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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불필요한 죽음’을 멈추기 위한 제언

스웨덴의 저명한 자살 문제 전문 학자인 다누타 와서만은 자살을 ‘불필요한 죽음(Unnecessary Death)’이라고 했다. 그리고 2002년 학자들은 매년 100만 명이 자살로 생을 마친다는 가슴 아픈 사실 한 가지를 알아냈다. 이후 많은 노력을 통해 자살률은 많이 낮아졌다.     한국의 자살률은 1990년대까지 8 또는 10 수준이었다. 이는 인구 10만명 당 자살자가 연 8명 또는 10명이라는 의미로 이정도면 낮은 수준이었다. 그런데 ‘IMF 사태(외환위기)’가 벌어진 1997년부터 큰 변화가 생겼다. 1997년 13이었던 자살률은 1998년 18.4로 껑충 뛰었다. 수많은 직장인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기업들은 파산했다. 체면을 중시하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많은 가장이 자살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강요된 가족 자살’이었다. 이후 한국은 2003년 세계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국가라는 오명을 얻었다. 유럽연합에 속한 리투아니아에 2013년 1등 자리를 한번 양보(?)한 것을 제외하고 한국은 지난 22년간 자살률 25~28로 계속 1등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75세 이상 시니어의 자살률은 10이다. 그런데 세계에서 시니어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역시 한국으로 무려 99.3이나 된다.     WHO는 한국 시니어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로 심각한 생활고와 효도 사상의 붕괴를 꼽았다. 그런데 이분들이야 말로 한국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지금의 발전된 한국을 이룬 주역들 아닌가. 또 자신의 노후자금을 자녀 학비와 결혼 비용 등으로 사용한 분들 아닌가.     WHO는 또 2025년 한국 40대 중년의 자살자 수가 암 사망자 보다 많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심리학자이며 정신 분석가인 에릭 에릭슨은 이 시기를 인간의 삶에서 가장 ‘생산적인 시기’라고 말했다. 대부분 가정을 꾸려 열심히 자녀를 키우는 시기다. 학자들이 본인의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사업가나 직장인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것도 이 시기라는 것이다. 이런 가장이 떠난 뒤 가족들의 상심이 얼마나 클지 생각해 보면 왜 우리가 자살 예방에 힘써야 하는지 분명해진다.     학자들은 자살 예방을 위해 공중 보건 모델을 추천한다. 이는 개인의 치료에 집중하는 대신,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방법이다. 자살은 예방이 가능한 공중 보건 문제라는 전제하에 교육을 통해 ‘건강한 선택’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첫째 팬데믹 당시 ‘누가, 어디에서, 언제’ 감염됐는지 알아낸 것처럼 자살 행동이 많이 일어나는 그룹이나 장소를 알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위험 요소와 보호해 주는 요소를 구분한다. 위험 요소로는 과중한 업무나 학업 부담,사회적 고립, 경제적 불안 등이 있고, 보호 요소는 지역 사회의 강한 유대감, 정신과 치료 센터,가족 관계 등이다. 이런 조사가 끝난 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예방 전략과 위험 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선택적 예방 전략, 그리고 위험한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표적 예방 전략 을 사용할 수 있다.     WHO에 따르면 한때 홍콩 근처의 작은 섬에서 젊은 연인들의 자살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 이에 홍콩 정부는 우선 연인들이 보기 쉬운 장소에 자살 방지 센터의 전화번호나 자살의 문제점을 적은 표지판을 설치했다(보편적 전략). 그리고 숙박시설에 투숙한 연인들에게 전화해 문제가 있는지 물어보고, 경찰의 순찰 횟수도 늘려 위험한 그룹이 자살 행동을 하지 못 하게 했다(선택적 전략). 또 정신 질환 환자를 치료하고 자살 위기 전화와 전문 응급실도 운영했다(표적 예방). 홍콩 당국은 위의 방법을 통해 이 섬에서의 자살을 많이 줄였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가정 주치의나 내과 의사들이 받는 평생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자살 가능성이 있는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자살 시도자 대부분이 몇달 전, 혹은 몇 주 전에 자신의 의사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의사들에 대한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불필요 죽음 시니어 자살률 자살 예방 자살 문제

2026.05.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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