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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침에] 최초의 지지자

오늘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시물을 올리고 제일 먼저 ‘좋아요’ 버튼을 누른다. 내 게시물의 첫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사람은 나다. 혹시 까먹고 안 누른 하트가 있으면 돌아가 하트가 빨간색으로 꽉 차도록 ‘좋아요’를 누른다. 이런 모습에 여동생은 언니는 진짜 특이하다고 놀렸는데 내겐 당연한 것이 여동생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인다는 것이 더 신기했다.   “그럼 사람들은 자기 게시물에 하트를 안 눌러?” “보통은 그럴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동생은 “언니는 진짜 자기애의 끝판왕”이라며 혀를 찼다.   애써 쓴 자기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내겐 의아한 지점이었다. 나는 내 게시물에 ‘좋아요’를 열 번이고 백번이고 누를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반장 선거에 출마하곤 했다. 그때마다 꼭 나에게 투표를 했는데 함께 출마한 친구가 0표가 나오면 이상해 보였다. ‘저 친구는 자기를 뽑아 달라고 친구들에게 연설해 놓고 정작 자신은 왜 자신을 뽑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본인이 투표할 만큼 좋은 후보자가 있다면 그 친구가 당선되도록 본인은 나오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내가 찍은 한 표가 전부인 적도 있었지만 부끄럽기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지할 자신감이 있다는 사실에 어깨가 펴졌다. 굳이 친구들에게 저 한 표가 내가 던진 표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이 이야기를 들은 엄마, 아빠는 웃었지만 정말 잘했다고 칭찬까지 해줬다.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는 동양 문화권에서는 자신을 높이기보다 낮추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본인이 만든 결과물은 본인이 가장 인정해 주고 높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도 인정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인정해 달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 아닐까.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내보내기 전에 가장 많이 사랑하고 지지하고 보듬어주고 싶다. 거친 세상에 나가 넘어지고 쓰러지는 날이 올 때 부모에게서 받은 사랑과 온기가 역경을 헤쳐 나갈 힘과 용기가 되었으면 한다. 나 역시 부모님의 아낌없는 사랑과 지지를 받고 성장했기 때문이다. 부족한 부모지만 줄 수 있는 만큼의 사랑과 돌봄을 아낌없이 주고 싶다. 그리고 아이들이 알았으면 한다. 항상 엄마가 뒤에 있다는 것을.     오늘도 SNS의 바다에는 ‘좋아요’를 갈구하는 게시물들이 여기저기 쏟아져 나온다. 어떤 글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 하트 수가 쑥쑥 올라가고, 또 어떤 글은 첫 ‘좋아요’를 누를 그 누군가를 기다리며 SNS 바다 위를 외로이 떠다닌다.   오늘도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써 고이 접은 작은 돛단배를 망망대해에 띄워 보내기 전에 연료부터 꽉 채워준다는 심정으로 ‘좋아요’를 힘차게 눌러준다. 그렇게 나는 또 내 글의 최초 지지자가 된다. 이 글도 꼭 안아 데워 세상에 띄워 보낸다. 이보람 / 수필가이아침에 지지자 최초 지지자 자기 게시물 엄마 아빠

2026.03.2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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