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AI는 인간의 능력을 놀라울 만큼 확장해 가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AI가 아무리 뛰어나도, 인간을 대신할 수는 없다. 19세기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건’은 오늘의 AI 시대를 예언한 듯한 작품이다. 지킬 박사는 인간의 선과 악을 분리할 수 있다고 믿고, 실험을 통해 자신의 악한 본성을 따로 떼어내려 했다. 그가 만들어낸 악한 존재 하이드는 점점 지킬을 삼켜버리고, 결국 그는 자신이 만든 악에 의해 파멸한다. AI의 등장도 어쩌면 현대판 지킬 박사의 실험과 닮아있지 않은가 싶다. 우리는 AI를 통해 인간의 지식을 확장하고, 감정을 계산하고, 판단을 자동화한다. 그러나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AI는 인간의 양심과 영혼을 대신할 수 없다. 오히려 통제되지 않은 기술은 또 다른 하이드가 우리를 지배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지킬 박사도 처음엔 순수한 의도로 시작했다. 인간의 선한 부분만 남겨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본성을 하나님의 질서 밖에서 조작하려 한 오만을 범했다. 인간이 만든 약이 인간의 본성을 구원할 수 없듯, 인간이 만든 AI 역시 인간의 죄성은 구원할 수 없다. GPU는 방대한 데이터를 동시에 계산하며 AI에게 빠른 판단과 예측 능력을 제공한다. 이미 AI는 인간의 노동, 사고, 창조 영역을 빠르게 대체하며 우리 삶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문제는 AI가 인간의 도구로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인간을 도구처럼 만들어 간다는 점이다. 실제 사회에서도 GPU 기반 AI는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SNS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감정을 자극하고, 자율주행 차량과 무인 시스템은 인간의 판단 없이 결정을 내린다. AI는 인간의 창의성을 돕는 도구가 아니라, 존재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틀이 되어 버렸다. AI가 아무리 정밀해도,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인간의 양심과 영성이다. GPU와 AI는 도구일 뿐, 인간 존재의 핵심을 대체할 수 없다. 오히려 AI는 인간의 욕망과 교만을 증폭할 수 있다. 지킬 박사가 자신을 시험하며 하이드에게 지배당했듯이, 양심 없는 AI는 인간 스스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성경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고 말한다. 이 형상 안에는 선을 사랑하고 악을 회피하며, 사랑과 회개로 성장하는 영혼의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 GPU가 아무리 빠르고 정확해도, 알고리즘은 기도할 수 없고, 감사할 수 없으며, 스스로 잘못을 회개할 수도 없다. 창의적 예술, 감성적 노동, 상담, 고도의 창의적 문제 해결이 필요한 분야는 AI로 대체되기 어렵다. 복잡한 협상 및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 일은 인간의 고유한 판단력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AI는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작업에서 강점이 보이지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작업에는 한계가 있다. 인간은 단순히 정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양심과 사랑으로 옳은 길을 선택하는 존재이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정답’을 제시하지만, 그 ‘정답’이 언제나 ‘선한 것’은 아니다. 인간은 단순히 정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양심과 사랑으로 옳은 길을 선택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AI는 잘못된 명령을 받아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지만, 인간은 잘못을 깨닫는다. AI는 감정을 모방할 수는 있지만, 진정한 사랑과 공감할 수 없다. 누군가의 눈물을 보고 함께 울어주는 마음, 상처 입은 이웃을 위해 시간을 내어주는 헌신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다. 사랑은 계산이 아니라 희생이며, 관계의 깊이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이요 결단이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열린광장 알고리즘 기도 존재 하이드 인간 존재 예측 능력
2025.12.04. 19:07
