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안전한가" 임신부 문의 빗발…트럼프의 "자폐 유발" 발언 파장

임신 중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한인 의료계가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과학적 근거 없는 언급이 임신부들의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 후 출산한 아기에게 자폐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식품의약국(FDA)이 의사들에게 관련 지침을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뚜렷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2000년 대비 자폐증 유병률이 약 400% 늘었다”는 통계만 들며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말라. 아기에게도 주지 말라”는 경고를 반복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한인 병원과 약국에는 임신부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한인 임신부들은 주치의에게 복용 여부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는 “타이레놀은 임신부가 발열이나 통증을 겪을 때 비교적 안전하게 처방돼온 약물”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특히 ‘애드빌’로 알려진 이부프로펜 계열이나 나프록센 계열 소염진통제는 태아 발달에 해로울 수 있어 임신부에게는 오히려 권장되지 않는다.   남가주 한인의사협회(KAMASC) 폴 장 회장(내과 전문의)은 “타이레놀이 태아의 자폐증 유발 요인(Cause of the effect)이라는 과학적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 “약 복용에 따른 부작용 등은 ‘과학적인 입증’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이어 “임신부가 타이레놀을 먹어야 할 정도로 열이 난다면 그 자체가 태아에 더 위험할 수 있다”며 “임신 중 약 복용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고열을 낮출 수 있다면 부작용보다 열을 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LA카운티 의사협회 1지구 회장을 지낸 이영직 내과 전문의는 “대통령이 보건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태도는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의사가 아니다. 자폐증은 타이레놀 때문이 아니라, 임신부가 고열 등 질환으로 장시간 고통받을 때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임신부가 임신 2기(3~6개월) 때 고열을 오랜 시간 겪으면 태아 자폐증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타이레놀 단순 남용은 지양하되 임신부는 고열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의사 진료를 받고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주한인약사회(CKAPA) 유창호 이사장도 “타이레놀은 현재 가장 안전한 해열제에 속한다. 임신부가 ‘복용하지 말라’는 말만 듣고 고열을 방치하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타이레놀 임신부 한인 임신부들 타이레놀 복용 자폐증 유발

2025.09.23. 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