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오늘은 또 무슨 일부터 시작 해야 되나 고민이 태산이다. 게으름 안 부리고 나름대로 부지런떨어도 해야 할 일은 매일 산더미처럼 쌓인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조선 명종, 선조 때 문장가로 이름 높은 양사언의 시조다. 산에 올라가지도 않고 높다고 포기하지 말라는 뜻이다.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다는 가르침이 담겨 있다. 산도 산 나름이고 평지도 평지 나름이다. 매일 똑 같은 마루바닥을 쓸고 부엌 그릇 닦고 옷가지 집어 세탁기 돌리면 발로 차고 싶은 생각이 든다. 사람 사는 집은 매일 치우고 닦아도 청소한 표시가 안 나는데 며칠만 손을 안대면 엉망진창이 된다. 어차피 내가 해야 할 몫이라면 용감하고(?) 기분 좋게 해치울 작정이었는데 마음 먹은대로 안 되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이유없이 부대끼며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날은 멍 때리며 구름이 유유히 흐르는 하늘을 바라본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나.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인생 후반기는 남은 시간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에 빠진다. 해야 할 일은 의무고 책임이 따른다. 사업하며 아내 노릇 부모 노릇 집안 챙기며 사는 동안 진정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은 바람과 함께 사라져갔다. 해야 하는 일을 분별해서 선택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은 소중한 도전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듯 사랑하는 일을 찾아라.” 스티브 잡스 어록이다. 무엇이 되기 위해 무엇인가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도 된다. 생의 버거운 짐 내려 놓고 어릴 적 노랑나비 좇아 산천을 해매던 순수한 모습으로 살 수만 있다면, 하고 싶은 것 하며, 사랑하는 사람 더 깊히 사랑하며 살 수 있으면 된다.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 하고 싶은 일들을 못할 만큼/ 꿈꿔 왔던 일들은 잠시 여기 한 켠에 밀어둔 채로(중약)/ 네가 꿈꾸는 게 무엇이든 되고픈 게 뭐든 될 수 있어/ 정말 원하는 것을 찾으면/ 너의 삶의 이유를 찾으면(중약)/ 춤을 추듯 하루를 사는 것/ 다시 없을 지금을 사는 것 (중약) /네가 꿈꾸는 게 무엇이든/하고픈 게 뭐든 할 수 있어/ 정말 원하는 것을 찾으면/ 너의 삶의 이유를 찾으면’ -심규선의 ‘해야할 일’ 중에서 어차피 할 일은 다 못하고 죽는다. 시간의 톱니바퀴에 걸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용기가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을 찿아나설 수 있다. 폴 세잔은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목숨 건 사람들’이라고 했다. 목숨은 하나 뿐이지만 목숨 걸지 않고 되는 일은 없다 결과에 매달리지 마라. 남은 시간은 오롯이 나를 위한 생의 마지막 촛불이고 축복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적절한 출발의 시간이다. 신호등이 바뀌면 빨리 길을 건너야 한다. 주저하고 망설일 시간 없다. 남의 충고에 귀 기울이면 남의 인생을 산다. 아무것도 안하면 아무 일도 안 생긴다. 나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나’다. 가슴 속 응어리진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하고 싶은 일의 윤곽이 잡힌다. 죽기 살기로, 목숨 걸고 하고 싶은 일에 올인 하면 태산도 정복할 수 있다. (Q7 Editions 대표) 이기희이기희 하늘 하늘 아래 인생 후반기 시간 무엇
2025.07.01. 12:56
서글프게도 노을이 아름답다고 우기는 노년시대에 들어섰다 굳이 운동 경기처럼 전반 후반을 나눌 수는 없지만 인생은 참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것 지나간 날들은 슬픔 반 기쁨 반이었다 설핏 마음에 잦아드는 여백을 채우려다 느닷없이 달려드는 폭풍도 맞았지 돌아보면 회한 한 줌 후회 한 가락 그 외 이름 모를 된서리들 온몸으로 울다가 혼자라는 이름으로 섬이 되었지 그래도 아름다운 노을은 항상 그렇게 미소짓고 있다가 내게 말한다 인생 후반기가 진실로 눈부시고 아름다운 거라고 누가 말했던가 착각은 자유라고 그러나 그 착각 속에서 나혼자 망연히 웃고 싶다. 장정자 / 시인시 후반기 인생 인생 후반기 운동 경기 전반 후반
2022.05.19. 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