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자산의 ‘축적(Accumulation)’보다 ‘인출(Distribution)’의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평생 마르지 않는 소득원을 확보하기 위해 과거 많은 가입자가 선택했던 수단이 바로 개인연금, 그중에서도 다양한 보장 혜택(Rider)이 부가된 변액 및 지수형 연금이다. 하지만 10년, 20년 전 가입한 상품을 그대로 들고 있는 것이 과연 현재의 경제 환경과 개인의 건강 상태, 그리고 상속 계획에 최선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과거의 주류였던 GMIB와 최근의 대세인 GLWB 사이의 구조적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은퇴 설계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롤업(Roll-up)의 메커니즘 연금 상품 구조에서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현금 가치(Account Value)’와 ‘인컴 베이스(Income Base)’의 이원화된 구조다. 현금 가치는 실제 시장 수익률에 따라 변동하며 해약 시 받을 수 있는 돈인 반면, 인컴 베이스는 향후 연금액을 산출하기 위한 계산상의 수치다. 이 인컴 베이스를 일정 비율로 확정 증식시켜 주는 기능을 ‘롤업(Roll-up)’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연 9% 롤업 조건이라면, 시장이 하락해도 인컴 베이스는 매년 9%씩 늘어난다. 복리일 수도 있고 단리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는 가입자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함께 하락장에서도 미래의 소득 수준을 보장받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그러나 롤업에는 ‘기간의 제한’이 존재할 수 있다. 최근의 상품들은 대개 가입 후 10년에서 15년 사이, 혹은 인컴 인출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롤업을 적용한다. 많은 가입자가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이 롤업 기간이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오래 두면 좋다’는 생각에 인출 시점을 미루는 것이다. 엔진이 멈춘 자산은 인플레이션 방어 능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롤업 종료 시점은 곧 해당 상품의 전략적 전환점(Turning Point)이 되어야 한다 ▶GMIB(보장 최소 연금 혜택)의 원리 과거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GMIB(Guaranteed Minimum Income Benefit)는 경쟁력있는 롤업 이율을 바탕으로 설계되었다. 이 혜택을 쓴다는 것은 ‘연금화(Annuitization)’라는 절차를 거치는 것을 의미한다. 연금화란 그때까지 쌓아온 인컴 베이스를 보험사에 넘겨주는 대신 평생 일정액의 월급을 받기로 계약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입자는 자산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권을 보험사에 이전하게 된다. 연금화는 하지만 별로 권장되지 않는다. 유동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연금화가 시작되면 큰 목돈이 필요한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원금을 찾아 쓸 수 없다. 그리고 만약 연금을 받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입자가 사망할 경우 남아 있는 원금은 유가족에게 전달되지 않고 보험사의 수익으로 귀속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연금화해서 쓰는 GMIB는 ‘장수 리스크’ 방어에는 탁월할지 모르나 자산의 유연성과 효율성 측면에서는 현대적인 은퇴 설계와 거리가 있다. 그래서 GMIB는 연금화를 최대한 늦추는 방식으로 활용할 것이 권장된다. 은퇴후 인출을 원할 경우 GMIB 롤업만큼만 인출하며 최소한 그동안 쌓아온 인컴베이스를 유지하며 가는 것이다. 계좌 잔액이 소진될 즈음 비로소 연금화로 돌려서 계속 혜택을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 받는 금액은 기존의 롤업 퍼센트만큼의 금액보다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GLWB(보장 평생 인출 혜택)와 자산 통제권 이러한 GMIB의 단점을 보완하며 등장한 것이 GLWB(Guaranteed Lifetime Withdrawal Benefit)이다. GLWB의 핵심은 ‘자산의 소유권을 유지하면서도 평생 소득을 보장받는다’는 점에 있다. GLWB 구조에서는 연금화(Annuitization)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대신 인컴 베이스의 일정 비율(예: 연 6%)을 평생 뽑아 쓸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다. 