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의 역사학 교수 등으로 활동한 미국의 저명한 학자 니얼 퍼거슨은 최근 언론사 ‘더 프리 프레스’의 기고문을 통해 현재의 미국 상황이 붕괴 직전의 소련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스탠퍼드대학 후버 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둠 재앙의 정치학’, ‘키신저 평전’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현재 우리는 모두 소련인과 같다(We’re All Soviets Now)’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미국을 “영구적 적자와 비대해진 군대를 가진 국가”라고 지적하며 “엘리트층이 밀어붙이는 거짓 이념과 일반 국민들의 열악한 건강, 노쇠한 지도자라는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상황이 소련 붕괴 당시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의 핵심이다. 그는 현재 미국은 ‘신(新) 냉전’에 직면해있다며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중국이 미국의 라이벌로 급부상했다고 했다. 이념적 라이벌일 뿐만 아니라 인공 지능과 양자 컴퓨터 분야 등에서 미국과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소련 붕괴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소개하며 지금의 미국 상황과 비교하는 분석을 이어갔다. 그는 “스탈린이 구축하고 후대에 물려준 경제 체제는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개혁을 시도하자마자 무너졌다”고 했다. 그는 “소련 체제는 자원을 낭비했고 의료 시스템은 낡은 병원 시설과 장비 부족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지독한 가난과 굶주림, 아동 노동이 만연한 사회였다”고 했다. 퍼거슨 교수는 소련 말기 영아 사망률은 1000명당 25명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1년 기준 미국의 수치는 5.4명이지만 미시시피 등 시골 지역 미혼모 통계를 보면 1000명당 13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무분별한 예산 낭비에도 생산성 개선 안 돼” 그는 소련 붕괴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무분별한 예산 낭비였다고도 했다. 그런데 미국 의회 예산국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재정 적자가 당분간 국내총생산(GDP)의 5%를 뛰어넘고 2054년에는 8.5%까지 증가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혁신으로 생산성이 늘어나야 하지만 미국의 비농업 부문 연평균 생산성 증가율은 2007년 이후 1.5%에 머물러 있고 이는 암울했던 1970년대보다 조금 나아진 수준이라고 했다. 퍼거슨 교수는 로저 위커 상원의원(공화·미시시피)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 미국 국방 예산이 잘못 사용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과거 소련 지도자들이 자국 군대가 가장 강력하다고 강조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하지만 실체는 그렇지 않았다”며 “소련군은 10년간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승리하지 못했었다”고 했다. 퍼거슨 교수는 서류상으로만 보면 미국의 국방 예산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모든 회원국의 국방 예산을 합친 것보다 더 많지만 예산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위커 의원을 인용, “미군은 현대식 장비가 부족하고, 훈련 및 유지보수 자금이 부족하다”며 “장비 역시 너무 열악한 상황”이라고 했다.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이 공격적으로 구축해 온 ‘반(反)민주주의 연합에 대항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노쇠한 정치 지도자와 팽배한 냉소주의 퍼거슨 교수는 현재의 미국과 소련 붕괴 당시의 상황에서 발견되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유사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유리 안드로포프, 콘스탄틴 체르넨코의 노쇠함으로 대표되는 노령자의 리더십은 소련 후기 리더십의 특징 중 하나였다고 했다. 브레즈네프는 1982년 사망 당시 75세였고 안드로포프는 브레즈네프의 뒤를 이을 때 겨우 68세였지만 취임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신부전으로 쓰러졌다고 했다. 체르넨코는 집권 당시 72세였다. 그는 이미 폐기종, 심부전, 기관지염, 늑막염, 폐렴으로 고생하는 상황에서 지도자가 됐다. 퍼거슨 교수는 조 바이든(81세)과 도널드 트럼프(78세) 역시 노쇠한 정치인들이라고 지적했다(편집자 注: 해당 기고문은 바이든 사퇴 전에 게재됐다). 바이든은 두 히스패닉계 내각 장관인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와 자비에 베세라를 구분하지 못했고 트럼프는 니키 헤일리와 낸시 펠로시를 혼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퍼거슨 교수는 소련 붕괴 당시 또 다른 특징은 거의 모든 제도에 대한 대중의 냉소주의였다고 했다. 그는 고르바초프의 ‘글라스노스트(개방)’정책에 따라 소련 시민들은 언론의 자유를 맛볼 수 있게 됐다며 시민들은 냉소주의에 빠져 있었다고 했다. 그는 1988년 7월까지 모스코브스키 노보스티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인용, “44%의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사회가 ‘불공정한 사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의 상황도 비슷하다고 했다. 대법원, 은행, 공립학교, 대통령직, 대형 기술 기업 등에 대한 신뢰도를 가진 대중의 비율은 25%에서 27% 수준이라는 것이다. 