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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바시장…한숨만 커지는 업주들

LA 경제의 젖줄로 불리던 ‘자바 시장’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 6월부터 본격화된 불법 체류자 단속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상황에서 연방대법원이 8일 LA 지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불심검문까지 가능하다고 판결〈본지 9월 9일자 A-1면〉하자 관계자들의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LA 불체자 단속 강화, 불심검문도 허용…대법원 ‘중단 가처분’ 취소   대법원 판결 다음 날인 9일 오전 11시, 자바시장의 중심가인 샌티앨리에는 적막이 가득했다. 평소라면 업체 직원들, 옷을 대량으로 구매하기 위해 찾은 소매업자들, 일반 손님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벼야 할 거리지만 그러한 활기는 이제 온데간데없어졌다.   대형 의류 업체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는 “불체자 단속 이후 자바시장은 빈사상태”라며 “고객의 발길도 끊겨 많은 소형 의류 판매 업소들이 계속 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의류업소들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자체가 휘청이고 있다.   이곳에서 20년째 ‘프렌치 비스트로’라는 카페를 운영 중인 이연희 씨는 “공포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자바시장에 나오는 사람이 확연하게 줄었다”며 “자바시장 경기가 단속 이전부터 좋지 않았는데, 이번 조치로 더욱 심각해졌다”고 토로했다.   특히 자바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6월 한인 운영 의류 업체인 ‘앰비언스(Ambiance)’를 대상으로 이민 당국의 급습 작전이 진행〈본지 6월 7일자 A-1면〉된 이후 ICE 요원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몰라 긴장 속에 하루를 보내고 있다. 관련기사 LA 한인 매장·홈디포에 ICE 급습…FBI도 투입   상인들에 따르면 단속 뉴스만 나오면 일하던 직원들이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고, 단체 메시지방 등에서는 ICE 요원을 구별하는 정보와 단속 정보 등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 샌티앨리에 몰려 있는 50여 개 업체 중 이날 문을 연 곳은 10여 곳뿐이었다. 대부분의 업체가 철문을 내리고 영업을 하고 있지 않다 보니 샌티앨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한인이 운영하는 모자 전문샵 ‘프로사이티’도 마찬가지였다. 모자를 사러 온 스포츠 팬들로 바글거려야 할 매장에 모자를 고르고 있는 손님은 1명뿐이었다.   에릭 박 프로사이티 대표는 “단속 이전에는 하루에 방문하는 손님이 100명 이상이었다면, 지금은 5명 정도로 확 줄었다”며 “단속 공포 때문에 이 지역 길거리 유동 인구 자체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든 곳도 있다. 샌티앨리에 있는 한의원 ‘다니엘 클리닉’은 10년 이상 자바시장 상인들의 건강을 돌봐온 곳이다.   마이클 임 원장은 “단속이 한창이던 지난 6월의 경우 매출이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며 “단속 전에는 하루 평균 30명이 내원했지만, 단속 이후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다니엘 클리닉 2호점을 인근에서 운영중인 윌리엄 김 원장 역시 “불법 체류자 단속 전후로 매출이 60~70%가량 줄었다”며 “신규 손님 유입은 거의 없고 지금은 단골들 덕분에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고 털어놨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자바시장이 적막해지자 길거리에서 음식을 팔거나 잡화 등을 팔던 노점상들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셔 음식 전문 푸드트럭 ‘홀리 그릴’ 관계자는 “10년 넘게 영업을 해왔지만, 지금은 장사가 너무 안 돼 어렵다”며 “길거리가 정말 휑해졌다”고 말했다.   패티스 핫도그의 켈리 로페즈는 “불법 체류자 단속 여파로 상인들이 영업을 멈추거나 직원들이 안 나오니까 장사도 당연히 안 된다”며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경준·송윤서 기자자바시장 위기 자바시장 관계자들 자바시장 경기 단속 정보

2025.09.0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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