던 LACMA 회화보존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작품의 마모, 손상 패턴을 봤을 때 1950~60년대 작품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특징이 없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LACMA 측은 이중섭, 박수근 그림 외에 위작 의혹이 제기된 도자들에 대해서도 진품이라고 주장했다. LACMA 측은 “일부 작품은 지난 2007년 영국의 옥스퍼드 인증을 통해 조선시대 18~19세기 작품임이 명백히 입증됐다”며 “남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는 열발광분석법을 통해 모든 도자를 검증한 뒤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위작 가능성을 인정했던 간담회 이후 일단락 분위기로 접어들던 가짜 그림 전시 논란은 LACMA 측의 새로운 입장 발표로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만약 LACMA 측이 향후 자체 조사 연구 등을 통해 간행물 발행을 강행한다면 작품의 진위 여부 공방은 다시 한번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본지는 LACMA 측 성명 내용과 관련해 추가 인터뷰를 공식 요청했으나 8일 오후 6시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장열·장수아·김경준 기자LA카운티미술관 LACMA 위작 논란 한국의 보물들 이중섭 박수근 LA 로스앤젤레스 미주중앙일보 장열 장수아 김경준 미술계 전시회
2024.07.08. 20:54
LA카운티미술관(LACMA)가 지난 2월 25일부터 6월 30일까지 전시했던 체스터 장 박사 기증 한국 미술품 일부가 위작일 가능성을 인정하고 계획된 작품집 발간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LACMA는 지난달 26일 한국 미술 전문가 4인을 초청해 ‘한국의 보물들(Korean Treasures)’ 전에 전시한 미술품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LACMA는 지난 2021년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의 사회공헌활동가인 한국계 미국인 체스터 장과 그의 아들 캐머런 장으로부터 회화, 도자, 수석 등 100점을 기증받았고, 이 중 35점을 골라 지난 2월25일부터 6월30일까지 ‘한국의 보물들: 체스터&캐머런 장 컬렉션’전을 열었다. 전시된 작품에는 박수근의 ‘와이키키’와 ‘세 명의 여성과 어린이’, 이중섭의 ‘기어오르는 아이들’과 ‘황소를 타는 소년’이 포함됐다. 전시 시작 직후 한국의 중앙일보는 박수근, 이중섭의 작품들이 위작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위작 논란 제기 후 박수근연구소와 한국화랑협회, 그리고 LA 한국문화원이 LACMA에 작품 관련 질의서를 보냈다. 특히 한국화랑협회는 지난 4월 22일, LACMA 측에 기증된 일부 한국 근대 회화에 대한 추가 연구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따라 LACMA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고 한국의 전문가를 초청해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전시 개막 후 해외 전문가들을 초빙해 특별 감정을 여는 건 미국 미술관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LACMA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비 포함 1500만원 넘는 예산은 LACMA가 부담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중섭·박수근 그림 4점 외에도 조선시대 회화·도자 등 여러 점에 대해 위작 의혹을 제기했다. 간담회는 당초 예정됐던 8시간을 넘겨 10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LACMA는 휴관일인 6월26일 해당 전시장에서 초청한 전문가들과 회의를 열었다. 전시를 준비한 LACMA의 스티븐 리틀 아시아미술부장(중국미술사)으로 시작,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 태현선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 수석연구원, 홍선표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선희 전 부산시립미술관장 등 초대된 한국의 전문가 4인이 각자의 작품 분석 결과를 공유하며 종일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 갔다. 이 자리에서 이중섭 카탈로그 레조네(전작도록)에 수록된 ‘장대놀이 하는 아이들’ 이미지가 ‘원본’으로 제시됐다. LACMA 전시에 나온 ‘기어오르는 아이들’은 이 그림을 같은 크기의 타일에 그린 위작으로 이 과정에서 세로 그림이 서명이 빠진 가로 그림으로 바뀌었다. 홍선표 교수는 박수근의 인물화에 대해 “정지한 인물 여럿을 공간감 없이 찍듯이 나열한 점, 인물에 붙어 있다시피 서명을 한 것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고, 이중섭의 ‘소와 아이’에 대해서도 “커다란 눈망울의 소 그림들과 달리 이 그림은 소의 눈이 가로로 길고, ‘중섭’ 서명의 ‘ㅅ’은 획이 잘려 있다”고 지적했다. LACMA 리틀 부장이 “박수근 그림의 캔버스 뒷면에 1963년 이전 뉴욕·LA의 미술재료상 스티커가 붙어 있다”고 하자 홍 교수는 “이 시기 캔버스라고 박수근 그림이 되는 건 아니다. 작가 고유의 양식과 기법에 비하면 재료의 시기는 부차적 요소”라고 반박했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이인문(1745~1831)의 ‘이백관폭도(李白觀瀑圖)’로 나온 그림에 대해 “산수와 인물 표현이 이인문의 것과 다르다. 