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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차고에 핀 꽃

일요일 아침   차고 바닥에 하얀 껍질 보았다   긴 생명줄   구름 타고 바람 결에 따라 온   바람의 씨알   두고 갔던 둥지에   고향을 품었다   먼 타향 으로 갈   힘든 여정의 꿈   생명의 벽을 깼다   모습을 내놓지 않는   보고싶은 새얼굴   분주 해진 어미의 날개   오늘   그들의   새생명을 보았다   입 벌린 기다림   어미들 온 종일   먹이 나른다   강남으로 떠날   영물의 그림들   온종일 차고와   하늘을   누비고   처음 보는 천지   새하늘을 날았다 오광운 / 시인·롱아일랜드글마당 차고 일요일 아침

2023.07.07. 17:46

[글마당] 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반복하고 반복되는 그쯤의 사이에서   반복 아닌 것을 찾아 헤매는 일       죽을 때까지 아침을 반복하면서도   질리지 않아 저녁도 분질러내지 못하고   반복 아닌 일을 다시 반복하는 일   입가에 도는 미소도 반복으로 뜸이 들어       일상의 수행을 퍼즐처럼 맞추어가며   그 여백에 죽을 힘 다해   남은 날도 모르고 가는 길   의무도 아니고 힘도 아닌 혹 뭘 몰라도   가기만 하는 그 길       산다는 것은   울다가도 멈춰 웃어 가야 하는 매무새의 길   눈 깜작할 사이 바뀌는 계절도   머물지 못하는 곳으로 돌아와   맞바람 맞는 삿대의 길       물기 마른 사이에서 노는 현란한   문명의 기기들까지   소리만 들리는 그 지능만을 가지고도   무엇이든 짓고 허물고 만나고 노래하고   그것이 금세의 이음새일 뿐       보지 못한 뜸한 사이 마트에 장 보러 나왔다고   딱 한 번 마주치고 손 흔들고 간 그 친구   그렇게 바쁘기를 반복하다가 어찌 그리   거짓 같은 부고가 뜬 일요일 아침   산다는 것은 손정아 / 시인·롱아일랜드글마당 일요일 아침 사이 마트

2022.04.0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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