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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없는 홈리스 텐트촌 철거 ‘풍선효과’만

LA의 홈리스 문제가 ‘이동의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     시정부가 길거리 텐트촌을 철거하자 홈리스들이 인근 사유지로 옮겨갔고, 이후 단속이 이어지자 이번에는 다시 도로변으로 이동해 새로운 텐트촌을 형성하고 있다.   본지가 보도한 맨해튼 플레이스 인근 사유지 홈리스촌 사례〈본지 9월 15일자 A-3면〉 이후 한인타운에 비슷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관련기사 한인타운 주택가 한복판 홈리스촌 확산, 시정부는 팔짱만 ABC뉴스는 후버 스트리트와 샌마리노 스트리트 교차로 인근 사유지에 홈리스촌이 형성돼 LA시정부가 사유지 내 홈리스촌 확산에 대한 조사와 정비에 나섰다고 7일 보도했다.   본지가 8일 해당 지역을 찾았을 당시, 부지 내부의 텐트들은 대부분 철거된 상태였지만 인도에는 새로 설치된 텐트와 RV 10여 대가 도로 양쪽에 늘어서 있었다. 주변에는 생활용품과 쓰레기가 뒤섞여 있었고, 일부 홈리스들은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거나 마약에 취한 듯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일부 홈리스들은 가로등 전선을 끌어 전기를 사용하거나 밤에는 불을 피우는 등 위험한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인근 노스게이트 마켓에서 일하는 예시 멘데즈는 “매일 아침 출근길에 텐트촌 앞을 지나간다”며 “사유지 철거 이후 그곳에 있던 사람들이 도로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밤에는 불을 피우고 가로등 전기를 끌어 쓰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손님들도 주차할 때 불안해하는데 단순 철거가 아니라 근본적인 이주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근 차터스쿨에 다니는 케일리 곤잘레스(8학년) 학생은 “요즘 쓰레기 냄새가 심하고 낮에도 혼자 다니기가 무섭다”며 “너무 위험해서 일부러 다른 길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부지 앞 캠핑카 안에서 개 두마리를 데레고 아내와 함께 사는 홈리스 닉은 “지난 여름 경찰에 쫓겨 이곳으로 왔다”며 “경찰이 두 차례 찾아와 불을 피우지 말고 자리를 옮기라고 경고했지만 옮길 곳이 없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했다.   LA시 건물안전국(LADBS)은 해당 부지의 미완공 상태와 쓰레기·폐기물 방치 등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린 상태다. 기한 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부지 소유주에게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시는 앞서 부지 내 홈리스들에게 퇴거 명령을 내리고, LA경찰국(LAPD) 감독 아래 철거를 진행했다.   현재 이같은 현상은 후버·샌마리노 일대뿐 아니라 한인타운 내 올림픽 불러바드와 사우스 그래머시 플레이스 교차로, 974 듀이 애비뉴, 992 사우스 마리포사 애비뉴 등에서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철거가 반복될수록 홈리스들이 인근 도로로 이동해 다시 정착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홈리스 영구주택 예산을 현행 33억 달러에서 약 11억 달러로 대폭 삭감할 계획을 밝히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연방 주택도시개발부(HUD)는 지방정부에 지급하는 홈리스 지원금 중 영구주택 예산 비율을 현행 87%에서 30%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특히 홈리스 인구가 집중된 LA카운티는 현재 약 2억1700만 달러의 연방 지원금을 홈리스 지원에 사용하고 있는데, 예산이 삭감될 경우 8000유닛 이상의 영구주택 운영이 불투명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윤재·송영채 기자홈리스촌 홈리스 사유지 홈리스촌 홈리스촌 확산 인근 사유지

2025.10.0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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