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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메타와 일리노이 원전

요즘 첨단 과학기술의 대세는 인공지능이다. 전통적인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고 기존의 검색과 온라인 서핑을 통해 하던 대부분의 일들을 인공지능이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가까웠고 일부는 이미 구현됐다. 인공지능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가 충분히 갖춰져야 인공지능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일리노이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 데이터 센터 건설 붐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일리노이 정부 역시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주내 대형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립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전력 공급이다. 일반 검색에 비해 인공지능 검색에는 전력이 10배 필요하다고 알려진 만큼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기를 필요로 하는데 기존 전기 공급방식과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의 특성상 24시간 365일 꾸준한 전기 공급을 필요로 하는데 이 때문에 기존의 재생 에너지로는 현 상황에서는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한다.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발전 등의 재생 에너지는 전기 발생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거나 매우 적다는 점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널리 자리잡고 있지만 지속적인 전기 공급면에서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물론 전기 저장소 등의 기술을 십분 활용하면 이같은 단점도 극복할 수는 있지만 현재와 같이 대용량의 전기가 필요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메타와 같은 빅테크 업체들이 원자력 발전소에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에게 원자력 누출 사고로 깊게 각인돼 있는 쓰리 마일 원자력 발전소가 대표적인 사례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작년 9월 펜실베니아주의 쓰리 마일 원자력 발전소와 계약을 맺고 이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20년간 공급받는다는 내용에 합의한 것이다. 원자력 누출 사고로 한동안 폐쇄됐다가 다시 가동한 원전을 인공지능과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되살린 셈이다.     이런 사례는 일리노이에도 존재한다. 지난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의 모기업인 메타가 일리노이 원자력 발전소와 유사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마찬가지로 향후 20년간 일리노이 원전에서 에너지를 구매한다는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빅테그 기업들이 원전 에너지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메타 역시 이 대열에 합류한 것이라는 해설을 내놨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메타는 2027년 6월, 그러니까 2년 후부터 일리노이주 남부에 위치한 콘스텔레이션사의 클린턴 원전에서 약 1.1기가 와트의 전력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이 전력은 약 100만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주 남부 블루밍턴에서 남쪽으로 25마일 가량 떨어진 작은 도시 클린턴의 원전은 일리노이에 위치하고 있는 6개 원전 중 하나로 이전에는 폐쇄 위기에 처했던 곳이다. 수년간 재정 적자에 시달리면서 존폐의 기로에 빠졌으나 일리노이 정부의 보조금 지원으로 근근히 운영을 계속할 수 있었다.     하지만 메타가 20년 장기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런 운영상의 어려움은 한번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당장 메타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1100개의 지역 일자리가 유지될 뿐만 아니라 연간 1300만달러 이상의 세금 수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침 일리노이 정부가 주내 네 곳의 원전에 지급하는 보조금도 2027년에 끝날 예정이었는데 메타의 전력 장기 계약으로 인해 적어도 클린턴 원전은 주민들의 지원 없이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콘스텔레이션사는 미국에서 가장 큰 원전 기업으로 일리노이주의 모든 6개 원전을 소유하고 있다. 쓰리 마일 원전 역시 콘스텔레이션사 소유다. 콘스텔레이션사는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엑셀론에서 지난 2022년 분사한 자회사다. 이 회사는 시카고 뿐만 아니라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워싱턴 DC 지역에도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엑셀론은 시카고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컴에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기도 하다.     메타의 일리노이 원전 계약으로 인해 향후 20년간은 보조금 지급 없이 원할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이후 보조금으로만 클린턴 원전에 8억달러 가까이 들어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 경제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메타는 향후 20년간 약 20억달러 이상을 클린턴 원전에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차제에 일리노이 전력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당장 일리노이주는 관련법에 의해 석탄과 천연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의 운영 중단을 앞두고 있다. 이에 재생 가능 에너지를 더욱 늘리고 에너지 저장고와 같은 차세대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친환경 전기 공급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가 청정 에너지라고 빅테크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도 발전 후 나오는 폐기물 처리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리노이 주의회에서는 에너지 수급과 관련된 법을 제정하려는 노력이 있었으나 봄 회기에는 내년도 예산안 통과에 밀려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가을 회기로 넘겼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일리노이 일리노이 원전 전기 공급면 일리노이 원자력

2025.07.0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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