언론, 형사 사법 제도, 대기업, 의회에 대한 신뢰도는 20% 미만이며 의회만을 놓고 보면 8%에 불과하다고 했다. 주요 기관에 대한 평균 신뢰도는 1979년에 비해 약 절반 수준인 상황이다. “마약·알코올 남용 등 사회 병리 현상 확산” 퍼거슨 교수는 미국 내에서 급증하고 있는 알코올 및 마약 중독 등과 관련된 이른바 ‘절망사(deaths of despair)’ 역시 큰 문제라고 했다. 2022년 기준으로 펜타닐 오남용으로 사망한 미국인의 수가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숨진 사람보다 더 많았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선진국과는 달리 미국인의 기대 수명 역시 지난 10년 사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했다. 약물 과다 복용, 알코올 남용,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가 크게 늘고 비만 등과 관련한 질병이 증가한 것이 큰 원인이라고 했다. 1990년부터 2017년 사이 노동 연령 인구(25~64세) 중 약물과 알코올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130만 명이 넘는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자살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57만여 명에 달했다고 한다. 퍼거슨 교수는 이런 상황을 보며 소련 붕괴 직전의 상황이 떠올랐다고 했다. 20세기 후반 당시 모든 서방 국가에서 남성의 기대 수명이 늘어났지만 소련에서는 크게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한다. 35세에서 44세 사이 러시아 남성의 사망률은 1989년부터 1994년 사이 두 배 이상 늘기도 했다. 음주와 흡연이 큰 문제였는데 담배와 술 가격이 매우 쌌던 것이 원인 중 하나였다고 한다. 실제로 1990년부터 2004년 사이 시베리아에서 실시한 2만 5000건의 부검 결과를 분석한 결과,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성인 남성 사망자의 21%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사망에 이르게 할 수준이었다고 한다. 퍼거슨 교수는 2001년 기준 러시아 성인 남성 사망자의 사인 중 26%가 흡연과 관련 있었다고 했다. 1994년 러시아의 50~54세 남성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140명에 달했는데 미국의 2015년 기준 45~54세 비(非)히스패닉계 미국인 남성의 자살률 역시 10만 명 기준 39.2명으로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퍼거슨 교수는 이런 통계를 소개하며, “미국 내 절망사의 상황이 20년에서 40년 전 러시아에서 벌어진 일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퍼거슨 교수는 소련 붕괴 당시와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 표면적으로는 다르게 보이지만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련의 의료 시스템은 자원이 부족했던 반면 미국의 문제는 지출되는 비용에 비해 결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소련이나 미국 모두 기득권층만 이익을 보는 의료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이다. 퍼거슨은 미국의 국방 정책도 비판했다. 현재 미국의 외교 정책은 직접 개입해 다른 국가의 방어를 돕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무기를 제공하지도 않으면서 남들로 하여금 미국의 적들과 싸우도록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미국이 다른 국가를 지켜줄 것이라고 오판하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그리고 대만 등이 월남과 아프가니스탄의 전철을 밟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했다. “특권계층과 일반 시민 사이의 괴리감 확대” 퍼거슨 교수는 미국 내 엘리트층과 일반 시민들 사이의 인식 격차 역시 너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은 최근 연 소득 15만 달러 이상의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학교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진행했다.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가스, 육류, 전기의 배급제를 도입하는 것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이들 엘리트층의 89%는 찬성한다고 밝힌 반면 일반인은 28%에 그쳤다.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500달러의 세금 등을 지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엘리트층의 75%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일반인들의 수치는 25%에 불과했다. ‘미국이 개인의 자유를 너무 많이 보장하는가’라는 문항에서 엘리트층의 절반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고 일반인은 15%만이 그렇다고 했다. 엘리트층의 88%는 개인의 재정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했고 일반인의 20%만이 그렇다고 했다. 퍼거슨 교수는 미국의 법치제도가 야당 지도자를 탄압하는 등의 방식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소련식 정의 구현’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중국의 부상에 대해서도 미국이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시진핑은 소련과 같은 운명을 피해야 한다는 교훈을 잘 이해했고 이에 맞게 중국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퍼거슨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중국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섬(대만)을 봉쇄하고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는 위험”에 대한 준비가 돼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사태와 비교하면 상황이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며 바이든이나 트럼프가 흐루쇼프가 되고 시진핑이 존 F. 