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우월주의를 비롯한 각종 인종차별 및 증오범죄에 맞서온 유명 인권단체인 남부빈곤법률센터(SPLC)가 오히려 인종 혐오를 조장해온 혐의로 기소됐다. 사법당국은 SPLC가 백인우월주의단체로 알려진 KKK(쿠 클럭스 클랜) 등 극단주의 단체 관계자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지속적으로 지급하고 인종 간 혐오를 부추겨 여론 형성에 이용한 뒤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보고 있다. 연방 법무부는 지난 21일 SPLC를 전신사기 6건, 연방예금보험 가입과 관련한 허위 진술 4건, 자금세탁 공모 1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토드 블랑쉬 법무장관 직무대행은 “SPLC는 겉으로 백인우월주의 해체와 혐오 대응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이 반대한다고 주장한 극단주의를 유지 및 조장하는 구조에 자금을 대며 기부자들을 속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수사가 오랜 기간 진행돼 왔고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잠시 중단됐다가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들어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측은 SPLC가 극단주의 단체 내부 정보를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지급한 자금이 단순 정보 수집을 넘어 해당 단체들의 활동 기반을 유지하거나 확장하는 데 활용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자금 흐름을 숨기기 위해 차명 법인과 허위 계좌 구조를 활용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SPLC는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9년에 걸쳐 300만 달러 이상을 ‘현장 정보원’ 명목으로 극단주의 단체 내부자들에게 비밀리에 지급했다. 해당 자금을 받은 인물들은 KKK를 비롯한 내셔널 소셜리스트 무브먼트(NSM), 아메리칸 프런트, 아리안 네이션, 내셔널 얼라이언스 등 이른바 백인우월주의 또는 네오나치 계열 단체 관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SPLC는 이를 위해 여러 개의 유령 법인을 설립하고 차명 계좌를 통해 자금을 우회 지급했으며, 이 과정에서 은행 측에는 계좌 목적과 법인 구조에 대해 허위로 설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블랑쉬 대행은 “SPLC는 극단주의를 단순히 추적한 것이 아니라 그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일부 제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혐오를 재생산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SPLC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브라이언 페어 임시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성명을 통해 “법무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정치적 공격”이라며 “우리는 오랜 기간 폭력적 혐오단체와 극단주의 조직에 맞서 싸워왔고 이번 기소가 정의 실현 의지를 흔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SPLC는 1971년 설립된 인권단체이자 비영리 법률 지원기구로 인종차별 반대 운동의 중심지였던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본부를 두고 있다. 초기에는 백인우월주의 단체 대응에 집중했으나 이후 다양한 유형의 혐오단체를 지정하고 감시하는 활동으로 영역을 확대해 왔다. 김경준 기자극단주의 혐오 극단주의 단체 혐오 대응 인종 혐오
2026.04.22. 21:21
증오범죄 반대 집회 참여를 계기로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깊이 이해하고 가족 관계가 회복된 한인 부자(父子)가 있어 화제다. 23일 디트로이트 지역 방송 PBS는 미시간주의 데이비드 한(부친) 씨와 마이크 한(아들) 씨에 대해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들 한 씨는 디트로이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아티스트다. 그는 한국 서예에서 영감을 받아 시각 예술과 그래피티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디트로이트 광역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들 한 씨는 처음부터 한인 정체성을 나타내는 예술 작업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태어나 한인 가정에서 자랐음에도 한인의 유산이나 정체성으로부터 거리를 두었다. 그는 자신의 웹사이트(www.thehouseofhan.com)에 9개 주를 넘나들며 이사를 25번 하는 과정에서 한인 친구들과 관계가 끊기고,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면서 한인의 정체성을 지우려 했다고 밝혔다. 또한, 부친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들 한 씨와 달리, 부친 데이비드 한 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1970년대 초반 미시간주로 이민을 왔다. 아들 한 씨가 본격적으로 아티스트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지난 2020년 12월이다. 그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1년 3월 발생한 아시아계 증오 범죄인 애틀랜타 스파 총기 난사 사건 이후다. 당시 백인 용의자 에런 롱이 아시아계 미국인이 운영하는 마사지, 스파 등 업소 4곳을 노리고 들어가 총기를 난사했다. 이로 인해 8명이 사망했으며, 그중 4명이 한인이었다. 사건 이후 부친 한 씨는 아들 마이크 한 씨를 데리고 아시아계 혐오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인종 혐오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여하며 미국에 이민 온 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영원한 외국인’으로 보이는 것에 대해 좌절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들 한 씨는 집회를 통해 본인이 잦은 이사를 하며 지역 사회에서 느꼈던 고립감과 타인종이 생각하는 아시아계에 대한 고정관념 등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집회 이후 부자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한인 가정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세대 간의 도전 과제, 부모와 자녀 간의 기대가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이를 계기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고, 아들 한 씨는 한인의 정체성을 되찾아 한국 서예에 영감을 받은 예술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들 한 씨는 이제 당당히 자신의 한인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아티스트를 넘어 ‘하우스 오브 한’이라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회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개인 웹사이트에 자신의 회사명에 ‘한’이 들어가는 이유는 단순히 본인이 한 씨여서가 아닌, 왕족의 혈통을 가진 한국 성씨(청주 한씨)에서 따왔다고 전했다. 김경준 기자정체성 한인 한인 정체성 인종 혐오 한인 부자
2024.09.23.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