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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성정은 모든 생명체가 지닌 본능이다. 누구나 그 본능을 내면에 품고 살아간다. 그러나 이를 이성적으로 분별해 바라본다면, 내가 살아 존재하는 이 세계는 결코 혼자만의 노력으로 성립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각자가 자신의 필요를 위해 기울인 수많은 노력들이 이합집산하며 서로의 필요를 만들어내고, 그 시너지가 지금의 나와 공동체를 떠받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공동체란 결국 그렇게 함께 얽혀 살아가는 공동운명체다. 그 안에서 요구되는 것은 무질서한 경쟁이 아니라, 일정한 질서 속에서의 상호 존중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존경과 신뢰, 그리고 화합이다. 이러한 관계는 형식적인 규범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각자의 내면에 자리한 진정성이 서로 교감될 때 비로소 공동체는 더 단단해지고,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한 태도가 바로 역지사지다. 상대의 입장을 나의 자리로 옮겨 헤아려 보고, 부정과 불신 대신 긍정의 선의로 사람을 바라보려는 노력이다. 그렇게 할 때 신뢰와 화합의 길은 비로소 열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현실은 늘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예부터 “사람과의 관계는 가까울수록 오해하기 쉽다”거나 “검은 머리 가진 짐승은 구제하지 말라”는 말이 전해지는 것도, 기대와 헌신에 비해 돌아오는 반향이 미치지 못할 때 생겨나는 실망과 상처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주고받는 마음의 진정성에 의문이 생길 때 서운함은 더 커지고, 때로는 배신감으로까지 번진다. 그래서 가장 거리가 없어야 할 부모와 자식, 형제 사이에서도, 또는 친구나 사제 간의 관계에서도 크고 작은 불신의 틈이 끼어들곤 한다.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을 한 그루 나무를 가꾸는 일에 비유해 볼 수 있다. 나무가 시들지 않고 바르게 자라도록 늘 살피고, 거친 풍수해를 견디게 하려면 버팀목과 울타리가 필요하다. 병충해를 막기 위해 약을 뿌려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가지를 치며 당기고 밀어주는 손길도 요구된다. 이 모든 과정은 순간순간 아픔과 상처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외면한 채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내버려 둔다면 그것은 돌봄의 책임을 회피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반대로, 이러한 가르침과 돌봄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거스르기만 한다면, 그것 또한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리는 일일 수 있다. 그 결과로 삶이 어디를 거쳐 어디에 닿게 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렇기에 지나온 모든 과정이 지금의 나를 키워낸 자양분이었음을 돌아보며 감사할 일이다.   관계의 거리와 무관하게,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감사하며 함께 가고자 할 때, 상호 존중과 신뢰, 화합의 길은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다. 윤천모 / 풀러턴독자마당 의미 신뢰 화합 자식 형제 불신 대신

2026.01.1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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