케네디가 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했다. 퍼거슨 교수는 “우리가 소련처럼 타락하고 현재 펼쳐지는 신냉전에서 이기는 것을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아직 신냉전에서 패배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며 “일당(一黨) 체제하의 중국에서 벌어지는 경제적, 인구학적, 사회적 병리 현상이 궁극적으로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을 파멸시킬 것이란 희망이 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절망으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엘리트층과 일반시민 사이의 격차가 커질수록 미국 내 병리 현상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로 글을 마쳤다. 김영남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소련 붕괴 소련 체제 니얼 퍼거슨 스탈린 고르바초프 마약 펜타닐 사망률 자살률 절망사 구소련 냉소주의 트럼프 바이든
2024.07.30. 13:58
최근 LA타임스에 미국 시니어의 자살률이 1941년 이후 가장 높다며 이를 우려하는 기사가 소개된 적이 있다. 인구 숫자가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이들 가운데 우울증이나 불안증, 술이나 마약 남용으로 감정 조절이 힘든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시니어 인구는 지속해서 늘고 있다. 1900년에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300만 명(인구의 4%) 수준이었지만, 2012년에는 4300만 명(인구의 13%)으로 급증했다. 지금 추세라면 202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7200만 명,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20%에 육박하는 840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래서 일부 학자는 51~70세를 중년(middle age), 71~90세는 ‘젊은 노인( Young Old)’, 90세 이상은 ‘특별 노인(exceptionally old)’으로 부르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구 증가 속도가 빠른 연령대는 바로 85세 이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니어들이 ‘그냥 나이 든 사람’이 아니라 저마다 개성이 다르고, 심지어 심장,폐,위 등 인체 장기의 노화 속도나 과정도 다르다는 것이다. 연방정부는 지난 1980년 LA, 볼티모어, 세인트루이스 등 5개 지역에서 시니어 정신 건강 조사를 위한 ECA(Epidemiological Catchment Area)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 대상자의 13%에서 각종 정신 질환이 발견됐다고 한다. (알츠하이머는 제외) 65세 이상 시니어의 약 10%가 알츠하이머 가능성이 있으니 둘을 합치면 약 20%의 시니어가 이런저런 종류의 정신 질환을 갖고 있다는 의미가 되는 셈이었다. 알츠하이머란 두뇌에서 계속 진행되는 병변으로 인해 기억 상실, 인식능력 저하, 비정상적 행동 등의 증세를 보이는 정신 질환을 말한다. 이 병은 60세가 넘으면 5년이 지날 때마다 유병률이 두 배로 늘어나는 특징을 보인다. 즉, 60~64세에는 1%, 65~70세엔 2%, 70~74세에는 4%, 75~80세 8%. 80~85세에 16%, 85세 이상에서는 30~45%가 발병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많은 것이 불안 증상인데, 대부분 우울증과 동시에 나타난다. 시니어들은 우울증을 부끄럽게 생각해 우울 증상을 마치 육체적인 문제인 양 말하기도 한다. 시니어 우울증의 조기 진단이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우울증을 ‘노화 과정’의 일부로 오해하기 때문이다. 또 우울 증상이 젊은이들과 다른 원인도 있다. 주요 우울증은 9가지 증상 중 5가지가 있으면 진단이 되는데, 시니어의 경우 3, 4 가지의 증상만 보이는 ‘서브신드롬(subsyndrome)’ 상태의 사례가 많다. 이런 경우 술이나 항불안제, 특히 벤조 다이아제핀 계통의 약물에 중독이 되기 쉬워 자살의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 연구에 의하면 젊은 시절에 비해 노년에 행복감과 인생의 만족감을 더 느끼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침팬지나 오랑우탄을 돌보는 사람들에 의하면, 이들도 중년기 이후에는 편안하고 행복한 상태를 보인다고 한다. 이런 변화는 두뇌의 생리적 변화에 의한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한다. 젊은 층과 달리 시니어는 자살과 관련 사전 징후가 거의 없고 정신과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자살 성공률이 높은 이유다. 한국의 어느 정신과 의사가 제안한 자살 방지법이 있다. 그 방법이란 ‘보기, 듣기, 말하기’라는 것이다. 과거에 자살 기도를 했던 사람이 갑자기 과음한다거나 아끼던 물건을 남에게 주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면’ 그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들어준’ 후, 자살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치료를 받자고 ‘말한 후’ 직접 병원으로 데리고 가라는 것이다. 한국의 자살률은 지난 20여년 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과거 러시아와 리투아니아가 몇 번 세웠던 기록들이다. 가족은 물론 지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보고, 듣고, 말하며 돕자. 정신과 치료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수잔 정 박사의 정신건강 강의는 유튜브 채널 ‘수잔 정 마음 건강, 열린 상담실(youtube.com/@dr.susanchung)’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자살률 노인 시니어 인구 시니어 정신 이상 시니어
