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거슈윈’은 지난달 11일 열린 할리우드보울 프로그램의 타이틀이다. 이날은 거슈윈(George Gershwin)의 87주기가 되는 날로 거슈윈을 총망라한 무대였다. ‘쿠바 서곡’으로 시작해 쇤펠트의 편곡 ‘아이 갓 리듬’과 ‘랩소디인블루’를 피아니스트 쟝-이브 티보데가 협연했다. 오페라 가수 메조 소프라노 이사벨 레오나드와 브로드웨이 스타 토니 야츠벡이 여러곡의 노래를 탭 댄스, 스윙 댄스 등으로 연출하며 25분간 열연했다. ‘파리의 미국인’으로 무대의 막을 내렸다. LA필 지휘자는 리오넬 브랑게였다. 지휘자와 피아니스트 모두 프랑스인으로 항상 지휘자와 협연자의 국적을 맞추는 것도 LA필 클래식 공연을 보는 재미 중 하나다. 사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거슈읜의 작품은 아무래도 1930년대 초 사우스 캐롤라이나를 배경으로 가난한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슬픈 삶을 소재로 한 그의 유일한 오페라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 그중에서도 ‘서머 타임’이라는 노래일 것이다. 이 아름다운 자장가는 장르를 불문해 많은 가수가 부를 만큼 유명하다. 오페라보다는 영화로 더 잘 알려졌을 만큼 이해하기 쉬운데, 이 작품이 나오기까지 거슈읜의 모든 작품 세계를 요약 정리한 게 앞서 말한 할리우드보울 프로그램이었다. 거슈윈은 여러 면에서 지극히 미국적인 작곡가라 할 수 있다. 이민, 자수성가, 애국심 …. 그는 뉴욕 근교 브루클린에서 유대계 러시아인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가난해서 제대로 음악공부를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음악에 매료된 그는 학업을 포기한 대신 악보 출판사와 극장 등에서 피아노를 치고 또 극장 무대에 올릴 악극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음악과 멀어지지 않았다. 뮤지컬 코미디 ‘라라루실’의 인기로 인정받기 시작하며 심포닉 재즈인 ‘랩소디인 블루’로 클래식 작곡가로서도 성공하게 된 후 ‘파리의 미국인’과 ‘포기와 베스’로 가장 미국적인 작곡가로 평가받으며 부와 명예를 모두 안게 됐다. 그는 작곡가로 인정받은 후에도 화성학 공부를 할 정도로 제대로 공부하지 못해 음악적 지식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접했던 흑인들의 리듬과 소울, 그리고 이민자들의 고달픈 삶의 애환 등은 그의 창작에 큰 자산이 됐다. 그렇게 가장 미국적 음악을 만든 거슈윈은 미국인으로서 애국심과 자부심도 높았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고달픈 많은 이민자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에 충분한 작곡가이다. 가난을 이유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기회를 만들며 노력했고 또 성공했다. 그렇게 거슈윈 역시 우리 같은 수많은 이민자의 한 사람이었기에 그의 음악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지도 모르겠다. 손영아 디렉터 / 비영리 공연기획사 YASMA7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미국 작곡가 클래식 작곡가 아프리카 이민자들 할리우드보울 프로그램
2024.08.04. 19:08
뉴욕한국문화원(원장 김천수)이 뉴욕 기반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예술감독 강효)와 공동으로 맨해튼 코리안타운의 문화원 신청사(122 E. 32스트리트)에서 이달 29일 오후 7시 다큐멘터리 영화 ‘얼(Earl.)’ 상영회를 연다. 1일 문화원에 따르면 현대음악 실력자로 꼽히는 한인 얼 김(한국이름 김을)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로, 영화를 제작한 타이 김 감독이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얼 김은 UC 버클리·UCLA서 작곡가 ▶아놀드 쇤베르크 ▶어니스트 블록 ▶로저 세션스를 사사했다. 그러나 1941년 전쟁 발발로 음악에 대한 꿈은 중단되었고 이후 ‘핵무기 반대 음악가들의 모임(MANA)’을 창립하며 ▶프린스턴 ▶하버드서 최소 15년간 교육자로서 후학을 양성했다. 이 영화를 제작한 타이 김 감독도 한인 2세로, CBS 뉴스 “60분(60 Minutes)”의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골든 마이크 ▶에미상 ▶캘리포니아 주 언론상 등을 받았다. 한편 상영회에 앞서 오는 17일과 22일에는 맨해튼 7애비뉴 선상 56~57스트리트 카네기홀 잰켈홀에서 문화원 협력으로 ‘세종솔로이스츠 히어&나우 페스티벌’ 콘서트가 열린다. 상영회 등의 예약은 오는 6일부터 홈페이지(koreanculture.org)로 가능하며, ▶페이스북(@KoreanCulturalCenterNY) ▶인스타그램(@kccny)을 통해서도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전화(212-759-9550, Ext.#209)로 하면 된다. 한편 얼 김의 작품세계에 대한 재발견을 통해 현대음악서의 자리를 찾아주자는 목소리는 한인사회서 잇달아 제기된 바 있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뉴욕한국문화원 작곡가 뉴욕한국문화원 한인 조명 다큐
2024.05.01. 20:20
한인 클래식 작곡가 얼 김(Earl Kim)의 예술적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LA에서 상영된다.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은 내달 4일 오후 7시 문화원 아리홀에서 잊혀진 위대한 한인 작곡가, 얼 김의 인생을 조명한 다큐 영화 '얼(EARL·포스터)' 상영회를 개최한다. 1920년 중가주 디누바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작곡에 두각을 나타냈던 얼 김은 UC버클리와 UCLA에서 아놀드 쉔버그 같은 위대한 작곡가들과 함께 수학했다. 이후 동부로 건너가 프린스턴과 하버드 대학에서 38년간 음악학도들을 가르쳤다. 또한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미 육군 항공대 정보 장교로 근무했고, 바이올리니스트 거장 이츠학 펄만, 세계적인 지휘자 세이지 오자와 등 위대한 음악가들과 깊은 예술적 교류와 협업을 했다. 독립운동가 김성권 씨와 김혜원 씨의 3남인 그는 예술가로서 검열과 매카시즘에 저항하는 등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다가 1998년에 세상을 떠났다. '얼'은 이번 달 프린스턴대학, 리하이대학교에서 특별 상영회 개최에 이어 오는 7월에는 페스티벌 모자익에 초청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영화를 제작한 타이 김 감독은 에미상 수상자이자 CBS 시사프로그램인 60분 프로듀서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그는 "작곡가 얼 김의 숨겨진 이야기를 LA 관객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며 "무수한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그의 강인한 영혼에서 깊은 감동을 느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상원 원장은 "영화 '얼'을 통해 잊혀질 수 없는 위대한 한인 작곡가 얼 김을 재조명하고자 한다"며 "한인 예술가들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큰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큐 영화 '얼'은 무료 상영하며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문의:(323)936-7141 이은영 기자작곡가 다큐 한인 작곡가 다큐 상영 다큐멘터리 영화
2024.03.24. 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