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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K-인삼의 날’, 넘어야 할 과제

어린 시절 방학에 외가에 가노라면 비포장 시골길을 4시간을 달려야 했다. 처음엔 어려서 좌석마다 하얀 비닐 봉투를 나눠주는 이유를 몰랐지만, 이내 1시간 만에 그 용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멀미의 ‘결과물’을 담는 봉지였다.   여든이 넘으신 외할머니는 의외로 잘 견디셨다. 어린 마음에 그 비결이 궁금했는데 조그만 보자기 안에 인삼 두 조각을 보여주신다. 조금 떼어 주시기에 입에 넣었는데 그 쓴맛이 온몸을 감싸고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강했다.   나중에 어른이 돼서야 그 쓴맛의 향이 구수하고 깊은 외할머니 품 같은 맛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가히 인삼은 ‘민족의 진수’같은 맛이다. 해외를 여행하다 만나면 반갑고, 한국에 돌아와 금방 찾게 되는 구수한 된장처럼 항상 그리워지는 맛이다. 특히 미국 생활을 하고 있는 독자들은 모두 공감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이제 인삼은 대량 농장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일상에서 다양한 제품으로 자주 만날 수 있게 됐다. 음식은 물론 액상으로 만들어져 간편하게 접할 수 있게 됐으며, 건조된 제품들은 손쉽게 구입해 이제 집에서도 삼계탕을 끓일 수 있다.   한국 주요 인삼 생산지 농가와 제품 생산 기업, 국가 공사의 노력 덕분에 이제 인삼은 세계로 진출하고 있다. 어찌 보면 강한 향과 맛이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겠느냐 싶지만 의외로 마니아들이 많아 졌다는 것이 전언이다. 인종과 문화를 망라해 몸관리와 피로 회복을 중시하는 청년과 중년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라틴계로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시의원과 시장, 주 하원까지 진출한 섀런 쿼크-실바 의원은 지난 11일 가주 의회에서 ‘K-인삼의 날’을 선포하면서 박동우 한인 보좌관의 권유로 접하게 된 인삼 제품을 통해 피로를 회복하고 활력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풀러턴과 부에나파크의 한인 커뮤니티를 가까이서 보며 한류를 스스로 체험하는 대표적인 정치인이기도 하다.   LA한인타운을 지역구로 가진 마크 곤잘레스 주 하원의원도 이날 아예 인삼 액기스 한 포를 단상에 들고 나와, 인삼의 우수성을 역설했다. 여러 커뮤니티를 망라해 건강을 중시하는 청장년들에게 필요한 제품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이날 가주하원 선포 순서에는 금산군 관계자, KGC 인삼공사, 남가주 충청향후회 임원들도 함께해 자축의 자리가 됐다는 후문이다. 인삼의 훌륭함에 한인 사회의 역량이 더해져 가능해진 일이니 다함께 박수를 보낼 일이다.   인삼이 깊은 향과 효능으로 더 확고히 미국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과제도 있어 보인다.   먼저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아직 효능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아직 가격 장벽을 느낀다. 한인사회 안팎으로는 인삼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수입되는지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저렴하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이런 배경을 모르는 이들에게 쉬운 접근을 위해서는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도록 돕는 배려가 필요하다.   동시에 매체를 통한 여러 홍보활동을 타인종에 맞춘 스토리텔링으로 확대해보면 어떨까. 한류가 이제 더는 주요 대도시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대륙 곳곳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인삼 또는 홍삼 제품들을 발굴해 그들의 사연을 소개해주면 좋겠다.   보자기 속 멀미 퇴치제로 시작된 추억 속 인삼이 앞으로는 더 많은 지구촌 주민들의 에너지 원천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최인성 / 사회부 부국장중앙칼럼 인삼 과제 인삼 제품 인삼공사 남가주 인삼 액기스

2025.07.1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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