이 방식의 장점은 명확하다. 굳이 연금화 시기를 고민할 필요 없이 정해진, 예상 가능한 금액을 평생 받는 것이기 때문에 편리하다. 연금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잔여 자산의 상속이 가능하고, 필요할 때 목돈을 인출할 수도 있다. 유동성 확보다. 물론 과도한 인출은 향후 보장되는 인컴 규모를 줄일 수 있다. ▶어카운트 밸류(현금 가치) 소진 시점 많은 은퇴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순간은 계좌의 현금 가치가 ‘0’이 되는 시점이다. 구형 GMIB 가입자들은 이 시점에 도달하면 선택의 여지 없이 보험사가 제시하는 연금화 옵션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효과적 GMIB 활용법의 마지막 선택지와 동일한 지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서 전문가의 리뷰가 필요한 ‘전략적 틈새’가 발생한다. 최신 상품을 통해 보다 나은 연금 수령 금액이나 옵션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입 시점에 인컴 베이스를 즉시 20%~30% 이상 증액해주는 ‘보너스’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지만 꼭 그것만으로 혜택이 좋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인컴 지급률(Payout Rate) 자체가 좋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신상품들이 지급률 면에서 구형 상품보다 유리하게 설계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충분히 더 좋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적어도 케이스별 검토 이유는 충분할 것이다. ▶은퇴 자산 ‘정기검진’ 필요 결론적으로 은퇴 소득 플랜은 한 번 가입하고 잊어버리는 대상이 아니다. 시장의 이자율 변화, 보험사의 상품 경쟁, 그리고 개인의 자산 구조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최적화해야 하는 생물과도 같다. 특히 가입한 지 10년이 경과하여 롤업 혜택이 곧 종료되거나 이미 종료된 경우, 현금 가치는 낮아졌으나 인컴 베이스는 높게 형성되어 있는 경우, 평생 소득은 필요하지만 자녀에게 남겨줄 상속 자산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경우, GMIB 상품의 복잡한 연금화 조건이 부담스러운 경우 등에 해당된다면 검토를 권장한다. 과거의 선택이 당시에는 최선이었을지라도 현재의 금융 도구는 훨씬 정교하고 유연해졌다. 낡은 규정에 얽매여 소중한 은퇴 자산의 잠재력을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보자. 효율적인 인컴 설계는 단순히 ‘얼마를 가졌느냐’보다 ‘어떤 옵션을 선택하느냐’에서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켄 최 아피스 자산관리 대표 [email protected]달라진 은퇴 소득 설계 연금 변경 인출 시점 상품 구조 보장 혜택
2026.01.21. 0:36
퇴직연금 계좌에서 최소 의무 인출(RMD)을 시작해야 하는 고령 은퇴자들은 연말이 되기 전에 미리 대비할 때가 됐다. 생활비가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인출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거나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인출액은 국세청(IRS)이 제공하는 통합 기대수명표(Uniform Lifetime Table)에서 자신의 나이를 찾아 나이에 따른 분배지수(divisor)를 확인해서 계산하면 된다. 올해 73세 이고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IRA 잔액이 40만 달러라면 이를 73세의 분배지수인 26.5로 나누면 약 1만5094가 된다. 이 금액이 올해 찾아야 할 최소 의무 인출금이다. RMD는 금융기관에서 알려주며 재정 관련 전문가에게 물어도 된다. 세법에 따르면 대부분의 은퇴자는 73세부터 세금이 부과되는 퇴직계좌에서 RMD를 찾기 시작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IRS 벌금이 부과된다. RMD가 적용되는 연금은 전통 IRA와 SEP IRA, SIMPLE IRA, 401(k) 등 세금을 유예한 것이다. 이미 세금을 낸 로스IRA에는 정해진 나이에 꼭 찾아야 하는 RMD가 없다. 첫 인출 마감일은 73세가 되는 해의 다음 해 4월 1일이다. 다음 해 4월 1일까지 미룰 수는 있지만 그 해의 RMD도 찾아야 하기 때문에 한 해에 두 번 찾게 되어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세율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해를 넘기지 말고 찾는 것이 과세소득 분산에 유리하다. 