2023.12.12. 20:16
전국 청년층 자살률이 피살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밝혀졌다. 15일 CDC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청년층의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10만 명당 11명으로, 피살률인 10만 명당 10.7명을 약간 웃도는 수준을 기록했다. 해당 데이터는 2000년부터 2021년까지 10~24세의 자살률과 피살률을 비교한 통계 자료다. 데이터에 따르면 10~24세 연령대의 자살률은 2021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살률이 가장 크게 증가한 연령대는 20~24세로, 10만 명당 자살한 인구수로 비교했을 때 2020년 17.8명에서 2021년 19.4명으로 9% 증가했다. 한편 10~24세의 자살률은 2000년에서 2021년 사이 52.2% 증가했다. 이러한 자살률 증가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총기에 대한 접근성’을 꼽을 수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CDC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9년과 2021년 사이 총기사고로 사망한 18세 미만 청소년이 50%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에는 자살이 미국 총기 사망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총기 관련 살인이 전체 살인의 80% 이상을 기록했다. 두 번째 원인은 ‘정신건강 서비스 및 보험에 대한 제한된 접근성’이다.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의 사회·건강 센터 스티븐 울프 명예이사는 “청년들의 우울증, 트라우마 및 불안 증세가 악화되는 가운데 정신건강 서비스 및 보험 플랜에 대한 접근성은 매우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로는 우발적인 약물 과다 복용이 자살로 분류되는 오류가 청년층 자살률 증가 통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파악된다. 윤지혜 기자자살률 청년층 청년층 자살률 자살률 증가 전국 청년층
2023.06.16. 21:00
전쟁에 참전했던 정신과 의사, 칼 메닝거 박사는 인간은 죽음에 대해서 다음의 세 가지 욕망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첫째 죽고 싶은 욕망, 둘째 죽이고 싶은 욕망, 셋째, 누구인가에 죽임을 당하고 싶은 욕망. 지난달 한인 자살 관련 기사를 읽으며 정신과 의사인 필자는 가슴이 아팠다. 지난해 한인이 LA카운티 전체 자살자의 3.4%나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살한 아시안 이민자의 절반을 한인이 차지했다. 이민자의 자살률도 모국의 자살률을 따른다고 한다. 한인 자살이 많은 것은 한국의 자살률이 최근 20년간 OECD국가 중 가장 높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의 자살학 연구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일생에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은 10~18%고, 그중 3~5%는 실제로 자살을 기도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우울증이나 조울증 환자였다. 오래전에는 조울증이나 우울증 환자의 15~19%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그러나 1990년 이후 뇌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 뇌전파물질이 발견되고 각종 치료약이 개발되면서 자살률은 10% 이하로 줄었다. 한국은 어떨까? 1976~2004년 사이 발표된 주요 논문에 의하면, 주요 우울증(major depressive disorder) 환자의 13%, 타입1 조울증 환자의 28%, 타입2 조울증 환자의 33%가 심각한 자살 기도를 하거나 자살을 했다고 한다. 타입1 조울증이란 일생에 한번이라도 조증(manic episode), 즉 기분이 좋고 자신감에 차 있으며, 하루에 세시간만 자도 피곤하지 않고, 일이나 취미 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잘못된 판단 때문에 재산을 탕진하는 등의 상태가 약 일주일간 지속하는 심한 우울증 환자들이다. 타입2 조울증 환자는 일생에 한 번이라도 경조증 (hypomanic episode)을 경험했던 심각한 우울증 환자다. 대부분의 증세는 조증과 비슷하나, 기간이 약 4일간 계속되며 이런 환자들의 경우에는 정서 변화가 심하고,불안감과 분노가 심해 자살 위험은 더욱 크다. 이런 환자들은 절대로 스스로 의사를 찾지 않는다.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듯한 기분으로 약물도 거부하기 때문에 강제 입원이 필요하다. 필자가 카이저 병원에서 치료했던 한 백인 남성은 한 달에 한 번씩 필자를 찾아올 때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었다. 결국 그는 부모님의 재산까지 많이 탕진했다. 이들 환자가 갑자기 우울 상태에 빠지는 경우 과거력이나 가족력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으면 주요 우울증과 구별이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이들에게 항우울제인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쓰는 경우에 간혹 자살 욕구가 더 심해지거나, 분노 감정이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정서 안정제인 리튬(Lithium), 간질 치료제( Anticonvulsant), 또는 항정신제 약품에 잘 반응하고, 회복 후에도 지속해서 적은 양을 써 재발을 방지하는 예방 치료법도 사용한다. 미국과 서부의 일부 도시에서 상수도 물에 리튬을 섞은 결과 자살이 줄었다는 보고도 있을 만큼 리튬은 조울증 예방제로 효과가 크다. 그리고 ▶자살 욕구를 말하거나 위협할 때 ▶술이나 마약 사용이 갑자기 늘었을 때 ▶삶의 목적을 잃었거나, 흥미가 없을 때 ▶불안, 초조, 심한 불면증으로 고생할 때 ▶모든 희망을 잃었다고 생각될 때 ▶ 가족, 친구, 사회로부터 완전히 소외됐다고 생각될 때 ▶조절 불가능한 분노나 복수심이 생길 때 ▶분별없는 행동을 할 때 ▶심각한 정서의 변화를 보일 때 등의 위험 신호가 있으면 빨리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우울증이나 조울증은 뇌에서 분비하는 뇌전파 물질의 불균형에서 유래하며, 유전성이 강하다. 정신병은 장기의 병이지 결코 창피한 일이거나 마귀의 장난이 아니다. 한국도 적극적이고 신속한 치료를 통해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자살률 한인 한인 자살 우울증 환자 조울증 환자