절망의 뿌리를 자르면 희망이 돋아날까. 뼈저린 그리움 접어 은쟁반에 담으면 청포도처럼 눈물방울이 영롱할까. 마음 붙여 지낼 방 한칸 없는 타향 같은 고향땅을 이방인처럼 혼자 헤맨다. 어쩌면 태초에 우주에서 떨어져 나온 별인지 모른다. 1000억개가 넘는 은하계 중에서 작은 행성으로 떠돌다가 갈 곳 없어 먼지로 사라지는 이름 없는 별. 돌아갈 수 없는 날들이 그리워 살별처럼 긴 꼬리 달고 애처롭게 타원형의 포물선 그리며 지구로 떨어지는 별이였을지 모른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그게 어제였나. 잘 모르겠다.’ 카뮈의 ‘이방인’에 나오는 첫 문장이다. 카뮈는 20세기의 지성이자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로 억압적인 관습과 부조리를 고발하며 영원한 신화의 반열에 오른 작가다.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는다. 인간의 숙명에 직면한 죽음과 어머니의 배에서 나온 인간 존재 자체의 실존에서 드러나는 부조리와 죽음에 대한 성찰에 질문을 던지는 대목이다. 뫼르쇠의 슬픔이 외부로 표출되든 그렇지 않든 어머니의 죽음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동반한다. 다만 뫼르쇠는 슬픔을 눈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외부와 타인들에게 보이지 않았다. 이방인은 엄마의 죽음, 아랍인의 죽음, 뫼르소의 선고된 죽음을 통해서 인간 실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뫼르쇠의 거짓 없는 자기 드러내기를 통해서 카뮈는 인간의 삶에서 ‘이방인’이었던 인간 존재의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정상의 꼭대기에 올려놓으면 다시 밑으로 굴러 떨어지는 시지포스의 바위덩어리처럼 인간은 밀어올리기를 죽기까지 계속한다. 타인을 위해 아주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살았다. 마주하는 슬픔과 아픔에 징징대지 않기위해 행복을 소품처럼 선반에 올려놓고 바라보았다. 슬픔이 강물처럼 가슴 적시는 날에는 잘 채색된 명주 한필 뽑아 햇살에 말리며 그대 만날 날을 기다렸다. 그대가 돌아오지 않아도 기다림의 시간은 아름다웠다. 행복은 살아가면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마음이다. ‘행복’이란 단어를 가슴에 간직하고 살면 불행과 고통 속에서도 패랭이꽃처럼 작은 위로를 준다. 새들은 간혹 한치 앞을 못본다. 너무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새들은 유리창이 있는지 인지 하지 못해 머리를 박는다. 유리창에 반사된 풍경을 실제 풍경으로 착각해 목숨을 잃는다. 새들도 인간도 한치 앞을 못 보며 착각 속에 산다. 행복은 전염병이다. 내가 행복해야 타인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희망은 절망의 반대말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의 가능성이다. 멈추지 않는 날갯짓으로 퍼득이며 버티고 살면 종국에는 행복이 선물로 찿아온다. 고통과 상처의 틈바구니 속에서 헤매일 때나 앞이 안 보이는 캄캄한 어둠 속에 갇혀 흐느낄때도 행복은 북두칠성 따라 길을 열어준다, 절망에서 희망을 품고 불행에서 행복을 꿈꾸며 사는 동안 끊임없이 날개를 퍼득인다. 지금까지 행복했던 것처럼 다시 행복하게 살기로 한다. (Q7editions대표) 이기희이기희 날갯짓 죽음 아랍인 실존주의 문학 인간 존재
2025.03.11. 12:39
완전히 일상이 회복되지 않은 팬데믹 속에서 인간 존재의 회복을 열망하는 수준 높은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LA 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과 남가주 한인 미술가협회(KAASC·회장 양민숙) 공동 주최로 제53회 남가주 한인 미술가협회 정기 전시회가 23일까지 LA 한국문화원 2층 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인간의 소중한 존재의 회복’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정기전에는 총 70명의 회원작가가 회화부터 3D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할 예정이다. LA 한국문화원 정상원 문화원장은 “코로나 이후 LA 전역 한인 갤러리에서 한인 작가 전시회가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며 “미국에서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영화에 이어서 K-아트 미술 한류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정기전 참여작가는 강영일, 고경호, 권주경, 김경애, 김다니, 김성일, 김소문, 김연숙, 김연희, 김영식, 김운옥, 김원실, 김인철, 김종성, 김진실, 김진희, 김천애, 나모나, 남궁경, 문미란, 박미연, 박영구, 박정근, 박향자, 박다애, 박미경, 배정연, 백혜란, 서자넷, 서진호, 성수환, 손영숙, 송문영, 시제시카, 심혜경, 양민숙, 양승성, 오미셀, 오지영, 유기자, 윤영은, 윤태자, 이로버트, 이미정, 이부남, 이사베리아, 이상훈, 이정미, 이종남, 이혜숙, 임혜경, 장사한, 장제인, 장정자, 전미영, 전종무, 정니나, 정선화, 정은실, 정인옥, 조현숙, 조민, 주선희, 최윤정, 최성호, 최재우, 홍정화, 홍한나, 황수잔, 황영아 등 총 70명이다. 남가주 한인 미술가협회(KAASC)는 1964년 발족해 정기전 외 회원들의 그룹전과 타민족과의 교류와 화합을 위한 그룹전, 차세대 젊은 작가 발굴 위한 대학공모전 등 미주 한인 작가들의 작품활동과 전시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또, 해를 거듭할수록 젊은 작가들의 수가 늘어가면서 원로작가와 중견작가, 신인 작가들이 함께 어우러져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양민숙 KAASC 회장은 “수준 높은 예술적 기량으로 창작된 조각, 설치, 회화 등 여러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인다”며 “작품을 통해 작가와 관람객이 함께 공감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소: 5505 Wilshire Blvd, LA ▶문의: (323)936-3014 이은영 기자존재 회복 작품 전시회 남가주 한인 인간 존재
2022.09.18.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