인출 시점을 필요한 액수뿐만 아니라 세금을 최소화하는 관점에서도 결정해야 한다. 첫 인출 이후에는 매년 12월 31일까지 해당 연도에 정해진 액수를 찾아야 한다. 이 경우에는 한 번에 인출하거나 분기별로 나누어 인출하면 된다. 방법에 상관없이 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해 손해를 최소화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 기한 내 RMD를 찾지 않으면 인출해야 하는 금액의 25%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벌금은 2022년 시큐어 2.0법이 통과되면서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10%로 낮출 수 있게 됐다. 인출하지 않은 누락분을 원래 마감일로부터 2년 이내에 찾고 양식 5329를 제출해 감면을 요청하면 벌금이 10%로 줄 수도 있다. 인출이 지연된 합리적인 사유를 제출하고 이것이 인정되면 벌금이 전액 면제되기도 한다. 이미 벌금 25%를 냈다면 차액인 15%를 돌려받을 수 있지만 처음 세금 신고를 할 때 10%로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다. 만약 2년 안에 찾지 않으면 25% 벌금이 확정된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가장 흔한 은퇴 후 소득원은 소셜연금이었다. 하지만 은퇴자의 81%는 연금이나 투자?임대소득, 근로소득 등에서 한 가지 이상의 소득원을 갖고 있었다. 소득원이 하나 이상이고 소득이 생활비보다 많을 때는 RMD를 재투자할지, 사용할지 미리 결정하는 것이 좋다. 최소 인출 기한에 앞서 재정 상황을 파악하고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면 올바른 선택에 도움이 된다. RMD를 인출한 뒤 장기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과세형 증권계좌에 재투자할 수 있다. 다만 증권계좌에서는 매년 세금이 발생하므로 자산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뮤추얼펀드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권한다. ETF는 연간 자본이익이나 배당금 분배 가능성이 낮은 편이어서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주식처럼 장중 거래가 가능해 매도 시점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또 손실 자산을 매도해 다른 이익을 상쇄하는 '세금 손실 수확' 전략을 사용하기에 유리하다. ETF에서는 5000달러 손실을 보고 다른 주식에서 7000달러 이익을 봤을 때 ETF를 함께 팔면 2000달러 이익에만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손실을 보더라도 세금을 조정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유산을 줄 계획이라면 RMD를 '529 대학저축계좌'에 넣을 수도 있다. 이 방법으로 주 소득세를 모두 상쇄할 수는 없겠지만 손자 교육비를 마련하면서 본인도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529'를 안내하는 '세이빙 포 칼리지'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30개 이상 주에서 529 불입금에 대해 주 차원의 세액공제나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이들 주 대부분은 해당 주의 계좌에 입금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529 불입금은 연방 소득세 혜택이 없다. 가주는 529에 대해 주 소득세 혜택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자유롭게 다른 주의 529 플랜을 선택할 수 있으며 투자 수익 비과세와 대학 등록금.기숙사비.교재 구입 등 교육비 지출 면세 등 기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출금을 기부하려면 IRS가 인정한 자격 있는 비영리단체를 활용할 수 있다. 자격 있는 자선 분배(QCD)로 불리는 이 방법은 전통 IRA와 롤오버 IRA에 적용되며 70세 6개월 이상 은퇴자가 IRA계좌에서 비영리단체로 직접 송금하면 된다. 올해 기준 1인당 최대 10만8000달러까지 가능하다. 73세 이상은 QCD로 연간 RMD 요건을 충족할 수 있으며 인출액은 조정총소득(AGI)에 포함되지 않아 세금이 늘어나지 않는다. 70세 6개월~72세까지는 의무 인출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미리 활용해 세금을 줄이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안유회 객원기자연금 계획 인출 마감일 인출 시점 최소 인출
2025.09.01. 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