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붙은 달력 떼다 보니 막장이다 아니 낼 모래가 마지막 날 이예요 해마다 아쉬운 그 날들 창밖으로 흘러가는 구름들이 만만개 꽃송이 같다 성탄절을 맞아 치장해 놓았던 울긋불긋 반짝이는 트리 마저 아쉬워 ‘연말이래요’ 손 흔들고 있다 덩달아 뒤척이던 겨울나무들도, 낙엽 떨구며 골목에 수를 놓고 있다 이젠, 새해가 오고 있는 거다 잠자던 묵은 나뭇가지들이 기지개 펴고 날아오르는 까치들처럼 푸른 하늘에 손 흔들고 있다 숨을 크게 쉬어 봐요 힘차게 새해를 이어주는 바람의 고리 넉넉한 웃음, 화사한 차림으로 겸허하게 춤추는 파도 자락 사랑 가득한 이곳에서 우리 행복의 소리질러 봐요 추억이 된 미움의 앙금 털어 내고 고운 빛깔로 힘차게 합창하는 위안의 길목 아름다운 삶이었다고 먹구름진 옛일 벗어 던지고 환하고 맑은 찬란한 진주알로 덩이덩이 꽃 가꾸며 살기로 해요 소리를 질러봐요 “오늘은 잔칫날” 엄경춘 / 시인문예마당 잔칫날 먹구름진 옛일 만만개 꽃송이 자락 사랑
2024.12.26. 19:33
유난히도 따스했던 겨울 뭇 사람들이 그리웠던 대서양 바다는 모른 체 했다 가고 싶다 엽서 한장 겨울바람에 띄었다 되돌아온 풍랑의 외침 외롭고 거친 휘파람 소리만 들렸다 보고 싶다 겨울 바다 해 오름 찬란한 부서진 물꽃 천사들 흔적도 없는 파란 춤 물 밑의 옛 친구들 무지개 연결 고리에 안부를 묻는다 밤새 조용한 굉음이 밤의 거울을 깨뜨리고 텅 빈 자리 동행을 서두른 뭇 별들이 내려다본다 어느새 수평선 눈썹이 열린다 굶주린 파도의 노숙자 한 상 차려놓고 잔칫상 밑에 바늘을 감춘다 속임수는 그들의 웃음 놀이로 석양에 숨어 갔다 오광운 / 시인·롱아일랜드글마당 대서양 잔칫날 겨울 바다 휘파람 소리 수평선 눈썹
2022.04.01. 17:27
유난히도 따스했던 겨울 뭇 사람들이 그리웠던 대서양 바다는 모른 체 했다 가고 싶다 엽서 한장 겨울바람에 띄었다 되돌아온 풍랑의 외침 외롭고 거친 휘파람 소리만 들렸다 보고 싶다 겨울 바다 해 오름 찬란한 부서진 물꽃 천사들 흔적도 없는 파란 춤 물 밑의 옛 친구들 무지개 연결 고리에 안부를 묻는다 밤새 조용한 굉음이 밤의 거울을 깨뜨리고 텅 빈 자리 동행을 서두른 뭇 별들이 내려다본다 오광운 / 시인·롱아일랜드글마당 대서양 잔칫날 겨울 바다 휘파람 소리 무지개 연결
2022.03.18. 17:43