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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26년, 희망은 선택이다

2025년의 마지막 해가 저물고 있다. 다가오는 새해는 미국 건국 250주년이라는 역사적 금자탑과 세계 최대의 스포츠 축제 FIFA 월드컵이 함께 열리는 대전환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그 여정의 중심에는 미국 사회의 핵심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250만 한인 사회가 있다. 어느 때보다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 1년은 거센 변화의 파고 속에서 갈등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격랑의 시기’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은 미국 우선주의의 강력한 귀환을 알렸으며, 이는 국내외 질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정치·사회적으로 가장 큰 파장을 낳은 이슈는 불법체류자 대규모 추방 작전이었다. 정부는 중범죄자들을 쫓아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지만 그 과정에서 영주권자와 시민권자, 심지어 정치인들에게까지 수갑이 채워지면서 거센 반발을 불렀다. 연방 정부와 주 정부 간의 법적 공방이 이어졌고, 주요 도시에서는 찬반 시위가 격화되며 사회적 균열이 깊어졌다.     경제도 크게 흔들렸다. 전방위적 관세 부과와 무역 전쟁은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었다. 물가와 고금리에 지친 서민 경제에 또 다른 불확실성을 안겼다. 자유무역 질서의 급격한 재편은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적응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혼란속에서 맞이하는 2026년은 ‘회복과 재정렬’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안고 출발한다.     무엇보다 미국은 건국 250주년, 이른바 ‘쿼터 밀레니엄(Quarter Millennium)’이라는 중대한 분기점을 맞는다. 7월 4일 독립선언 250주년을 전후해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기념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 행사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보다 ‘통합’이어야 한다. 지난 250년간 미국을 지탱해 온 ‘여럿이 모여 하나(E Pluribus Unum)’라는 건국 정신이 분열된 민심을 다시 묶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독립기념일은 때마침 제 23회 FIFA 월드컵 개최 기간 한가운데 있다. 6월11일부터 7월19일까지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이번 대회는 스포츠가 가진 치유의 힘을 증명할 수 있는 무대다. 약 170억 달러의 경제 효과와 수십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는 이번 행사는, 미국이 여전히 열린 사회이자 글로벌 허브임을 증명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정치적으로도 2026년은 미국 민주주의가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르는 해다. 11월 3일 중간선거가 치러진다. 정치적 양극화는 여전히 극심하고, 이민·치안·기후·외교 정책을 둘러싼 논쟁은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제도와 시스템의 복원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 역시 유권자들에게 주어진다. 선거는 갈등을 폭력이 아닌 투표로 해결하는 민주주의의 가장 성숙한 장치임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한인 정치력을 더 확장해야 한다. 한인 유권자들이 더 결집해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들을 선택할 때, 커뮤니티의 위상과 영향력도 함께 커질 수 있다.   경제적으로도 도전받는 때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의 후유증은 여전히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압박하고 있지만,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구조 변화는 새로운 성장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한인 사회의 소프트파워는 더욱 중요해진다. ‘K-컬처’와 ‘K-푸드’를 이끄는 한인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다양성과 포용을 둘러싼 논쟁, 공공 안전과 개인의 자유 사이의 균형, 세대와 인종, 이념 간의 간극은 여전히 깊다. 갈등의 잔재를 털어내고 새로운 250년을 향해 닻을 올리는 새해가 되어야 한다.   희망은 선택의 결과다. 정치인들의 말이 증오보다 책임을 택하고, 사업장의 리더들이 탐욕보다 지속 가능성을 택하며, 커뮤니티 지도자들이 배제보다 연대를 택할 때 희망은 변화가 된다.   2026년은 병오년이다. 불의 기운을 품은 말의 해라고들 해석한다. 정체보다는 이동을, 머뭇거림보다는 결단을 의미하는 조합이다. 침체된 질서를 흔들고, 묶여 있던 에너지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해가 되어야 한다. 새해 첫날부터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이어야 한다. 사설 희망 선택 한인 사회 사회적 균열 자유무역 질서

2025.12.3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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