작가 미상의 19세기 그림으로 보인다”며 “특히 그림 맨 위에 ‘충익부인’이 찍혀 있는데 충익부(忠翊府)는 1699년 통폐합된 관청이다. 이인문은 이보다 훨씬 뒤에 태어났기에 이 도장 자체가 위작의 증거가 됐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도자 전문가 5명과 분석한 바 12세기 청자 정병(淨甁)은 “형태만 비슷할 뿐 유약색이나 빙열(도자기 표면의 실금)이 20세기 중반 이후의 모조품”이라며, 전시된 백자 대부분을 20세기 중반 이후의 것으로 판단했다. 이 관장은 “미술품에 A~D 등급이 있다면, ‘한국의 보물들’이라는 제목의 전시에는 적어도 A·B급 수준의 작품이 반 이상은 포함되어야 할 텐데, A급 작품은 한 점도 없고, 대부분이 C·D급”이라고도 지적했다. 김선희 전 부산시립미술관장이 전시 준비 과정에서 한국미술 전문가들을 통해 검토하지 않았는지 묻자 리틀 부장이 “한국의 공립미술관장 A 씨에게 보여줬고, ‘좋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A 관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리틀 부장이 지인을 통해 ‘미술관을 보고 싶다’고 해 지난해 말 처음 만났고, 이 자리에서 본인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근대 회화 이미지들을 보여줘서 ‘더 연구해 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LACMA 마이클 고반 관장은 “기증자에 대한 예우로 시작된 전시였다. 계획된 작품집 발행은 취소해야겠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LACMA는 지난 3월4일 특별 강연회를 열어 박수근, 이중섭 그림을 과학적인 방법과 자료조사를 통해 진품으로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권위있는 미술관인 LACMA가 위작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LACMA의 신뢰도와 체스터 장 박사의 기증품 가치에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근영, 박경은 기자la미술관 이중섭 박수근 그림 박수근 이중섭 전시 시작
2024.06.30. 20:37
'국민 화가' 이중섭(1916~1956)의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 여사가 최근 별세했다. 향년 101세. 30일 미술계에 따르면 일본 도쿄에서 거주하던 마사코 여사가 지난 13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21년생으로 이중섭과는 1936년 일본 문화학원의 미술부 선후배로 인연을 맺었다. 고인은 1945년 태평양전쟁 중에 가까스로 배를 타고 부산으로 들어와 이중섭과 원산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중섭은 고인에게 '남쪽에서 온 덕이 있는 여인'이란 뜻의 이남덕(李南德)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어줬다. 마사코 여사는 1952년 부친의 별세를 계기로 일본으로 떠난 후 계속 일본에 머물러 왔다. 고인은 2012년 남편의 유품인 팔레트를 서귀포시에 기증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바 있다.이중섭 화백 이중섭 화백 마사코 여사 미술부 선후배로
2022.08.30. 18:22
체스터 장(82) 박사가 LA카운티미술관(LACMA)에 기증하기로 한 한국 미술품 1000여점의 이사가 시작됐다. LACMA 아시아관 담당 국장이자 큐레이터인 스티븐 리틀 박사와 미술품 이동 전문팀은 13일 장 박사의 미술품 100점을 LACMA 수장고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이동한 미술품은 한국 조선 시대 중기와 후기에 이름을 날린 김득신·유은홍·김명국의 작품과 이중섭·박수근 등 한국 근대미술 작품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수 시간에 걸쳐 각 미술품을 일일이 포장한 후 2대의 트럭에 나눠 싣고 이동했다. 소장품의 이사 과정을 일일이 챙긴 체스터 장 박사는 “섭섭하다. 그러나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틀 박사에 따르면 1월부터 매주 또는 격주마다 미술품을 이동하게 되며 한 번에 100점씩 옮기게 된다. 이동된 미술 작품들은 LACMA에서 소독 과정을 거친 후 영구 보관된다. 리틀 박사는 “기증받은 미술품의 도록 작업도 벌써 시작됐다”며 “앞으로 매년 1권씩 발간해 10년간 총 10권의 책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LACMA는 내년에 장 박사의 기증을 기리는 기념행사를 열고 늦어도 2년 안으로 기증품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전시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장 박사는 지난 10월 LACMA에 자신과 가족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고미술품 등 1000점을 기증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내 미술관이 기증받은 한국 미술품 규모로는 가장 크다. 〈본지 10월 14일 자 A-1, 3면〉 주류 사회에서 한국 문화재 기증자로 잘 알려진 장 박사는 한인으로는 처음 연방항공청(FAA) 검사관직을 맡았으며 미 국방부 산하 국방대학교(NDU) 재단과 LACMA 이사로 활동하면서 USC, 하와이대 한국학센터 등에 꾸준히 한국 미술품을 기증해왔다. 장연화 기자이중섭 박수근 기증 미술품 한국 고미술품 한국 미술품
2021.12.13.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