2023.01.18. 21:20
전쟁에 참전했던 정신과 의사, 칼 메닝거 박사는 인간은 죽음에 대해서 다음의 세 가지 욕망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첫째 죽고 싶은 욕망, 둘째 죽이고 싶은 욕망, 셋째, 누구인가에 죽임을 당하고 싶은 욕망. 지난달 LA중앙일보 1면에 실린 한인 자살 관련 기사를 읽으며 정신과 의사인 필자는 가슴이 아팠다. 지난해 한인이 LA카운티 전체 자살자의 3.4%나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살한 아시안 이민자의 절반을 한인이 차지했다. 이민자의 자살률도 모국의 자살률을 따른다고 한다. 한인 자살이 많은 것은 한국의 자살률이 최근 20년간 OECD국가 중 가장 높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의 자살학 연구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일생에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은 10~18%고, 그중 3~5%는 실제로 자살을 기도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우울증이나 조울증 환자였다. 오래전에는 조울증이나 우울증 환자의 15~19%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그러나 1990년 이후 뇌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 뇌전파물질이 발견되고 각종 치료약이 개발되면서 자살률은 10% 이하로 줄었다. 한국은 어떨까? 1976~2004년 사이 발표된 주요 논문에 의하면, 주요 우울증(major depressive disorder) 환자의 13%, 타입1 조울증 환자의 28%, 타입2 조울증 환자의 33%가 심각한 자살 기도를 하거나 자살을 했다고 한다. 타입1 조울증이란 일생에 한번이라도 조증(manic episode), 즉 기분이 좋고 자신감에 차 있으며, 하루에 세시간만 자도 피곤하지 않고, 일이나 취미 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잘못된 판단 때문에 재산을 탕진하는 등의 상태가 약 일주일간 지속하는 심한 우울증 환자들이다. 타입2 조울증 환자는 일생에 한 번이라도 경조증 (hypomanic episode)을 경험했던 심각한 우울증 환자다. 대부분의 증세는 조증과 비슷하나, 기간이 약 4일간 계속되며 이런 환자들의 경우에는 정서 변화가 심하고,불안감과 분노가 심해 자살 위험은 더욱 크다. 이런 환자들은 절대로 스스로 의사를 찾지 않는다.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듯한 기분으로 약물도 거부하기 때문에 강제 입원이 필요하다. 필자가 카이저 병원에서 치료했던 한 백인 남성은 한 달에 한 번씩 필자를 찾아올 때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었다. 결국 그는 부모님의 재산까지 많이 탕진했다. 이들 환자가 갑자기 우울 상태에 빠지는 경우 과거력이나 가족력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으면 주요 우울증과 구별이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이들에게 항우울제인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쓰는 경우에 간혹 자살 욕구가 더 심해지거나, 분노 감정이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정서 안정제인 리튬(Lithium), 간질 치료제( Anticonvulsant), 또는 항정신제 약품에 잘 반응하고, 회복 후에도 지속해서 적은 양을 써 재발을 방지하는 예방 치료법도 사용한다. 미국과 서부의 일부 도시에서 상수도 물에 리튬을 섞은 결과 자살이 줄었다는 보고도 있을 만큼 리튬은 조울증 예방제로 효과가 크다. 그리고 ▶자살 욕구를 말하거나 위협할 때 ▶술이나 마약 사용이 갑자기 늘었을 때 ▶삶의 목적을 잃었거나, 흥미가 없을 때 ▶불안, 초조, 심한 불면증으로 고생할 때 ▶모든 희망을 잃었다고 생각될 때 ▶ 가족, 친구, 사회로부터 완전히 소외됐다고 생각될 때 ▶조절 불가능한 분노나 복수심이 생길 때 ▶분별없는 행동을 할 때 ▶심각한 정서의 변화를 보일 때 등의 위험 신호가 있으면 빨리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우울증이나 조울증은 뇌에서 분비하는 뇌전파 물질의 불균형에서 유래하며, 유전성이 강하다. 정신병은 장기의 병이지 결코 창피한 일이거나 마귀의 장난이 아니다. 한국도 적극적이고 신속한 치료를 통해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자살률 한인 한인 자살 우울증 환자 조울증 환자
2023.01.03. 20:26
20여 년 전 미국 의대생이나, 수련의들이 교과서로 쓰는 정신과 책에서 놀라운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각 나라나 민족의 자살률이 다른데, 이민자의 경우 본국의 자살률과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한국의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내용도 있었다.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 숫자를 조사한 결과인데, 미국은 10만 명당 12명으로 중간쯤에 속했다. 또 이탈리아나 아일랜드는 10만 명당 10명 정도밖에 안 돼 자살률이 낮았다. 반면 한국은 10만 명당 28명으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결국 한인사회의 자살률도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슬픈 결론이 나온다. 정신과 의사에게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은 치료하던 환자를 잃는 것이다. 자살하는 사람의 약 80%는 과거 정신 질환 병력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취급하는 많은 정신 질환은 치료가 가능한 것들이다. 최근 한국 방문에서 한국인의 독서량이 많이 줄었다는 출판사 관계자의 말을 들었다. 바쁜 일상에 각종 스트레스,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인의 기저에 있는 주의산만증 증상이 독서를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주의산만 및 행동항진증상(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은 지루하거나 재미없는 상태에선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화학 물질이 잘 분비되지 않는 질환을 말한다. 따라서 ADHD가 있어도 겉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고, 행동도 정상적이고, 지능도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 오죽하면 어떤 사회학자는 ‘ADHD는 돈을 벌기 위해 의사들과 제약 회사가 짜고 만들어낸 병’이라는 주장까지 한다. 그런데 이렇게 ‘병 같지도 않아 보이는 병’의 유전인자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인생이 힘들다. “너 또 숙제 인했어?”, “ 아니, 시험은 잘 봤는데 이름을 안 쓰면 어떻게 해?” “공부 시간에 웬 공상이 그렇게 많아?” 이런 말들을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서 매일 듣는 아이는 “왜 나를 미워하지?” 아니면 “나는 왜 이런 바보 일까?” 라고 생각하다가, 결국 자존감이 낮아지게 된다. 이렇게 열등감이 가슴속에 들어앉아 버리는 7~8세 이후에 이 아이는 자신의 고통을 두 가지 반대 방향으로 나타내게 된다. 사춘기에 제압할 수 없을 정도의 호르몬 영향으로 잦은 싸움과 반항적인 행동을 하게 되고 마약(술이나 담배 포함) 등에도 의존하게 된다. 또 불안, 우울증, 자살 충동, 자해 등의 결과도 초래할 수 있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예민한 감성을 지녀 변화에 예민하다. 또 의존적 성향이 강하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부계나 모계 쪽으로 비슷한 증상을 가진 분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자녀가 주의산만증 증세가 있다며 교사가 정신과 감정을 충고하면 대부분의 부모는 펄펄 뛰며 반대를 한다. “나도 어린 시절에 똑같았는데, 왜 치료를 받아야 하느냐”는 식이다. 하지만 부모는 이미 25세가 넘어 뇌의 전두엽은 충분히 성숙한 반면 , 아이의 전두엽은 아직 미숙해 감정 뇌에서 올라오는 온갖 감정들을 제압하기 어렵다. 아이의 주의 산만증을 치료하는 것은 아이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도파민을 필요한 제때에 주입해 줌으로써 일상생활을 도와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하는 자신감을 넣어주는 것이다. 이 질환은 아이나 부모의 잘못이 아니다. 그러니 아이를 야단치고, 벌을 줘봐야 큰 도움이 안 된다. 자신의 잘못으로부터 배우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칭찬이나, 상은 큰 효과를 보인다. 칭찬을 듣거나 사랑을 느낄 때는 많은 도파민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의 약 13% 가량이 주의 산만 및 행동 항진 증세가 있다고 한다. (연대 의대 소아정신과 의사의 2022년도 소견) 이를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는 한 , 한국의 자살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 이는 미주 한인들과도 관계가 있는 내용이다. 낯선 외국 땅에서 제 손으로 자신을 파괴하는 슬픈 사건들이 지속할까 우려된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한국인 자살률 정신과 감정 정신과 의사 주의산만증 증상
2022.12.14. 21:30
20여 년 전 미국 의대생이나, 수련의들이 교과서로 쓰는 정신과 책에서 놀라운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각 나라나 민족의 자살률이 다른데, 이민자의 경우 본국의 자살률과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한국의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내용도 있었다.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 숫자를 조사한 결과인데, 미국은 10만 명당 12명으로 중간쯤에 속했다. 또 이탈리아나 아일랜드는 10만 명당 10명 정도밖에 안 돼 자살률이 낮았다. 반면 한국은 10만 명당 28명으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결국 한인사회의 자살률도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슬픈 결론이 나온다. 정신과 의사에게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은 치료하던 환자를 잃는 것이다. 자살하는 사람의 약 80%는 과거 정신 질환 병력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취급하는 많은 정신 질환은 치료가 가능한 것들이다. 그리고 치료가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 영역에서 함께 행해지는 경우 효과가 크다. 최근 한국 방문에서 한국인의 독서량이 많이 줄었다는 출판사 관계자의 말을 들었다. 바쁜 일상에 각종 스트레스,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인의 기저에 있는 주의산만증 증상이 독서를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주의산만 및 행동항진증상(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은 지루하거나 재미없는 상태에선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화학 물질이 잘 분비되지 않는 질환을 말한다. 따라서 ADHD가 있어도 겉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고, 행동도 정상적이고, 지능도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 오죽하면 어떤 사회학자는 ‘ADHD는 돈을 벌기 위해 의사들과 제약 회사가 짜고 만들어낸 병’이라는 주장까지 한다. 그런데 이렇게 ‘병 같지도 않아 보이는 병’의 유전인자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인생이 힘들다. “너 또 숙제 인했어?”, “ 아니, 시험은 잘 봤는데 이름을 안 쓰면 어떻게 해?” “공부 시간에 웬 공상이 그렇게 많아?” 이런 말들을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서 매일 듣는 아이는 “왜 나를 미워하지?” 아니면 “나는 왜 이런 바보 일까?” 라고 생각하다가, 결국 자존감이 낮아지게 된다. 이렇게 열등감이 가슴속에 들어앉아 버리는 7~8세 이후에 이 아이는 자신의 고통을 두 가지 반대 방향으로 나타내게 된다. 사춘기에 제압할 수 없을 정도의 호르몬 영향으로 잦은 싸움과 반항적인 행동을 하게 되고 마약(술이나 담배 포함) 등에도 의존하게 된다. 또 불안, 우울증, 자살 충동, 자해 등의 결과도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아이가 어른이 되면 자주 교통 사고를 내고 직장 상사나 동료와의 불화도 잦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예민한 감성을 지녀 변화에 예민하다. 또 의존적 성향이 강하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부계나 모계 쪽으로 비슷한 증상을 가진 분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분들 가운데는 머리가 좋거나, 사업 능력이 뛰어난 분들도 있지만 많은 경우 화를 참지 못하거나, 폭음을 하기도 한다. 자녀가 주의산만증 증세가 있다며 교사가 정신과 감정을 충고하면 대부분의 부모는 펄펄 뛰며 반대를 한다. “나도 어린 시절에 똑같았는데, 왜 치료를 받아야 하느냐”는 식이다. 하지만 부모는 이미 25세가 넘어 뇌의 전두엽은 충분히 성숙한 반면 , 아이의 전두엽은 아직 미숙해 감정 뇌에서 올라오는 온갖 감정들을 제압하기 어렵다. 아이의 주의 산만증을 치료하는 것은 아이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도파민을 필요한 제때에 주입해 줌으로써 일상생활을 도와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하는 자신감을 넣어주는 것이다. 이 질환은 아이나 부모의 잘못이 아니다. 그러니 아이를 야단치고, 벌을 줘봐야 큰 도움이 안 된다. 자신의 잘못으로부터 배우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칭찬이나, 상은 큰 효과를 보인다. 칭찬을 듣거나 사랑을 느낄 때는 많은 도파민이 나오기 때문이다. 적절한 ADHD치료를 받지 못한 채 어른이 되면 세상을 원망하고, 자신을 혐오하기 쉽다. 또 술과 도박, 마약 등에 의존하다 충동적으로 삶을 마감하는 경우도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는 것이 힘들 때는 다른 사람과 의논하고, 도움을 받는 습관을 길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의 약 13% 가량이 주의 산만 및 행동 항진 증세가 있다고 한다. (연대 의대 소아정신과 의사의 2022년도 소견) 이를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는 한 , 한국의 자살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 이는 미주 한인들과도 관계가 있는 내용이다. 낯선 외국 땅에서 제 손으로 자신을 파괴하는 슬픈 사건들이 지속할까 우려된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한국인 자살률 정신과 의사 주의산만증 증상 명당 자살
2022.12.06. 20:14
뉴욕주와 뉴저지주가 전국에서 가장 자살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전국보건통계센터(National Center for Health Statistic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년간 기준으로 뉴저지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7.64명으로 전국 50개주 가운데 가장 적었다. 또 뉴욕주는 같은 2020년 1년 동안 자살한 주민수는 인구 10만명 당 8.49명을 기록해 전국 2위에 랭크됐다. 3위는 로드아일랜드주로 인구 10만명 당 8.89명, 자살률이 가장 높은 주(50위)는 와이오밍주로 인구 10만명 당 무려 31.25명. 뉴욕주와 뉴저지주의 낮은 자살률은 총기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뉴욕주와 뉴저지주는 총기소지와 관련해 ▶공격용 총기 구입 제한 ▶까다로운 신원 조회 ▶타주에서 구매한 총기의 의무적인 등록 ▶공공장소에서의 총기 휴대 제한 등 전국에서 가장 강력한 내용의 규제법안을 이미 시행하거나 또는 내용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뉴욕주는 총기 단체와의 법정소송에도 불구하고 총기를 숨겨서 갖고 다닐 수 있는(총기 은닉휴대) 허가가 있어도 ▶타임스스퀘어 ▶지하철 ▶공원 등에서는 아예 총기를 휴대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20년 1년 동안 전국에서는 총 4만5976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는데, 총기로 인한 자살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2만4292명이었다. 이같은 총기에 의한 자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것과 맞물려 35%나 늘어났는데, 1년 동안 총기로 2만4292명이 자살한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뉴저지 자살률 뉴저지 자살률 총기 은닉휴대 총기 휴대
2022.09.29. 21:01
뉴욕시 거주 아시안 중 한인의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뉴욕시 보건국이 발표한 ‘뉴욕시 아시아태평양계 건강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 거주 아시안 중 한인의 자살률이 중국·일본·인도 등 타민족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2017년간 인구 10만 명 당 극단적 선택을 택한 한인은 13.4명으로 동기간 일본인(8.0명), 중국인(4.8명), 방글라데시인(4.4명), 인도인(4.3명) 보다 많았다. 이는 뉴욕시 전체 평균인 5.4명의 두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인들의 “과음 사랑”도 눈에 띄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 거주 한인 성인 중 24%가 과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뉴욕시 거주 아시안 평균인 10%보다 2.4배나 많았다. 여기서 ‘과음’의 기준은 한 자리에서 남성 5잔 이상, 여성은 4잔 이상이다. 뉴욕시 전체 평균은 19%였다. 한인들의 흡연율은 뉴욕시 전체 평균인 13%와 같았다. 가장 높은 흡연율을 기록한 아시안은 중국인(14%)였다. 한편, 한인들의 비만율과 고혈압 환자 비율은 가장 낮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 거주 한인 중 비만 인구 비율은 단 7%에 그쳤는데, 이는 뉴욕시 평균인 11%보다 적은 수치였다. 한인 중 고혈압 환자 비율은 15%로 아시안 평균 23%, 뉴욕시 평균 28%를 밑돌았다. 이는 성인 탄산음료 섭취율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한인 중 탄산음료를 하루 1회 이상 섭취하는 인구 비율은 14%로 중국(12%)에 이어 아시안 중 두 번째로 낮았다. 뉴욕시 평균은 23%, 이중 청소년의 경우 35%로 약 3명 중 1명 꼴로 나타났다. 한편, 아시안들의 운동습관은 뉴욕시 평균보다 매우 안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뉴욕시의 아시안 중 운동하는 사람은 66%로 파악됐는데 이는 뉴욕시 전체 평균인 78%보다 12%포인트 낮다. 한인 중에는 73%로 파악됐는데, 중국인(66%), 인도인(72%)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자가진단에서 자신의 건강이 “훌륭하다”, “매우 좋다”, “좋다”로 평가한 한인은 89%나 됐다. 또 보고서에 따르면, 한인 중 건강보험 미보유자는 단 6%에 그쳐 가장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시 평균은 12%였다. 심종민 기자 [email protected]아시안 자살률 뉴욕시 한인 뉴욕시 거주 뉴욕시 아시아태평양계
2021.12.12. 16:51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지난 2020년 전국 자살률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부 소수인종과 특정 연령층에서는 높은 자살률 증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3일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올해 5월 19일까지 국립보건통계센터(NCHS)에서 접수 및 처리한 2020년 전체 사망 기록 99%에 대한 잠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CD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자는 4만5855명으로, 전년도(2019년)4만7511명보다 3% 감소했다. 성별로 봤을 때 남성은 2%, 여성은 9% 각각 감소했다. 한인이 포함된 아시안 역시 자살률은 3% 감소했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시안은 1303명으로, 전년도(1342명)보다 감소했다. 특히 아시안은 인종 중에서는 백인(-6%) 다음으로 낮은 자살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통계는 지난해 팬데믹으로 우울증, 고립감 등으로 자살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과는 다소 상반된 결과다. 이에 대해 오하이오 주립대 크레이그 브라이언 심리학 박사는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살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오랜 기간 인지해온 역설”이라며 “역사적으로 위기의 시간에 자살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극도의 스트레스에 대한 자연적 반응과 우울, 불안 등 정신적 질병 간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는데 팬데믹 동안 이같은 부분이 과잉진단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통계와는 달리, 부분적으로 봤을 때 아시안 젊은층의 자살률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안 전 연령 중 35세 미만 젊은층의 자살자 수가 522명으로, 전체(1303명)의 40%를 차지했다. 젊은 층 중에서도 10~14세 자살률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9년 11명에서 2020년 15명으로 36% 증가했다. 또 15~24세 아시안 여성의 경우 58명에서 74명으로 28% 증가했다. 아시안 시니어들의 자살도 증가했다. 65~74세 아시안 남성의 자살률은 17%가 증가했고, 75세 이상 아시안 여성은 19%가 증가했다. 미성년자의 자살률은 증가는 비단, 아시안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 1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전반적으로 자살률이 증가했다. 10~14세 사이 미성년자 중 올해 57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지난해(534명)보다 8%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15~24세는 2%, 25~34세는 5% 각각 증가했다. 특히 이같은 미성년자의 자살률 증가는 히스패닉 커뮤니티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0~14세 히스패닉 여성 중 지난해 자살자는 55명으로, 전년도(39명)보다 41% 늘었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 대부분의 소수인종에서 자살률 증가를 보였다. 특히 아메리칸 인디언 혹은 알래스카 원주민의 자살률이 7%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히스패닉과 흑인도 각각 6%, 4%로 증가했다. 장수아 기자코로나 자살률 자살률 증가 전국 자살률 아시안 여성
2021.11.03.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